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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7.6.15. 선고 2016가합11395 판결
손해배상(의)
사건

2016가합11395 손해배상(의)

원고

1. A

2. B

3. C

4. D

피고

1. E

2. 의료법인 F

3. G

4. 주식회사 H(변경 전 상호 : I 주식회사)

변론종결

2017. 5. 16.

판결선고

2017. 6. 15.

주문

1. 피고 의료법인 F, G, 주식회사 H은 연대하여 원고 A에게 626,753,098원, 원고 B에게 10,000,000원, 원고 C, D에게 각 5,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15. 8. 8.부터 2017. 6. 1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 E에 대한 청구 및 피고 의료법인 F, G, 주식회사 H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들과 피고 의료법인 F. G, 주식회사 H 사이에 생긴 부분 중 19/20은 위 피고들이, 나머지는 원고들이 각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E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A에게 658,597,929원, 원고 B에게 10,000,000원, 원고 C, D에게 각 5,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15. 8. 8.부터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17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다 제1 내지 3호증, 을라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부속부산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 A은 J병원에서 수술을 받다가 의식 혼수의 식물인간 상태가 된 자이고, 원고 B은 원고 A의 배우자이며, 원고 C, D은 원고 A의 자녀들이다.

(2) 피고 의료법인 F(이하 '피고 재단'이라 한다)은 J병원을 운영하는 재단이고, 피고 E은 J병원에서 근무하는 마취과 전문의이다.

(3) 피고 G는 'K'를 운영하면서 J병원에 산소를 고압가스 용기에 담아 공급하는 자이고, 피고 주식회사 H(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은 피고 G가 J병원에 판매하여 원고 A의 수술에 사용된 용기(이하 '이 사건 용기'이라 한다)에 가스를 충전한 회사이다.

나. 원고 A의 수술 경위 및 경과

(1) 원고 A은 2015. 7. 8. J병원에서 주치의인 L에게 등 부위 종괴를 절제하는 수술(이하 '1차 수술'이라 한다)을 받았으나 수술 부위의 통증이 남아있어 지속적인 치료를 받다가 2015. 7. 27. 퇴원하였다. 원고 A이 퇴원 후에도 수술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자 2015. 8. 7. L은 재수술을 권유하였고, 원고 A은 이에 동의하여 다음 날 입원 후 재수술(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을 받기로 하였다.

(2) 원고 A은 2015. 8. 8. 09:10경 수술실로 들어갔고, 09:25경 피고 E은 마취를 위하여 원고 A에게 산소를 주입하였다. 원고 A의 산소포화도는 정상으로 유지되다가 09:37경부터 60%로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피고 E은 식도삽관 여부 등을 검사하였으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09:40경 원고 A의 산소포화도는 40%로 떨어졌고, 피고 E은 기도경련일 경우를 대비하여 약물을 투여하였으나 원고 A의 산소포화도는 계속 떨어졌다.

(3) J병원은 중앙가스공급실에서 산소 용기에 밸브를 연결하면 가스배관을 통하여 수술실에 있는 환자에게 산소 공급이 이루어지는데, 원고 A은 당시 이 사건 용기에 있는 가스를 공급받고 있었다. 이에 피고 E은 중앙가스공급실에 산소 공급 여부를 확인하였고, 중앙가스공급실에서는 이 사건 용기에서 예비로 준비해 둔 다른 산소 용기로 밸브를 바꿔 연결하였다. 그러나 원고 A의 산소포화도는 증가하지 않았고, 10:05경 휴대용 산소 용기를 통하여 산소 공급을 받은 뒤에야 산소포화도가 98%로 회복되었다.

(4) 그러나 원고 A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였고, 같은 날 12:00경 조선대학교 병원으로 전원되었으나 조선대학교병원에서 무산소성 뇌손상을 진단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인하여 의식 혼수의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다(이하 원고 A이 이 사건 수술 당시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여 후유 장해를 안게 된 사건을 '이 사건 사고'라 한다).

(5) 피고 재단은 2015. 8. 17. 이 사건 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하여 순천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후 이 사건 용기 내의 가스에 대한 성분조사를 실시하여 2015. 9. 12.경 순천경찰서에 이 사건 용기 내에 있었던 가스는 산소가 아닌 아르곤 가스라는 내용의 검사결과를 통보하였다.

