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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 2020. 6. 25. 선고 2018가단66786 판결
[손해배상(기)] 항소[각공2020상,623]
판시사항

갑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초등학교장 또는 유치원장과 ‘돌봄교실 운영에 관한 위탁계약’을 체결한 을 재단법인 등에 고용되어 초등학교 또는 유치원에서 돌봄교실 교사로 근무한 병 등이 갑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위 위탁계약은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을 법인 등이 근로자파견사업에 관한 허가를 받지 않았으므로, 갑 지방자치단체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초등학교장 또는 유치원장과 ‘돌봄교실 운영에 관한 위탁계약’을 체결한 을 재단법인 등에 고용되어 초등학교 또는 유치원에서 돌봄교실 교사로 근무한 병 등이 갑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이다.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위 위탁계약은 을 법인 등이 병 등을 돌봄교사로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갑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장에 파견하여 갑 지방자치단체의 지휘·명령에 따라 갑 지방자치단체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파견법 제2조 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는데, 을 법인 등이 근로자파견사업에 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았으므로 갑 지방자치단체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 에 따라 파견근로를 제공받은 날부터 병 등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고,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으로서 병 등이 파견근로를 제공한 날부터 갑 지방자치단체가 고용한 동일 또는 유사한 근로조건의 돌봄교사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에서 병 등이 돌봄교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을 법인 등으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이다.

원고

원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신지현)

피고

울산광역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린 담당변호사 장문수)

2020. 5. 21.

주문

1. 피고는, 원고 1에게 9,544,038원, 원고 2에게 6,935,180원, 원고 3에게 6,184,206원, 원고 4에게 18,226,39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각 2018. 10. 23.부터 2020. 6. 25.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 1에게 46,552,998원, 원고 2에게 29,381,620원, 원고 3에게 28,080,256원, 원고 4에게 56,145,17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5. 2. 26.부터 이 사건 2019. 10. 2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주1)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울산광역시의 교육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자치단체이다. 울산광역시 소재 초등학교 및 유치원들은 맞벌이 가정 자녀들의 보육을 위하여 돌봄교실을 운영하였는데, 2014. 3.경부터 일부 돌봄교실을 위탁업체에 위탁하여 운영하였다.

나. 원고 1은 2014. 3.경부터 2018. 9. 30.까지 재단법인 울산행복한학교(2014. 3.부터 2015. 2.까지), 티치포울산 사회적협동조합(2015. 3.부터 2016. 2.까지), 주식회사 처용스쿨(2016. 3.부터 2018. 9. 30.까지)에 고용되어 (초등학교명 1 생략)에서, 원고 2는 2016. 3.부터 2018. 9. 30.까지 사회적 기업개발원에 고용되어 (유치원명 1 생략), (초등학교명 2 생략)에서, 원고 3은 2016. 3.부터 2018. 9. 30.까지 교육공감협동조합에 고용되어 (유치원명 2 생략), (초등학교명 3 생략)에서, 원고 4는 2014. 3.부터 2018. 2.까지 재단법인 울산행복한학교(2014. 3.부터 2015. 2.까지), 티치포울산 사회적협동조합(2015. 3.부터 2017. 2.까지), 교육공감협동조합(2017. 3.부터 2018. 2.까지)에 고용되어 (초등학교명 4 생략)에서 각 돌봄교실 교사로 근무하였다(이하 원고들과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한 위 업체들을 ‘이 사건 위탁업체들’이라고 하고, 이 사건 위탁업체들과 피고 소속의 초등학교장 또는 유치원장 사이에 체결된 돌봄교실 운영에 관한 위탁계약을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 원고 4는 2018. 3.경부터 2018. 9.경까지 근무하던 학교의 돌봄교실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소속 위탁업체로부터 계약해지가 되었으며 위 기간 동안 지급받은 임금이 없다.

다. 이 사건 위탁업체들은 근로자파견사업에 관하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7조 에 근거한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는 않았다.

