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7노389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일부 인
정된 죄명 및 예비적 죄명: 제3자뇌물수수)
나. 뇌물공여
피고인
1.가. A
2.나. B
3.나. C.
항소인
피고인 A 및 검사
검사
이승학, 이일규(기소), 김창진(기소 및 공판), 김정국, 이원모(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바른(피고인 A을 위하여)
담당변호사 박철, 최문기
변호사 오재훈(피고인 A을 위하여)
법무법인(유한) 화우(피고인 B를 위하여)
담당변호사 유승룡, 이희창, 신동환, 손태원
법무법인 로직(피고인 C을 위하여)
담당변호사 김광수
변호사 이광렬(피고인 C을 위하여)
변호사 김중곤(피고인 C을 위하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 13. 선고 2015고합981, 2015고합
1049(병합), 2015고합1050(병합) 판결
판결선고
2017. 11, 15,
주문
피고인 A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3항)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다음의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가) 부정한 청탁 및 대가관계 인정 여부
(1) 주식회사 I(이하 ''라 하고, 주식회사를 두 번째 지칭할 때부터는 '주식회 사' 표시를 생략한다)가 2008. 7.경부터 진행한 투자 규모 1조 4,000억 원의 P 내 0공장 증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고도제한 문제(이하 '이 사건 문제'라 한다)의 해결과 관련한 피고인의 직무집행과 I 측의 과 AA 또는 AG(이하 'Z 등'이라 한다)에 대한 외주용역 기회 제공 사이에 대가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I 임원들이 2009. 8.경 이후 몇 차례에 걸쳐 피고인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에 관하여 현안 설명을 하면서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두고 부정한 청탁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당시 임원들은 피고인에게 어떠한 대가관계에 대하여 언급한 바도 없다. 또한 피고인은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보고를 받고 나서 실제로 부정한 처사를 한 사실도 없다.
(2) 피고인은 AC가 먼저 Z 등의 일거리를 자신이 스스로 알아보겠다고 하기에 단지 그렇게 하라고 한 사실이 있을 뿐이고, 그러한 시점(Z 및 AA: 2010. 4.~5.경, AG: 2010. 6.~7.경)에는 이미 이 사건 문제가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의 행정협의조정을 통해 법적·행정적으로 해결될 것이 확정적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또한 AB 주식회사가 설립된 시점인 2010. 7.경(AH 주식회사는 그 이후인 2010. 12.경에 설립되었다)에는 I가 국방부의 제안을 잠정적으로 수용하여 이 사건 문제가 사실상 해결된 상황이었다. 따라서 W이 AB과 AH 설립을 통해서 AC의 부탁을 들어준 것은 단순히 피고인 측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향후 선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기인한 것일 뿐 이 사건 문제와 연결시킬 수는 없다.
(3) I 임원들이 이 사건 문제가 법적·행정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확정적으로 예상되었던 상황이었음에도 2010년 말경까지 피고인을 지속적으로 찾아간 것은 지역구 현안인 이 사건 문제의 진행 경과나 현황 등에 관하여 지역구 국회의원인 피고인에게 보고하기 위한 것에 불과할 뿐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하여 피고인에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나) 부정한 청탁 및 대가관계에 대한 공통의 인식 또는 양해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V 등 I 임원들 사이에서는 물론 피고인과 W 사이에서도 I 측의 2 등에 대한 I 외주 용역 기회 제공이 이 사건 문제 해 결과 관련한 피고인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관하여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없었다.
(1) V 등 I 임원들은 AB, AH이라는 회사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W으로부터 Z 등에게 I 외주 용역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피고인의 부탁을 들어 주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사실도 없다. 이는 W이 이 사건 문제와는 상관없이 단지 피고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향후에도 자신이 담당하던 P의 대민 · 대관 업무가 원활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에서 피고인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2) 피고인은 V 등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에 관하여 현안 설명을 듣고 나서 이는 정치적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고 말하는 등 이 사건 문제는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피고인은 AC가 Z 등의 일거리를 I를 통하여 알아볼 것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제공받을 것인지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크게 관심을 두지도 않았으며 AC로부터 진행 상황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보고도 받지 않았다.
(3) AC는 자신이 W에게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을 부탁할 당시 위 부탁을 이 사건 문제와 연결시켜 인식하지는 못하였다. 설령 AC가 I 측의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과 이 사건 문제 해결에 대한 피고인의 직무집행과의 대가관계에 관하여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AC가 인식한 내용을 곧바로 피고인의 인식으로 직결시킬 수는 없다. 이 사건 문제의 중대성 및 AC가 W에게 실제 부탁한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I 측의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을 이 사건 문제 해결에 대한 대가로 보기에도 매우 부자 연스럽다.
(4) W은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 않았고, 이 사건 문제해결의 진행 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하여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으며, V 등 I 임원들이 피고인을 최초로 방문하였던 2009. 8. 21.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피고인을 찾아가 보고를 한다는 사실에 대하여도 전혀 알지 못하였다. 또한 AB, AH이 수주한 I 외주 용역 사업은 당시 이미 업무조정이 필요하던 사업이었으므로 기존업체로부터 사업을 무리하게 분리하여 제공한 것도 아니었다. W이 AC에게 이 사건 문제를 언급하면서 잘 부탁한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P의 대관업무 담당자로서 의례적으로 하는 말에 불과하다.
2)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1년 3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다음의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가) 피고인 A의 D 주식회사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주위적 공소사실의 점 및 제3자뇌물수수[예비적 공소사실]의 점, 피고인 C의 뇌물공여의 점(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성 인정
(가) 이 사건 문제가 불거진 것은 J시의 공사 중지명령이 있었던 2009. 8. 17.경이 아니라 그 이전에 I의 설비투자기획담당 상무인 V이 해군 제Q 전단을 방문하여 고도제한 완화를 요청한 2009. 7. 8.경 무렵으로 보아야 한다.
(나) AC의 D 지분 인수 문제가 다시 논의되기 시작하여 최종적으로 AC에게D 지분을 이전해주기로 결정된 시점과 관련한 BH, AC, BX, Y, BY, BZ, X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이 사건이 발생한지 무려 7년가량이 지난 시점에 이루어진 것인 점에 비추어 그대로 믿기는 어려우므로, 위 당사자들의 진술보다는 객관적인 증거와 이에 따른 합리적인 추론에 의하여 그 시점을 특정해야 한다. 객관적인 증거인CK 법인카드 사용내역(증거목록 순번 323) 및 수사보고(D 현안사항 보고자료 첨부)(증거목록 순번 15)의 각 기재내용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BY이 BZ에게 D와 관련하여 만나자고 연락한 시점은 2009. 8.경인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 또한 BY으로서는 자신의 상사이자 주식회사 BI(변경 전 상호는 '주식회사 BU'이나 이하 상호 변경 전후를 불문하고 'BI'이라 한다) 사장인 BX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은 이상 상당 기간 지체하지 않고 바로 이행에 착수하였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에 비추어 BX이 BY에게 D 지분을 AC에게 이전하라는 지시를 한 것도 2009. 8.경인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
(다) 그렇다면, I 측에서 AC에게 D의 지분을 이전해주기로 확정된 시점은 2009. 8.경으로 이 사건 문제가 불거진 2009. 7.경 이후임이 명백하므로, I 측이 피고인A에게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한 청탁과 I 측이 AC에게 D의 지분을 이전해줌으로써 금전적 이익[D로부터 급여 및 성과금, 퇴직금, 배당금 등 명목으로 지급받은 1,180,286,190원(주위적 공소사실) 내지 I 자회사인 BI의 내화물 정비 등 외주용역 사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예비적 공소사실)]을 제공한 것 사이에는 대가성이 인정된다.
(2)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성에 관한 공통의 인식 내지 양해의 존재 피고인 A은 I 측이 다급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이 사건 문제에 관하여 부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이를 기화로 I 측에 AC에 대한 이권을 요구하고, 피고인 C도 2009. 10.경 공식적인 라인이 아닌 X를 통해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문제에 관하여 청탁하고 X에게 AC에 대한 D 지분 이전을 챙겨보도록 지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파 피고인 C 모두 이 사건 문제와 AC에 대한 이권 제공 사이의 대가관계를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나) 피고인 B의 각 뇌물공여의 점(사실오인) 피고인 B가 I 측의 피고인 A에 대한 청탁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B가 W으로부터 보고를 받아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해 Z 등에게 I의 외주용역 이권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이를 승인한 이상, 위 외주용역 이권 제공이 피고인 A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또한 W은 위와 같은 이권 제공은 자신의 권한이 아니기 때문에 피고인 B의 승인을 받고 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다) 피고인 A의 AB 주식회사 및 AH 주식회사 관련 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 한법률위반(뇌물)[각 주위적 공소사실의 점(이유무죄 부분, 법리오해)
I 측이 Z 등에게 공여한 뇌물은 단순히 외주용역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라는 무형의 이익이 아니라 일정 급여액이 보장되는 기회로서 그 취득 이익 산정이 가능한 바, 이는 AB 내지 AH으로부터 각 급여, 성과금 및 배당금 등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의 합계액이라 할 것이다.
2) 양형부당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V 등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를 해결하여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를 매개로 위와 같은 청탁사실을 알고 있는 P 행정부소장 W으로 하여금 Z과 AA 또는 AG에게 AB 내지는 AH을 통해 P 내 창고관리 외주용역 업무나 대기측정 외 주용역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위 각 용역 업무의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뇌물로 공여하게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이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 및 직무관련성 인정 여부
가) I는 이 사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여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될 처지에 있었으므로, 이 사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C회장의 지시 아래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는데, 그 일환으로 I 본사에서 이 사건 문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V(당시 I 설비투자기획담당 상무)과 P의 대민 · 대관청 업무를 담당하던 W(당시 P 행정부소장)이 J시로부터 공사 중지명령을 받은 직후인 2009. 8. 21.경 피고인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에 관하여 보고를 하였다. 그 이후에도 IV 상무, X 상무, Y 사장 등은 2010년 말경까지 수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피고인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진행상황과 현안 등을 보고하였다.