다. 이 사건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담기게 된 경위

(1) 피고 G는 고압가스 용기를 소유하면서 이를 피고 회사에 보관하여 두고 필요할 때마다 피고 회사에 가스 충전을 요청하여 가스가 충전되면 이를 다른 업체에 판매하였는데, 2015. 7. 30. 피고 회사에 전화하여 산소 가스 3개와 아르곤 가스 1개를 충전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K 사무실로 배달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피고 회사의 직원이 피고 회사가 보관 중인 피고 G 소유의 아르곤 가스 용기가 없다고 하자 피고 G는 산소 용기 4개를 이용하여 그 중 3개에는 산소 가스를, 나머지 1개에는 아르곤 가스를 충전하여 배달해달라고 요청하였다.

(2) 피고 회사의 전무 M은 피고 G의 요청을 받고 이 사건 용기를 포함한 산소 용기 4개 중 3개에는 산소 가스를, 나머지 1개에는 아르곤 가스를 충전한 다음, 피고 회사의 직원 N에게 구두로 어떤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들었는지를 알려주고 이를 K 사무실로 배달하도록 지시하였다.

(3) N은 다음날인 2015. 7. 31. 위 용기들을 K 사무실로 배달하였고 위 용기들 중 1개를 가리키면서 아르곤 가스를 충전한 용기라고 말하였다. 피고 G는 N을 말을 듣고 해당 용기에 노란색 래커를 뿌려 표시하였으나 사실은 해당 용기가 아닌 이 사건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충전되어 있었다.

(4) 피고 G는 2015. 8. 3. J병원에 아르곤 가스가 들어있는 이 사건 용기를 배달하였고 이는 2015. 8. 8. 원고 A의 수술 당시 사용되었다.

라. 원고 A의 현재 상태

원고 A은 현재까지 의식 혼수의 식물인간 상태로 지속적인 보존치료가 필요하고 노동능력을 100% 상실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피고 E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판단

(1) 의료상 과실로 인한 책임

(가) 산소 공급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

1) 원고의 주장

피고 E은 마취과 의사로서 마취 전에 산소용기에서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는 것인지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2)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 을가 제3,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 E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날 저녁에도 중앙가스공급실에서 산소를 공급받아 마취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던 점, ② 사고 당일 09:25경 원고 A에게 마취를 위하여 가스를 공급한 뒤 09:37경까지 10분 간 가스 배관에 남아있던 산소로 인하여 원고 A의 산소포화도는 정상으로 유지되었고 이로 인해 피고 E은 산소가 아닌 아르곤 가스가 공급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웠던 점, ③ 09:37경부터 원고 A의 산소포화도가 계속해서 감소하자 피고 E은 중앙가스공급실에 연락하여 현재 공급되고 있는 가스가 산소가 맞는지 확인을 요청하였고, 이에 중앙가스공급실은 예비 산소 용기로 가스배관을 연결하기도 하였으나 가스배관에 남아있던 아르곤 가스로 인하여 원고 A의 산소포화도는 상승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사고는 산소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잘못 주입되어 발생한 것으로 외부에서 산소용기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사고 발생을 막기 어려웠고,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30일 이상 경과한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가스성분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비로소 사고 발생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점, 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산소와 아르곤은 무색, 무미, 무취의 기체로 물리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취과 의사가 중앙가스공급실의 산소 공급을 의심하여 다시 확인했음에도 산소가 맞다고 확인해 준 이상 의사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감정결과를 수사기관에 회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E이 산소 용기에서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응급조치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과실

1) 원고의 주장

저산소성 뇌손상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는 응급처치를 신속하게 시행하지 않았고,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 기도삽관 등을 통해 적절하게 산소를 공급하여야 하나 15분 동안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였다.

