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은 무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C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3. 11. 26. 20:16경 업무로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서울 금천구 독산동 977-10 토탈헤어 앞 도로를 독산동길 쪽에서 목화아파트 쪽으로 후진하던 중 후방주시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뒤에서 정지중인 피해자 D(44세) 소유의 E 카니발 승합차 우측 앞범퍼 부분을 위 그랜저 승용차의 뒷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아 수리비 393,664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하고서도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도주하였다.

2. 판단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이 경우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고 그 정도는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한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도14114 판결, 2007. 3. 29. 선고 2006도765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인이 후진하던 중 피해자 운전의 승합차 오른쪽 앞 범퍼 부분을 피고인 운전의 승용차 뒤 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아 위 승합차 앞 범퍼에 금이 가는 물적 피해가 발생하였으나, 파편 등이 도로에 떨어지거나 흩어지지는 않은 점, ② 사고 당시 피해자는 차에서 내려 피고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통증을 호소하지도 않았고, 피해자는 2013. 11. 28. 요추 염좌 등으로 통원치료를, 피해차량 동승자 F은 2013. 11. 30. 및 같은 해 12. 2. 요추 염좌 등으로 통원치료만을 받는 등 사고 즉시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