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자 지급 약정이 있는 소비대차계약서에 대한 부당행위계산 부인
요지
무상 또는 시가보다 낮은 이율로 차입한 것이 아니라 당좌대월이자율인 연 11%보다 높은 연 13%의 이율로 차입하였으므로 인정이자 계상은 위법함
관련법령
법인세법 제52조 부당행위계산의 부인e
법인세법시행령 제87조 특수관계자의 범위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법인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구 법인세법시행령(1998. 5. 16. 대통령령 제157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제2항 제7호, 제47조 제1항, 제2항의 각 규정 등 특수관계자에 대한 금전대여 등과 관련한 부당행위계산 규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당해 법인에 당좌대월이자율보다 높은 차입금이 있지 않는 한 당해법인이 특수관계자에게 당좌대월이자율 또는 그 보다 높은 이자율을 정하여 금전을 대여한 경우에는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5두941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주식회사 ○○산업(이하 '○○산업'이라 한다)이 1995. 4. 4. 특수관계자인 원고에게 54억 5,400만 원(이하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을 이자율 연 13%로 정하여 대여하였다는 것인바, 기록에 의하면 1995. 4.경 국세청장이 정하는 당좌대월이자율은 연 13%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 무렵 ○○산업에 당좌대월이자율보다 높은 차입금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산업이 원고에게 당좌대월이자율과 같은 이율을 정하여 금원을 대여한 것을 가지고 금전의 무상 또는 저율의 대부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산업이 원고에게 이 사건 금원을 무상으로 대부한 것을 전제로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한다고 본 다음 그 부인 및 소득처분에 따른 이 사건 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에는 이유에 모순이 있거나 부당행위계산의 부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의 부인이라 함은 법인이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의 거래에 있어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인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같은 법 시행령에 열거된 제반 거래형태를 빙자하여 남용함으로써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회피하거나 경감시켰다고 하는 경우에 과세권자가 이를 부인하고 법령에 정하는 방법에 의하여 객관적이고 타당하다고 보여지는 소득이 있는 것으로 의제하는 제도로서, 경제인의 입장에서 볼 때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행위계산을 함으로 인하여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하는 것이고,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당해 거래행위의 대가만을 따로 떼내어 단순히 특수관계자가 아닌 자와의 거래형태에서는 통상 행하여지지 아니하는 것이라 하여 바로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거래행위의 제반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과연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거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4두372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산업 발행주식 240,000주 중 116,000주를 소유하면서 대표이사로서 ○○산업을 경영하는 한편 1992.경 ○○학원을 설립하고 그 이사장으로서 ○○대학교 설립을 추진한 사실, 원고는 ○○대학교 설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1995. 3. 8.경 ○○건설 주식회사(이하 '○○건설'이라 한다)에게 ○○산업의 주식 116,000주를 154억 5,400만 원에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건설 및 ○○산업과의 사이에 ○○산업의 법인세를 절감하기 위한 방편으로 ○○건설이 원고에게 주식대금 154억 5,4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에 갈음하여 ○○산업이 ○○학원에 154억 5,400만 원을 기부하되, 원고는 ○○학원의 이사장으로서 ○○산업에게 ○○학원 명의로 154억 5,400만 원 상당의 기부금출연증서를 교부하기로 약정한 사실, ○○산업은 위 약정에 따라 ○○학원에 1995. 3. 14. 50억원, 1995. 4. 1. 50억 원 합계 100억 원을 기부하였고, 원고는 ○○학원의 이사장으로서 ○○산업에게 합계 100억 원 상당의 기부금출연증서를 발행·교부한 사실, ○○산업은 1995. 4. 4. 위 약정에 따라 지급기일이 1996. 1. 8.로 된 이 사건 금원 상당의 약속어음 6장(이하 '이 사건 약속어음금'이라 한다)을 발행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고, 원고는 현동학원의 이사장으로서 ○○산업에게 ○○학원 명의의 발행일 1996. 1. 8.로 된 이 사건 금원 상당의 기부금출연증서를 발행·교부한 사실, 원고는 1995. 5. 9.경 금융기관으로부터 이 사건 약속어음을 할인받아 그 돈을 사용하였으나 ○○학원이 1995. 6. 25.경 재단법인 ○○○○병원과 합병되면서 원고가 ○○학원의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되는 바람에 ○○학원에 이 사건 금원을 기부하지 않았고, 그 결과 ○○산업으로 하여금 이 사건 금원과 관련한 회계처리 할 수 없게 된 사실, 이에 원고는 ○○산업으로 하여금 이 사건 금원과 관련한 회계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1996. 2. 6.경 ○○산업에게 원고가 1995. 4. 4. ○○산업으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변제기 1999. 1. 8. 이율 연 13%로 정하여 차용하였다는 내용의 소비대차계약서(갑 제7호증)를 작성하여 주는 한편, ○○산업과의 사이에 원고가 1999. 1. 8.까지 ○○○도 ○○시 지역에 새로 학교법인을 설립하면 ○○산업은그 학교법인에 이 사건 금원 및 그 때까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이자를 기부하되, 원고는 ○○산업에게 그에 상당하는 기부금출연증서를 교부하기로 하는 취지의 약정을 한 사실, 그 뒤 원고가 1999. 1. 8.까지 학교법인을 설립하지 못함으로써 위 약정이 지켜지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이 사건 금원은 ○○건설이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주식양수대금에 갈음하는 것이어서 원고가 이를 ○○학원에 기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산업에게 반환하여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할 것인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1996. 2. 6.경 ○○산업에게 위 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여 준 것은 원고가 새로 학교법인을 설립한 다음 ○○산업으로 하여금 그 법인에 이 사건 금원을 기부하는 것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산업이 이를 원고에 대한 대여금으로 회계처리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만큼, 원고가 ○○산업으로 하여금 이 사건 금원을 기부금으로 최계처리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해주지 못한데 따른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산업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금원 자체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거나 이 사건 금원에 대한 이자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 이 사건 금원의 거래와 관련한 제반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산업이 이 사건 금원에 대한 1996. 2. 6.자 소비대차계약 상의 이자채권을 행사하지 아니 한 것이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으로서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