라. 원고들이 이 사건 위탁업체들에 고용되어 초등학교 및 유치원의 돌봄교사로 근무할 당시 근무시간은 특별한 경우 외에는 학기 중에는 5시간, 방학 중에는 8시간이었다. 반면에 피고가 직접 고용한 돌봄교사들의 근무시간은 학기 중이나 방학 중에 관계없이 1일 8시간이었다(이하 원고들처럼 위탁업체에 고용되어 근무한 돌봄교사를 ‘위탁 돌봄교사’로 부르고, 피고가 직접 고용한 교육공무직 돌봄전담사를 ‘교육공무직 돌봄교사’로 부르기로 한다).

마. 원고들은 2017. 12. 27.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원고들의 위 각 초등학교 및 유치원에서의 근무는 파견법에서 정한 불법적인 파견근로에 해당하므로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하였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은 2018. 8.경 원고들의 돌봄교실 강사 업무는 위탁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질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위탁업체들이 근로자파견허가를 받지 않고 파견근로자의 역무를 제공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하며, 피고를 상대로는 2018. 9. 4.까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것을 지시하였다.

바. 그 후 피고는 2018. 10. 1.부터 원고들과 사이에 원고들을 직접 교육공무직으로 채용하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였으나, 1일 근로시간은 5시간으로 정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35, 36, 42, 47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1) 원고들은 피고와 위탁계약을 맺은 위탁업체에 소속되어 피고가 운영하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에서 돌봄교사로 근무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위탁업체들의 원고들 파견은 위탁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질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고 원고들을 파견한 업체들은 근로자파견사업에 관한 허가를 받지 않고 파견사업을 하여 파견법상 불법파견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들이 돌봄교사로서 근무한 날로부터 직접 고용할 법률상 의무를 부담한다.

(2) 피고는 2018. 10. 1.에서야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기간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하고,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한 경우에도 파견법 제6조 제3항 의 기준에 미달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

(3) 교육공무직 돌봄교사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울산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 관리 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에는 교육공무직의 근무시간을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일 8시간, 1주 40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들에게도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1호 에 따라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날로부터 위와 같은 근무시간이 적용되어야 하고 피고는 이를 전제로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 피고가 원고들과 근로시간을 1일 5시간으로 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취업규칙과 근로기준법 제6조 에 반하여 효력이 없고, 따라서 8시간의 근로시간을 전제로 하여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원고들은 우선 2018. 12.까지의 근로기간 동안 발생한 손해배상을 일부 청구로서 구한다.

(4) 설령 원고들에게 적용되어야 하는 8시간의 근로시간 중 원고들이 3시간을 근무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상 휴업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 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 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가 이 사건 위탁업체들을 통하여 원고들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은 것은 위탁계약에 의한 것일 뿐 그 실질이 근로자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설령 원고들의 돌봄교사로서의 근무가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5시간 동안 근무를 하였고 위 시간에 해당하는 임금만 지급받아야 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위탁계약이 피고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는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는지

(1)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해당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인정 사실과 갑 제1 내지 4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위탁업체들과 각급 학교장 또는 유치원장과 사이에 체결된 위탁계약은 이 사건 위탁업체들이 원고들을 돌봄교사로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피고의 사업장에 파견하여 피고의 지휘·명령에 따라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파견법 제2조 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파견근로자, 피고는 사용사업주에 해당한다.

(가) 원고들이 근무한 초등학교 또는 유치원은 돌봄교실 운영에 관한 시설, 프로그램, 각종 용품 등에 관한 운영계획을 세움에 있어 피고가 직접 고용한 교육공무직 돌봄교사와 위탁 돌봄교사인 원고들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돌봄교실은 공교육이 제공하는 교육서비스의 일환으로서 통일적이고 일률적인 서비스의 내용과 질을 보장하기 위하여 피고의 방침과 관여를 벗어날 수 없고, 따라서 위탁인지 직접 고용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돌봄교사들에 대한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직접 관여를 배제하기 어렵다.

