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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법 2019. 12. 24. 선고 2018드단212159 판결
[사실상혼인관계존부확인] 항소[각공2020상,143]
판시사항

갑과 을은 교제를 시작한 후 약 4년간 동거해 왔는데, 갑이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갑자기 사망하자 을이 국민연금법에 정한 유족급여를 받기 위해 검사를 상대로 사실상혼인관계 존부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갑과 을 사이에 단순한 동거관계를 넘어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 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로 혼인 의사의 합치를 이루었다거나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형성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갑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

판결요지

갑과 을은 교제를 시작한 후 약 4년간 동거해 왔는데, 갑이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갑자기 사망하자 을이 국민연금법에 정한 유족급여를 받기 위해 검사를 상대로 사실상혼인관계 존부 확인을 구한 사안이다.

을이 갑과 정식으로 상견례를 하거나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없고, 최소한도로 을과 갑의 가족들이나 가까운 친척들이 인사하는 자리조차 없었으며, 갑의 가족모임 등 집안 대소사에 교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갑과 을 사이에 단순한 동거관계를 넘어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 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로 혼인 의사의 합치를 이루었다거나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형성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갑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이다.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혜담 담당변호사 박훈식)

피고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변론종결

2019. 11. 19.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원고와 망 소외 1(주민번호 생략) 사이에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한다.

이유

1. 주장의 요지

원고는, 망 소외 1(이하 ‘망인’이라고 한다)과 2014. 4. 28.경 혼인의 의사로 동거를 시작하여 그때부터 망인이 사망한 2018. 6. 21.까지 통상 부부와 같은 생활을 하여 왔으므로 원고와 망인 사이에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고, 따라서 원고는 국민연금법에 정한 유족급여를 받기 위해 그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한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으로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으면서도, 그 형식적 요건인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 부부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남녀의 결합관계를 말한다. 따라서 사실혼에 해당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동거 또는 간헐적인 정교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갑 제3, 4, 9, 11, 1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증인 소외 2, 소외 3의 각 증언에 의하면, 원고와 망인은 2013년경부터 교제를 시작한 사실, 망인은 어머니 집을 담보로 3,000만 원을 대출받아 2014. 4. 12. 부산 부산진구 ○○동 △△△△△아파트 □□□동 ◇◇◇◇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를 임차보증금 2,500만 원, 월차임 55만 원에 임차한 사실, 원고는 2014. 4. 28. 망인, 원고의 자녀와 사위와 함께 이곳으로 이사하여 망인이 사망한 2018. 6. 21.까지 동거한 사실, 망인은 2018. 6.경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2018. 6. 21. 갑자기 사망한 사실, 원고가 망인 내지 망인의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 다수 있고, 망인의 장례식 당시 원고를 망인의 배우자로 올린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아래에서 인정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앞서 원고가 제출한 자료와 인정 사실만으로는 원고와 망인 사이에 단순한 동거관계를 넘어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 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로 혼인 의사의 합치를 이루었다거나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형성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온 망인의 동생 소외 2는 “유족연금을 원고 측에서 하는 것은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추석 등 명절이나 모친 생신에 단 한 번도 오지 않았고, 가족모임이나 행사에 단 한 번도 참석을 하지 않았습니다. 형님이 데리고 오지도 않았고. 왜냐하면 서로 결혼할 사이였다면 당연히 데리고 왔을 텐데 데리고 오지 않았고, 누나 딸 결혼할 때 어떻게 데리고 왔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때 딱 1번 데리고 왔습니다. 그때 1번 온 게 다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

② 원고 사위 소외 3도 이 법정에서 망인에게 형제가 없는 줄 알았다가 장례식장에서 형제들이 있어 놀랐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위와 같이 원고는 망인과 정식으로 상견례를 하거나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없고, 최소한도로 원고와 망인의 가족들이나 가까운 친척들이 인사하는 자리조차 없었으며, 망인의 여동생 딸 결혼식 외에는 가족모임 등 집안 대소사에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소외 2 등 망인의 유족들은 장례식이나 부산 추모공원에서 원고를 망인의 배우자로 올리는 문제로 원고 측과 논란이 있었고, 실제 추모공원 명패를 만들기 위해 원고를 망인의 배우자로 올린 인쇄물을 출력하였다가 괜한 오해를 일으킨다고 생각해 다음 날 바로 취소하였다.[나아가 소외 2는 장례식에서 원고를 망인의 배우자로 올린 것(갑 제11호증)과 관련하여 ‘원고 자녀의 직장 결근 문제로 올려달라고 해서 일단은 병원에 와서 울고 그렇다고 하니까 할 수 없이 그렇다 저렇다 말없이 올려준 것’이라고 한다.]

⑤ 원고 측은 당초 이 사건 아파트 임차보증금을 받길 원하며 망인의 갑작스런 사망에 따른 병원 합의금이나 연금에는 욕심이 없다고 밝혀왔으나, 망인이 어머니 집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 등 망인의 채무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 망인의 상속인들이 상속한정승인을 신청하면서 이 사건 임차보증금마저 반환받지 못하자 이 사건 청구를 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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