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1) 피고인이 피해자를 가리켜 “돈에 눈이 어두워 사회의 올바른 도리를 외면하는 악덕 임대인”이라고 기재한 탄원서(이하 ‘이 사건 탄원서’라 한다)를 목욕탕에 온 손님들에게 보여주고 서명을 받은 기간은 2013년 3월말부터 2013년 4월 중순경까지가 아니라, 2013. 3. 25.부터 2013. 3. 26.까지 단 이틀에 불과하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측과의 민사소송에서 증거로 쓸 생각으로 이 사건 탄원서에 서명을 받았을 뿐, 피해자를 모욕할 고의가 전혀 없었다.

(2) 한편,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월 차임을 2년 만에 무려 1,000%나 인상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포크레인으로 밀어버리겠다고 협박하였으며, 피해자의 아들 F는 피고인을 모욕하거나 피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말을 하고, 목욕탕으로 들어오는 물을 잠그거나 차량 여러 대로 목욕탕 앞을 가로막는 등으로 피고인의 목욕탕 영업을 방해하였다.

또한 피해자, 피해자의 남편 G, 피해자의 아들 F는 피고인에 대한 허위 사실이 담긴 호소문 수백 장을 동네를 돌아다니며 돌리기까지 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해자측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게 되었고, 동네주민들의 호소가 그 소송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이 사건 탄원서에 서명을 받게 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탄원서에서 ‘악덕’이라는 표현은 단 1회에 그치고, 전체 내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없으며, ‘악덕’이라는 표현이 내포하는 모욕의 정도 또한 경미한 수준의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목욕탕에 온 손님들에게 이 사건 탄원서를 보여주고 서명을 받은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