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5노85 공직선거법위반
피고인
1.A
2.B
3.C
4.D
항소인
피고인들및 검사
검사
허훈(기소), 유두열(공판)
변호인
법무 법인E( 피고인들을 위하여)
원심판결
판결선고
2015.4. 22.
주문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가 ) 피고인들은 기존 관행과 지방재정법 시행령 및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을 참고하여 업무추진비를 집행하였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식 사 제공행위는 피고인들이 의정활동 일환으로 마련된 간담회 자리에서 담당 공무원들 에게 업무추진에 대한 격려를 위한 행위이고 적법한 업무추진비의 집행이라고 생각하 였으므로, 피고인들에게 기부행위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 가사 피고인들의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그 범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주민의 의견을 대변하고 담당 공무원들과의 협력 및 유대관계가 중요하므로,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 소사실 기재와 같이 부산광역시 동구청 소속 공무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행위는 피고 인들의 의정활동과 연관성 있는 범위 내에서 또는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 로 그동안의 관행에 따라 의례적으로 이루어진 지극히 정상적인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의정활동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기부행위의 범의 및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의 범의 및 그 행위의 위법성이 미약한 점, 피고인들의 식사 제공행위 가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임박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닌 점, 상대방이 지역구 내 주민들이 아니라 구청 담당 공무원들인 점, 피고인들의 식사 제공행위가 위 선거에 영 향을 준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선고 형량( 각 벌금 1,500,000원) 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기부행위를 엄히 처벌해야 하는 점,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들이 약 20개월 동안 업무추진비를 이용하여 선거구민이나 선거구민과 연고과 있는 부산광역시 동구청 소속 공무원 등에게 수백만 원이 넘는 음식물을 지속 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그 죄질이 불량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선고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기부행위의 범의 유무
1) 관련 법리
기부행위의 범의는 공직선거법상의 범죄사실을 구성하는 것으로서 이를 인정하 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는 것이나, 피고인이 기부행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 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 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26. 선고 2006도7739 판결,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7도7205 판결 등 참조).
지방의회의원이 음식물 등 제공에 사용된 금원이 지방의회의 예산에 편성되어 있는 업무추진비에서 예산집행절차를 거쳐 지급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 그 지급이 공직 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 가 )목에서 정한 '법령에 의한 금품제공행위' 또는 ( 나 )목 소정의 '대상·방법·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금품 제공행위' 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그 지급은 공직선거법 제257조 제1항 제1호의 구성 요건 해당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9도67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피고인들이 종전부터 해 오던 관행대로 식사를 제공하면서 업무추진비로 그 식대를 지출하였다고 하더라도, 피 고인들에게 위와 같은 식사 제공행위가 기부행위가 된다는 점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그 참석자들이 구청 공무원이라고 해서 달리 볼 것도 아니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들은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들이 2012. 7.경부터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두 달 전 무렵인 2014. 4.경까지 부산광역시 동구청 소속 공무원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식 사를 제공하였다.
③ 피고인 A, B, C이 각 30회를 넘는 횟수에 걸쳐 공무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 였다(피고인 D는 18회에 걸쳐 제공하였다).
④ 피고인 A는 총 243명의 공무원들에게 합계 4,027,019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 하였고, 피고인 B는 총 202명의 공무원들에게 합계 4,173,009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 였으며, 피고인 C은 총 237명의 공무원들에게 합계 4,672,892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 였고, 피고인 D는 총 96명의 공무원들에게 합계 1,971,303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였 다 .
⑤ 이러한 간담회에 참석한 공무원들은 부산광역시 동구청 소속이고 피고인들 의 장래 지역구인 부산광역시 동구의 각 선거구 내에 주소나 거소를 갖고 있거나 적어 도 그 선거구 안에 일시적으로 체재하는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인들의 이러한 식사 제공행위가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2호나 제 4호에서 정하는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⑦ 지방의회의원이 간담회를 개최하여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행위의 근거를 정하는 법령을 찾아볼 수 없다 .
