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3노237 공직선거법위반
피고인
안○○, 대학교수
항소인
쌍방
검사
최○○(기소), 강OO, 서OO(공판)
변호인
변호사이○O, 서OO
법무법인 O○ 담당 변호사 이○O
법무법인 O○담당 변호사박O,조 OO,박 OO
원심판결
전주지방법원2013.11.7.선고2013고합96 판결
판결선고
2014. 3. 25.
주문
원 판 검 변 원 피고인 피고인 결 심판결 호은 에 선 심판결 을고 인 사 무죄 대한 파기.판결 한다.의최 전주 법무 법무 2014. 요지 변호사 OO를 법인 법인 지방 (3.이 기소 25. 공시 O ○)법원 OO ,○ O 한다 ,강이 주.서 담당 담당 OO 2013.11.7 OO -, 변호사 변호사 1서-. OO 유 문이 박( 선고 ○ O 공판 ,0조) 2013 OO 고합 ,박 96 OO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및 변호인(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① 후보자비방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의 만장일치 무죄 평결의 사실상 기속력을 무시한 위법이 있다. ② 원심판결은 후보자비방죄에서의 '비방' 및 '위법성조각'에 관한 판단의 전제로서 피고인의 트위터 게시물의 허위성에 관한 입증책임의 법리를 오해하고 허위성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 ③ 피고인의 트위터 게시물의 내용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방'이라 볼 수 없음에도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고 후보자비방죄에서의 비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를 비방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④ 원심판결은 피고인이 위법성조각 사유로 주장하는 공익목적은 명목상 동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으나, 이는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 위법성조각사유의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⑤ 원심판결은 허위사실공표의 점과 후보자비방의 점을 상상적 경합 관계로 판단한 법리오해가 있다.
나. 검사(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
① 허위사실공표죄와 관련하여 원심판결은 범의의 인정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를 부정하고 이를 무죄로 판단한 위법이 있다. ② 후보자비방죄와 관련하여 원심판결은 배심원 평결의 효력 및 선고유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피고인에게 지나치게 가벼운 형을 선고한 잘못이 있다 .
2.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제18대 대통령선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사람인바, 위 선거운동기간 중인 2012. 12. 초순경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위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위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나타나는 상황이었다.
이에, 피고인은 "보물 제569-4호로 지정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이 청와대에서 행방불 명되었다" 는 내용으로 2011. 10. 30. 방영된 MBC '시사매거진 2580' 방송내용 중 박근혜 후보와 관련된 부분이 있었음을 상기하고, 사실은 위 유묵이 1976년 청와대에 기증된 이후 여러 차례 정권이 교체되고 청와대가 신축되고 문화재청의 관리실태 점검 소홀까지 겹쳐 그 행방이 묘연하던 가운데, 문화재청에서 청와대측, 안중근의사숭모회측, 박근혜 국회의원측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그 소재를 파악하였으나 확인되지 아니하여 결국 2011. 11. 문화재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재불명 문화재' 로 공고하게 되었고, 안중근의사숭모회측도 객관적인 근거 없이 그 발간 자료에 과거 위 유묵의 소장자를 박근혜 후보로 기재하였다가 2010년 다시 청와대로 변경하는 등 일관되지 않았으며, 박근혜 후보측도 위 방송 취재기자 및 문화재청의 조사자에 대하여 위 유묵을 소장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2005. 10. 30. 방영된 MBC '일요일 일요일 밤 에' 프로에 박근혜 후보가 출연하기는 하였으나 당시 위 유묵을 소개하고 뜻풀이를 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이 위 유묵을 '소재불명' 이 아닌 '도난당한' 문화재라고 발표하였다고 위 유묵의 상태를 호도하는 한편, 안중근의사숭모회 발간 도록의 위 유묵 소장자 표기 내용 중 과거 일정기간 박근혜 후보가 소장자로 표기된 사실만 부각하여 그것이 안중근의사숭모회의 유일한 입장인양 과장하면서 문화재청에서 '소재 불명'이라고 발표한 시점과의 선후관계를 뒤바꾸어 마치 박근혜 후보가 위 안중근 의사 유묵을 훔쳤거나 훔친 유묵을 소장하고 있다는 취지로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비하하는 글을 게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렇듯 피고인은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을 하락시켜 위 선거에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2012. 12. 10. 02:26 인터넷에 접속하여 피고인의 트위터에 "보물 제569-4호 안중근 의사 유묵 누가 훔쳐갔나? 1972년 박정희 정권 때 청와대 소장, 그 이후 박근혜가 소장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문화재청에서는 도난문화재라고 한다"라는 글을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2012. 12. 10 .부터 같은 해 12. 11.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7회에 걸쳐 박근혜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훔쳐서 소장하고 있거나 유묵 도난에 관여하였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 글을 게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통신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하도록 후보자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함과 동시에 후보자를 비방하였다.
