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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다22852, 22869 판결
[근저당권말소·매매대금][미간행]
AI 판결요지
[1]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하게 될 자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그 권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바,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또한 명시적이건 묵시적이건 불문하며, 묵시적인 승인의 표시는 채무자가 그 채무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표시를 대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채무자가 그 채무를 인식하고 있음을 그 표시를 통해 추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해지면 족하다. [2] 채무자의 승인에 대하여 채무자가 채무의 변제를 유예해 주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만약 그 유예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변제유예의 의사를 표시한 때부터, 그리고 유예기간을 정하였다면 그 유예기간이 도래한 때부터 다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3]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소멸시효 항변의 법률요건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에 해당하여 변론주의의 적용 대상인 까닭에 법원으로서는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과 다른 날짜를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할 수 없다.
판시사항

[1]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승인의 표시 방법

[2] 채무자의 승인으로 소멸시효의 진행이 중단된 채무에 대하여 채권자가 변제를 유예해 준 경우, 소멸시효 재진행의 기산점

[3] 소멸시효의 기산일이 변론주의의 적용 대상인지 여부(적극)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세국)

원고(반소피고),상고인

주식회사 무진유통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세국)

피고(반소원고),피상고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진로의 관리인 소외인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진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담당변호사 배성진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반소피고 포함)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하게 될 자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그 권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바,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또한 명시적이건 묵시적이건 불문하며, 묵시적인 승인의 표시는 채무자가 그 채무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표시를 대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채무자가 그 채무를 인식하고 있음을 그 표시를 통해 추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해지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2. 4. 14. 선고 92다947 판결 , 2005. 2. 17. 선고 2004다59959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 및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반소피고)가 1998. 3. 31.부터 2001. 6. 30.까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의 요청에 따라 매 분기 말일에 이 사건 물품대금이 포함된 잔액확인통지서를 작성·교부하여 준 행위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인 승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당사자의 의사를 잘못 해석하거나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원고(반소피고)의 승인에 대하여 피고가 채무의 변제를 유예해 주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만약 그 유예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변제유예의 의사를 표시한 때부터, 그리고 유예기간을 정하였다면 그 유예기간이 도래한 때부터 다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심이 원고(반소피고)의 승인에 대한 피고의 묵시적인 의사표시에 따라 채무의 변제가 유예되어 왔다는 이유만으로 유예된 변제기한에 관계없이 소멸시효는 진행할 여지가 없다는 취지로 설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원심의 이러한 잘못은 피고의 소멸시효 중단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반소피고 포함)들의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한 결론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승인으로 인하여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때부터 다시 소멸시효가 진행하여 3년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함으로써 이 사건 물품대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주장은 원고(반소피고 포함)들이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내어놓은 것이어서 원심판결에 대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소멸시효 항변의 법률요건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에 해당하여 변론주의의 적용 대상인 까닭에 법원으로서는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과 다른 날짜를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할 수 없는 것이므로 ( 대법원 1995. 8. 25. 선고 94다35886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이 소멸시효의 중단을 인정하면서 그 중단일자를 기산일로 한 소멸시효의 재진행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은 조치에 심리미진 또는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원고(반소피고 포함)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시효중단일인 2001. 6. 30.부터 다시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진행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원고(반소피고 포함)들이 그 소멸시효 완성 전인 2004. 6. 16. 소장을 제출한 후 제1심 준비서면에서 ‘(피고가) 부도 이후 이 건 소송제기 직전에 구두로 변제를 청구한 사실이 있다.’고 자인하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그와 같은 채무이행의 최고 시점으로부터 6개월 내인 것으로 봄이 상당한 같은 해 7. 22. 피고가 원고(반소피고 포함)들의 청구기각을 구하는 답변서를 제출하면서 응소하여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하였고 나아가 같은 해 9. 20.에는 원고(반소피고)를 상대로 하여 반소장을 제출함으로써 재판상의 청구를 하였음이 명백하므로, 민법 제174조 에 따라 이 사건 물품대금채권의 소멸시효는 위 최고에 의하여 다시 중단되었다고 할 것이니, 원고(반소피고 포함)들의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은 그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

따라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정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황식(재판장) 김영란 이홍훈 안대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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