(나) 원고들은 피고가 직접 고용한 다른 돌봄교사와 마찬가지로 연간, 매월, 매주 단위로 자신이 담당한 반의 과제 및 프로그램 등에 관한 계획안을 작성하여 담당 부장교사(학교 교원 중에서 돌봄교실을 담당하는 교사를 가리킨다), 교감의 결재를 받은 후에 이를 시행하였다.

(다)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 및 유치원에서는 매주 주간업무계획을 작성하여 주요업무를 공지하고 매일의 구체적인 업무 및 담당자를 지정하는 등 지시사항을 전달하였는데 그에 관하여 원고들과 교육공무직 돌봄교사들과 사이에 차이가 없다. 원고들은 학부모상담, 현장학습 계획 및 지도, 공개수업 등 학사일정을 교육공무직 돌봄교사들과 함께 동일하게 진행하였다.

(라) 원고들을 포함한 모든 돌봄교사는 매일 교육일지를 작성하여 학생들 출결 상황, 등·하교시간, 당일 시행한 교육활동내용 등을 기록하였고, 매월, 매일 단위로 돌봄교실 안전관리 현황 점검표, 실내 청결 및 위생 점검표, 생활지도 계획, 급식 및 간식 안전 점검표 등을 작성하여 이에 관하여 담당 부장교사나 교감 또는 교장의 결재를 받았다.

(마) 원고들은 2017. 4.경까지는 교육공무직 돌봄교사와 마찬가지로 교내 메신저 프로그램이나 단체 문자메시지 등을 통하여 담당 교사 및 교직원들로부터 업무에 관한 각종 지시사항을 전달받았고, 담당 부장교사, 교감 또는 교장의 지시·감독을 받으며 근무하였다. 원고들을 고용한 이 사건 위탁업체들의 직원은 돌봄교실 현장에 전혀 배치되지 않는다.

(바) 이 사건 위탁계약에 의하면, 돌봄교사 선발 시 초등학교장 또는 유치원장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초등학교장 또는 유치원장이 담당 교사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교체를 요청할 경우 이 사건 위탁업체가 이에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 울산광역시교육청은 2014년 돌봄교사 및 업무담당 교사에 대한 돌봄의 의미와 방향 등에 관한 연수를 실시하였고, 위탁 돌봄교사들에게는 의무적으로 참석하도록 지시하였다. 이외에도 위탁 돌봄교사들은 각급 학교에서 교직원을 상대로 실시하는 학교폭력예방교육, 성폭력예방교육, 각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교육에 함께 참석하였다.

(아) 원고들에 관하여 매일 출근시간, 퇴근시간, 시간외근무시간, 주요활동내용 등이 기재된 근무상황부가 작성되어 담당 부장교사, 교감 또는 교장의 결재를 받았고, 원고들의 위와 같은 출결 상황은 한 달 단위로 한꺼번에 이 사건 위탁업체들에 전달되었다. 원고들의 초과 근무 또는 시간외근무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각급 학교의 담당 부장교사는 내부결재 과정을 통하여 교감 또는 교장의 결재를 받았다. 위탁 돌봄교사들은 학교의 방학 등으로 돌봄교실을 휴무하거나 개인사정으로 출근이 어려울 경우에도 휴·대강 승인신청서나 연차휴가원을 담당 부장교사에게 제출하여 먼저 승인을 받았고, 그 후에 위 승인신청서나 연차휴가원이 위탁업체에 발송되었다.

(자) 이 사건 위탁계약의 내용은 계약 목적이 포괄적이어서 위탁 돌봄교사가 담당할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해당 학교 또는 유치원의 구체적인 업무상 지시를 통해야 확정될 수 있다.

(차) 울산광역시교육청은 2017. 4.경 초등학교 돌봄교실 업무담당 교사들을 참석자로 하여 회의를 개최한 후 원고들과 같은 위탁 돌봄교사들에 대하여 일체의 업무지시, 감독, 복무 등을 위탁업체를 통해서 하도록 하였고, 각급 학교와 유치원은 그 무렵 원고들에 대한 교내 메신저를 차단하거나 내부결재 과정을 일부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파견계약의 실질이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미 발생한 직접고용의무가 소멸된다고 해석할 수도 없다.