3.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1) '사실'의 공표 해당 여부
이 사건 17개의 트위터 게시물은 피고인의 단일한 범의하에 시간적으로 근접하고 전체적으로 상호 연관되어 '박근혜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이 사건 유묵의 도난에 관여하였다거나 도난된 유묵을 소장하였다' 는 사실을 전제하거나 암시한 것이어서 전체적으로 보아 위와 같은 내용의 1개 사실을 포괄하여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허위사실공표죄 성부의 판단 대상인 공표된 사실에 해당한다.
2) '허위' 의 사실인지 여부
'박근혜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이 사건 유묵의 도난에 관여하였다거나 도난된 사실은 수사결과나 재판 등에 의하여 확정되지 아니한 진위불 명의 사실로서 이러한 의혹을 제기하는 피고인이 입증책임 분배원칙에 따라 위 진위불 명의 사실이 진실하다는 점을 소명하여야 하는데,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시한 자료만으로는 이 점이 소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결국 위 진위불명의 사실은 법률적으로 허위사실에 해당한다.
3) 허위성에 관한 '인식' 여부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소로서 '박근혜 후보가 안중근의사의 이 사건 유묵의 도난에 관여하였다거나 도난된 유묵을 소장하였다'는 사실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시한 소명자료의 출처와 내용, 인지경위 및 여전히 위 사실의 진위가 불명인 상태인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위 공표 무렵에 추가적으로 진위 확인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에 대한 허위 인식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허위사실공표죄 위반 부분은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므로 무죄이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피고인의 트위터 게시물에서 공표 내지 적시된 '사실' 의 의미가 ) 쟁점의 정리위터 게시물(이하 이를 '이 사건 게시물'이라 한다 )에서 공표 내지 적시된 사실의 의미에 관하여, '적어도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하고 있었을 것으로 믿을만한 객관적 자료가 많고, 한편 문화재청 홈페이지의 자료에 의하면 이 사건 유묵이 도난문화재로 공시되어 있으므로, 박근혜 후보가 직접 이 사건 유묵의 행방에 관하여 책임있게 해명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박근혜 후보가 도둑으로 오인될 수 있다' 는 의미로, 공소사실과 같이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훔쳐서 이를 소장하고 있다거나 유묵의 도난에 관여하였다' 는 취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검사의 공소사실은 이 사건 게시물은 '박근혜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훔쳐서 소장하고 있거나 유묵 도난에 관여하였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 글이라고 되어 있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같은 취지로 이 사건 게시물은 전체적으로 상호 연관되어 '박근혜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의 도난에 관여하였다거나 도난된 유묵을 소장하였다' 는 사실을 전제하거나 암시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사건 게시물에서 공표 내지적시된 사실의의미에 관하여 피고인의 주장과 검사의 공소사실 및 원심의 판단이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사실의 의미는 ① 허위사실공표죄의 대상이 되는 사실의 특정, ② 후보자비방죄의 위법성조각 요건으로서 적시된 사실의 진실성 등 이 사건의 쟁점 전반에 관한 전제가 된다고 할 것인바,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 관련 법리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의 허위사실공표죄 및 같은 법 제251조 본문에서 말하는 '사실'이란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가진 것이면 충분하고, '사실' 의 공표 내지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며, 그 표현 내용이 증거에 의한 증명이 가능한 것을 말한다.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공표 내지 적시인지 아니면 의견이나 추상적 판단의 표현인지의 구별은 단순히 사용된 한 구절의 용어만에 의하여 구별할 것이 아니라 선거의 공정을 보장한다는 입법취지를 염두에 두고 그러한 표현을 둘러싼 모든 사정, 즉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표현 전체의 내용,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표현의 경위 · 전달방법 · 상대방, 표현 내용에 대한 증명가능성, 표 현자와 후보자의 신분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한편 의견표현과 사실의 적시가 혼재되어 있는 때에는 이를 전체적으로 보아 사실을 공표 내지 적시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의견표현과 사실의 공표 내지 적시 부분을 분리하여 별개로 범죄의 성립 여부를 논할 수는 없다. 또한 의견이나 평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진실에 반하는 사실에 기초하여 행해지거나 의견이나 평가임을 빙자하여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방법으로 허위사실을 암시하는 경우에도 위 죄가 성립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08도11847 판결,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4227 판결 등 참조) .