나) V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C 회장으로부터 전사적으로 총력을 다해 대책을 세워 조속하게 해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W과 함께 2009. 8. 21.경 피고인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다. 당시에는 상황에 대해서만 설명을 하였고, '상황이 이렇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많이 좀 도와주십시오'라는 정도만 말하였고, 구체적인 부탁을 하지는 않았다. 그 이후에도 거의 한 달 내지 두 달에 한 번씩 의원실로 찾아가 피고인에게 진행상황을 보고했다. 2010년 말경까지 두세 번 정도 거른 것 외에는 거의 매월 보고를 했다. 2009. 12.경에는 IY 사장과 함께 피고인을 찾아갔고, 그 이후에 2010년도에도 두 번 정도 Y와 함께 피고인을 찾아갔다. Y와 함께 간 이유는 피고인 측에서 'I에는 상무 밖에 없느냐'라는 식으로 상무 급은 레벨이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불쾌감을 표현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피고인에게 현상황을 보고하였고, 보고 후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하고 나왔다"고 진술하였다.
다) W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V 상무에게 0 공장 문제와 관련해서 지역에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설명을 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을 하였고, 이에 자신이 피고인의 J 지역구사무소 사무소장인 AC에게 부탁하여 방문 시간을 조율한 후 2009. 8. 21.경 V과 함께 피고인을 찾아가 V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다. 당시에는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 인식시킨다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문제는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자신은 위와 같이 V과 함께 한 번 피고인을 찾아갔고, 그 이후에는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피고인을 찾아간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라) I Y 사장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문제는 자신이 처음부터 담당하던 업무는 아니었는데, 2009. 12.경 C 회장이 당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V으로는 부족하니까 같이 좀 대응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관여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은 국회 N위원회 소속 의원들, 전임 BC 등을 만났고, 2009. 12.경 V으로부터 피고인을 찾아가는데 같이 가달라는 부탁을 받고 V과 함께 피고인에게 찾아가 설명을 한 적이 있다. V은 그 전에도 피고인을 찾아간 것 같은데, 자신은 그 때 처음 간 것이었다. V이 피고인측으로부터 'I에는 전무밖에 없냐?'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면서 같이 가자고 하였다. 당시 V이 피고인에게 비행 고도상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자료를 가지고 설명을 한 것같은데, 자신은 피고인에게 잘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만 했다. 피고인이 '내 지역구 일인데 왜 상황을 잘 설명해주지 않느냐?'고 하면서 V을 야단친 것이 기억난다. 그 때인지 분명치는 않지만 피고인이 BD 등 N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소개해서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고 진술하였다.
마) 노무외주실장(상무) X는 수사기관에서 "C 회장이 피고인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하라고 하여 2009. 12. 21.경 피고인을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C이 J에 있던 자신을 서울로 올라오게 해서 위와 같은 지시를 하였는데, 당시 자신은 노무외주실장이라서 이 사건 문제 담당이 아니었는데 '왜 나한테 이걸 시키지'라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당시 피고인이 '너희들이 대외활동을 이따위로 했다'는 식으로 혼을 내어 제대로 보고도 못 드리고 나왔다"고 진술하였다.
바) 피고인은 위와 같이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2010. 6. 21.경 국방부에 요구하여 국방부 고위직 공무원으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업무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사) 해군 제Q 전단은 1의 고도제한 완화 요청에도 불구하고 2009. 7. 하순경 J시를 상대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건축허가 취소, 공사 중지 및 위반 시설물 철거 등 원상회복 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그 이후에도 2009. 9. 30.경 J시와 I의 협의 요청에 대하여 이 공장이 이미 위법 건축물에 해당하여 건축허가 관련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하고, 2010. 5. 31.경 J시에 원상회복 조치를 재차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계속 유지하였다. 국방부도 가 J시를 통해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행정 협의조정을 신청한 2010. 6,경까지 고도제한 완화를 통하여 이 사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위법성 해소를 위한 대책이 마련된 후 재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국회에서도 이 사건 문제가 현안이 되어 일부 의원은 이 사건 공사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국방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하기도 하였다.
아) I는 2010. 6.경 J시를 통해서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국무총리실 행정협의 조정위원회에 행정협의 조정을 신청하였고, 2011. 1. 18.경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의 조정 결정을 국방부, J시, I가 수용하여 고도제한이 완화됨으로써 이 사건 공사를 재개하여 2011. 3. 하순경 이 사건 이 공장을 완공하였다.
자) I 임원들이 앞서 본 바와 같이 2009. 8. 21.경부터 2010년 말경까지 피고인을 지속적으로 찾아가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진행상황과 현안 등을 보고하면서 를 위해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I의 입장에서 고도제한 완화와 관련된 권한을 가진 군의 전향적인 입장전환과 협조가 필요하였고, 이를 위해 BE당의 S선 현역 국회의원이자 당시 BB의 친형으로서 상당한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피고인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으로 보이고, 단순히 지역구 현안을 보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를 위하여 도움을 달라고 부탁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다.
차) 또한 피고인은 I 임원들이 자신을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것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계속 만나주면서 N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소개해주기도 하였으며, 2010. 6.경에는 국방부에 요구하여 국방부 고위직 공무원으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업무보고를 받기도 하였는바, 비록 피고인이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이고 특정한 직무행위를 의뢰받은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도 I 임원들이 자신을 지속적으로 찾아와 이 사건 문제의 진행경과 등을 보고한 것이 자신에게 I를 위하여 이 사건 문제 해결을 도와줄 것을 부탁하기 위한 것임을 충분히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카) 한편, ① 피고인은 당시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다양한 권한 행사를 통하여 행정부의 정책 · 행위를 비판 ·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점, ② 이 사건 문제는 피고인의 지역구 소재 대기업인 의 가장 시급한 중대 현안이었던 점, ③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방부, 국토해양부 등 정부 관계부처에 대한 설득과 협조가 필요하였던 점, ④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I 임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이 사건 문제해결과 관련하여 부탁을 받으면서 I 임원들에게 N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소개해주기도 하였고, 2010. 6.경에는 국방부에 요구하여 국방부 고위직 공무원으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업무보고를 받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문제 해결과 관련된 피고인의 직무집행 행위는 국회의원인 피고인의 법령상 · 사실상의 직무권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당시 피고인이 속하였던 국회 내 상임위원회가 BF 위원회라거나 2008년까지만 N위원회 소속이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피고인이 AC를 통하여 I 측에 Z 등의 일거리 제공을 요구하였는지 여부 가) Z은 2005년부터 BG 연합회 사무총장, 2011년부터 현재까지 BG 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 J에서 스님들이 주재하는 행사 또는 간담회 및 불교행사에 피고인이 참석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고,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사찰의 신도들에게 피고인의 지지를 부탁하는 등으로 피고인의 선거운동을 도와주었다. AI는 피고인의 고등학교 1년 선배로서 피고인이 BA에서 근무할 때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등으로 피고인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고,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피고인의 선거운동을 도와주었으며, AG은 AI의 사위이다.
나)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J은 불교가 센 지역이라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불교단체 회장인 Z을 만나게 되어 알게 되었다. Z은 원래 가구점을 운영했었는데 어려워서 불교 쪽 사람들이 수년 간 저에게 좀 도와주라는 부탁을 했었다. H대 총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할 때부터 J의 스님들이 단체로 몰려와서 저와 AC에게 Z을 도와주지 않으면 선거 때 안 찍어주겠다는 식으로 협박 아닌 협박을 해서 저와 AC가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언젠가 AC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해서 제가 알아서 하라고 한 적이 있다. AI로부터도 평소에 경제적으로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부탁을 계속 받고 있던 중에 AI가 제 선거운동 때 많이 도와 준 사람이라 제가 AC에게 AI를 좀 도와주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래서 아마 AC를 통해 AI가 AH을 운영하게 된 것 같다"고 진술하면서, AC에게 Z과 AI를 도와주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를 언급하면서 I를 통해서 Z과 AI를 도와주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으며, 원심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다) 그러나, ① AC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자신에게 I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면서 I를 통해 Z과 AI를 도와줄 것을 지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고종사촌인 AA도 함께 도와줄 것을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은 AC에게 Z과 AI를 도와줄 것을 지시하기 이전인 2008. 5.~6.경에도 I 출신으로 당시 자신의 정책특별보좌역을 담당하였던 BH에게 "니가 [출 신이니 I 관계자를 통해 AC가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라"는 취지로 지시한 적이 있었고, 이에 BH이 I 측에 AC를 도와달라는 취지로 부탁하여 AC가 I 측 관련 회사 (D)를 운영하게 되었었는데, 피고인은 AC에게 Z과 AI를 도와줄 것을 지시할 당시 AC가 위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AC에게 를 언급하면서 I를 통해서 Z과 AI를 도와주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진술하면서도 AC가 I를 통해 도와주지 않겠냐는 짐작은 했다고 진술하였고, 또한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2010년 초경 AC가 Z과 관련된 일을 진행하던 중에 자신이 AC에게 'Z이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AA이도 좀 찡가 주고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으며, AA은 자신의 고종사촌 동생인데, AA이 처 AF 명의로 AB 지분권자로 참여한 사실도 알고 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자신의 J 지역구사무소 사무소장인 AC에게 I를 언급하면서 I를 통해 과 AI를 도와줄 것을 지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고종사촌인 AA도 함께 도와줄 것을 지시하였거나 적어도 Z 등을 도와주라는 자신의 지시를 받은 AC가 I를 통해 Z 등의 일거리를 알아볼 것이라는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묵인함으로써 승낙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3) 부정한 청탁 및 대가관계 인정 여부 등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문제 해결과 관련된 피고인의 직무집행이 2 등에 대한 I 측의 일거리 제공이라는 대가와 결부된 이상 피고인이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 해결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받은 부탁은 제3자뇌물수수죄에 있어서의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고, 피고인과 I 임원들의 피고인에 대한 청탁사실을 잘 알면서 그와 대가관계에 있는 일거리 제공에 관여한 P 행정부소장 W, P 소장 B 사이에서 Z 등에 대한 I 측의 일거리 제공이 피고인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관하여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도 있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이 I 측에 Z 등의 일거리 제공을 요구한 시기
(1) Z, AA은 2010. 7. 6. AB을 설립한 후 그 무렵 I와 사이에 P 내 창고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창고관리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AG은 2010. 12. 15, AH을 설립한 후 그 무렵 와 사이에 P 내 대기측정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대기측정 외 주용역 업무를 수행하였다.
