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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3. 11. 선고 93다33296 판결
[손해배상(자)][공1994.5.1.(967),1176]
판시사항

술 취한 여객이 지하철 정류장 선로 바닥에 추락하여 사고를 당한 경우에 서울특별시 지하철공사의 과실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술 취한 여객이 지하철 정류장 선로 바닥에 추락하여 사고를 당한 경우에 서울특별시 지하철공사에 여객의 실족 등을 감시 보호하는 안내원을 충분히 배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전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서울특별시 지하철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함영업

주문

원고들과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는, 원고 1이 지하철 3호선 양재역에서 제3360호 전동열차를 타고 가던 중 술에 취하여 잠이 든 나머지 목적한 교대역에서 내리지 못하고 종착역인 구파발역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잠결에 안내방송을 듣고 황급히 승강장으로 내려 술에 취하여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때마침 승강장 맞은 편에서 출발하려고 대기 중인 이 사건 열차에 다가가다가 3번 객차와 4번 객차 사이의 연결부분 공간을 통하여 선로바닥으로 떨어져 신음하고 있는 사이에 이 사건 열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추인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고발생 경위에 관한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이유를 갖추지 못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공사는 지하철 운행에 있어서 여객의 안전보호를 위하여 열차 차장으로 하여금 여객의 승차 여부 및 승차상태의 안전 여부를 확인, 감시하며 방송 등을 통하여 승하차를 안내하도록 하는 외에 안내원을 승강장에 배치하여 여객을 안내, 정리하고 실족 등 사고의 발생 여부를 감시하도록 하고 있는 사실, 위 구파발역은 승강장이 가운데에 위치하여 상행선에서 내려 하행선을 바로 탈 수 있는 이른바 섬식 정류장으로서 그 승강장의 길이가 200 내지 210m이고 대개 열차의 길이는 120m 정도여서 통상 승강장에 2인 이상을 배치하여 왔으나,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그 날의 마지막 열차들이 도착하거나 출발하는 밤늦은 시간으로 취객 등 안전사고를 유발하기 쉬운 여객들이 승하차하는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등 사고 발생의 위험이 더욱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외 김익수 1인만을 안내원으로 배치하고 다른 보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사실, 한편 당시 이 사건 열차의 차장인 소외 최종현은 열차번호와 행선지 표지판 및 방송상태를 확인하고 있었고, 위 김익수는 상행선에 도착한 위 제3360호 열차에서 아직 내리지 못한 승객들을 하차시키고 있어서 그 누구도 원고 1이 사고지점에 추락하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였고, 그리하여 아무 이상이 없는 줄 알고 이 사건 열차를 출발시키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한 사실 등을 인정하고 나서,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지하철과 같은 위험한 대중교통수단을 경영하면서 취객 등이 많아 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은 시간대에 여객의 실족 등을 감시 보호하는 안내원을 충분히 배치하지 아니한 과실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구파발역의 승강장 구조와 역무원의 근무실태 및 지하철 운영실정 등에 관하여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소론이 지적하는 판례들은 사안내용을 달리 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원고들과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 각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김상원 박만호 박준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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