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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8. 5. 24. 선고 85누717 판결
[유족보상금청구기각결정취소][공1988.7.1.(827),992]
판시사항

가. 구 공무원연금법 제45조 소정 "공무상 질병"의 의미

나. 비(B)형 간염에 이환된 공무원이 19년만에 재직 중 간암으로 사망한 경우 위 망인의 사망이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구 공무원연금법 제45조 ( 현행법 제61조 )에 규정된 공무상 질병에는 직무상의 과로로 유발 또는 악화되는 질병 내지 사망도 여기에 해당한다 할 것이며 설령 평소에 정상근무를 전혀 불가능하게 할 정도 아닌 기초질병 및 기초질환이 있는 경우라도 특히 직무의 과중이 원인이 되어 그 질병의 자연진행 정도가 급속하게 악화시키거나 악화로 인한 사망의 경우도 포함된다.

나. 비(B)형 간염에 이환된 공무원이 19년만에 재직중 간암으로 사망한 경우 위 망인의 사망이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하여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홍근

피고, 피상고인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보충서 포함)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의 각 증거를 종합하여 소외 1은 1955. ○○부사무관으로 임용된 이래 1966.2.5 수출행정을 주관하는 ○○부 △△국장으로 근무하던 무렵부터 간기능이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고 약물가료를 하여 오면서 계속 근무하다가 ○○부차관으로 근무하던 1974. 여름경 맹장파열로 인한 복막염으로 수술을 받아 입원가료 중 간경변증의 진단을 받고 의사로부터 휴식을 취하라는 권고를 받았으나 약물치료만을 계속하면서 휴직원을 내고 요양을 취하지 아니한 사실 및 1978.11.6. □□처장관 재임 당시에 간경변증이 합병한 간세포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나 휴양을 취하지 아니하고 계속 근무하다가 1979.10.22 사망한 사실과 동 소외 1은 1960년경 바이러스성 비형 간염에 이환되었으나 적절한 치료와 안정 휴식을 취하지 아니하고 지내는 사이에 만성간염을 거쳐 간경변증에 전이되고 1978. 간세포암으로까지 이른 사실 등을 인정한 후 소외 망인이 ○○부 △△국장 등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통상의 업무처리에 요구되는 정도 이상의 심한 정신적, 육체적인 과로상태가 지속되었다거나 시간외 근무, 야간근무 등의 계속으로 직무수행상의 과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설사 업무처리에 다소간의 심신의 피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곧 소외 망인의 기왕증인 간경변증의 질환이 급속하게 악화되어 간세포암으로 발전,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소외 망인의 주치의로서 비교적 장기간 그 병세의 진전과정을 의학적으로 관찰한 증인 소외 2의 증언(원심은 그 일부증언만을 취신하고 있다)에 의하면, 간기능이 좋지 못하거나 간이 나쁜 경우에 휴양을 취하지 못하고 과로한 직무를 보게 되면 간경변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또 간경변증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간암으로 병세가 진전되는 경우가 있다고 증언하고 나서 소외 망인이 과로로 인하여 간경변증이 생겼고 계속 직무로 인한 과로로 간암으로 진전되고 간암이 생긴 후에도 계속 장관으로서 중책을 맡아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간암 자체도 보다 빨리 악화되어 생명을 단축시킨 것으로 본다고 증언하고 있고 원심이 그 증거로 취신한 서울대학교병원 의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더라도 간경변증환자가 지속적인 심한 육체적인 과로로 인하여 악화될 수 있으며 급성 혹은 만성 바이러스 간염환자에게 부족한 영양공급이나 과로로써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갑 제3호증의2(원심이 그 일부기재만을 취신)와 갑 제4호증, 갑 제6호증의 각 기재와 위 소외 2의 증언에 의하면, 소외 망인은 1960년경부터 비형간염에 이환되어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이 절실히 요구되었는데, 1966.2.5 수출증대가 최대목표이었던 그 당시 수출행정을 주도하는 ○○부 △△국장으로 보임되어 100억$ 수출달성을 위하여 주야로 과로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막중한 직책상 이러한 치료를 하지 못한 관계로 만성간염으로 되었다가 1974. 여름경에는 간경변증으로 발전되었으나 ○○부차관의 직책상 휴양을 하지 못하고 계속 근무하여 과로가 겹쳐 급기야 간세포암으로 발전되어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적어도 소외 망인의 위와 같은 직무가 감내할 수 없는 정도로 막중한 것이 아닐지라도 과중한 정도의 것으로 이로 인하여 소외 망인이 과로에 지쳐 있었음이 엿보인다. 구 공무원연금법 제45조 ( 현행법 제61조 )에 규정된 공무상질병에는 직무상의 과로로 유발 또는 악화되는 질병 내지 사망도 여기에 해당한다 할 것이며 설령 평소에 정상근무를 전혀 불가능하게 할 정도 아닌 기초질병 및 기초질환이 있는 경우라도 특히 직무의 과중이 원인이 되어 그 질병의 자연진행정도가 급속하게 악화시키거나 악화로 인한 사망의 경우도 포함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 소외 망인이 1960년경에 이환된 비형 간염은 공무집행과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소외 망인은 당시 수출행정을 주도하는 ○○부 △△국장 등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간염이환으로 인하여 충분한 휴식과 치료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그 당시 국가정책상 최우선목표인 수출증대의 중요성과 상대방과의 교섭을 필요로 하는 수출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계속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무역상대방과의 교섭과 접대 등에 임함으로써 다른 병을 유발하고 또는 자연적인 악화의 정도를 넘어 급속하게 악화되어 그 간염이 만성간염으로 되었다가 간경변증으로 발전하고 간경변증이 급속히 간세포암을 유발하여 사망하게 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으니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심리를 더하여 간질환에 관한 일반적인 이론보다도 소외 망인이 어떠한 발전경로로 비형 바이러스 간염에서 출발하여 만성간염, 간경화증, 간세포암으로 발전되어 사망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봄과 아울러 그 발전과정에서 소외 망인의 직무의 중요성과 특수성에 따라 충분한 휴식이나 치료를 받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사정은 없었는지 또한 위 업무수행으로 인하여 정신적, 육체적인 과로상태나, 시간외 근무 등 직무수행상의 과로가 계속됨으로써 다른 병을 유발 내지 악화된 요소로 작용한 사실은 없는지를 따져 보아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앞서 본 원심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곧바로 소외 망인의 사망이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단정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증거의 해석을 잘못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탓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달식(재판장) 이병후 황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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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5.7.25.선고 84구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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