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을 함에 있어서의 재량권의 한계
나.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에 있어서의 재량권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다. 공정한 업무처리에 대한 사의로 두고 간 돈 30만원을 피동적으로 수수하였다가 돌려 준 20여년 근속의 경찰공무원에 대한 해임처분이 재량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기는 하나, 징계권자가 징계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는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나.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부딪혀 수행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특히 금품수수의 경우는 수수액수, 수수경위, 수수시기, 수수 이후 직무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다. 공정한 업무처리에 대한 사의로 두고 간 돈 30만원이 든 봉투를 소지함으로써 피동적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가 돌려 준 20여년 근속의 경찰공무원에 대한 해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인
피고, 상고인
서울특별시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은 당해 공무원의 직무상의 위반행위 기타 비행이 있는 경우 공무원관계의 질서를 유지하고, 기강을 숙정하여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도록 하기 위하여 과하는 제재이므로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기는 하나, 징계권자가 징계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는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할 것이고( 대법원 1991.2.12. 선고 90누5627 판결 ; 1985.10.8. 선고 84누735 판결 ; 1983.6.28. 선고 83누130 판결 등 참조),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부딪혀 수행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특히 금품수수의 경우는 수수액수, 수수경위, 수수시기, 수수 이후 직무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원심은 그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강서경찰서 교통사고 처리전담형사로 근무하던 원고가 소외 권현길이 1989.3.25. 00:05경 서울 강서구 화곡동 73 부근 앞길에서 일으킨 교통사고를 조사하는 업무를 담당, 처리하면서 1989.3.30 그 처리과정에서 위 권현길의 동생인 소외 권형광으로부터 교통사고 피해자측의 과도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처리를 하여 주어 고맙다는 뜻으로 전해준 금 300,000원을 수령한 사실과 피고가 1989.8.17. 원고에 대하여 위 금원수수행위가 국가공무원법 제61조 소정의 청렴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처사로서 위 법 제78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 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해임처분을 한 사실 및 원고가 위 금원을 수령하게 된 경위는 교통사고처리과정에서 부당하게 위 권현길에게 유리한 처분을 해줄 것을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은 아니고 위 권형광이 공정하게 위 사건을 처리하여 주었다 하여 위 금원을 주자 이를 거절하였는데도 이를 놓고가 수령하게 된 것이고, 1989.7.11. 소외인에게 위 금원을 반환하였으며, 19년 가까이 경찰공무원으로서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였고 범죄수사에 공이 크다 하여 16회에 걸쳐 표창장까지 받은 공적이 있는데다가 부모와 처자를 부양하고 있어 이 사건 해임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자신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는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제반사정 및 원고가 수령한 금원의 정도 등을 참작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징계의 종류 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청구를 인용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징계의 원인된 금품수수 액수, 금품수수의 경위, 직무에 미친 영향,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행정목적, 수수 이후의 사정, 원고의 근무연한과 평소 근무태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 볼 때, 20여년 동안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경찰공무원이 공정한 업무처리가 아니었더라면 곤란한 지경에 처할 뻔 하였는데 그 곤경을 벗어나게 하여 주어 고맙다고 느끼고 있던 사람의 동생이 사후에 찾아와 임의로 두고 간 돈 30만원이 든 봉투를 소지하는 피동적 형태로 금품을 수수하였고 그후 이를 돌려주었는데도 곧바로 그 직무에서 배제하는 해임처분이라는 중한 징계에 나아간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위 해임처분을 취소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징계처분에 있어 재량권의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