다 ) 판단
이러한 법리들에 기초하여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피고인이 트위터에 게재한 총 17개의 이 사건 게시물에는 비록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훔쳐서 소장하고 있거나, 유묵의 도난에 관여되어 있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한 내용은 없고, 위 글 중 일부는 피고인이 박근혜 후보에게 이 사건 유묵의 소장 경위나 도난 경위의 해명을 촉구하는 내용도 있어 그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의 의견표명으로 볼 만한 사정도 있기는 하나, ① 이 사건 게시물의 주요 내용은 1976년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 이 사건 유묵이 청와대에 기증되었는데, 현재 이 사건 유묵이 청와대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되어 있으며, 박정희 정권 이후부터 적어도 2011년까지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하고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은 안중근의사기념관,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이하 '안중근의사숭모회'라고만 한다 ) 의 각 기록 내지 도록과 문화재청 홈페이지 등을 근거로 들며 '안중근 기념관의 모든 도록에는 그 소장자가 박근혜로 나와 있다', '2011년까지 박근혜 소장이라는 확증이 있다...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안중근의사숭모회의 기록이다'라는 표현을 더하여 위와 같은 전제사실에 신빙성이 있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한 점, ③ 2011. 10. 30. 경 'MBC 시사매거진 2580'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 유묵의 행방을 주제로 하여 방송이 된 사실은 있으나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물을 게재한 시기는 그로부터 1년 이상이 경과한 시점으로서 일반 대중들은 이 사건 유묵의 소장자 내지 존재 자체에 관하여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지금 박근혜 후보가 도둑이 될 처지에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안중근 의사 글씨를 사랑하는 딸의 방에 걸어두었는지, 아니면 전두환이 소녀가장에게 6억을 건넬 때 덤으로 국가의 보물한 점을 끼워주웠는지...', '박근혜 후보님, 혹시라도 도난 문화재인 보물 제569-4호 안중근 의사 유묵을 이 기회에 국가에 돌려주실 생각이 없는지요?..',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온 일이 없는데 왜 소장자가 박근혜로 되어 있었는지 그걸 답해 달라는 겁니다'라는 등의 표현을 사용한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게시물은 그 전체적인 취지가 과거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에 청와대에 기증되었던 이 사건 유묵을 박근혜 후보가 청와대를 나오면서 가지고 나왔다는 것이고, 위와 같은 단일한 주제 아래 시간적으로 연속되어 작성된 것으로서, 결국 피고인은 애초부터 이 사건 유묵을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온 적이 없다는 취지의 박근혜 후보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트위터에 의혹 제기의 방식을 통하여 간접적이고 우회적으로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와 이를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그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거나, 적어도 이 사건 유묵의 도난에 박근혜 후보가 관련되어 있다' 는 '사실' 을 암시함으로써 유권자들로 하여금 그와 같은 의혹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사실을 표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
2) 이 사건 게시물에서 공표 내지 적시된 '사실' 의 허위성 여부가 ) 관련 법리
(1)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의 허위사실공표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검사가 공표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것이 필요하고,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허위사실공표죄가 성립할 수 없는데, 위 증명책임을 다하였는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어느 사실이 적극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증명은 물론 그 사실의 부존재의 증명이라도 특정기간과 특정장소에서의 특정행위의 부존재에 관한 것이라면 적극적 당사자인 검사가 이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하여야 할 것이지만, 특정되지 아니한 기간과 공간에서의 구체화되지 아니한 사실의 부존재를 증명한다는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반면 그 사실이 존재한다고 주장, 증명하는 것이 보다 용이한 법이므로 이러한 사정은 검사가 그 입증책임을 다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의혹을 받을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에 대하여 의혹을 받을 사실이 존재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진다고 할 것이며, 검사는 제시된 그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의 입증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이 때 제시하여야 할 소명자료는 위의 법리에 비추어 단순히 소문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허위성에 관한 검사의 입증활동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정도의 구체성은 갖추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소명자료의 제시가 없거나 제시된 소명자료의 신빙성이 탄핵된 때에는 허위사실 공표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도2627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08도11847 판결 등 참조). (2) 다만,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다소 차이가 있거나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에서 말하는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11. 6. 24. 선고 2011도3824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9도26 판결 참조).