2)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 을가 제3,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 E은 09:25경 산소 투여를 시작한 뒤 09:37경까지 10여 분간 산소포화도가 정상으로 유지되어 중앙가스공급실에서 공급된 가스가 산소가 아닌 다른 가스일 것이라는 의심을 하기가 쉽지 않았던 점, ② 통상 마취 중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급감하는 것은 기도경련, 식도삽관 등이 일어난 경우인바, 원고 A의 산소포화도가 09:37경 이후부터 급격히 떨어지자 피고 E은 식도삽관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였고, 기도경련일 경우를 대비하여 아미노필린을 생리식염수에 섞어서 점적하였으며, 10:05경에는 X-ray 촬영을 통하여 정상적으로 기도삽관이 된 것을 확인하였던 점, ③ 피고 E은 09:45경 중앙가스공급실에 연락하여 산소 공급 여부를 확인하였고, 중앙가스공급실에서는 예비 산소탱크로 밸브 연결을 바꿔보았으나 배관 내부에 남아있는 아르곤 가스가 공급되어 산소포화도가 증가하지 않았고, 피고 E은 휴대용 산소 용기를 가져오라고 하여 이를 통해 원고 A에게 산소를 주입하고 난 후에야 원고 A의 산소포화도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당시 마취기록지 등 의무기록상 피고 E이 산소포화도 저하원인을 찾기 위한 조치는 전반적으로 적절하였다고 판단된다'는 취지의 감정결과를 수사기관에 회보하기도 한 점, 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검사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피고 E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조사하였는데, 2016. 8. 30. 피고 E에 대하여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마취과 의사로서 취한 조치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E이 마취과 의사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조치를 태만히 하였거나 하지 아니하면 안 될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들은 피고 E이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는 의료사고이고 이는 100% 자신의 과실'이라는 취지의 확인서(갑 제6호증)를 작성하여 주었으므로 피고 E의 의료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주장하나, 위 확인서는 2015. 9. 12.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중앙가스공급실의 산소통에 들어있었던 가스는 아르곤 가스라는 성분조사 결과를 순천경찰서에 통보하기 전인 2015. 9. 2. 피고 E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에 대하여 확실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작성한 것이어서 위 확인서의 기재만으로 피고 E의 과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다) 원고 A을 상급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하지 않은 과실

원고들은 피고 E이 원고 A의 신속하게 상급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낮아진 후 3시간이 경과한 이후에야 상급병원인 조선대학교병원으로 이송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사고의 경위를 비추어 볼 때 원고 A의 산소포화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먼저 산소포화도를 높이는 응급처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급선무로 보이고, 10:05경 원고 A의 산소포화도가 정상으로 회복된 후에 원고 A을 바로 상급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 A의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 E이 원고 A을 신속히 상급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 E에게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산소 감지 센서가 부착되지 않은 마취기계를 사용한 과실

원고들은 피고 E이 산소 감지 센서가 부착되지 않은 마취기계를 사용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J병원 수술실에 설치된 마취기에 산소 감지 센서가 부착되어 있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현재 J병원에 설치된 마취기계의 성능, J병원의 규모 및 산소 감지 센서의 부착이 의무사항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마취 기계에 산소 감지 센서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E의 과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2) 설명의무 위반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 A은 2015. 7. 7. 1차 수술 당시 피고 E으로부터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로 부동문자가 기재된 수술동의서에 형식적인 서명만 하였고 2015. 8. 8. 이 사건 수술당시에도 피고 E으로부터 마취의 부작용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하였다.