(2) AC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Z이 AB을 설립하기 2~3달 전에 피고인으로부터 'Z이 I로부터 일을 받을 수 있도록 I 쪽에 알아봐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 후 피고인으로부터 'Z이 혼자 하지 말고 AD에 AA이도 형제간에 약 값도 없고 그러고 있으니 AA도 같이 도와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AI의 사위인 AG의 경우에도 AH이 설립되기 2~3달 전에 피고인으로부터 'AI 선배 딸이 어렵다고 저러는데 니가 한 번 알아봤으니까 이번에도 에 알아봐라'고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3) P 행정부소장 W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AC로부터 '피고인의 뜻이라고 하면서 피고인이 Z이라는 사람을 도와줘야 되니 I에서 할 일을 좀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하신다'는 말을 듣고 검토해보겠다고 하였으며, 이후 AC로부터 '피고인이 하나 더 해달라고 한다'는 부탁을 받았는데, 당시 AC가 Z에 대하여 부탁한 것도 들어주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또 다시 위와 같은 부탁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하였다.
(4) P 소장 B는 수사기관에서 "2010. 4.~5.경 W으로부터 '피고인의 일을 도와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에게 조그만 일감이라도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이 피고인 측으로부터 들어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보고를 받았고, 그 후 W이 피고인 측의 요구를 해결하였다고 말하면서 한 건이 더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는데, 이는 2010. 6. 또는 2010. 7. 초순경으로 기억하고, 최종 보고는 2010. 12. 초순경에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하였다.
(5)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2010년 초경 AC가 Z과 관련된 일을 진행하던 중에 AC에게 '이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AA이도 좀 찡가 주고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6) 이상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AC에게 I를 언급하면서 I를 통해 Z을 도와줄 것을 지시한 시기는 Z이 AB을 설립하기 2~3달 전인 2010. 4.~5.경이고, Z이 AB을 설립한 2010. 7.경 이전에 AC에게 AA도 Z과 함께 도와줄 것을 재차 지시하였으며, AC에게 AI를 도와줄 것을 지시한 시기는 Z이 AB을 설립하여 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용역 업무를 수행할 무렵이나 그 직전인 2010. 6.~7.경이라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인이 I 측에 Z 등의 일거리 제공을 요구하였을 당시를 전후한 이 사건 문제의 진행상황 등
(1) 피고인이 AC에게 I를 통해 Z을 도와줄 것을 지시한 시점은 2010. 4.~5.경인데, 해군 제Q 전단과 국방부는 I가 J시를 통해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행정협의 조정을 신청한 2010. 6.경까지 고도제한 완화를 통하여 이 사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위법성 해소를 위한 대책이 마련된 후 재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으며, J시를 상대로 시설물 철거 등 원상회복 조치를 재차 요구하는 등으로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강경한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2) 피고인이 AC에게 I를 통해 AA, AI를 도와줄 것을 지시한 시점은 가 J시를 통해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행정협의 조정 신청을 하기 직전이나 그 직후인 2010. 6.~7.경이나, 위 행정협의 조정은 국방부와 가 그 조정 결정을 수용하는 경우에야 성립하는 것이므로, 행정협의 조정 신청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문제에 대한 군의 종전 입장이 변경되었다거나 이 사건 문제가 행정협의 조정을 통하여 법적·행정적으로 해결될 것이 확정적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2011. 1. 18.경에야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조정 결정을 하였고, 그 무렵 국방부, I, J시가 위 조정 결정을 수용함으로써 고도제한 문제가 해결되었을 뿐이다.
(3) 피고인은 AC에게 Z 등을 도와줄 것을 지시하였던 시점에 한편으로는 1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진행상황과 현안 등을 보고받으면서 고도제한 문제 해결을 위하여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4) V은 수사기관에서 "2010년 말경까지 두세 번 정도 거른 것 외에는 의원실로 찾아가 거의 매월 피고인에게 보고를 하였다"고 진술하면서, 이 사건 문제 관련 보고서(증거목록 순번 138 내지 142번)를 열람한 후 "위 보고서 중 1~2페이지로 된 보고서가 피고인에게 보고한 보고서인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위 보고서 중에는 그 기재 내용에 비추어 2010. 5. 20.경부터 2010. 5. 28.경까지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보고서(증거목록 순번 138번), 2010, 6. 18.경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보고서(증거목록 순번 139번), 2010. 11. 5.경부터 2010. 11. 9.경까지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보고서(증거목록 순번 142번) 및 명시적으로 보고서 작성일자가 2010. 8. 16.로 기재되어 있는 보고서(증거목록 순번 141번) 등이 있는바, V은 I가 J시를 통하여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행정협의 조정을 신청한 2010. 6.경 이후에도 계속하여 피고인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진행상황과 현안 등을 보고하면서 고도제한 문제 해결을 위하여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5) 피고인은 I가 J시를 통해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행정협의 조정을 신청한 직후인 2010, 6. 21.경 국방부에 요구하여 국방부 고위직 공무원으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업무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6) 이상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AC에게 I를 통해 Z 등을 도와줄 것을 지시한 2010. 4.~5.경 내지는 2010. 6.~7.경까지도 이 사건 문제는 여전히 그 해결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I 입장에서는 이 사건 문제가 여전히 중대하고 시급한 현안사항이었고, 고도제한 완화와 관련된 권한을 가진 군의 전향적인 입장전환과 협조가 필요하였으며, 고도제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국방부, 국토해양부 등 정부 관계부처에 대한 설득과 협조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I 임원들은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한 도움을 받기 위하여 I가 J시를 통하여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행정협의 조정을 신청한 이후에도 2010년 말경까지 계속하여 피고인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진행상황과 현안 등을 보고하면서 고도제한 문제 해결을 위하여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였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다) 부정한 청탁 및 대가관계와 이에 대한 공통의 인식과 양해 등
(1)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AC를 통해 I 측에 Z 등의 일거리 제공을 요구하였을 당시 한편으로는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된 진행상황과 현안 등을 보고 받으면서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하여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2) W은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거나 중단될 당시 P 행정부소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I가 J시로부터 이 사건 공사에 대한 중지명령을 받은 직후인 2009. 8. 21.경 AC의 주선을 통하여 V 상무와 함께 피고인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를 최초로 보고한 적도 있었으므로, AC를 통하여 피고인으로부터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을 요구받았을 당시 이 사건 문제가 1의 중대한 현안이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I 임원들이 피고인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해 도와달라고 계속 부탁하고 있다는 사정도 잘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3) W은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던 상황에서 AC를 통한 피고인의 요구를 받아들여 Z 등에게 AB 내지 AH을 통해 P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용역 업무의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4) 이처럼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I 임원들로부터 위와 같은 부탁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던 상황에서 1 측에 자신의 측근이나 친척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을 요구하고, W이 그와 같은 사정을 잘 알면서도 피고인의 위 요구를 들어준 것은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5) 피고인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AC에게 I를 통해 Z 등을 도와줄 것을 지시하기 이전부터 Z, AI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음에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가,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하여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지속적으로 받게 되자 I 측에 전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을 요구하였다.
(6) 또한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AC가 Z과 관련된 일을 진행하던 중에 자신이 AC에게 'Z이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AA이도 좀 찡가 주고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고, AA은 자신의 고종사촌 동생인데, AA이 처 AF 명의로 AB 지분권자로 참여한 사실도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은 그와 관련된 I 내부의 구체적인 절차나 자세한 사정까지는 몰랐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 요구를 I측에서 들어준 사실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7) W은 기존에 I 외주용역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던 회사들(주식회사 AE 및 주식회사 AJ)로부터 그들이 수행하고 있던 외주용역 업무 중 일부를 떼어내 면서까지 무리하게 이를 종전에 관련 업무를 한 번도 수행해 본 경험이 없는 Z 등이 설립한 AB 등에 용역을 주었는데, 당시 이 사건 문제가 의 중대한 현안이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I 임원들이 피고인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해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있다는 사정도 잘 알고 있던 W이 그와는 전혀 무관한 동기로 단순히 가 소재한 K에 지역구를 둔 현역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향후에 1의 어떠한 사업과 관련하여 선처하여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을 가지고 피고인의 요구를 받아들여 위와 같은 무리한 방법으로 Z 등에게 P 내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 것으로는 볼 수 없다.
