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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2. 12. 선고 90다7364 판결
[토지소유권이전등기등][집39(1)민,137;공1991.4.1.(893),967]
판시사항

가. 본인이 대리인을 통하여 허무인 명의로 부동산을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하고 있는 사이에 대리인이 위 부동산을 제3자에 처분함으로 인하여 당초의 매도인으로부터 제3자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데 대하여 본인이 위 대리인의 매도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지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것은 이유를 제대로 명시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부동산을 매수할 권한을 수여받은 대리인에게 그 부동산을 처분할 대리권도 있는지 여부

다. 부동산을 매수할 권한을 수여 받은 대리인에게 부동산을 처분할 대리권까지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지 아니한 사례

판결요지

가. 본인이 대리인을 통하여 허무인 명의로 부동산을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하고 있는 사이에 대리인이 위 부동산을 제3자에 처분함으로 인하여 당초의 매도인으로부터 제3자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데 대하여 본인이 매도인에 대하여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제3자에 대하여는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사안에 있어서 본인이 위 대리인의 매도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아니한 채 당초 매도인이 위 대리인에게 위 허무인(또는 본인)을 대리하여 위 부동산을 전매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제3자가 정당하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것으로 판단한 것은 이유를 제대로 명시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는 것이다.

나. 법률행위에 의하여 수여된 대리권은 그 원인된 법률관계의 종료에 의하여 소멸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부동산을 매수할 권한을 수여받은 대리인에게 그 부동산을 처분할 대리권도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부동산을 매수할 권한을 수여받은 대리인에게 부동산을 처분할 대리권까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지 아니한 사례

