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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8도4228 판결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위반·(일부인정된죄명: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위반방조)·업무방해][미간행]
판시사항

[1]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업무방해의 결과’ 발생이 필요한지 여부(소극) 및 신청을 받아 자격요건을 심사하여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의 담당자에게 신청인이 허위의 주장을 하면서 허위의 자료를 제출한 것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경우

[2] 게임제공업자가 고객들이 게임물을 통하여 취득한 경품을 현금으로 교환해 주기로 약속하고 경품을 제공한 다음 바로 환전하여 준 행위가 구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3호 , 제50조 제3호 에 의한 처벌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3] 방조범의 성립요건으로서 ‘고의’의 의미와 입증 방법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최종길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업무방해의 점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아니하며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다 ( 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도3231 판결 등 참조). 한편, 상대방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상대방이 일정한 자격요건 등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그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에 있어서는 신청서에 기재된 사유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전제로 그 자격요건 등을 심사·판단하는 것이므로, 그 업무담당자가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신청인이 제출한 허위의 신청사유나 허위의 소명자료를 가볍게 믿고 이를 수용하였다면 이는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서 신청인의 위계가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다고 할 수 없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신청인이 업무담당자에게 허위의 주장을 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허위의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한 경우 그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담당자가 관계 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그 요건의 존부에 관하여 나름대로 충분히 심사를 하였으나 신청사유 및 소명자료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하여 그 신청을 수리하게 될 정도에 이르렀다면 이는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가 아니라 신청인의 위계행위에 의하여 업무방해의 위험성이 발생된 것이어서 이에 대하여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 (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도503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업무담당자는 관계 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가맹점 내역에 관한 공인회계사 명의의 확인서를 받았고, 가맹점에 가맹점계약의 체결 여부를 확인하였으며, 공인회계사 등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자들을 실사위원으로 지정하여 현장실사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요건의 존부에 관하여 나름대로 충분히 심사를 하였으나, 신청사유 및 소명자료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하고 결국 그 신청을 받아들여 공소외 1 주식회사를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하게 된 것이므로, 이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가 아니라 피고인들의 위계행위에 의하여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업무가 방해될 위험성이 발생되었다고 할 것이고, 또한 판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은 피고인들이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되기 위한 업무를 대행시킨 공소외 2, 3 및 공소외 4 주식회사의 직원들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가맹점보유실적을 허위로 만드는 방법으로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되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작업을 하였음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이 사실인정한 바와 같이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가맹점 일부가 확인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부적격판정을 내리자 피고인들이 이를 보완하여 재신청하였고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충분한 심사가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와 사실심 법관의 합리적인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고시 위반의 점

구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2006. 4. 28. 법률 제7943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음비법’이라고 한다) 제32조 는 유통관련업자의 준수사항 중의 하나로 그 제3호 에서 “게임제공업자는 사행성을 조장하거나 청소년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경품제공행위를 하지 아니할 것, 가. 문화관광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종류 외의 경품을 제공하는 행위, 나. 문화관광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0조 제3호 는 ‘ 제32조 제3호 의 규정에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위 음비법 제32조 제3호 에 따라 문화관광부장관이 고시한 게임제공업소의 경품취급기준(문화관광부고시 제2005-9호, 이하 ‘경품취급기준’이라고 한다)은 제2, 3, 4항에서 게임제공업자가 제공할 수 있는 경품의 종류와 지급기준 및 그 제공방법 등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여, 그에 열거된 물품만 경품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금전은 어떠한 경우에도 경품으로 제공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경품제공시 준수사항’을 규정한 제5항 (가)목에서 “경품을 환전 또는 환전알선하거나, 제공되어진 경품을 재매입(재사용)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품취급기준 제5항 (가)목은 그 문언에 비추어 볼 때 경품을 환전 또는 환전알선하거나 제공되어진 경품을 재매입(재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음비법 제32조 제3호 에서 금지하는 경품을 제공하는 행위에 관하여 규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경품을 환전하거나 재매입하는 행위를 음비법 제32조 제3호 (나)목 에서 금지하는 “문화관광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품 등을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형벌법규를 지나치게 유추 또는 확장해석하여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다만, 게임제공업자가 처음부터 게임장 영업을 하는 방법으로 게임장 이용자들이 게임물을 통하여 취득한 경품을 현금으로 교환해 주기로 약속하고 경품을 제공한 다음 바로 환전하여 준 경우에는 결국 환전을 통해 게임장 이용자들에게 지급된 현금을 게임제공업자가 제공한 경품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바, 이와 같이 현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행위는 위 경품취급기준에서 금지하는 것임이 분명하므로 음비법 제32조 제3호 , 제50조 제3호 에 의한 처벌대상이 된다고 볼 수 있다 (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8도4844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게임장의 영업 행위, 상품권의 환전 및 유통, 피고인들의 상품권 발행사업에 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 경품취급기준 제5항 (가)목에서 ‘환전’을 금지하는 것은 위임의 범위를 벗어나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는 주장과 피고인들과 상품권 총판업자, 오락실 업주, 환전소 운영자 등과의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각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피고인들이 발행·유통시킨 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한 게임제공업자가 처음부터 경품을 현금으로 교환해 주기로 약속하고 경품을 제공한 다음 바로 환전하여 주었다고 보고 피고인들이 이러한 행위에 공동정범으로 가담하였다고 인정한 것으로, 결국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기초하여 사실심의 합리적인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나 죄형법정주의 위반의 위법이 없다.

3. 사행행위 방조의 점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그 방조는 정범의 실행행위 중에 이를 방조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실행 착수 전에 장래의 실행행위를 예상하고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 방조한 경우에도 성립한다. 그리고 방조범은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이른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인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있어야 하나, 이와 같은 고의는 내심적 사실이므로 피고인이 이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 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할 것이며, 또한 방조범에 있어서 정범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족하다 (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8도484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상품권발행 및 교환행위는 적어도 공소외 1 주식회사 발행의 경품용 상품권을 공급받은 일부 게임장업주들이 사행행위를 할 것이라는 점을 알거나 예견하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방조행위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방조범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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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5.2.선고 2007노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