(나) 판단

설명의무는 침습적인 의료행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사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상의 조치로서, 그 의무의 중대성에 비추어 의사로서는 적어도 환자에게 설명한 내용을 문서화하여 이를 보존할 직무수행상의 필요가 있다고 보여질 뿐 아니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9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3조 및 [서식] 1에 의하면, 통상적인 의료행위에 비해 오히려 긴급을 요하는 응급의료의 경우에도 의료행위의 필요성, 의료행위의 내용, 의료행위의 위험성 등을 설명하고 이를 문서화한 서면에 동의를 받을 법적 의무가 의료종사자에게 부과되어 있는 점, 의사가 그러한 문서에 의해 설명의무의 이행을 입증하기는 매우 용이한 반면 환자측에서 설명의무가 이행되지 않았음을 입증하기는 성질상 극히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 측에 설명의무를 이행한 데 대한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참조). 또한 설명의무의 주체는 원칙적으로 당해 처치의사라 할 것이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치의사가 아닌 주치의 또는 다른 의사를 통한 설명으로도 충분하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10479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갑 제4호증, 을 제8호증(원고들은 2015. 8. 7.자 이 사건 수술에 대한 수술동의서인 갑 제4호증의 2, 을가 제8호증의 8이 1차 수술동의서와 서명이 다르고 원고 A의 이름대로 서명이 되어 있지 않아 위조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 A이 서명패드를 통하여 서명한 외출서약서, 입원서약서, 간호정보조사지 등을 보면 원고 A은 서명을 할 때 자신의 이름을 기재하기도 하였지만 흘려서 간단히 서명을 하는 경우도 있었던 점, 전자기기에 연결된 서명패드에 서명을 하는 경우 간단히 서명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닌 점을 고려할 때 그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들의 위 위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원고 A은 2015. 7. 7. 및 2015. 8. 7. 전자기기에 연결된 서명패드를 이용하여 1차 수술 및 이 사건 수술에 관한 수술동의서에 서명을 하였고, 각 수술동의서에는 '담당의사로부터 확실한 설명을 들었으며 충분히 이해하였다'는 기재 및 주치의 L의 서명이 있는 점, 1차 수술의 동의서에는 수술 · 검사 · 마취 후 예상되는 합병증 및 후유증에 관한 내용으로 'ⓐ 출혈, ⓑ 감염(특히 종양 내에 염증이 있는 상태로 수술 후 염증이 올 가능성이 있음), ⓒ 전신 마취에 대한 위험성, ⓓ 종양과 뇌척수액과의 연결(MRI 상에서는 명확하진 않으나 수술 시야에서 확인이 될 수 있음)' 등이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수술의 동의서에는 수술 · 검사 · 마취 후 예상되는 합병증 및 후유증에 관한 내용으로 'ⓐ 전신 마취에 대한 위험성(chest, EKG, Lab상에서는 특이소견 없으며 전 전신마취에서도 특이점 없었음을 설명드림), ⓑ 술 후 상처 감염, ⓒ fluid collection의 원인이 CSF leak일 경우 재발의 위험성이 높음, ⓓ 술 후 심폐기능의 약화' 등이 기재되어 있는 점, 위 각 수술동의서는 원고 A의 당시 상태에 기초하여 작성되었고 이를 기초로 설명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A의 주치의인 L이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 재단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판단

(1) 사용자책임

(가) 피고 E의 과실로 인한 사용자책임

원고들은 피고 재단은 피고 E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피고 E의 과실로 인한 손해를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재단의 피용자인 피고 E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 E의 과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다른 의료진의 과실로 인한 사용자책임

원고들은 피고 재단의 다른 의료진들이 원고 A을 신속하게 상급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은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응급처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먼저이고 원고 A을 바로 상급병원으로 이송시키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 A의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피고 재단 의료진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재단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설명의무 위반

원고들은 원고 A이 2015. 7. 7. 및 2015. 8. 8. 수술 당시 수술, 마취의 후유증 등에 대하여 피고 재단의 의료진으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A의 주치의인 L이 수술 및 마취 후 예상되는 합병증, 후유증에 대하여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법령 위반 등 기타 과실로 인한 책임

(가) 산소 감지 센서가 부착되지 않은 마취기계를 사용한 과실

원고들은 피고 재단이 J병원에서 산소 감지 센서가 부착되지 않은 마취기계를 사용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나, 현재 J병원에 설치된 마취기계의 성능, J병원의 규모 및 산소 감지 센서의 부착이 의무사항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산소 감지 센서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재단의 과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안전관리자 선임의무를 위반한 과실

원고들은 피고 재단이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이하 '고압가스법'이라 한다) 제15조 제1항에 따라 안전관리자를 선임하여야 하는데 이를 선임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기업활동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특별조치법'이라 한다) 제30조 제1항 제1호는 중소기업자가 안전관리자 1명을 채용한 경우 고압가스법 제15조의 안전관리자를 선임한 것으로 보고 있고, 상시근로자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자는 안전관리대행기관에 안전관리자의 업무를 위탁한 경우 안전관리자 1명을 채용한 경우에 해당하는바(특별조치법 제30조 제1항, 특별조치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을가 제7, 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재단이 고압가스법상 안전관리자를 선임하지는 않았지만 2012. 9. 1.부터 위 특별조치법 규정에 따라 사단법인 대한산업안전협회와 안전관리대행계약을 체결하고 안전관리자의 업무를 위탁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 재단이 고압가스법상 안전관리자 선임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들은 피고 재단이 안전관리대행계약을 체결하였더라도 고압가스법상 안전관리업무를 위탁하지 않았으므로 안전관리자를 선임하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도 하나, 을가 제9, 10호증의 각 기재를 보면, 피고 재단과 계약을 체결한 사단법인 대한산업안전협회는 고압가스에 대한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해온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특정고압가스 사용신고의무를 위반한 과실