(8) 실제로 W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자신이 AC로부터 AB, AH의 외 주용역 수주와 관련한 부탁을 받을 당시 AC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피고인에게 이 사건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드려 달라고 이야기 했고, B 소장에게 AC로부터 부탁받은 경위를 보고하면서도 '이 사건 문제가 현안으로 걸려 있는 상황이니 부탁을 들어주어야 될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를 하였으며, 이 사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피고인 측의 요구를 들어줘야 되겠다는 생각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AC도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W으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잘 말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이에 자신이 피고인에게 '0 공장 그 문제 (부탁)합디다'라고 하면서 W의 부탁을 전달해주기도 하였으며, 자신의 말을 들은 피고인이 '이 양반들이 이제 답답해 놨구나'라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고 진술하였다.
(9) 또한 B도 수사기관에서 "AS 그룹 내에서는 이 사건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W이 피고인 측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그 경위를 설명하면서 자신에게 'I 측에서도 피고인에게 이 사건 문제 해결을 부탁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쪽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W으로부터 피고인 측의 요구가 하나 더 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에는 기가 막혀서 말을 하지 않았다. 저희 입장에서는 거절하기 곤란하고 문제가 있을지 모르는 민원을 겨우 해결하였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무리한 요구를 하니까 기분이 많이 좋지 않았다. 당시 저희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라 거절을 할 수는 없었지만 W이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별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당시 자신의 1 내 직근 상급자였던 BJ에게도 피고인 측으로부터 일거리 제공 부탁이 들어왔고 이를 해결해주었다는 취지로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위 진술에 비추어 볼 때, B도 이 사건 문제가 I의 중대한 현안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W으로부터 피고인 측의 요구가 들어왔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 임원들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해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다는 사정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10) Z 등에게 P 내 용역 업무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 피고인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관한 공통의 인식과 양해는 직무집행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은 피고인과,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청탁을 한I 임원들이 아니더라도 그러한 청탁이 있음을 잘 알면서 피고인의 요구로 Z 등에게 P내 용역 업무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에 관여한 I의 다른 임원들인 W이나 B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면 충분하고, 나아가 직무집행에 관한 청탁행위를 한 I 임원들이나 청탁의 대상인 직무활동과 대가관계에 있는 금품을 제3자에게 제공하는데 관여한 I 임원들과 사이에 위와 같은 대가관계에 관한 인식 내지 양해는 반드시 직접적으로 형성되어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11)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비록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자신을 찾아와 부탁을 하였던 I 임원들에게 직접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당시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부탁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AC를 통하여 마찬가지로 I 임원인 W에게 2 등의 일거리 제공을 요구하고, 그 과정에서 AC로부터 I 측에서 이 사건 문제로 부탁을 한다는 말까지 들었던 이상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의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 요구를 전달받은 I 임원인 W이 Z 등에게 제공해준 이권이 당시 다른 I 임원들로부터 부탁을 받고 있던 이 사건 문제 해결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였다고 할 것이다. 또한 AC를 통하여 피고인으로부터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 요구를 받은 W과 W으로부터 피고인 측의 요구가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은 B도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한 I 임원들의 피고인에 대한 부탁과 결부하여 Z 등에게 P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용역 업무의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해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지속적으로 받고 이를 인식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 사건 문제 해결과 관련된 피고인의 직무집행이 2 등에 대한 I 측의 일거리 제공이라는 대가와 결부된 이상 피고인이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 해결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받은 부탁은 적어도 피고인이 AC를 통하여 W에게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을 요구한 무렵부터는 제3자뇌물 수수죄에 있어서의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그 이전의 청탁이 대가관계가 결부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무렵부터 '부정한 청탁'으로 변질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등에게 P 내 용역 업무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 I 임원들이 피고인에게 청탁한 직무집행과 대가관계에 있다는 점에 관하여 Z 등에게 P 내 용역 업무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에 관여한 W, B와 피고인 사이에서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도 있었다고 할 것이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과 함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Z 등에게 P 내 용역 업무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 I 임원들이 피고인에게 청탁한 직무집행과 대가관계에 있다는 점에 관하여 Z 등에게 P 내 용역 업무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에 관여한 W과 피고인 사이에서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V 등 I 임원들로부터 이 사건 문제를 해결하여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를 매개로 위와 같은 청탁사실을 알고 있는 P 행정부소장 W으로 하여금 Z 등에게 P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그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뇌물로 공여하게 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의 변호인은, V 등 I 임원들이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피고인을 찾아가 보고를 하면서 이 사건 문제의 해결과 관련하여 아무런 부탁도 한 바가 없고 단지 지역구 현안을 보고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당시 이 사건 문제가 [의 긴급하고 중대한 현안이었던 점, 피고인은 S선 국회의원이자 당시 BB의 친형으로 막강한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던 점, 단순히 I 소재 지역구 국회의원인 피고인에게 이 사건 문제의 진행 경과 등을 보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 사건 문제 관련 담당자인 V 상무나 IY 사장 외에 굳이 이 사건 문제와 관련이 없는 I의 노무외주실장인 X 상무까지 C의 지시로 2009. 10.경 피고인을 찾아가 보고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 점, I 임원들의 보고의 횟수 및 시기 등에 비추어 쉽사리 믿기 어렵고, 지속적으로 피고인을 찾아가 부탁하는 I 임원들로서는 이 사건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어떠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였을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고, 피고인 역시 피고인의 경력 · 지위 등에 비추어 I 임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부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할 것이다.
2) 또한 청탁의 대상이 된 직무집행 그 자체는 위법·부당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당해 직무집행을 어떤 대가관계와 연결시켜 그 직무집행에 관한 대가의 교부를 내용으로 하는 청탁이라면 이는 의연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도7503 판결 등 참조), I 임원들이 피고인에게 본래 법적·행정적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을 사안을 피고인의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하여 해결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의 정당한 직무활동의 일환으로 이 사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 사건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여론을 잘 조성해주고 향후 절차 진행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정도의 부탁만으 로도, 대가관계와 연결시켜 그 직무집행에 관한 대가의 교부가 있는 이상 제3자뇌물수 수죄에서의 청탁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3)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AC를 통하여 두 차례에 걸쳐 I 측에 Z 등의 일거리 제공을 요구하였는바, 당시 현안인 이 사건 문제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I 측의 W, B로서는 피고인의 요구를 쉽사리 거절할 수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으로서도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자신을 찾아와 부탁하고 있는 I 측에서 자신의 부탁을 쉽사리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4) 또한 피고인이 자신을 찾아오는 V 등 I 임원들에게 직접 부탁한 것이 아니라 측근인 AC를 통하여 P 부소장인 W에게 부탁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V이나 W 등 I 임원들 개개인을 상대방으로 인식하였다기보다는 I 측의 임원들을 상대방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을 찾아오는 V 등이나 AC를 통하여 자신의 요구를 전해 받은 W 등을 별개로 인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5) W은 당심 법정에서도, '이 사건 문제가 당시 I와 P의 중대한 현안이었던 것은 맞으며, AC가 이권 제공을 요구하는 것이 피고인의 뜻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이 사건 문제만이 아니라 이 사건 문제를 포함한 여러 가지 민원들에 대하여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인식 하에 피고인 측에 AB 등의 이권을 제공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진술에 비추어 보면, W으로서는 Z 등에게 외주용역 기회를 제공하여 피고인의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이 사건 문제 해결의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적극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기보다는 이 사건 문제가 당시 I의 중대한 현안이었고 피고인이 당시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I 측에 도움을 주거나 앞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므로 피고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만으로도 Z 등에게 외주용역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 피고인에게 청탁한 직무집행과 대가관계에 있다는 점에 관하여 W과 피고인 측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할 것이다. 또한 W이 이 사건 문제 관련 담당 임원이 아니고 이 사건 문제의 진행 경과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알지도 못하였다거나 이 사건 문제 해결에 대한 대가로 보기에 I 측에서 2 등에게 제공한 이익이 적다는 사정은 이 사건 문제 해결에 관한 피고인의 직무집행과 I 측의 2 등에 대한 I 외주용역 기회 제공 사이에 대가관계를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6) 한편, 피고인의 변호인은 I가 2010. 7.경 국방부의 제안을 잠정적으로 수용하여 장차 이 사건 문제가 법적·행정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사실상 해결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행정협의 조정이라는 것이 얼마든지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있는데다가(실제 당시의 조정안과 최종 조정안의 내용도 동일하지 않다), 이 사건 문제의 복잡성 및 그 사안의 중대성까지 고려해보면, I 측이 당시 상황에서 장차 이 사건 문제 해결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단정하여 더 이상 피고인의 도움이 필요 없게 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I 측으로서는 조정이 성립되는 것 자체뿐만 아니라 조정이 성립되는 시점도 매우 중요했던 것으로 보이므로(이 사건 공사를 빨리 재개하는 것도 I 측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다), 위 시점에 I 측의 피고인에 대한 기존 청탁을 배제 또는 제거할 정도의 사정 변경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의 D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주위적 공소사실]의 점 및 제3자뇌물수수[예비적 공소사실의 점, 피고인 C의 뇌물공여의 점(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I의 계열사인 BI이 피고인 C 등 I 측의 승인에 따라 AC에게 BI의 외주용역 업체인 D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한 피고인 A의 직무집행과 관련된 부정한 청탁의 대가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AC에게 D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것이 위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관하여 피고인 A과 피고인 C 등 I측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다.
가) 피고인 A과 AC, BH의 관계 등
(1) AC는 피고인 A이 국회의원으로 재임하던 E년경부터 G년경까지 24년여 동안 피고인 A의 J 지역구사무실에서 조직부장 내지 지역구 사무소장의 직함으로 근무하면서 피고인 A의 지역구 관리나 선거운동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고, 피고인 A이 지역구인 J에 내려오는 경우 일정을 챙기고 직접 수행하는 업무 등을 하여왔다.