나 ) 판단,
(1)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은수사기관에서, 2011. 10. 30.경 방송된'MBC 시사매거진 2580' 프로그램에서 문화재청 관리기록상 청와대가 소유자로 되어 있는 이 사건 유묵 이 현재 청와대에 소장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소재를 알 수 없다는 내용의 방송을 보고 이 사건 유묵의 소재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되면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한 결과 박근혜 후보가 청와대를 나오면서 당시 청와대에 소장되어 있던 이 사건 유묵을 가지고 나와 이를 소장하여 왔던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그 경위를 밝혔고 관련 소명자료를 제출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증거기록 204쪽 이하). ① 1976.3.17. 이00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던 이 사건유묵을 청와대에 기증하였는데, 위 기증 당시 박근혜 후보가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었고, 그 후 1980년경 박근혜 후보는 청와대에서 신당동 자택으로 이사하였다. ② 한편 1983. 4. 7. 문화재청의 문화재 보존관리 실태조사 결과 이 사건 유묵의 현품을 확인하지 못하였고, 현재 문화재청 홈페이지에도 이 사건 유묵이 도난문화재로 공시되어 있다. ③ 그런데, 1993. 2. 13.자 세계일보 기사, 2001. 9. 2. 안중근의사기념관이 발간한 <대한국인 안중근>(편저인 윤00) 도록1), 2004년 안중근의사숭모회 학술연구지에 윤00 교수가 발표한 '안중근 유묵과 친필' 논문, 2005. 3. 중국 흑룡강 조선민족 출판사가 발간한 〈安重根 和哈爾濱> 도록, 2009년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가 편찬한 < 안중근 역사 연구의 기초> 중 윤00 교수가 집필한 '안중근 의사의 저술과 유묵' 부분, 2010. 1. 7. 자국방일보 온라인판 기사 등 다수의 문헌 내지 기사에 이 사건 유묵의 소장자가 '박근 혜'로 기재되어 있고, 2010년 안중근의사숭모회가 발간한 〈대한국인 안중근 - 사진과 유묵으로 본 안중근 의사의 삶과 꿈>(안중근의사기념관 관장 김00 엮음)에는 이 사건 유묵이 '원 박근혜 소장이었으나 현재는 청와대가 소장'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④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박근혜 후보가 청와대를 나오면서 이 사건 유묵을 가지고 나와 이를 소장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⑤ 그러나 MBC 시사매거진 2580 프로그램에서 박근혜 후보측은 청와대에서 이 사건 유묵을 가지고 나온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하였 던바,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하고 있음에도 그 반환을 거부하고 있거나 이 사건 유묵의 소재불명에 관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는 것이다.
(나) 검찰은 피고인이 제출한자료들의작성자들로부터 이 사건유묵의 소장자가 '박근혜'라고 밝힌 근거에 대하여 확인한 결과, ① 이들이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의 실물을 소장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은 아니고 대부분 기존의 문헌에 소장자가 '박근혜'로 기재되어 있는 것을 그대로 옮긴 것이며, ② 그들이 확인하였다는 문헌들의 출처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세계일보 기자 이00가 1993. 2. 13.자 세계일보 기사의 작성 당시 안중근의사숭모회에서 1990년경 발간한 도록의 기재를 보고 안중근 의사숭모회에 직접 문의를 하였는데 담당자가 그와 같은 내용을 고증했다고 하여 그 말을 믿고 기사를 작성하였던 것이고 다만 구체적으로 그 내용을 어떻게 고증했는지는 확인해 보지 않았다는 것까지가 최종적으로 확인되며(증거기록 149쪽), ③ 한편 안중근 의사숭모회에 위 내용을 문의한 결과 1990년경에 발간한 도록은 현재 보관되어 있지 않고, 당시 담당직원들이 누구인지 모르며 당시 근무하였던 숭모회 직원들 중 현재까지 근무하는 사람은 없다고 확인되어(증거기록 150쪽) 더 이상의 추가 조사는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다) 한편 검찰은 이 사건수사를진행하면서문화재청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송부받았는데, 그 중 문화재관리국 전문위원, 직원이 1983. 4. 7. 작성한 이 사건 유묵에 대한 문화재 보존관리 실태조사서에는 '안중근의사기념관장( 이00)의 말에 의하면 박근혜에게 소장되었다고 하며 안중근의사기념관으로 옮기려고 교섭한바 응할 뜻을 밝혔다'는 메모가 수기로 기재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황00는 당시 자신이 이러한 메모를 기재한 것은 맞고, 다만 이러한 말을 하였던 사람이 이00인지 아니면 기념관 직원 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취지로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진술하였다. 그런데, 당시 안중근의사기념관장이었던 이00은 1991년경 사망하여 현재 이00에게 1983년경 박근혜 후보측으로부터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하고 있고 이를 안중근의사기념관에 기증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라) 이 사건 유묵에 관한문화재청의 관리실태는다음파같다. 이 사건 유묵은 1972. 8.16.보물제569-4호로 지정되었고, 1976. 3.17.경청와대에 기증되면서 그 소유 · 관리자가 청와대로 등록되었다. 그 후 1983. 4. 7.경 문화재 보존관리 실태조사를 실시하였으나 당시 청와대를 상대로 실질적인 조사를 하지 못하여 이 사건 유묵의 현품을 확인하지 못하였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 사건 유묵의 현품 확인절차를 거치지 못하고 있다가 2010. 9.경 청와대측으로부터 이 사건 유묵의 현품이 없다는 답변을 듣게 되었다. 그러던 중 관련 자료 및 언론보도 등에서 이 사건 유묵의 소장자가' 박근혜' 로 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2011. 3.경 두 차례에 걸쳐 박근혜 후보측에 그 여부를 확인하였으나 박근혜 후보측으로부터도 역시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 후 2011. 10. 20.경 다시 청와대측으로부터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듣게 되었고, 결국 위와 같은 조사 결과에 따라 2011. 11. 1.경 이 사건 유묵을 소재불명 문화재로 공시하였다.