원고들은 피고 재단이 고압가스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특정고압가스 사용신고를 하여야 하는 사용자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신고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J병원은 특정고압가스를 사용하면서도 고압가스법 제20조상 특정고압가스 사용신고를 하지 않아 순천시 경제진흥과의 단속에 적발되었고 이로 인한 행정처분이 예정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사고는 산소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충전된 채로 공급되어 발생한 것으로 피고 재단이 특정고압가스 사용신고를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거나 특정고압가스 사용신고를 하였더라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기타 법령상 의무를 위반한 과실

원고들은 피고 재단이 ① 안전관리규정을 정하고 이를 관할관청에 제출할 의무(고압가스법 제11조 제1항), ② 가스 품질 확인을 위하여 검체를 채취하여 시험하여야 하는 의무(의약품 등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 별표 3의3 제6조)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압가스법 제11조 제1항의 의무는 고압가스 제조허가 등을 받은 사업자에 적용되는 의무로 피고 재단은 그 적용 대상이 아니고, 검체채취 및 시험 등 의무는 운송된 가스를 탱크에 추가하거나 고압가스를 재충전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피고 재단은 산소 용기 자체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으므로 위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의료용 산소가 아닌 공업용 산소를 공급받아 사용한 과실

원고들은 피고 재단이 의료용 산소가 아닌 공업용 산소를 공급받아 환자들에게 사용하였는데, 만일 의료용 산소를 공급받아 사용하였더라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피고 재단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병원에서 전신 마취를 위하여 사용하는 산소는 사람의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품 중 기구 · 기계 또는 장치가 아닌 것에 해당하여 약사법 소정의 의약품이라고 할 것이고(약사법 제2조 제4호 나목 참조), 의료용 고압가스는 관련 법규에 따라 다른 의약품과 동일하게 그 제조 및 품질관리에 관하여 엄격한 규제를 준수하여야 하며(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48조 제9호 마목 참조), 의료용 고압가스에 대하여는 의약품에 대한 일반적 규제 외에 추가적인 규제도 받고 있는바(위 규칙 별표 3, 별지 첨부), 이러한 관련 법규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재단은 수술시 산소를 의약품으로 사용함에 있어 의료용 산소를 사용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 재단은 이를 위반하여 만연히 의약품으로서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 공업용 산소를 공급받아 의약품으로 사용한 과실이 있다. 또한 산소는 병과 같은 용기에 밀봉된 다른 의약품의 경우와는 달리 용기에 가스를 재충전하여 사용하여 그 용기에 다른 가스가 주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특히 공업용 산소는 그 내용물의 충전 및 공급과정이 의료용 산소에 비하여 엄격한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 재단이 의료용이 아닌 공업용 산소를 의약품으로 사용하게 되었더라도 그 내용물의 진정을 보장할 수 있는 엄격한 관리조치를 취하여 위급한 인체, 생명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 재단은 중앙가스공급실에 산소가 든 용기를 공급하고 가스배관에 연결하는 작업 등을 가스공급업체에 맡겨 둔 채 한 달에 1, 2회 안전관리대행업체를 통한 안전점검만 시행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피고 재단이 의료용 가스를 공급받아 사용하였거나 내용물의 진정을 보장할 수 있는 적합한 조치를 취하였다면 이 사건 수술에서 아르곤 가스가 원고 A에게 공급되는 일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을 거라는 점에서 피고 재단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재단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4) 피고 재단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재단은 J병원의 중앙가스공급실 진입로가 좁아서 의료용 산소를 취급하는 회사의 차량이 통과하기 어려웠고 산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하여 공업용 산소를 사용한 것으로 J병원 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들도 의료용 산소 대신 공업용 산소를 사용하고 있으며 공업용 산소의 순도가 충분히 높아 의료용 산소를 사용한 것과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공업용 산소는 제조 및 관리에 차이가 있어 의료용 산소와 같이 엄격한 안전성이 보장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 재단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 재단은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측의 요인을 감안하여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해행위와 피해자측의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에는 그 피해자측의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피해자측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당해 질환의 태양·정도 등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시키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그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측의 요인을 참작할 수 있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227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있어 피해자인 원고들 측 요인이 경합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 재단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다. 피고 G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판단

