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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도1548 판결
[업무상횡령][공1990.12.1.(885),2349]
판시사항

심리를 미진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업무상횡령사실을 유죄로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심리를 미진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업무상 횡령사실을 유죄로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택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은 ‘피고인은 1986.3.26.부터 같은 해 7.3.까지의 사이에 피해자 최예선과 두부공장(이하 공장이라고 한다) 경영에 대한 동업계약을 체결하고 두부제조에 필요한 콩 구입 경영권 일체를 담당하여 오던 자로서, 1986.4. 초순경부터 같은 해 6.말경까지 사이에 공장운영자금으로 강원도 연식품 공업협동조합 이하 조합이라고 한다)으로부터 콩 220가마를 금 5,093,000원에 매입하고서도 금 5,258,000원에 매입한 것처럼 경리장부에 허위기재한 후 그 차액 중 74,900원은 조합에 선수금으로 입금시키고 나머지 금 90,100원을 임의 소비하고, 같은 해 5.21.경 손님접대비 등으로 금 11,400원을 지출하고서도 금 294,400원을 지출한 것처럼 경리장부에 허위기재한 후 그 차액 금 283,000원을 임의소비하여 합계 금 373,100원을 횡령한 것이라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1986.3.26. 최예선과 공장 경영의 동업계약을 체결하고 위 기간 동안 두부제조에 필요한 콩 구입 등 경영권 일체를 담당하여 직접 공장을 운영한 사실과 피고인의 장인 공소외 1은 위 기간 동안 피고인의 편의를 위하여 딸 공소외 2와 함께 위 공장의 거래장 및 경리장부 등을 작성, 정리해 준 사실, 그리고 피고인은 월말 결산시 위 장부 등을 한번 훑어보고 착오가 없는 것으로 보이면 결재를 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인은 실제 지출액보다 과다하게 장부에 허위기재하여 횡령한 공장운영자금 부분에 대하여 업무상횡령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나아가 콩 구입대금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은 콩 1가마당 금 23,900원씩에 도합 220가마를 구입한 것으로 장부에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콩대금 하락으로 그 가운데110가마는 금 23,400원씩에 나머지 110가마는 금22,900원씩에 각 매수한 사실, 공장의 콩 구입 거래처인 조합은 콩대금 하락시 그 사실을 즉시 공장에 통보해준 사실, 실제 지출금액과 장부상 기재된 대금과의 차액 금 165,000원 중 조합에 선수금으로 납입된 금액은 금 74,900원뿐으로 나머지 금 90,100원은 공장으로 입금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업무상횡령죄가 성립됨에는 하등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고 손님접대비 부분에 관하여는 공장의 경리부장에 협회손님접대비로 금 294,400원이 지출된 것으로 기재되었고 실제 손님접대비 등으로는 11,400원이 지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이 금 1,000,000원을 콩 대금으로 조합에 입금시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비록 위 경리부장의 기재와는 일치하지 않으나 이는 단순한 항목의 유용일 뿐 피고인이 위 금원을 횡령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의 횡령사실은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살피건대, 공장의 경리부장 처리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피고인이 그 내용을 일일이 확인, 대조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고, 경리장부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여 이것만 가지고서 그 차액을 피고인이 횡령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콩 구입대금에 관하여 금 165,000원의 차액이 발생하였음에도 피고인이 그 중 금74,900원을 공장을 위하여 사용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이 고의로 그 차액을 횡령하기 위하여 경리장부를 조작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울 것이며 피고인으로서는 구태여 위 차액을 가지고 조합에 선수금을 납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또 경리장부를 조작하여 횡령할 의사가 있었다면 애당초 횡령금액에 맞추어 지출금액을 정리하거나 또는 허위로 기재된 지출금액을 전부 횡령하는 것이 오히려 경험법칙에 맞는다고 볼 것이다.

원심은 판시 사실은 피고인의 제1심법정에서의 이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 증인 최예선의 제1심법정에서의 이에 부합하는 진술, 증인 김종명의 원심법정에서의 이에 부합하는 진술, 사법경찰리 작성의 최예선에 대한 각 진술조서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검찰주사보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등본 및 최예선에 대한 각 진술조서 등본 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거래장 사본과 경리장부 사본의 각 기재 등을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시하고 있으나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제1심에서 위의 횡령사실을 시인하지 않고 있으며 원심이 들고 있는 최예선, 김종명, 공소외 1의 증언이나 진술이 위와 같은 횡령사실을 인정하기에 족한 자료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이에 반하여 피고인을 대리하여 경리업무를 맡아 보던 원심증인 공소외 1이나 최예선을 대리하여 공장업무를 맡아보던 원심증인 최재규는 콩값 하락사실을 그 당시 모르고 있었고, 콩 대금은 먼저 선수금을 지급한 후 매년 2월말 총회때 정산하여 그 차액을 계산한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고 있어서(원심증인 김종명은 연말에 정산하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이들의 증언은 피고인의 변소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기록을 통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증거로 채택한 경리장부가 공장의 금전의 수입, 지출내용을 완전히 반영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더욱이 손님접대비 부분에 관하여는 경리장부의 기재와는 상관 없이 피고인이 그 차액을 횡령한 것이 아님을 원심도 인정한 바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한다한들 피고인이 금90,100원을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미흡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미진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덕주(재판장) 윤관 배만운 안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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