(2) BH은 1995. 6.경 I 퇴사 직후 CC도 도의원에 당선되어 1998년경까지 재임하였고, 2002. 6.경 당시 BE당 소속으로 CC도 도의원에 당선되어 2006년경까지 재임하였으며, CD년도에 실시된 제H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피고인 A의 수행팀장으로서 선거운동을 도왔고, 피고인 A이 제H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피고인 A의 정책특별보좌역을 담당하였다.
(3) BH은 BE당 소속으로 CC도 도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하여 2002년경 BE당에 입당하면서부터 AC와 친분을 쌓기 시작해 그 이후로는 서로를 형님, 동생으로 부르면서 친하게 지냈다.
(4) 한편, BH은 2005년경부터 I 협력업체인 CE 주식회사 지분 35%를 보유하면서 위 회사의 부사장으로 근무하였는데, CE는 I로부터 연평균 110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였으며, AC는 BHO I 협력업체인 CE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 2008. 11. 20. D가 설립되기까지의 과정 등
(1) 피고인 A은 2008. 5.~6.경 BH, AC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BH에게 "니가 I출신이니 I 관계자를 통해 AC가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라"는 취지로 지시하였고, 이에 BH은 그 무렵 당시 I 부사장이었던 Y에게 피고인 A의 뜻임을 알리면서 I 협력업체를 통해 AC를 도와달라는 취지로 부탁하였다가 거절당하였다. 며칠 뒤 BH은 다시 Y를 찾아가 I 협력업체가 안된다면 I 계열사인 BI의 협력업체를 통해 AC를 도와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Y는 BI의 BX 사장에게 이야기를 해둘 테니 BX을 찾아가 협의를 해보라고 하였으며, 그 무렵 당시 I 회장이던 BO에게 피고인 A 측으로부터 위와 같은 부탁이 들어왔다는 취지로 보고하였다.
(2) 그 후 Y는 BI BX 사장에게 전화하여 "BH이 찾아갈 테니 그 사람 요구를 잘 들어보라"고 하였고, BH은 2008. 6.경 BX을 찾아가 AC가 BI의 협력업체를 운영할 수 있도록 요청하여 그 무렵부터 BX과 사이에 AC가 BI의 협력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였다. 협의 결과 BI으로부터 수주할 외주용역의 종류와 규모(BI CG공장의 내화물 보수용역 업무 등) 및 협력업체의 운영방식(AC와 BI부장급 직원인 BZ가 공동으로 협력업체를 운영)이 결정되었다. 한편, BX은 BH과의 위와 같은 협의 내용을 Y에게 보고하여 승인을 받았다.
(3) BH은 BX과의 협의가 마무리된 후 AC에게 협의 내용 및 BI의 협력업체로 설립될 회사의 매출규모 등에 대하여 알려주었는데, AC가 매출규모가 작다는 등의 이유로 BI의 협력업체 설립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면서 수 개월의 시간이 경과하였다. 그동안 BZ가 BI을 퇴사한 후 2008. 11. 20. 당초 협의에 따라 AC와 공동으로 운영할 예정이었던 BI의 협력업체인 D를 설립하였고, D는 2008. 12.경 BI으로부터 BI CG공장과 관련된 내화물 보수용역 업무 등을 수주하여 그 무렵부터 위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하였다.
(4) 한편,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A이 BH에게 I를 통하여 AC가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였던 2008. 5.~6.경부터 BZ가 D를 설립한 2008. 11. 20.까지는 이 사건 문제가 발생하기 전임이 명백하다. 다) AC의 D 지분 인수 문제가 다시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 등
(1) BZ는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D 지분을 AC에게 넘겨주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CM'에서 BI BY 상무, CK 부장을 만났다고 진술하였는데, CK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의하면, CK이 2009. 9. 11,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CM'에서 8만 원을 결제한 내역이 확인된다. BY, CK은 수사기관에서 위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한 후 2009. 9. 11. BX 사장의 지시에 따라 D 지분을 AC에게 넘겨주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CM'에서 BZ를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하였다.
(2) BZ는 수사기관에서 "당시 CM에서 BY 상무, CK 부장을 만나러 가면서 빈 손으로 가기는 그렇고 해서 D의 현재상황과 향후계획을 보고하여야 한다고 생각해서D 현안사항 정리 문건(이하 '이 사건 현안사항 문건'이라고 한다. 증거목록 순번 16번)을 작성하여 가지고 갔다"고 진술하였는데, 이 사건 현안사항 문건의 기재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현안사항 문건의 작성 시점은 2009. 8.경으로 보인다.
(3) BY은 원심 법정에서 "2009. 8.경 BZ에게 연락하여 2009. 9. 11. CM에서 BZ를 만났는데, 자신이 그 무렵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어서 날짜가 9월로 잡힌 것 같다"고 진술하였고, 실제로 BY이 2009. 8. 10.부터 2009. 8. 15.까지, 2009. 8. 25.부터 2009. 8. 28.까지 각 중국에 다녀온 사실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BX이 BY에게 AC 의 D 지분 인수 문제에 대하여 BZ와 협의하여 보고하라고 지시한 시점은 그 시기를 아무리 늦게 잡아도 BY이 BX으로부터 위와 같은 지시를 받고 나서 BZ에게 연락하여 CM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그에 따라 BZ가 이 사건 현안사항 문건을 작성한 2009. 8.경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AC가 BH에게 다시 D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말하여 BH이 이를 BX에게 전달한 시점은 그 보다도 앞선 시점이라고 할 것이다.
(4) ① BX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BH으로부터 AC가 다시 D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였다는 말을 들은 시점은 2009년 2/4분기나 여름경이라고 진술하였던 점, ② BY은 BX으로부터 AC의 D 지분 인수 문제에 대하여 BZ와 협의하여 보고하라고 지시를 받은 시점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는 2009년도 중후반경이라고 진술하였으나, 원심 법정에서는 2009년도 2/4분기 쯤 되는 것 같다고 진술하면서 그에 관하여 나름대로 근거도 들고 있는 점, ③ X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IC 회장으로부터 'BI에 AC와 관련하여 외주 관련 업무가 진행되는 것이 있을 텐데 챙겨봐라'는 지시를 받은 시점은 자신이 2009. 3.경 노무외주실장으로 임명된 후 2~3개월 정도 경과한 시점이므로 2009. 5.~6.경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AC가 BH에게 다시 D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말하여 BH이 이를 BX에게 전달한 시점은 2009년도 2/4분기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5) 그런데 가 J시로부터 공사 중지 명령을 받은 2009. 8. 17.경에야 비로소 이 사건 문제가 불거졌다고 할 것이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I 측 임원이 피고인 A을 찾아가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도와달라고 부탁한 최초의 시기는 2009. 8. 21.이라는 것이므로, AC가 BH에게 마음을 바꾸어 D 지분을 다시 인수하겠다고 말한 시점, BH이 이를 BX에게 전달한 시점, BX이 BH으로부터 AC의 의사를 전달받고 BY에게 AC의 D 지분 인수 문제에 대하여 BZ와 협의하여 보고하라고 지시한 시점은 모두 I의 이 사건 문제가 불거지거나 I 측 임원이 피고인 A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전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라)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기로 결정한 시점 등
(1) BX은 BH으로부터 AC가 2008년에 협의했던 조건을 전부 받아들여 D 지분을 인수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한 직후 이를 Y에게 보고하여 승인을 받았고, BY 에게 BZ와 AC 사이의 지분 관계를 포함한 세부사항을 협의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하였다. 그 후 BY은 BZ에게 BX의 위 지시사항을 전달하였고, 이에 BZ는 AC를 직접 만나 AC가 인수할 D의 지분 비율, 지분 인수대금, 급여, 회사 운영방식 등 세부적인 사항에 관하여 합의하였다.
(2) D는 당초 피고인 A의 요구에 따라 BH과 BX의 협의를 거쳐 AC와 BZ가 공동운영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였고, 이에 2008. 11.경 D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던 BZ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D 지분을 AC에게 이전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달리 BZ가 이와 관련하여 불만을 표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BX도 원심 법정에서 2009년에 BH이 다시 찾아왔을 때 이전의 조건들을 받아들인다고 하였기 때문에 AC의 D 지분 참여 문제를 기정사실화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3) 실제로 AC는 2008년에 당초 BX이 제시하였던 조건들을 모두 수용하기로 하고 D 지분을 인수하였는데, 그 조건들이 AC가 D 지분을 실제로 인수하였을 때와 비교하여 변경된 사실이 없다.