(1) 손해배상책임

앞서의 인정사실 및 위 거시증거들, 을다 제5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순천세무서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용기제조자는, 의료용 산소 용기는 백색, 공업용 산소 용기는 녹색, 공업용 아르곤 용기는 회색으로 용기 외면에 도색을 하고 충전하는 가스의 명칭을 표시해야 한다(고압가스법 시행규칙 별표 24 1. 나.). 또한 고압가스법은 용기의 소유자가 충전할 고압가스 종류를 변경할 경우에는 관할 관청의 재검사를 받아야 하고(고압가스법 제17조 제2항 4호), 재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양도, 임대, 사용(가스를 충전하는 행위를 포함)해서는 아니 되며(고압가스법 제17조 제5항), 이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압가스법 제40조 제7호). 그러나 피고 G는 관할 관청에 재검사를 받지 않고 피고 회사의 전무 M에게 요청하여 자신이 소유한 산소 용기에 아르곤 가스를 충전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M이 산소 용기에 아르곤 가스를 충전하였다.

② 의료용 가스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의료용 고압가스의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하여야 하는데, 피고 G는 자신이 공급한 가스를 의료기관인 J병원에서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사정을 알면서도 공업용 산소를 공급하여 왔다.

③ 피고 G는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피고 회사의 직원 N의 말만 듣고 이 사건 용기가 아닌 다른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들어있다고 표시를 하여 2015. 8. 3. 아르곤 가스가 충전된 이 사건 용기를 피고 재단에 공급하였다.

④ 피고 G는 O로부터 아르곤 가스를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2015. 8. 1. 오전경 노란색 래커 표시를 한 용기를 공급하였으나 2015. 8. 3. 위 용기가 불량이라고 하면서 반품요청을 받게 되었는데, 이러한 경우 해당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들어 있지 않고 이 사건 용기를 포함한 나머지 용기들에 아르곤 가스가 들어 있을 가능성이 예상됨에도 이 사건 용기를 수거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G는 고압가스법을 위반하여 공업용 산소 용기에 아르곤 가스를 충전하였고, 이후 이 사건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담겨있었음에도 어떤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있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용기를 산소가 들어 있는 용기로 알고 J병원에 공급한 과실이 있으며, 이러한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G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들이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원고들은 피고 G에 대하여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책임도 구하고 있으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2) 피고 G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G는 피고 회사의 직원이 아르곤 가스가 충전된 용기를 잘못 가르쳐주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G는 고압가스법을 위반하여 자신 소유의 산소 용기에 아르곤 가스를 충전한 뒤 그 내용물을 주의 깊게 확인하지 않은 상태로 공급한 과실이 인정되고, 피고 회사에게도 과실이 인정된다고 하여 피고 G의 과실이 부정된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피고 G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피고 G는 산소용 고압가스 용기는 일단 밀봉이 되면 이를 어떤 가스인지 확인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여 결함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제조물책임법 제4조에 따라 면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G는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위 면책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G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판단