(마) 현재 이 사건유묵의 소재에 관한문화재청의 공식적인입장은'소재불 명'이다. 다만 문화재청 홈페이지에는 '도난문화재'와는 별도로 '소재불명 문화재'를 공시하는 항목이 없어 이 사건 유묵은 문화재청 홈페이지 '도난문화재정보' 항목에 공시되어 있다. 즉, 문화재청 홈페이지 출력물을 살펴보면(증거기록 45 내지 47쪽, 207쪽), 문화재청 홈페이지에는 '도난문화재정보'라는 항목의 페이지가 있고, 이 사건 유묵에 대하여 세부 항목으로 '도난문화재명' 이 "[소재불명] 안중근의사 유묵 치악의악식자부족의 1점"으로 되어 있는 게시물(게시번호 527번) 이 게재되어 있으며,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 "도난일자 미정", "도난장소 서울 종로구 세종로 1 청와대 " 가 기재되어 있음이 확인된다.
(2) 이러한 사실들을 앞선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공표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이 '입증'되었는지를 본다 .
(가) 먼저 이 사건 유묵은'소재불명'임에도'도난'된 것이라는 부분에 관하여 보면, 문화재청의 공식적인 입장은 이 사건 유묵은 '소재불명'이라는 것이고, 다른 문화재들의 경우 문화재명에 "[도난]"이라고 부기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이 사건 유묵의 문화재명에는 " 소재불명]"이라고 부기되어 있기는 하나,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은 일반적으로 문화재청이 이 사건 유묵을 '도난문화재' 로 공시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인식은 시인이자 대학교수인 피고인의 관점에서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할 것이며, 문화재청 홈페이지의 내용을 '이 사건 유묵이 도난되어 현재 소재불명'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는 피고인의 변소도 수긍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다소 차이가 있거나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물에서 '소재불명'을 '도난'이라고 적시하였다고 하여 이를 허위의 사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박근혜 후보가 청와대에서 이 사건 유묵을 가지고 나와 최근까지 이를 소장하고 있었다' 는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① 피고인이 제시한 소명자료들은 언론기관이나 안중근 의사의 업적에 관한 지명도 있는 기관 · 단체가 작성한 기사 내지 문헌으로서 그 내용에 이 사건 유묵의 소장자가 '박근혜'로 명기되어 있으며 당해 소명자료가 작성된 시점 또한 특정되어 있어 그 신빙성의 탄핵에 관한 검사의 입증활동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구체적인 자료라고 할 것인데, 다만 그 작성자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 소명자료들의 근원이 된 것으로 보이는 '1990년 안중근의 사숭모회 발간 도록'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더 이상 조사가 진척되지 못하였던 점(이에 대하여 검사는 피고인이 제시한 소명자료들은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한 시점, 장소 등을 전혀 특정하지 아니하여 박근혜 후보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디에서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하여 왔다는 것인지를 알 수 없으므로 신빙성의 탄핵에 관한 검사의 입증활동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정도의 구체성을 갖춘 소명자료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이 부분 적시 내용의 핵심은 박근혜 후보가 최근까지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하였다는 것이지 취득 시점 및 경위에 중점이 있다고 할 수는 없고, 피고인이 제시한 당해 기사 내지 문헌들은 그 작성자와 작성 일시가 특정되어 있어 소장 시점은 당해 기사 내지 문헌들의 작성 일시로 특정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이 사건 유묵의 크기, 형태를 감안하면 소장 장소는 소명자료의 허위성 입증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실제 검찰에서 작성자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다만 결과적으로 더 이상의 추적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봉착하게 된 것일 뿐인바, 이를 이유로 피고인이 제시한 소명자료들을 검사의 탄핵조사가 불가능한 자료라고 할 수는 없다), ② 더구나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문화재청으로부터 송부받은 이 사건 유묵에 대한 1983. 4. 7.