⑧ 피고인들이 업무추진비 집행에 있어 참조한 행정자치부령인 구 지방자치단 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2015. 4. 1. 행정자치부령 제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에 관한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을 정하고 있었을 뿐이고 지 방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의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은 정하지 않고 있었다.
⑨ 2015. 4. 1.부터 시행 중인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은 지 방의회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의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해당 지방의 회가 관할구역의 현안업무에 대하여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하여 개최하는 회 의 참석자에게 식사를 제공할 때와 해당 지방의회 소속 상근직원에게 업무추진에 대한 격려를 위해 식사를 제공할 때에 지방의회 관련 위 업무추진비를 집행할 수 있으나( 같 은 규칙 제3조 제2항, 별표 2 제4호 마목, 제6호 라목 참조),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 항에서 정하는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 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 시설" 에 대하여 식사를 제공할 때에는 지방의회 명의로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 로 (같은 규칙 제4조 참조), 피고인들의 이러한 식사 제공행위가 현재 시행 중인 같은 규칙에 정한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에 부합한다고도 볼 수 없다.
나 .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공직선거법 제113조가 지방의회의원 등은 당해 선거에 관한 여부를 불문하고 일체의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이를 금지하고, 제112조 제1항이 처벌대상 이 되는 기부행위의 종류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후 제2항에서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 는 경우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법령 규정 방식에 비추어, 제112조 제1항에 해당 하는 금품 등의 제공행위가 제112조 제2항과 이에 근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및 그 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서 허용되는 것으로 열거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 이상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 금지 위반을 처벌하는 제257조 제1항 제1호의 범죄구성요건 해당성이 있고, 다만 후보자 등 이 한 기부행위가 제112조 제2항 등에 의하여 규정된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 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더라도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 는 일종의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서 사회상규에 위 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그와 같은 사유로 위법성 의 조각을 인정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9도676 판결 등 참조).
2 )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가.항에서 본 사정들에서 알 수 있는 피고 인들의 이 사건 각 간담회 개최 경위와 시기, 그 규모와 횟수, 참석자들과 피고인들의 관계, 참석자들의 수와 그들에게 제공된 음식물의 가액 등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 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04. 3. 12 . 공직 선거법 개정으로 기부행위 제한기간 규정을 삭제함으로써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후보 자 등의 기부행위는 상시 금지되게 된 점, ② 행정자치부가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한 취지는 지방의회의 업무추진비 용도를 특정하려는 면도 있 으나, 지방의회의장 등이 공적인 의정활동과 무관하게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집행하 는 사례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면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의 이러 한 식사 제공행위가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등에 의하여 규정된 의례적이거나 직 무상의 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은 분명하고 , 나아가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 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해당 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이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광역시 동구의회의원으로 당선되어 약 2년 동안 의장이나 부의장 또는 상임위원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면서 지역 봉사활동과 현안 해결 등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각 기부행위가 제6 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직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현금 지급의 형태로 이루어진 것도 아닌 점, 피고인 A, C은 초범이고, 피고인 B, D에게는 동종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반면, 공직선거법이 그 명목 형식에 불구하고 기부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각 기부행위가 업무추진비 집행절차를 거쳐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 과의 간담회 형식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현역의원이 아니거나 현역의원이더라도 의장이나 부의장 또는 상임위원장 등의 직위에 있지 아니하여 별도의 업무추진비를 제 공받지 못하는 후보자들과 비교할 때, 공무원들과의 대면 접촉과 대외적인 이미지 개 선이나 지지 유도 측면에서 업무추진비를 제공받는 의원들이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이러한 의원들이 선거에서 사실상 긍정적인 영향 을 받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는 점, 이 사건 각 기부행위가 약 20개월 남짓한 기간 동 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기부행위를 통해 제공한 식사 가 액이 상당한 금액인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
이러한 정상들과 그 밖에 형법 제51조 소정의 제반 양형 조건 및 대법원 양형위원회 제정 양형기준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선고 형량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양형 재량 권을 벗어났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영재 (재판장)
박재억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