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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 2015.5.27. 선고 2013가단225140 판결
손해배상(의)
사건

2013가단225140 손해배상(의)

원고

A

피고

학교법인 ○○대학교

변론종결

2015. 4. 29.

판결선고

2015. 5. 27.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3. 4. 2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2. 10. 25. 자택에서 모래주머니를 치며 운동을 하던 중, 오른손 2번째 손가락의 중수골 원위부 골절, 오른손 3번째 손가락 중수골 근위부 골절의 부상을 입었고, 2012. 10. 29. 피고가 설치 · 운영하는 ○○○○○○병원에서 오른손 2번째 손가락에 강선 2개를 삽입하고, 오른손 3번째 손가락에 금속판과 금속나사 5개를 고정하여 골절 부위를 접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나. 원고는 골절 부위가 정상적으로 유합되었으나 오른손 3번째 손가락의 중수골 부위의 손등이 부어오르자, 2013. 4. 22. ○○○○○○병원에서 내고정장치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도중에 오른손 3번째 손가락의 나사 1개의 머리 부분이 부러져 이를 제거하지 못한 채 수술을 마쳐, 현재에도 원고의 오른손 3번째 손가락 중수골에는 나사 1개의 몸통 부분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2.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가 내고정장치 제거 수술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나사 1개의 머리 부분을 부러트려 원고의 오른손 3번째 손가락의 중수골에서 제거가 영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향후 해당 부위에 스트레스성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져 원고가 취미생활인 복싱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2,0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2) 피고는 2013. 4. 22. 내고정장치 제거 수술을 하기 전에 원고에게 나사를 제거하지 못할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게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위자료로서 1,000만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의학적 소견

(1) 원고는 골유합이 정상적으로 완전하게 이루어졌고 치료종결 상태이며, 후유장애는 없다. 원고의 오른손 3번째 손가락의 중수골에 부러진 금속나사 1개가 잔존해 있으나, 손가락의 관절 운동은 정상이다. 원고가 간헐적인 중수골 기저부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나, 통증은 호전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는 필요 없을 것이라 판단한다. 중수골 나사 삽입 부위에 나사보다 큰 구멍을 내고 잔존한 나사를 제거하는 수술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나, 그럴 경우 중수골이 약해져 향후 재골절이나 스트레스골절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나사 제거술은 시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잔존 나사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스트레스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2) 원고에게 사용한 나사의 재질은 티타늄 합금이다. 임상에서 내고정물로는 스테인레스스틸 합금과 티타늄 합금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테인레스스틸 합금은 강도가 강하고 고정력이 강하나 뼈의 강도와 달라 내고정물의 제거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 반면, 티타늄 합금은 스테인레스스틸 합금에 비해 강도는 떨어지나 뼈의 강도와 가장 비슷하고 이물 반응이 적어 특별한 사정(이물 반응, 환자의 수술 부위 통증 호소)이 없는 한 내고정물의 제거가 필요하지 않아, 현재 임상에서 티타늄 합금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3) 나사를 (특히 젊은 환자의) 튼튼한 뼈에 삽입한 후 몇 개월 경과하면 뼈에 견고하게 고정되어 나사를 제거할 때 나사의 머리가 부러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나사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 더 자주 발생한다. 손가락의 중수골의 경우 내고정물을 사용하여 골절 부위를 고정할 경우 중수골 배측 신전건의 자극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작은 크기의 금속판과 나사를 사용한다. 나사가 뽑히지 않고 부러지는 것은 내고정물 자체의 한계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잔존 나사가 환자에게 증상을 유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거나, 제거할 때 뼈에 더 큰 손상을 야기할 경우에는 내고정물을 제거하지 않고 남겨둔다. 중수골에 삽입한 나사가 목 부위에서 부러진 경우 나사의 일부가 뼈 밖으로 일부 노출될 수 있으나, 노출된 나사의 길이가 1mm를 넘지 않으며, 이 경우 주위 연부 조직을 봉합하게 되면 나사 노출 부위를 덮을 수 있고 신전건에 자극을 주지 않으므로, 굳이 나사를 제거할 필요는 없다.

(4) 원고는 2013. 4. 12. 오른손 손등의 부종을 호소하며 내원하였는데, 이는 내고 정물과 신전건의 마찰과 내고정물의 이물 반응에 의한 부종으로 판단된다. 부종이 지속될 경우 이는 내고정물에 의해 유발되는 문제이고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내고정물 제거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당시 피고의 의사가 원고에게 내고정물 제거술을 권유하여 시행한 것은 타당한 조치이다. 피고의 의사가 2013. 4. 22. 부러진 나사의 잔존 부위를 제거하지 않고 남겨둔 것은 추가적인 손상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타당한 조치이다.

[인정 근거] 이 법원의 경희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 및 진료기록감정 촉탁결과

다. 판단

(1) 수술상의 과실 주장에 관한 판단

위 의학적 소견에 의하면, 2013. 4. 22. 피고의 ○○○○○○병원에서 원고의 내 고정물 제거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금속나사 1개의 머리 부위가 부러진 것은 나사와 뼈가 견고하게 고정된 상태에서 작은 나사를 제거하려 할 때에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서 나사를 이용한 고정술 자체의 한계이지 의사의 수술상 과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잔존 나사로 원고의 손가락 관절 운동에 아무런 장애가 남지 않았고, 이를 제거할 특별한 필요도 없으므로, 수술상 과실로 원고에게 어떤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2) 설명의무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설명의무 위반에 대하여 의사에게 위자료 등의 지급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의사가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아니한 채 수술 등을 시행하여 환자에게 예기치 못한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의사가 그 행위에 앞서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나 진단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성 등을 설명하여 주었더라면 환자가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함으로써 중대한 결과의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위 설명을 하지 아니하여 그 기회를 상실하게 된 데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의미에서의 의사의 설명은 모든 의료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 등 침습을 과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등과 같이 환자에게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만을 대상으로 하여야 할 것이고, 따라서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거나 또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아니하는 사항에 관한 것은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는 없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다27151 판결).

이 사건에서 골유합을 위한 내고정장치인 나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나사 1개의 머리 부위가 부러졌으나, 잔존 나사로 인하여 원고에게 아무런 장애가 남지 않았으므로, 내고정장치 제거 수술 과정에서 나사가 부러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수술 전에 의사가 이행하여야 할 설명의무의 대상이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설명의무 위반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 이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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