자 문화재 보존관리 실태조사서에는 당시 조사자인 문화재관리국 직원 황00가 수기로 기재한 '안중근의사기념관장(이00)의 말에 의하면 박근혜에게 소장되었다고 하며 안중근의사기념관으로 옮기려고 교섭한바 응할 뜻을 밝혔다' 는 메모가 확인되는바, 비록 위 실태조사서는 피고인이 소명자료로 제출한 것은 아니나 이 또한 이 사건 공판과정에 증거로 제출된 만큼 피고인의 적시 내용에 관한 소명자료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수사 결과 위 실태조사 당시 안중근의사기념관장이었던 이00 이 현재 사망하여 더 이상 그 기재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점(검사는 이에 대하여 그 후 이 사건 유묵의 기증에 관한 문화재관리국이나 안중근의 사기념관의 후속 조치가 이루어졌다는 사정이 드러나지 아니한 만큼 위 메모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메모가 허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 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적시 내용에 관하여 제시한 소명자료의 신빙성이 탄핵되었다고 할 수는 없고, 이에 더하여 ③ 이 사건 유묵이 소재불명으로 공시되기 전까지 달리 다른 기관이나 사람이 이를 소장하고 있었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는 점(비록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 중 이 사건 유묵의 소장자에 관하여, 2009년 예술의 전당 발간 의거 순국 100년 안중근> 도록에는 '청와대 소장'으로, 2010년 안중근의사숭 모회 발간 <대한국인 안중근 - 사진과 유묵으로 본 안중근 의사의 삶과 꿈 > 도록에는 '원 박근혜 소장이었으나 현재는 청와대가 소장'으로 각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2009년 예술의 전당에서 '안중근 순국 100주년 기념 전시회'를 담당했던 이00은 수사기관에서 '안중근의사숭모회가 2001년 발간한 도록 등을 근거로 이 사건 유묵의 소장 여부를 박근혜 후보측에 문의하였으나 소장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듣고 청와대측에도 그 소장 여부를 문의하였으나 역시 소장하고 있음을 확인하지 못하여 결국 문화재청의 대장상 당초 이 사건 유묵의 소장자로 기재되어 있던 청와대를 이 사건 유묵의 소장자로 표기하였다' 고 진술하였고, 2010년 안중근의사숭모회 발간 책자를 담당한 김00은 원심 법정에서 '위와 같은 이00의 진술을 바탕으로 이 사건 유묵의 소장자를 기존 박근혜 후 보자에서 청와대로 변경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문헌들의 작성자가 이 사건 유묵의 소장자를 청와대로 표기한 경위에도 객관적인 근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한 문화재청에서도 1983. 4. 7.경 실태조사 당시 청와대에서 이 사건 유묵의 현품이 확인되지 아니한 이래로 현재까지 청와대에 이 사건 유묵이 소장되어 있지 않다고 확인한 만큼, 위 자료들 역시 피고인이 제시한 소명자료들의 신빙성을 탄핵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을 종합하여 본다면, 피고인이 적시한 내용은 현재로서는 ' 진위불명'일 뿐 허위성이 입증되었다고까지 볼 수는 없다.
(3) 그렇다면, 소재불명인 이 사건 유묵에 대하여 박근혜 후보측이 MBC 시사매거진 2580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 유묵을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온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을 두고, 피고인이 관련 자료에 기초하여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와 이를소장하고 있으면서도 그반환을 거부하고 있다거나, 적어도 이 사건 유묵의 도난에 박근혜 후보가 관련되어 있다' 는 취지로 공표한 것은, 이 사건 게시물을 전체적으로 볼 때 입증책임의 법리상 '진위불명' 일 뿐 그 허위성이 입증되었다고 할 수는 없고, 비록 피고인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프로그램에서 박근혜 후보가 자신의 집에서 이 사건 유묵의 뜻풀이를 하며 소개를 한 사실이 있는 것처럼 트위터 글을 게시하는 등 이 사건 게시물에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공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이는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다소 차이가 있거나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는 경우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
3) 소결론
따라서,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의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여 무죄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은 결과적으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고의의 인정 여부에 관한 검사의 항소 이유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다.