원고, 상고인

윤동헌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철섭

피고, 피상고인

신용우 외 3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권현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마산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요지의 이유로, 피고 신용우, 신용수, 신영석에 대하여는 각기 이 사건 각 부동산(답 3필지 3,421제곱미터)에 관하여 1983.1.8.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고, 피고 김종규에 대하여는 이 사건 부동산 전부에 관하여 1986.8.28. 위 피고의 명의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즉, 원심은 소외 1이 원고를 대리하여 1983.1.8. 피고 신용우, 신용수, 신영석(이 뒤에는 "위 피고들 3인"이라고 약칭한다)과 간에 위 피고들 3인의 각 소유인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대금 합계금 62,100,000원에 매수하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가 실질적으로 매수하는 사실을 숨긴 채 매수인의 명의를 허무인인 "이원본"으로 표시하여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뒤, 2월초경 위 피고들 3인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면서 위 피고들 3인과 간에 위 피고들 3인이 계속 경작하다가 소외 1이 요구할 때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주기로 약정 한 사실, 피고 김종규가 1986년초경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려고 당시 등기부에 소유자로 등기되어 있던 위 피고들 3인을 찾아가 그들로부터, 이원본이라는 사람이 소외 1을 대리시켜 약 3년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고 그 대금까지 모두 지급하였으나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만 되지 않은 상태라는 말을 듣고, 소외 1을 찾아가 여러 차례 매매대금에 관한 절충을 벌인 끝에 1986.7.10. 이원본을 대리한다는 소외 1과 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36,225,000원에 매수하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 소외 1이 피고 김종규와 위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위 피고에게 원래의 매수인의 성명이 이원본이라고 말하면서 매매계약서에도 매도인의 이름을 "이원본"이라고 기재하고 그 이름 밑에는 위 피고들 3인과 간의 매매계약서에 찍힌 것과 같은 인장을 찍은 사실, 이원본은 실재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위 피고들 3인은 소외 1의 설명에 따라 이원본이라는 사람이 실재하는 사람으로서 그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는 것으로 알았으며, 원고의 인적사항에 관하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 소외 1은 피고 김종규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잔대금을 지급받기 전에 위 피고들 3인에게 이원본이 이 사건 부동산을 다시 피고 김종규에게 매도하였으니 위 피고를 매수인으로 한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달라고 하자, 위 피고들 3인은 자신들이 이원본에게 매도하였기 때문에 이원본의 승낙이 없이는 등기를 넘겨줄 수 없다고 하므로, 소외 1은 피고 김종규와 간의 매매계약에서 약정된 매매잔대금의 지급기일인 8.16. 위 피고들 3인과 피고 김종규에게 자신의 손윗 동서의 동생인 소외 2를 이원본인 것처럼 소개시켜, 이를 믿은 위 피고들 3인은 피고 김종규가 이원본으로 행세하는 소외 2에게 잔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확인하고, 소외 1 및 피고 김종규와 간의 합의에 따라 위 피고들 3인의 명의로부터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직접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데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교부함으로써, 1986.8.28.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8.26.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실등을 인정한 다음, 이와 같은 사정하에서라면 위 피고들 3인으로서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대리권을 수여받은 소외 1에게, 이원본을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 김종규에게 전매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피고들 3인이 매매계약서에 매수인으로 표시되어 있는 이원본을 대리한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피고 김종규에게,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줌으로써,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의무를 이미 이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위 피고들 3인에게 다시 위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위 피고들 3인에 대한 청구는 이유가 없는 것이고, 피고 김종규는 소외 1의 기망에 의하여 위 피고들 3인으로부터 당초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전매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 등기부상의 소유자인 위 피고들 3인으로부터 정당하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마쳐진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이 무효인 등기임을 전제로, 위 피고들 3인을 대위하여 피고 김종규에게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피고 김종규에 대한 청구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위 피고들 3인이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교부할 당시,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대리권을 수여 받은 소외 1에게, 이원본(이나 원고)을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전매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외 1이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 김종규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한 행위에 대하여, 원고가 본인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 이상, 위 피고들 3인이 원고와 간의 당초의 매매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이행하여 주어야 할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음은 물론, 따라서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마쳐진 위 소유권이전등기도 원인이 무효인 등기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소외 1이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 김종규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한 행위에 대하여, 원고가 본인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지의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아니한 채, 위 피고들 3인이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당시, 소외 1에게 이원본(이나 원고)을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전매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피고 김종규가 위 피고들 3인으로부터 정당하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것으로 보아야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 점에서 원심판결에는 이유를 제대로 명시하지 못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뿐만 아니라, 피고 김종규가 이원본(또는 원고)을 대리한다는 소외 1과 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대리권을 수여받은 소외 1에게 원고(또는 이원본)를 대리하여 자기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도 판단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법률행위에 의하여 수여된 대리권은 그 원인된 법률관계의 종료에 의하여 소멸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본인을 대리하여 부동산을 매수할 권한을 수여받은 대리인에게 그 부동산을 처분할 대리권까지 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 당원 1957.10.21. 선고 4290민상461,462 판결 ; 1987.4.28. 선고 85다카97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소외 1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대리권만을 수여받은 만큼, 그가 위 피고들 3인과 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 대리권은 이미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소외 1로부터(그것도 3년이상이나 지난 뒤에) 이 사건 부동산을 다시 매수하게 된 피고 김종규로서는, 소외 1에게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할 권한까지 있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조금 더 확실한 방법으로 확인하고 조사하여 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원본의 대리인이라고 자칭하는 소외 1의 거짓말에 속은 탓인지, 소외 1에게 그와 같은 대리권이 있는 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아무런 확인조사도 하여 보지 아니한 채 (위 피고가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작성된 을제2호증 매매계약서에는 매도인 이원본의 주소가 창령군 부곡면 부곡리 283의2로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같은 군 같은 면 거문리에 거주하는 위 피고가 조금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소외 1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할 대리권이 없었음을 용이하게 알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3년 이상 전의 매매대금 62,100,000원의 6할도 못되는 금 36,225,000원에 매수하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니, 위 피고에게는 타인의 대리인으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사람으로서 일반적으로 기울여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있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위 피고가 소외 1에게 원고(또는 이원분)를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위 피고가 1986.8.16. 매매잔대금을 지급할 때 있었던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은 사정들은, 위 피고가 1986.7.10. 소외 1과 간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에 일어난 일들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피고들 3인이 원고와 간의 당초의 매매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이행하여야 할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의무를 이미 이행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 김종규는 위 피고들 3인으로부터 정당하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이유를 제대로 명시하지 못하였거나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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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마산지방법원 1990.8.10.선고 89나1142
-창원지방법원 1992.9.17.선고 91나1107
참조조문
기타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