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서울고법 1987. 5. 25. 선고 87르62(본심),87르63(반심) 제1특별부판결 : 확정
[이혼및위자료청구사건][하집1987(2),670]
판시사항

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의 가부

나. 본심이혼청구가 인용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예비적으로 반심위자료청구를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청구인이 피청구인의 고소로 구속되어 처벌을 받은 후 부부로서의 애정이 냉각되어 혼인이 회복되기 어려운 파탄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그 근원적 책임이 피청구인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청구인에게 있고 피청구인이 정상적인 혼인관계의 회복을 진심으로 희망하고 있는 경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이유없다.

나. 본심이혼청구가 인용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예비적으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반심청구를 한 경우에 본심이혼청구를 이유없어 기각하였다면 반심청구에 나아가 판단할 필요가 없다.

청구인(반심청구인), 항소인 겸 피항소인

A

피청구인(반심청구인), 피항소인 결 항소인

B

주문

원심판을 취소한다.

청구인(반심 피청구인)의 본심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청구인(반심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본심 : 청구인(반심 피청구인, 이하 청구인이라고만 한다)과 피청구인(반심청구인, 이하 피청구인이라고만 한다)은 이혼한다.

심판비용은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반심 : 본심청구에 의하여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이혼할 경우에는 청구인은 피청구인에게 금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심청구서부본이 송달된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심판비용은 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심판 및 가집행의 선고.

항소취지

청구인 : 원심판 중 반심청구에 관한 청구인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피청구인의 반심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피청구인 : 원심판중 피청구인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청구인의 본심청구를 기각한다.

본심청구에 의하여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이혼한 경우 청구인은 피청구인에게 금 2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심청구서 부본이 송달된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심판 및 금원지급청구부분에 대한 가집행의 선고.

이유

1.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호적등본)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1982.11.7. 결혼식을 올리고 동거하기 시작하여 1983.9.22.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로서,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본심 청구원인으로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신혼초부터 시가에서 시부모를 모시고 생활하였는데, 피청구인 이에 불만을 품고 가정일은 전혀 돌보지 아니하고 외출만 일삼으며, 시부모에게 불경한 언사를 자주 사용하고, 시동생에게도 엉뚱한 시비를 거는 등 가정불화를 조성하였다.

(2) 이에 부득이 청구인의 부모는 청구인과 의논 끝에 1983.9.경 인근의 방 1칸을 세내어 청구인과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따로 살림을 하게 하였는 바, 피청구인이 시가 금 200만원에 달하는 결혼패물을 몰래 팔아먹고 가짜로 바꾸어 놓은 사실이 발각되어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에 그로 인한 시비와 다툼이 있던 중, 어느날 청구인이 음주만취하여 피청구인과 붙잡고 서로 싸우다가 피청구인이 계단으로 넘어지면서 약간의 상처를 입은 사실이 있었다.

(3) 그런데 피청구인은 위 상처를 이유로 청구인을 고소하고 이혼심판청구를 제기하여 이로 말미암아 구속기소된 청구인은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았는데,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구속되어 있는 동안 구치소로 면회하러 와서까지 입에 담지못할 악담을 계속하였고, 담당판사에게 청구인에 대한 엄벌을 희망하는 진정서를 계속 제출하다가 청구인이 1984.10.25. 집행유예의 선고로 석방되자, 앞서 제기한 이혼심판청구를 취하하고, 어린 두아들을 다방에 방치한 채 청구인에게 데려가라는 전화연락만 하고 자취를 감추었으며,

(4) 그 후 1985.3.경 피청구인이 아이들을 데릴러 왔다고 하면서 청구인의 집에 나타났으므로 청구인의 모친이 피청구인에게 꾸중을 하자, 피청구인은 시어머니인 청구인의 모친을 넘어뜨려 무릎관절 부위에 상처를 입히고, 이를 말리던 청구인의 여동생에게까지 약 10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처를 입힌 다음 도주하였고, 그 후로는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

따라서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혼인은 이상과 같은 피청구인의 청구인에 대한 악의의 유기, 청구인과 그 모친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으로 말미암아 회복할 수 없는 파탄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혼인을 계속할 수 없으므로 이혼심판을 구한다는 것이다.