(4)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AC의 D 지분 참여 문제는 2008년에 AC가 거절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완전히 결렬되었다가 2009년에 이르러 AC가 BH을 통하여 D 지분을 다시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새롭게 추진된 것이라기보다는 당초 BX이 제시한 조건을 AC가 2009년에 이르러 받아들임으로써 D 지분 인수의사를 확실히 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AC가 BH을 통하여 2008년에 당초 BX 이 D 지분 참여 문제와 관련하여 제시한 조건들을 모두 수용하였고, 이에 따라 BX이 Y에게 위 사실을 보고하여 승인을 얻은 후 BY에게 BZ와 AC 사이의 지분 관계를 포함한 세부사항을 협의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함으로써 BX의 입장에서는 그 무렵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는 것 자체에 대하여는 이를 확정적으로 결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다만 지분 이전 문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협의를 BY에게 지시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BX이 BY에게 BZ와 AC 사이의 지분 관계를 포함한 세부사항을 협의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함으로써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는 것에 관하여 확정적으로 결정한 시점도 이 사건 문제가 불거지거나 I 측 임원이 피고인 A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전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 BX이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기로 결정한 이후 AC가 BZ로부터 D 지분을 실제로 인수하는데까지 다소 시간적 간격이 있었으나, 이는 단순히 BZ와 AC 사이의 세부적인 사항에 관한 협의 과정에 소요된 시간과 BZ가 D 지분 100%를 전부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 관계로 BZ가 다른 지분권자들로부터 지분을 다시 인수하는 데 소요된 시간 등 때문인 것으로 보일 뿐이고, 그 사이에 AC가 D 지분을 인수함에 있어 장애가 될 만한 새로운 사정이 발생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마) AC가 D 지분을 인수하는데 있어서 피고인 A이 관여한 내용 및 피고인 A의 인식
(1) 피고인 A은 2008. 5.~6.경 BH에게 I를 통해 AC가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취지로 한 차례 지시하였을 뿐, 그 후 실제로 AC가 D 지분을 인수한 2009. 12.경까지 BH에게 당초의 위 지시와 관련하여 추가적인 지시를 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2) AC의 D 지분 인수는 2008. 5.~6.경 피고인 A으로부터 위와 같은 지시를 받은 BH이 IY 부사장, BI BX 사장에게 부탁하여 이들과의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 이루어진 것인데, 피고인 A이 I 측이나 BI 측 관련 인사들과 직접 접촉하여 AC가 D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 구체적으로 관여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3) 피고인 A은 BH에게 최초 지시를 하였던 2008. 5.~6.경부터 AC가 D 지분을 실제로 인수한 2009. 12.경까지 AC가 D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일들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AC가 지분을 인수한 D라는 회사가 BI으로부터 수주하는 외주용역의 종류와 규모, 그로 인하여 AC가 급여, 배당금 등으로 받게 될 경제적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 등에 대하여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 BX이 BY에게 BZ와 AC 사이의 지분 관계를 포함한 세부사항을 협의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함으로써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는 것이 확정적으로 결정된 시기는 피고인 A이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I 측 임원들을 만나기 이전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 A은 2009. 8. 21.부터 2010년 말경까지 수 차례에 걸쳐 I임원인 W, V, X, Y 등으로부터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한 진행경과 등을 보고받으면서 I에서 AC를 도와달라거나 AC의 D 지분 인수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낸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5) 이상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으로서는 I 측으로부터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한 직무행위를 부탁받을 당시 AC가 D 지분을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이 그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바) AC가 D 지분을 인수하는데 있어서 피고인 C이 관여한 내용 및 피고인 C의 인식
(1) Y는 수사기관에서 "BX으로부터 AC가 다시 참여하기를 원한다는 보고를 받은 후 그 사실을 당시 I 회장인 피고인 C에게 구두로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피고인 C에게 'BO 회장이 있을 때 피고인 A 측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피고인 A의 선거를 도와주는 일을 한 보좌관을 BI 협력업체로 참여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조건이 맞지 않아서 그 쪽에서 단념했다. 그런데 다시 하겠다고 하니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보고를 했고, 피고인 C이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Y는 피고인 A의 변호인이 제출한 문답서를 통하여 "BX이 BH이 다시 찾아와 거절하였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여 종전 제안 내용대로 추진하겠다.고 보고하였고, 자신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어서 알았다고 하였으며, 당시 I 회장이 BO에서 피고인 C으로 변경된 상태였는데, 종전 회장에게도 보고하였던 사안이었기 때문에 BX의 보고내용을 피고인 C에게도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였다.
(2) X는 수사기관에서 "I 회장인 피고인 C으로부터 'BI에 AC와 관련하여 외주 관련 업무가 진행되는 것이 있을 텐데 챙겨 봐라'는 지시를 받았다. 위와 같은 지시를 받은 시점은 2009. 5.~6.경으로 생각된다. 이후 BI BY 상무에게 전화를 하여 '외주작업을 할 수 있게 해줘라'고 하였는데, 당시 BI에서는 AC에게 외주작업을 주는 문제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신은 외주작업을 어떻게 줄 것인가의 가이드를 해 주었다"고 진술하였다. X는 원심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면서 "피고인 C으로부터 위와 같은 지시를 받은 이후 BY에게 전화를 하였는데, 당시 BI에서는 이미 AC에게 주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파악되었다"고 진술하였다. X의 위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면, BX은 X가 피고인 C의 지시를 받고 AC의 BI 외주 용역 관련 문제로 BY에게 전화를 하기 전에 이미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기로 결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BY은 원심 법정에서 "X로부터 AC의 지분 참여 문제에 관한 전화를 받은 시기는 BX으로부터 AC의 지분이전 문제에 관한 지시를 받은 이후이다. 그래서 이미 BX으로부터 D에 대해서 말을 들었기 때문에 X와의 대화가 쉬웠고, 당시 X에게 자신이 'BX 사장님으로부터 지시를 받아서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여, X의 위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
(4) Y, X, BY의 위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C은 Y로부터 AC의 BI 협력업체 참여에 관한 보고를 받고 위 사안을 처음으로 인지하였고, 이에 X에게 'BI에 AC와 관련하여 외주관련 업무가 진행되는 것이 있을 텐데 챙겨봐라'는 지시를 하였는데, X가 피고인 C의 지시에 따라 BY에게 AC의 BI 외주 용역 관련 문제로 전화를 한 시점은 이미 BX이 Y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보고하여 Y 사장의 승인을 얻은 후 BY에게 BZ와 AC 사이의 지분 관계를 포함한 세부사항을 협의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함으로써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기로 확정적으로 결정된 이후였다고 할 것이다.
(5) BX이 BY에게 BZ와 AC 사이의 지분 관계를 포함한 세부사항을 협의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함으로써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기로 확정적으로 결정된 시기는 피고인 A이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I 측 임원들을 만나기 이전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X가 피고인 C의 지시에 따라 BY에게 AC의 BI 외주 용역 관련 문제로 전화를 하였을 때에는 이미 BI 내부에서는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주기로 결정된 상황이었던 점에 비추어, 피고인 C이 X에게 'BI에 AC와 관련하여 외주관련 업무가 진행되는 것이 있을 텐데 챙겨봐라'는 지시를 한 시점도 피고인 A이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I측 임원들을 만나기 이전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6) 이상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C은 Y로부터 AC의 BI 협력업체 참여에 관한 보고를 받고, 단순히 AC 관련 사안을 잘 챙겨보라는 취지로 X에게 지시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인 C으로서는 I 임원들을 통하여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한 직무행위를 부탁할 당시 AC에게 BI의 협력업체인 D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 피고인 A의 위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 제공된 것이라고 인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 A이 BH을 통해 I 측에 AC의 일거리를 알아봐 줄 것을 요구한 최초의 시점, BI BX 사장이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주기로 결정한 시점, 이 사건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I 측 임원이 피고인 A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도와달라고 부탁한 최초의 시점과 위 각 시점들의 선후 관계 및 AC가 D 지분을 인수함에 있어 피고인 A, C이 각 관여한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BI이 피고인 C 등 I 측의 승인에 따라 AC에게 D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은 그 당시를 기준으로 볼 때 I가 소재한 K에 지역구를 둔 현역 국회의원인 피고인 A이 향후 I 사업과 관련하여 선처하여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작용하였기 때문으로 볼 여지가 많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과 함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I이 피고인 C 등 측의 승인에 따라 AC에게 BI의 외주용역업체인 D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한 피고인 A의 직무행위와 관련된 부정한 청탁의 대가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AC에게 D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것이 위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관하여 피고인 A과 피고인 C 등 I 측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검사는 이 사건 문제가 불거진 것은 J시의 공사 중지명령이 있었던 2009. 8. 17.경이 아니라 그 이전에 V이 해군 제Q 전단을 방문하여 고도제한 완화를 요청한 2009. 7. 8.경 무렵으로 보아야 하고, I 측이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기로 결정한 시점은 2009. 8.경이라고 주장한다. V이 2009. 7. 8. 해군 제Q 전단을 방문하여 이 사건 문제에 관하여 협의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2009. 7.경 이 사건 문제가 I의 중요한 현안으로 인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당시까지 I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2009. 8. 17.경 J시로부터 이 사건 공사의 중지명령을 받음에 따라 이 사건 문제가 I의 중대한 현안으로 인식되었고, 그로 인하여 [의 임원 등이 2009. 8. 21.경 피고인 A을 찾아가 보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I 측이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기로 결정한 시점이 이 사건 문제가 불거진 이후라거나 2009. 8.경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심이 적절히 판시한 바와 같은 관련자들의 진술 및 이에 부합하는 BY의 당심에서의 진술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문제가 불거지거나 I 측 임원이 피고인 A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전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 설령 이 사건 문제가 2009. 7. 8.경 이미 불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I 측에서 AC로 하여금 D 지분을 인수하도록 결정한 시점이 아직 V 등 I 임원들이 이 사건 문제로 인해 최초로 피고인을 찾아간 2009. 8. 21.경 이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그 무렵에 I 측이 피고인 A과 사이에서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이미 별도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도 없는 이상 그 무렵은 이 사건 문제 해결에 관하여 I 측의 피고인 A에 대한 청탁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시점이라 할 것이다.