(1) 손해배상책임

앞서의 인정사실 및 위 거시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고압가스법 제17조 제2항 4호, 제17조 제5항의 의무를 위반하여 피고 G의 요청을 받고 피고 G가 소유한 산소 용기 4개 중 3개에는 산소 가스를, 1개에 아르곤 가스를 충전한 뒤 피고 G에게 공급한 사실, 피고 회사의 전무 M은 산소 용기 4개 중 1개인 이 사건 용기에 아르곤 가스를 충전하였음에도 별다른 표시를 하지 않은 상태로 피고 회사의 직원 N에게 피고 G에게 가져다주라고 하였고, N은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피고 G에게 이 사건 용기가 아닌 다른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충전되었다고 잘못 지정해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결국 피고 회사의 직원들이 고압가스법을 위반하여 산소 용기에 아르곤 가스를 충전하였고 어떤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담겨있는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채 피고 G에게 전달하였으며 그 전달 과정에서도 이 사건 용기가 아닌 다른 용기에 아르곤 가스가 담겨있다고 잘못 알려주었는데, 위와 같은 피고 회사 직원들의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으므로, 그 사용자인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들이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대하여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책임도 구하고 있으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2) 피고 회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자신의 직원 N이 피고 G에게 아르곤 가스가 든 용기를 제대로 알려주어 노란색 래커표시가 된 용기에는 아르곤 가스가 들어있었고, 피고 G는 2015. 8. 1.에도 산소 용기에 아르곤 가스를 급하게 충전하여 가지고 갔는데, J병원에 공급된 이 사건 용기는 피고 회사에서 2015. 7. 31. 아르곤 가스를 충전한 용기가 아니라 피고 G가 2015. 8. 1. 충전해 간 용기이므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사고에 아무런 과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의 인정사실과 위 거시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피고 G가 2015. 8. 1. 충전하여 가지고 간 아르곤 가스는 피고 재단이 아닌 P에 공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G의 직원 Q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용기를 2015. 8. 3. J병원에 공급하였고, 용기의 무게, 주입구의 크기 등을 고려하면 그 용기는 피고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 G는 노란색 래커 표시를 한 용기를 2015. 8. 1. O에 공급하였으나 O는 2015. 8. 3. 피고 회사에 위 용기를 반품하였는데, 당초 N은 '노란색 래커 표시를 한 용기가 피고 회사에 반품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노란색 래커 표시를 한 용기가 피고 회사에 반품되어 존재하는 CCTV 영상을 확인한 뒤에 그 진술을 번복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용기는 피고 회사가 2015. 7. 31. 피고 G에게 공급하여 2015. 8. 3. J병원에 공급된 용기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또한 피고 회사는 자신들이 충전한 공업용 가스를 피고 G가 의료기관에 공급한다는 사실을 몰랐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의 인정사실과 위 거시증거들에 의하면, 수사기관에서 피고 G는 '피고 회사는 자신이 공급한 산소가 병원으로 납품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Q 역시 '피고 회사는 자신들이 충전한 공업용 산소가 병원에 들어가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진술한 점, K의 자동차에는 K가 판매하는 산소가 병원으로 들어간다는 취지의 홍보문구가 적혀 있었고, 피고 회사의 직원들은 쉽게 위 홍보문구를 볼 수 있었던 점, M의 근무 기간, M과 피고 G의 관계, 당시 공업용 산소를 공급받는 의료기관이 많았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는 자신들이 충전한 공업용 가스를 피고 G가 의료기관에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적어도 판매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마. 소결론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발생에 있어 피고 E의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고, 피고 재단, 피고 G, 피고 회사는 각자의 업무상 과실이 경합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있으므로, 공동불법행위자인 위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 계산은 월 단위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의 금액은 버리고, 이 사건 의료사고일인 2015. 8. 8. 당시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가. 일실수입

(1) 평가요소

생년월일 : R생(사고시 연령 : 47세 3개월 19일), 성별 : 남자

가동연한 : 60세

사고발생일 : 2015. 8. 8.

기대여명 : 신체감정서 작성일인 2016. 4. 1.부터 8.58년 후인 2024. 10. 28.

가동기간 : 만 60세가 되기 전날인 2028. 4. 19.

소득 : 보통인부의 도시일용노임, 가동일수 월 22일

후유장애 및 노동능력상실률 : 100%

(2) 일실수입액 계산 : 242,403,274원(아래 일실수입 합계액 중 원고가 구하는 금액, 구체적인 계산은 아래 표 참조).

[인정근거]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부속부산백병원장에 대한 2016. 4. 4.자 신체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기왕치료비

2015. 8. 8.부터 2017. 4. 30.까지 사이에 지출한 치료비 합계 16,483,320원(갑 제10, 19호증).

다. 향후치료비

향후치료비와 같은 예상손해액은 변론종결 당시에 이미 예상기간이 지났다면 그 지난 부분의 손해는 실제로 발생한 손해에 한하여 배상을 받을 수 있는데(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68577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2017. 5. 1.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아래 항목에 대하여 치료비를 지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아래 향후치료비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17. 5. 17.부터 지출하는 것으로 본다.