3. 이에 대하여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주장사실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청구인과 그 부모들이 피청구인과의 동거생활을 거절하여 별거상태가 계속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성립에 각 다툼이 없는 갑 제2호증(주민등록표등본), 갑 제3호증(확인서), 을 제1호증의 9, 14(각 진술조서), 을 제1호증의 10,11,12,12,16,17(각 피의자신문조서), 을 제1호증의 15(고소취소장), 을 제2호증의 2(공소장), 을 제2호증의 3,4(각 공판조서), 을 제5호증의 2(심판청구서), 3(조사보고서), 4,5(각 심리조서), 원심증인 C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을 각 인정할 수 있는 을 제1호증의 4(고소장), 5(상해진단서), 6(최고장), 7(추가고소장), 8(전당표), 을 제3호증의 2(배상명령신청서), 3(진료비계산서), 4(참고자료제출), 5(진료비영수서), 을 제4호증(진술서)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D, C, E의 각 증언(다만, 위 D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은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혼인초부터 가내공업을 영위하는 청구인의 부모집에서 청구인의 가족들과 함께 동거하였는데,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모친이 모든 집안살림을 맡고 있으면서 피청구인이 쓰는 사소한 용돈마저 일일이 간섭하고, 어쩌다가 피청구인에게 사소한 잘못이 있을 경우 심하게 나무라는 등 심한 시집살이를 하게 되어, 이에 대하여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따지고 대들면 청구인은 이를 묵살하여 가정불화가 끊이지 아니하였던 사실, 그러다가 청구인의 부모들이 1984.2.경 이웃에 있는 방한칸을 얻어 청구인과 피청구인에게 따로 살림을 하게 하였으나 청구인은 방이 협소하고 작업상 필요하다는 이유로 거의 매일같이 그의 부모집에서 잠을 자고, 피청구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부모집에 맡기는 일이 잦았으며, 또한 피청구인이 결혼패물을 친가에 빼돌렸던 일이 탄로나는 등 하여 계속 부부사이의 불화가 심하여지던 중, 1984.4.10.경 청구인이 그날 아침 아이를 부모집에 데려간 후 피청구인에게 돌려주지 아니하려 하여 피청구인이 이를 따지고 대들자, 청구인이 삽으로 피청구인의 옆구리 등을 때려 피청구인에게 좌측 제7,8,9 늑골골절상 등의 중상을 가한 사실, 그런데 피청구인이 위와 같은 상처를 입고 길가에 쓰러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과 그의 어머니는 이를 보고도 아무런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방치하여 동네사람들이 서둘러 피청구인을 병원에 입원시켰는가 하면, 피청구인이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청구인 등이 치료비를 전혀 지불하지 아니하는 등 치료에 성의를 보이지 아니하자, 피청구인은 그의 친정아버지의 종용에 따라 1984.5.9.경 청구인과 그의 어머니를 상대로 형사고소를(다만, 청구인의 어머니에 대하여는 1984.6.11. 고소를 취소하였음), 같은 해 5.29.경 청구인을 상대로 이혼심판청구를 각 제기하였고, 이에 따라 청구인은 같은 달 31.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죄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은 후 같은 해 10.25.경 집행유예의 선고로 석방되었으며, 그 후 피청구인은 위 이혼심판청구사건의 심리가 계속되던 중 같은 해 12.14. 청구인과 혼인생활을 계속하기로 원만히 합의하여 위 이혼심판청구를 취하한 사실, 위와 같은 일이 있은 후 피청구인은 다시 청구인과 동거하고자 청구인이 거주하는 청구인의 부모집에 수차 찾아갔으나, 청구인의 부모들이 완강하게 피청구인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여 현재까지 부득이한 별거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사실, 피청구인은 청구인측의 앞서 본 부당한 대우에 격분하여 친정아버지의 종용에 따라 청구인을 고소하여 청구인으로 하여금 처벌을 받게 하였으나, 현재 어린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청구인 및 그 가족들과의 과거의 불화를 청산하고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영위할 것을 진심으로 희망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원심증인 D의 일부증언은 앞서 채용한 증거들에 비추어 믿을 수 없으며, 달리 이를 번복할 자료가 없고, 위 인정사실 이외의 청구인 주장사실은 앞서 배척한 증거 이외에는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별거하게 된 동기와 경위에 비추어 피청구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부부공동생활을 폐지하려는 의사로 청구인을 유기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또한 청구인이 피청구인의 고소로 구속되어 처벌을 받은 후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부부로서의 애정이 냉각되어 두 사람의 혼인이 회복되기 어려운 파탄상태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그 근원적인 책임은 피청구인에게 중상을 가하고도 아무런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청구인에게 있다 할 것이니, 피청구인이 청구인과의 정상적인 혼인관계의 회복을 진심으로 희망하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유책배우자인 청구인의 본심 이혼청구는 이유없다 할 것이다.

4. 그렇다면 청구인의 본심 이혼청구가 인용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예비적으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피청구인의 반심 위자료청구에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청구인의 본심청구를 기각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판은 부당하고, 피청구인의 항소는 이유있으므로 원심판을 취소하여 청구인의 본심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패소자인 청구인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상목(재판장) 조병직 장준철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