다) 한편, ① 피고인은 2008. 5.~6.경 BH을 통하여 I 측(BI 포함)에 AC의 일거리를 요구하였는데, 2008. 6.경 이후 BH과 BI BX 사장이 협의를 통하여 BI으로부터 수주할 외주용역의 종류와 규모 및 AC와 BI 부장급 직원인 BZ가 공동으로 협력업체를 운영하기로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공동으로 운영할 예정이던 BI의 협력업체인 D가 2008. 11. 20. 설립된 점, ② AC가 매출규모가 작다는 등의 이유로 D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가 수개월이 지난 후 AC가 다시 D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하여 다시 논의되었고, BX이 BY에게 BZ와 AC 사이의 지분 관계를 포함한 세부사항을 협의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함으로써 AC에게 D 지분을 이전해 주는 것에 관하여 확정적으로 결정한 시점이 이 사건 문제가 불거지거나 I 측 임원이 피고인 A을 찾아가 이 사건 문제에 대하여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전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③ 피고인 A이 2008. 5.~6.경 BH에게 AC의 일거리를 알아볼 것을 최초로 지시한 이후 그와 관련하여 BH에게 추가로 지시를 하거나 I 측에 자신이 직접 연락하여 협의를 진행하는 등으로 I측의 피고인에 대한 일거리 제공에 직접 관여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 ④ AC가 마음을 바꿔 BH을 통하여 Y, BX에게 기존에 BI에서 제시한 조건 그대로 D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을 피고인 A 측이 새로이 I 측에 AC의 일거리를 요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문제 해결과 관련한 피고인 A의 직무행위와 AC가 마음을 바꿔 다시 D 지분을 인수한 것 사이에 대가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피고인 A과 피고인 C 등 I 임원들 사이에 위 대가관계에 관한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또한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바와 같이 AC의 D 지분 참여 문제는 당초 AC가 이를 거절함으로써 완전히 결렬되었다가 이후 AC가 다시 D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새롭게 추진된 것이라기보다는 당초 BX이 제시한 조건을 AC가 뒤늦게 받아들임으로써 D 지분 인수의사를 확실히 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 C이 Y로부터 AC의 D 지분참여에 관한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하고 별도로 X에게 AC의 D 지분 인수에 관하여 챙겨보라고 지시한 것을 I 측이 피고인 A의 요구에 따라 AC에게 새로이 이익을 공여하기로 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 무렵을 기준으로 AC의 D 지분 취득과 관련한 대가관계를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설령 이 무렵을 기준으로 위 대가관계를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무렵은 피고인 A이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I 측 임원들을 만나기 이전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문제 해결과 관련한 피고인 A의 직무행위와 AC의 D 지분 인수 사이에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나. 피고인 B의 각 뇌물공여의 점(사실오인)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A에게 직접 청탁을 하였다거나 A에 대한 다른 I 측 임원들의 청탁행위에 이들과의 의사의 연락이나 결합을 통하여 위 청탁행위에 관여 또는 가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A 측의 요구로 Z, AA이 설립한 AB 및 AG이 설립한 AH이 와 사이에 P 내 창고관리 용역계약 내지 대기측정 용역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위 각 용역계약의 체결을 최종 승인해줌으로써 Z 등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주체도 피고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다.
가) 피고인이 A에게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청탁을 하거나 청탁행위에 관여하였는지 여부
(1) 피고인은 I가 2009. 8. 17. J시로부터 이 사건 공사에 대한 중지명령을 받음으로써 이 사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P 선강 담당 부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그 후 2010. 3.경 P 소장으로 승진하여 2013. 3.경까지 P 소장으로 근무하였다. (2) 피고인은 P 소장으로 부임한 직후 두 차례에 걸쳐 P 행정부소장인 W으로부터 "A 측으로부터 A을 도와준 사람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P 내 용역사업 일부를 달라는 요구가 들어왔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다. 위와 같은 보고를 받았을 당시의 상황 등에 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10. 4.~5.경 W으로부터 'A의 일을 도와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에게 조그만 일감이라도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이 A 측으로부터 들어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보고를 받았다. 그래서 제가 W에게 '그게 과연 가능하냐'고 물었고, 신중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신이 W에게 '그게 과연 가능하냐'라고 물으니, W이 '제가 한 번 검토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W이 위와 같이 A 측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그 경위를 설명하면서 'I 측에서도 A에게 이 사건 문제 해결을 부탁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쪽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사실 저도 그런 문제에 있어서 깐깐한 사람인데 W에게 가능하면 진행해보라는 취지로 말했던 것이다. W이 수시로 진행상황을 보고하지는 않았고, 이후 A 측의 요구를 해결하였을 때 저에게 해결되었다는 보고만 하였다. 그런데 W이 위와 같이 하나 해결이 되었다는 말을 하면서 하나 더 있다고 말을 했다. 기가 막혀서 말을 하지 않았다. 저희 입장에서는 거절하기 곤란하고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는 민원을 겨우 해결하였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무리한 요구를 하니까 기분이 많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W이 보고를 하는데도 제가 대꾸를 하지 않았고, W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 다'라고 말을 하였다. 마찬가지로 당시 저희가 A으로부터 0 공장 문제에 대해서 도움을 받아야할 처지라 거절할 수는 없었지만 W이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네(W)가 다시 요구를 받아왔으면 네가 알아서 하라'는 취지로 별 대답을 하지 않았고, W도 그렇게 알아들었을 것이다. 그 후 W으로부터 최종적으로 다 해결이 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당시 W으로부터 어느 정도 용역 물량을 어느 업체 누구에게 주었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자신은 일단 해결이 되었다는 것에 집중해서 상세한 상황까지 주의 깊게 듣지는 않았다. W으로부터 A 측의 처음 민원이 해결되었지만 추가 건이 있다는 취지의 보고는 2010. 6. 또는 2010. 7. 초순경에 받은 것으로 기억하고, 최종 보고는 2010. 12. 초순경에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하였다.
(3) 피고인의 위 수사기관에서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W으로부터 A 측으로부터 A을 도와준 사람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P 내 용역사업 일부를 달라는 요구가 들어왔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을 당시 이 사건 문제가 의 중대한 현안이었음을 알고 있었고, 나아가 W으로부터 위와 같은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I 측에서도 당시 A에게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하여 부탁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음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4) 그런데 ① 피고인은 청탁의 대상인 A을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서 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로도 만나거나 접촉한 적 자체가 없었던 점, ②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A을 직접 찾아가 청탁한 사람은 IY 사장, V 상무, X 상무, W P 행정부소장 등이라는 것이고, 이들에게 A에 대한 청탁을 지시한 사람도 C 회장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인 점, ③ 위와 같이 A과 직접 접촉한 사람들은 W을 제외하고는 모두 피고인의 상급자였는데, 위 상급자들에게 A 측으로부터 P 내 용역업체 선정과 관련된 요구가 들어 왔다거나 그 요구를 들어주었다는 사실을 보고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④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A을 직접 찾아가 청탁한 사람 중 한 명으로 피고인이 P 소장으로 부임하였을 당시 부하 직원이었던 W이 적시되어 있는데, W은 피고인이 P 소장으로 부임하기 7개월여 전인 2009. 8. 21.경 V과 A의 만남 일정을 조율해 준 후 V과 함께 한 차례 A을 찾아간 적은 있지만, 피고인이 P 소장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A을 직접 만난 사실은 없었는바,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이 P 소장으로 부임하기 7개월여 전에 W이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A을 만났던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W은 AC로부터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을 부탁받을 무렵 AC에게 A에게 이 사건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드려 달라는 이야기를 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W에게 위와 같은 부탁을 할 것을 지시하거나 승인해주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⑥ I는 이 사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그 과정에서 I 임직원들이 관련 공무원들과의 면담 및 보고 등을 통하여 이 사건 문제에 대한 I의 입장을 전달하고 설명하였는데, 피고인이 위와 같은 면담 및 보고 자리에 참석하거나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⑦ C 회장이 주재하는 I 본사 부문장 회의에서는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1의 대응방안과 진행경과 등에 대한 보고와 회의가 이루어졌는데, 피고인은 위 부문장 회의에 참석한 적도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C 회장 등 I 내 상급자로부터 부여받은 별다른 업무나 역할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5)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하여 I의 임원들이 A에게 부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순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을 넘어서,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A에 대한 청탁행위에 직접 관여하거나 A에게 청탁을 하고 있는 I의 임원들과 사이에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A에게 청탁을 한다는 점에 관한 의사의 연락이나 결합을 통하여 청탁행위에 가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은 W으로부터 A 측에서 일거리 제공을 요구하였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I도 I 임원들을 통하여 당시 A에게 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하여 부탁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이에 자신이 A 측의 위 요구를 거절하면 그 동안 A에게 부탁하여 이 사건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I의 바람이나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정도의 인식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이 Z 등에 대한 일거리 제공을 승인 지시하였는지 여부
(1) W은 2008. 3.경부터 P 행정부소장으로 근무하면서 P의 대민 · 대관업무 등을 담당하였는데, P의 CV 공해 민원 문제 등 대민 업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A의 J지역구사무소 사무소장인 AC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을 계기로 AC와 친분을 쌓게 되었다.
(2) W은 2010. 4.~5.경 및 2010. 7.경 두 차례에 걸쳐 AC로부터 "A 의원님께서 일할 만한 걸 챙겨줘야 하는 사람이 있어 I에서 조그만 한 걸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라는 취지의 요구를 받고, 그 무렵 P 소장인 피고인에게 "A 측으로부터 A을 도와준 사람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P 내 용역사업 일부를 달라는 요구가 들어 왔다"는 취지로 보고하였다.
(3)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W으로부터 A 측의 요구가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고 자신이 취한 조치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W도 원심 법정에서 "AC를 통하여 A 측으로부터 최초 일거리 제공 요구를 받고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는데, 피고인이 저에게 '어떻게 해야 되겠냐?'라고 반문하여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였고, 저희 두 사람 모두 방법이 없어서 연구를 해보고 검토를 해보고 난 다음에 다시 말씀 드리겠다고 하였다. 이후 AC를 통하여 A 측으로부터 재차 일거리 제공 요구를 받았을 때에도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고, 피고인이 저에게 '어떻게하면 좋겠냐?'고 물어서 그것도 검토하고 다시 보고 드리겠다고 하였다. 당시에는 피고인이 특별한 말이 없었고 '해라, 마라' 하는 지시도 없었다. 피고인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자신이 외주용역을 2 등에게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은 가지고 있었고, Z 등과 사이의 외주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피고인에게 공식적인 결재라인으로 보고할 의무는 없었으나, 지역 국회의원의 부탁이고 특별한 사안이라고 판단하여 자신이 스스로 알아서 보고한 것이다"고 진술하였다.