(1) 비뇨기과 진료비, 소변검사비, 소변배양검사비, 방광염치료비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3개월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106,485원{= 23,910원(비뇨기과 진료비) + 10,413원(소변검사비) + 51,162원(소변배양검사비) + 21,000원(방광염 치료비)}

(다) 계산 : 2,536,270원

(2) 비뇨기과 혈액검사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6개월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85,020원

(다) 계산 : 1,017,570원

(3) 비뇨기과 방광조영술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2년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155,238원

(다) 계산 : 505,905원

(4) 비뇨기과 도뇨관 교체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1개월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36,925원

(다) 계산 : 2,629,702원

(5) 신경외과 입원비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18. 3. 30.까지 1개월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2,591,804원(= 31,101,650원1) / 12)

(다) 계산 : 25,725,209원

(6) 신경외과 외래 약물치료비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3개월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472,420원(= 1,889,680원2) / 4)

(다) 계산 : 11,252,146원

(7) 신경외과 혈액검사 등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3개월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150,461원{= 18,550원(혈액검사) + 4,910원(일반소변검사) + 46,161원(소변배양검사) + 46,210원(간기능 및 신기능검사) + 17,190원(전해질검사) + 17,440원(심전도검사)}

(다) 계산 : 3,583,695원

(8) 신경외과 흉부단순촬영 등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6개월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32,745원{= 19,165원(흉부단순촬영) + 13,580원(복부단순촬영)}

(다) 계산 : 391,911원

(9) 신경외과 두부MRI검사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2년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596,000원

(다) 계산 : 1,942,304원

(10) 신경외과 뇌파검사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1년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298,896원

(다) 계산 : 1,909,706원

(11) 신경외과 물리치료비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1개월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511,732원(= 6,140,784원3) / 12)

(다) 계산 : 36,444,222원

(12) 욕창치료 및 기타처치비용

(가) 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1개월 간격으로 지출

(나) 비용 : 83,333원(= 1,000,000원4) / 12)

(다) 계산 : 5,934,759원

(13) 향후치료비 합계 : 93,873,399원

[인정근거]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부속부산백병원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라. 보조구

(1) 내용 : 기저귀

(2) 기간(보조구 비용 지출기간) :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1개월 간격으로 지출, 원고들은 2016. 5. 1.부터 향후보조구 비용을 구하나 아래 기왕보조구 비용을 제외하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보조구 비용을 지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음

(3) 비용 : 109,500원(= 1,314,000원5) / 12)

(4) 계산 : 7,798,305원

(5) 기왕보조구 비용 : 241,000원(갑 제12호증)

(6) 합계 : 8,039,305원

[인정근거]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부속부산백병원에 대한 2016. 4. 4.자 신체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마. 개호비

(가) 개호기간 : 2015. 8. 8.(이 사건 사고일)부터 2024. 10. 28.(여명종료일까지)

(나) 개호인원 : 성인 남자 또는 여자 1인의 1일 8시간의 개호

(다) 기왕개호비 : 2,370,000원(갑 제11호증), 원고들은 2016. 5. 1.부터 2017. 5. 12.까지의 개호비를 구하나 갑 제11호증에 의하여 인정되는 비용을 제외하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개호비를 지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음

(라) 향후개호비 : 213,583,800원, 2017. 5. 17.부터 2024. 10. 28.까지 개호비용(구체적인 계산은 아래 표 참조)

(마) 총 개호비용 : 215,953,800원

[인정근거] 이 법원의 인제대부속부산백병원장에 대한 2016. 4. 4.자 신체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바. 위자료

(1) 참작사유 : 원고 A의 나이, 뇌손상을 입게 된 경위, 피고들의 과실 내용 및 정도, 원고 A과 나머지 원고들의 관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

(2) 인정금액

원고 A 5,000만 원, 원고 B 1,000만 원, 원고 C, D 각 500만 원

마. 소결

피고 재단, 피고 G, 피고 회사는 연대하여 원고 A에게 626,753,098원(= 재산상 손해액 576,753,098원 + 위자료 50,000,000원), 원고 B에게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C, D에게 각 위자료 5,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5. 8. 8.부터 위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6.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재단, 피고 G, 피고 회사에 대한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 E에 대한 청구 및 피고 의료법인 F, G, 주식회사 H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창모

판사 박상준

판사 최파라

주석

1)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부속부산백병원에 대한 2016. 4. 4.자 신체감정촉탁결과 연간 입원비 2)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부속부산백병원에 대한 2016. 4. 4.자 신체감정촉탁결과 연간 외래 약물치료비 3)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부속부산백병원에 대한 2016. 4. 4.자 신체감정촉탁결과 연간 물리치료비 4)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부속부산백병원에 대한 2016. 4. 4.자 신체감정촉탁결과 연간 욕창치료 및 기타처치비용5)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부속부산백병원에 대한 2016. 4. 4.자 신체감정촉탁결과 연간 기저귀 비용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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