(카) 이 사건 위탁업체들이 돌봄교실 운영을 위한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보유하고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나.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 에 따라 근로자파견사업에 관한 허가를 받지 않은 파견사업주에게서 근로자파견 역무를 제공받은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를 제공받은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또한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관계가 성립될 때까지 위 의무 불이행에 따른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참조). 손해배상액에 관하여는,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하는 경우,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당해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의하고( 제1호 ), 동종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당해 파견근로자의 기존의 근로조건 수준보다 저하되어서는 안 된다( 제2호 )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의 내용과 취지에 따라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판단하여야 한다. 더불어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파견사업주로부터 받은 임금은 위 의무 불이행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이익으로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어떤 근로자의 업무가 파견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업무의 범위 또는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두21857 판결 참조).

(2)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여부

이 사건 위탁계약은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이 사건 위탁업체들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서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허가를 받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이 피고에게 파견근로를 제공한 날부터 피고가 고용한 동일 또는 유사한 근로조건의 돌봄교사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에서 원고들이 각 돌봄교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이 사건 위탁업체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3) 손해배상의 기준

원고들은 손해배상액의 산정과 관련하여 1일 8시간 상시 근무 돌봄교사의 임금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여야 하고, 2018. 10. 1. 원고들과 1주 근로시간 5시간을 기준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도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49, 51, 52호증, 을 제7, 13, 14, 1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의 손해액은 원고들이 실제 근무한 1일 5시간을 기준으로 근로기준법 제18조 제1항 에 따라 1일 8시간 동안 근로하는 교육공무직 돌봄교사의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비율에 따라 결정됨이 타당하다(따라서 원고들이 1일 8시간 근무하였을 경우를 전제로 산정한 임금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주장 또는 1일 8시간 중 3시간에 대하여 휴업손해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주장, 1일 5시간을 기준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위법하다는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취지는 근로자가 같은 사업장의 동등한 지위에서 동종·유사 업무를 처리하는 등 기술·노력·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에 비추어 같은 가치의 근로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음에도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임금을 차별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볼 수 있는데, 근로시간의 차이에 따른 임금의 차이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 체결 시 임금과 소정근로시간을 명시해야 하고( 제17조 ), 단시간근로자의 근로조건은 그 사업장의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비율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8조 ), 1일 근로시간 8시간, 1주 근로시간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50조 ). 이 사건 지침에 따르면, 근무시간을 휴게시간을 제외한 1일 8시간, 1주 40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1일 근무시간이 4시간인 경우도 예정하고 있고, 1일 근무시간은 사용부서의 장이 직무 및 기관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하도록 하고 있는 점(제7조), 이 사건 지침의 부칙에 기간제 교육공무원과 단시간 교육공무직 및 1주 근무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교육공무직에 대하여 근무시간 및 휴게시간, 휴가, 보수, 급여 등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지침 제7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 , 제2항 을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일 뿐 모든 교육공무직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1일 근로시간 8시간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로 보이지 않는다. 만일 원고들과 같은 위탁 돌봄교사의 경우 일률적으로 1일 8시간 근로시간을 적용하여야 한다면 위탁 돌봄교사와 처음부터 피고에게 고용된 단시간근로자 사이에 불공평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다) 정부의 돌봄교실 확대정책에 따라 2009년경 종일 돌봄교실의 시범운영 당시 돌봄전담사의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정할 필요가 있었으나 2014년경부터 아침 돌봄 수요가 줄어들면서 근무시간을 조정할 필요성이 있었고, 초등 돌봄교실의 경우 오후 돌봄교실, 방과후 연계형 돌봄교실로 운영방법이 다양화되면서 업무특성상 돌봄교사의 5시간 근무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전국적으로 1주 근로시간 30시간 미만의 기간제 돌봄교사의 비율은 2015년경에는 전체(무기계약직 + 기간제) 돌봄교사의 40%, 2016년경에는 전체 돌봄교사의 27%, 2017년경에는 전체 돌봄교사의 29%에 이르렀다가, 2018년경에 이르러 기간제 돌봄교사가 대거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됨으로써 그 비율은 2%로 급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전국의 무기계약직 초등 돌봄교사의 경우에도 2018. 4. 30. 기준 1주 근로시간 30시간 미만의 돌봄교사는 전체 무기계약직 중 58.3%에 이르고 주 40시간 이상인 경우는 17.9%에 불과하며, 8시간 돌봄전담사 없이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시·도도 6개에 이른다. 2019. 4. 30. 기준으로 보면, 1주 근로시간 30시간 미만 무기계약직 돌봄교사는 56.6%이나 주 40시간 이상 근로자는 14.6%에 불과하며, 8시간 돌봄전담사 없이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시·도는 8개로 증가하였다(울산광역시만 한정하여 놓고 보면, 2015년경에는 무기계약직 돌봄교사 148명, 1주 40시간 기간제 돌봄교사 2명이 있었고, 2016년경에는 무기계약직 돌봄교사 146명, 15시간 미만 기간제 돌봄교사 1명, 15시간에서 30시간 미만의 기간제 돌봄교사가 5명이었으며, 2017년경에는 무기계약직 돌봄교사 137명, 기간제 돌봄교사는 15시간 미만 3명, 15시간에서 30시간 미만 21명, 30시간에서 40시간 미만 3명, 40시간 이상 10명이었다).