3. 후보자비방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1) '사실' 의 적시 해당 여부
이 사건 게시물은 피고인의 단일한 범의하에 시간적으로 근접하고 전체적으로 상호 연관되어 '박근혜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이 사건 유묵의 도난에 관여하였다거나 도난된 유묵을 소장하였다' 는 사실을 전제하거나 암시한 것이어서 전체적으로 보아 위와 같은 내용의 1개 사실을 포괄하여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후보자비방죄 성부의 판단 대상인 적시된 사실에 해당한다. 2 ) 후보자비방죄의 성부 -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 비방, 위법성조각 관련이 사건 게시물의 적시 내용은 대통령 후보로서의 능력이나 자질과 직접 관련이 없는 도덕적 흠집을 내는 것으로서 이 사건 공표 당시 피고인의 지위, 당시 대통령 선거 상황, 공표 시점, 공표 전후 피고인의 행적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대통령 후보 자격의 검증이라는 공익목적은 명목상 동기에 불과하고, 박근혜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위 후보를 비방한 것이어서 법이 허용하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사실' 의 적시 해당 여부
앞서 허위사실공표의 점에 관한 판단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게시물은 그 전체적인 취지가 과거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에 청와대에 기증되었던 이 사건 유묵을 박근혜 후보가 청와대를 나오면서 가지고 나왔다는 것이고, 위와 같은 단일한 주제 아래 시간적으로 연속되어 작성된 것으로서, 결국 피고인은 애초부터 이 사건 유묵을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온 적이 없다는 취지의 박근혜 후보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트위터에 의혹 제기의 방식을 통하여 간접적이고 우회적으로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와 이를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그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거나, 적어도 이 사건 유묵의 도난에 박근혜 후보가 관련되어 있다' 는 '사실'을 암시함으로써 선거인들로 하여금 그와 같은 의혹을 갖기에 충분한 사실을 표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 2 )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의 유무 및 이 사건 게시물의 내용이 비방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공직선거법 제251조 본문의 후보자비방죄에서 말하는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은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다 할 것이고,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후보자 또는 경쟁 후보자와의 인적 관계,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1도168 판결 등 참조).
한편, 공직선거법 제251조의 후보자비방죄에서 정한 '비방'이란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을 깎아내리거나 헐뜯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9도1936 판결 등 참조).
나 ) 판단
이러한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은 트위터에 이 사건 게시물을 게재할 당시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후보로서 박근혜 후보의 경쟁자인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이 사건 이전 및 그 이후에도 문재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선거운동을 한 점, 피고인이 트위터에 게재한 이 사건 게시물의 주요 내용은 보물로 지정된 국가문화재인 이 사건 유묵이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 청와대에 기증되었다가 이후 박근혜 후보가 청와대를 나오면서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하고 있고, 현재 이 사건 유묵이 도난문화재로 되어 있어,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소장하고 있음에도 그 반환을 거부한다거나 유묵의 도난에 관여되어 있다는 취지로, 박근혜 후보의 인격적 가치 등에 관한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내용에 해당하는 점, 피고인은 제18대 대통령 선거일(2012. 12. 19.)을 불과약 일주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틀에 걸쳐 위와 같은 글을 반복적으로 게재한 점, 피고인이 자신의 이름으로 개설한 트위터에 게재한 글은 불특정 다수인이 읽을 수 있어 그 전파성이 높은 점, 실제 이 사건 글을 읽은 네티즌들이 이 사건 각 글의 댓글란에 '일본인들조차 소중히 여기는 안중근의 유묵을 개인이 소장하고도 모른다구? 그러니 2580팀도 해체하고 싶었던 게야', '아니 이런 xxx...!!! 악질 친일파 따위가 안중근 의사의 작품에 손을 대??? 도대체 이 집안의 ㅈㄹ은 언제 멈추는 거야!!!', '하여튼 장물에는 일가견이 있다니깐...', '헐, 보물도 장물... 그럼 장물 아닌 게 뭔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진실로', '친일 뉴라이트 핵심 박근혜에게 항일장군 안중근 의사는...(중략)...19일 투표로 심판하고 장물은 환수, 장물애비는 법으로..'라는 등의 댓글을 달아 이 사건 게시물의 내용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반응을 보인 점 등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물을 게시한 동기, 목적, 내용, 표현 수단, 전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게시물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사회적 평가에 불리한 영향을 미쳐 박근혜 후보를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공직선거법 제251조 본문이 정하는 '비방' 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에게 박근혜 후보가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된다.
3)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에 의한 위법성조각 여부
가) 관련 법리
(1) 공직선거법 제251조 본문에 해당하는 후보자비방 행위라 하더라도 적시된 사실이 진실에 부합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같은 조 단서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바, 여기서 적시된 사실이 진실에 부합한다 함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 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면 족한 것이고 세부에 있어 약간의 상위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며,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반드시 공공의 이익이 사적 이익보다 우월한 동기가 된 것이 아니더라도 양자가 동시에 존재하고 거기에 상당성이 인정된다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4. 10.27. 선고 2004도3919 판결 등 참조),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를 적용함에 있어. 적시한 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4.23. 선고 96도519 판결 등 참조).