(4) W은 AC를 통하여 A 측으로부터 위와 같은 요구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피고인에게 보고하였으나, 그 이후 A 측의 위와 같은 요구를 어떠한 방법으로 들어줄 것인지, 어떤 종류의 외주용역을 어느 정도의 규모에서 줄 것인지 등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관여 없이 스스로 결정하여 일을 처리하였고, 사후적으로 최종적인 보고만 피고인에게 하였다.
(5) 피고인이 소장으로 근무한 P는 별도의 법인격이 있는 회사는 아니고 에서 탄소강사업부문의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장 중 하나이다. 따라서 P 내 외주용역 업무에 대한 외주용역 업체와 사이의 용역계약 체결은 I 명의로 체결하게 되는데, 의 용역작업 관리지침 및 외주용역계약 승인 전결기준에 따르면, 피고인이 P 소장으로 근무할 당시 P 내 외주용역의 경우 연간 용역금액이 50억 원을 초과하지 않는 외주 용역계약은 P 행정부소장의 전결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
(6) 실제로 AB은 2010. 7.경, AH은 2010. 12.경 와 사이에 P 내 창고관리 용역계약 내지 대기측정 용역계약을 각 체결하였는데, 각 연간 용역금액이 50억 원을 초과하지 않는 관계로 위 각 용역계약 체결 건에 관하여 전결권자로서 최종 결재한 사람은 WP 부소장이었고, 피고인은 위 각 용역계약 체결 건에 관하여 결재를 한 바 없었다. W도 원심 법정에서 "P 소장인 피고인의 승인이 없더라도 자신이 Z 등에게 외주용역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30억 원까지는 행정부소장인 자신이 전결로 처리할 수 있다. 규정대로 한다면 AB과 AH 건의 경우 자신보다 아래 직급인 부장이 전결해야 맞는 것인데, 그래도 명색이 임원이 이러한 특별한 사안을 하면서 부장에게 맡길 수는 없으니까 저한테 올리라고 해서 자신이 전결로 종결 처리하 였다"고 진술하였다.
(7)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W으로부터 A 측으로부터 A을 도와준 사람에 대한 일거리 제공 요구가 들어왔다는 취지의 보고 및 그 후 A 측의 위 요구를 해결해주었다는 보고를 받았을 뿐이고, W이 피고인에게 한 위와 같은 보고는 이에 대한 피고인의 구체적인 지시나 승인을 전제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히 A 측으로부터 일거리 제공 부탁이 들어왔다는 사실과 이를 최종적으로 해결해주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정보 공유와 함께 자신의 권한 범위 내에 있는 문제를 결정하기에 앞서 상급자의 의견을 듣거나 상의하기 위한 차원에서의 보고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W으로부터 위와 같은 보고를 받은 것만 가지고 W에게 A 측의 일거리 제공 요구를 들어줄 것을 지시하였다거나 승인해주었다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AC를 통하여 A의 요구사항을 전달받은 W이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권한 범위 내에서 전결권자로서 AB 내지 AH과 사이의 각 용역계약 체결 건을 최종 결재함으로써 이를 승인해 주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과 함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Z 등이 설립한 AB 등과 I 사이의 용역계약 체결에 관여하거나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② 위 용역계약 체결의 최종 전결권자는 W이라 할 것이고, 피고인이 W으로부터 위 용역계약 체결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하더라도 그 보고가 피고인의 구체적인 지시나 승인을 전제로 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점, ③ W은 당심 법정에서도 'Z 등에 대한 외주용역계약의 결정권한은 자신에게 있고, 위 용역계약에 관한 아이디어 제공 및 결정, 집행을 모두 자신이 하였으며, 피고인에게는 당시 상황만을 보고 하였을 뿐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A에게 직접 청탁을 하였다거나 A에 대한 다른 I 측임원들의 청탁행위에 의사의 연락 또는 연결을 통하여 가담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나아가 A 측의 요구로 Z 등이 설립한 AB 등이 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최종 승인해줌으로써 Z 등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다. 피고인 A의 AB 및 AH 관련 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각 주위적 공소사실]의 점(이유무죄 부분, 법리오해)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0 Z, AA은 자본금 2억 5,000만 원을 투입하여 2010. 7.경 AB을 설립하였고, AG은 자본금 5,000만 원을 투입하여 2010. 12.경 AH을 설립하였던 점, ② AB은 2010. 7.경부터 기존에 AE에서 수행하던 P 내 창고관리 외주용역 업무 중 일부를 넘겨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Z, AA은 AE에게 창고관리 외주용역 업무를 위해 필요한 차량 12대 및 비품, 장비 등의 대금을 포함하여 인수대금 명목으로 2억 원 상당을 지급하였던 점, AH은 2010. 12.경부터 기존에 AJ에서 수행하던 P 내 대기측정 외주용역 업무 중 일부를 넘겨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AG은 AJ으로부터 종전에 AJ이 대기측정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였던 사무실과 직원들을 그대로 인계받았고, AJ에게 인수대금 명목으로 2억 원 상당을 지급하였던 점, ④ AB은 2010. 7.경, AH은 2010. 12.경 와 사이에 각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후 1년 내지 2년 단위로 위 각 용역계약을 갱신하면서 P 내 창고관리 외주용역 업무 내지 대기측정 외주용역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해 왔던 점, ⑤ I가 AB이나 AH에 지급한 용역대금이 통상적인 용역대금과 비교했을 때 과다한 금액임을 인정할 증거는 없는 점, ⑥ Z 등은 실제로 AB 내지 AH을 운영하면서 I로부터 수주한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하였고(다만, AA은 자신의 처를 AB의 감사로 등재하고 실제로 AB에 근무하지 않으면서 급여 등을 지급받았으나, 이는 AB의 대표이사인 Z과 사이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것일 뿐이고, 이에 관하여 I 측에서 관여한 바는 없다), I 측이 2 등의 AB이나 AH의 운영에 관여한 바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I측이 Z 등에게 공여한 뇌물은 Z 등이 그 동안 AB 내지 AH을 운영하면서 AB 내지 AH으로부터 급여, 성과금 및 배당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 그 자체의 합계액으로 볼 수는 없고, Z 등이 AB 내지 AH을 통해 P 내 창고관리 외주용역 업무 내지 대기측정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위 각 용역 업무의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라는 무형의 이익을 뇌물로 공여한 것으로 판단하여 피고인 A에 대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을 이 사건 기록 및 증거들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I측이 Z 등에게 공여한 뇌물은 Z 등이 그 동안 AB 내지 AH을 운영하면서 급여 등의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의 합계액이 아니라 2 등이 I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그로 인해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라는 무형의 이익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인 A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I가 소재한 K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인 피고인은 I 임원들로부터 0 공장 고도제한 문제 해결을 위해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자신의 측근인 AC를 통하여 P 행정부소장 W에게 요구하여 그로 하여금 자신의 지인 내지 친척에게 P 내 창고관리 내지 대기측정 외주용역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위 각 용역 업무의 수행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뇌물로 공여하게 하였다.
이러한 범행은 국회의원의 헌법상 청렴의무를 저버리고 국회의원의 지위를 남용하여 자신의 직무집행과 I 측의 일거리 제공이라는 대가를 결부시켜 I 측으로 하여금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국회의원의 직무수행의 공정성·청렴성 · 불가매수성에 관한 국민들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어 그 죄질이 나쁘다. 이 사건 범행으로 I 측으로부터 외주영역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피고인의 지인들은 장기간 동안 적지 않은 경제적 이익을 안정적으로 취득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AC 등에게 자신의 잘못을 떠넘기는 등 진정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하여 자신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문제의 해결과 관련된 피고인의 직무집행 그 자체는 위법·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실제로 이 사건 문제의 해결과 관련하여 위법·부당한 직무집행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피고인은 제F대부터 제H대 국회까지 S선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면서 BK까지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해 온 점, 이 사건 범행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원심 판시 정치자금법 위반죄와 동시에 판결을 선고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피고인은 현재 83세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아니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한편,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한바(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과 비교하여 당심에서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앞서 본 정상들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건강, 환경,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두루 참작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 및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인겸
판사김무신
판사박성준
주석
1) ① 피고인의 변호인은 원심이 적법한 공소장변경 절차 없이 부정한 청탁을 한 자를 공소사실에 기재
되어 있는 'B' 대신 'V 등 I 임원들'로, 뇌물공여자를 공소사실에 기재되어 있는 'B' 대신 'W'으로 각
인정한 것은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위배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였으나, 당심 제5회 공판기
일(2017. 9. 13.)에서 위 주장을 명시적으로 철회하였다.
② 또한 피고인의 변호인은 2017. 2. 28.자 항소이유서에서, ① 부정한 청탁과 대가관계 인정 여부 및
대가관계에 대한 공통의 인식의 존재 여부, ㉡ 피고인이 공장 고도제한 문제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 ㉢ 피고인이 I 측에 Z 등의 일거리 제공을 요구하였는지 여부, ² 피고인의 직
무관련성 여부에 관하여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항소이유를 제기하였다. 그런데 2017. 9. 13. 제5
회 공판기일에서 대가관계에 관한 점을 제외한 나머지 사실오인 주장을 철회하였는바, 대가관계와 관
련한 부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아니하므로 위 ① 부정한 청탁과 대가관계 인정 여부 및 대가관계에 대
한 공통의 인식의 존재 여부에 관한 항소이유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 외 항소이
유는 철회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한편, 위 ㉡, ㉢, ② 항소이유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이에 관하여 원심이 판시한 사실 내지 사정들을 이 사건 기록 및 증거들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