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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1. 6. 9. 선고 2010나94917(본소),2010나94924(반소) 판결
[보험금][미간행]
원고(반소피고), 항소인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효원 담당변호사 최중현 외 1인)

피고(반소원고), 피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인철)

변론종결

2011. 5. 19.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별지 목록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3.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본소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2. 반소 청구취지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에게 27,068,0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8.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판단한다.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중 ‘1. 기초사실’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보험금지급의무의 존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인 2007. 6. 12. 갑상선 결절로 진단을 받은 사실이 있고 이는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보험계약자인 소외 1이나 소외 1을 대리한 소외 2, 피보험자인 피고 중 어느 누구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에게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여 원고는 고지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였다.

나) 상법 제652조 에 의하여 보험기간 중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하므로, 피보험자인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그때라도 원고에게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은 사실을 알렸어야 함에도 이를 통지하지 아니하여, 원고는 통지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였다.

다) 이 사건 보험계약은 타인을 피보험자로 하는 계약임에도 피보험자인 피고의 서면동의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무효이다.

라) 이 사건 암보장특별약관 제1조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계약일로부터 암에 대한 보장개시일의 전일 이전에 암으로 진단확정 되는 경우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사건 암보장특별약관의 보장개시일은 보험계약일로부터 90일이 경과한 2007. 9. 27.임에도 보장개시일 이전인 2007. 9. 7. 피고의 갑상선암 진단이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암보장특별약관 부분은 위 약관 조항에 의하여 무효로 되었다.

마)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 한다.

2) 피고의 주장

가) 보험계약자인 소외 1이나 대리인인 소외 2는 피고가 갑상선 결절로 진단받은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여 위와 같이 갑상선 결절로 진단받은 사실을 고지할 기회가 없었으므로 소외 1이나 소외 2, 피고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

나) 피고가 갑상선 결절 진단을 받은 것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이므로 상법 제652조 에 기한 통지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고, 갑상선 암 진단을 받은 것은 보험사고에 해당할 뿐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보험계약은 상해보험이 아닌 질병보험이므로 서면동의에 관한 상법 제739조 , 제731조 제1항 이 적용될 수 없다.

라) 원고가 주장하는 2007. 9. 7.은 초음파 유도 미세침흡인검사를 시행한 날일 뿐이고, 피고가 유두상 갑상선암으로 확정진단된 것은 갑상선 전절제술 시술 후인 2008. 9. 26.이다.

마)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해지 또는 무효사유는 모두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고지의무 위반 여부에 관하여

1) 사실인정

가) 부산에 거주하던 소외 2가 보험모집인 소외 3을 통하여 암보험에 가입한 후, 김해시에 거주하던 언니인 소외 1에게도 암보험 가입을 권유하였고, 이에 소외 1이 소외 2에게 자신은 필요 없으니 딸인 피고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에 가입해달라고 부탁하였다.

나) 이에 소외 2가 소외 1을 대리하여 2007. 6. 29. 보험모집인 소외 3과 사이에 보험계약자를 소외 1, 피보험자를 피고로 한 ‘보험가입청약서’와 ‘계약전 알릴의무 사항’을 작성하면서 위 각 서면에 소외 1과 피고를 대신해 서명하였다.

다) 당시 부산·경남지역에 살고 있던 소외 1이나 소외 2는 서울에서 따로 살고 있던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보험계약 체결사실을 알지 못했던 피고 역시 위와 같이 갑상선 결절 진단을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라) 이 사건 보험계약 당시 소외 3은 소외 2로부터 피고를 대신하여 피고 이름의 서명을 받았으면서도 피고에게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사실을 전화 등을 통하여 알리지 않았고, 피고로부터 ‘계약전 알릴의무 사항’에 기재된 내용의 정확성에 관하여는 별다른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마) 소외 1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부터 2008. 9.경까지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료를 납입하였다.

바) 피고는 2007. 10. 1. 서울아산병원에서 주치의로부터 왼쪽 갑상선에 있는 결절이 유두암이라고 고지받고 수술을 권유받았으며, 이에 피고가 어머니인 소외 1에게 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자, 소외 1이 비로소 피고에게 피고 몰래 암 보험에 가입하였다고 알려주었다.

사) 원고가 피고와 소외 1, 2를 보험사기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2010. 3. 31. 검찰로부터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 판단

가) 고지의무에 있어 중대한 과실이란 고지하여야 할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현저한 부주의로 인하여 그 사실의 중요성 판단을 잘못하거나 그 사실이 고지하여야 할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하므로(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27971 판결 참조) 고지 대상인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고지의무 위반이라 할 수 없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 소외 1이나 그 대리인인 소외 2는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인 2007. 6. 12. 갑상선 결절로 진단을 받은 사실(이하 ‘이 사건 진단사실’이라 한다)을 알지 못하였고, 피고 역시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사실을 알지 못하였던 점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보험청약서에 첨부된 ‘계약전 알릴의무 사항’(갑 2호증의 2)은 최근 3개월부터 5년 이내에 피보험자인 피고가 진찰, 검사를 통하여 진단을 받았거나 그 결과로 치료, 입원, 수술, 투약을 받은 사실 등에 관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피고의 어머니이지만 피고와 멀리 떨어져 살고 있던 소외 1이나 피고의 이모인 소외 2가 피고에게 확인하지 않고서는 정확하게 답변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그럼에도 소외 2가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검사를 통하여 진단을 받았거나 그 결과 치료, 입원, 수술, 투약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아니오”라고 답변한 것은 단순히 고지의무의 대상인 사실을 알지 못하여 고지하지 아니한 것에서 더 나아가 허위(부실)의 고지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소외 2나 소외 1로서는 피고에게 전화 등을 통하여 쉽게 이 사건 진단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이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소외 1 및 소외 2의 허위의 고지에 대하여 중대한 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위와 같은 ‘계약전 알릴의무 사항’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이므로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된다( 상법 제651조의2 , 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8494 판결 참조).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보험자인 원고 역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위 ‘계약전 알릴의무 사항’을 피보험자인 피고가 아닌 소외 1 또는 소외 2로부터 답변을 듣는 것에 그칠 아니라 본인인 피고에게 직접 확인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않은 것은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이 사건 진단사실을 알지 못한 것이므로 상법 제651조 단서에 따라 고지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이 보험계약자 및 그 대리인이 단순히 고지의무의 대상인 이 사건 진단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한 경우에는, 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에게 직접 위 ‘계약전 알릴의무 사항’을 다시 확인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즉 이 사건 진단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 양측에게 모두 과실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진단사실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영역에 있는 사항이므로 피고측의 과실이 더 중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이 사건 보험계약자인 소외 1과 그 대리인 소외 2의 위와 같은 고지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2009. 9. 7. 원고의 해지통지에 의하여 해지되었다.

다. 소결론

이 사건 보험계약은 원고의 해지통지에 따라 해지되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본소청구는 다른 청구원인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있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하며, 피고의 반소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노태악(재판장) 강경태 백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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