(2) 특히, 민주주의 정치제도 하에서 언론의 자유는 가장 기초적인 기본권이고 그것이 선거과정에서도 충분히 보장되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는데, 공직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의 공직담당적격을 검증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중요한 일이므로 그 적격검증을 위한 언론의 자유도 보장되어야 하고, 이를 위하여 후보자에게 위법이나 부도덕함을 의심케 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허용되어야 하며, 공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이라 하여 그에 대한 의혹의 제기가 쉽게 봉쇄되어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근거가 박약한 의혹의 제기를 광범위하게 허용할 경우 비록 나중에 그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더라도 잠시나마 후보자의 명예가 훼손됨은 물론 임박한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오도하는 중대한 결과가 야기되고 이는 오히려 공익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되므로 후보자의 비리 등에 관한 의혹의 제기는 비록 그것이 공직적격 여부의 검증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무제한 허용될 수는 없고 그러한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어야 하며, 이때 의혹사실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진다고 할 것이고, 그러한 소명자료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달리 그 의혹사실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허위사실 공표로서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인 반면, 제시된 소명자료 등에 의하여 그러한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사후에 그 의혹이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하여 이를 벌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3. 2. 20. 선고 2001도613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08도11847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후보자비방죄의 위법성조각과 관련하여 적시한 사실의 진실성 및 당해 후보자에 대한 공무담임자로서의 적격성 검증이라는 공공의 이익과 당해 후보자를 낙선시키려는 피고인의 사적인 이익 사이의 상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할 것이다.
나 ) 판단
이러한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①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물을 통해 적시한 '박근혜 후보가 이 사건 유묵을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와 이를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그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거나, 적어도 이 사건 유묵의 도난에 박근혜 후보가 관련되어 있다'는 내용은 '진위불명'으로서 그것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물에 관한 근거로 제출한 소명자료들은 언론기관이나 안중근 의사의 업적에 관한 지명도 있는 기관 · 단체가 작성한 구체적인 자료로서 위와 같은 자료의 신빙성에 관한 검찰의 탄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만큼 피고인으로서는 이를 진실로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게시물에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공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이는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다소 차이가 있거나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는 경우에 불과하다고 할 것인 점, ②② 피고인은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박근혜 후보자의 경쟁후보자였던 문재인 후보자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고, 이 사건 게시물의 게재 시점, 방식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박근혜 후보자를 낙선시키고자 하는 사적 이익이 그 주요한 동기가 되었을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고 할 것이지만, 안중근 의사가 우리 국민들에게 갖는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 그에 따라 보물로 지정된 이 사건 유묵의 가치, 이에 더하여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지위와 책임을 갖는 공무담임자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국가관, 신뢰성 등의 덕목을 감안할 때 구체적 소명자료를 기초로 이 사건 유묵을 박근혜 후보가 소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혹 제기는 소재불명 상태에 있는 이 사건 유묵의 현존 확인은 물론 유권자들에게 박근혜 후보에 대한 대통령으로서의 공무담임 적격성을 가늠하는 데에 유용한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적절한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하려는 공공의 이익도 중요한 동기가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여기에 공직선거에 입후보한 자는 이미 공인으로서 그에 대한 사실은 유권 자에게 알려져 비판과 감시의 대상이 되고 투표의 판단자료로 제공되는 것은 공익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고, 후보자의 사생활 및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는 비방행위라고 하더라도 공직선거에 있어서 유권자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를 도모한다는 공공의 이익에 의하여 일정한 요건 하에 그러한 비방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용인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주관적 동기의 공익성을 보다 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는 점을 더하여 보면 사적 이익과 공공의 이익 사이에 상당성도 인정되는바, 피고인의 이 사건 게시물 게재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가 규정하는 위법성조각의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봄이 상당하다.
4) 소결론
따라서, 후보자비방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의 공소사실은 위법성이 조각되어 무죄라고 할 것이고,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판결은 후보자비방죄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인바,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다.
5. 결 론
그렇다면, 허위사실유표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무죄부분) 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고, 원심판결 중 후보자비방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유죄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나, 허위사실유포와 후보자비방의 공소사실이 상상적 경합2) 관계에 있어 하나의 판결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전부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의 평결 기속력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이나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2항 기재와 같은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은 제3항에서 살핀 바와 같이 범죄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후보자비방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은 제4항에서 살핀 바와 같이 위법성이 조각되어 죄가 되지 아니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임상기 (재판장)
김세용
이수환
주석
1) 당시 피고인은 발간자를 '안중금의사숭모회'로 밝혔으나, 이는 단순히 착오로 보인다.
2)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836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08. 12. 17. 선고 2008노2739 판결[상고기각(대법원 2009도147)으로 확정됨]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