(라) 1일 근로시간 8시간의 교육공무직 돌봄교사의 경우 학교별 작성되는 업무분장표에 이름과 업무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였고, 위탁 돌봄교사와 달리 각종 돌봄교실의 전반적인 운영기획관리, 강사모집, 돌봄홈페이지관리, 물품구입, 간식 품의 및 지원료 지출요구, 에듀파인(국공립 유치원과 사립 초·중·고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국가관리회계시스템) 관리 등의 업무를 추가적으로 행하였고 학교 내에 체류하는 시간도 3시간 더 길었다.

(4) 피고가 원고들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액

갑 제44 내지 4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직접 고용한 1일 근로시간 8시간의 돌봄교사의 임금은 기본급, 장기근무가산금(3년 이상인 경우 5만 원 지급, 이후 1년마다 2만 원씩 추가), 가족수당, 교통보조비(매월 6만 원), 정액급식비(2015. 7.부터 매월 8만 원이 지급되다가 2018년부터 매월 13만 원 지급), 명절휴가 보전금(설과 추석에 각 20만 원이 지급되다가 2016. 2.부터 각 35만 원으로, 2017. 1.부터 각 50만 원으로 인상), 정기상여금(2016. 8.부터 각 25만 원 지급), 자녀학비보조금(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경우 실제 납입한 학비 전액을 매 분기 지급), 복지포인트(근속 1년 이상인 자에 대하여 매년 45만 원 상당의 포인트 지급)로 구성되는 사실, 원고들의 파견근로일부터 원고들이 피고에게 직접 고용되기 직전인 2018. 9. 30.까지 근무한 시간에 비례하여 계산한 임금에서 원고들이 이 사건 위탁업체들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하면 원고들의 손해액은 별지 기재와 같이 원고 1은 9,544,038원, 원고 2는 6,935,180원, 원고 3은 6,184,206원, 원고 4는 18,226,39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들은 위 각 돈에 대하여 2015. 2. 26.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들의 청구는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해당하는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지므로( 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5다22496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위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1에게 9,544,038원, 원고 2에게 6,935,180원, 원고 3에게 6,184,206원, 원고 4에게 18,226,39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8. 10. 2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6.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생략]

판사 윤원묵

주1) 원고들은 예비적 청구로서 원고 1에게 31,271,813원, 원고 2에게 20,012,967원, 원고 3에게 19,250,950원, 원고 4에게 40,705,36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3시간 상당의 휴업손해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원인은 동일하나 그 금액만을 감축하여 청구하는 것이어서 주위적 청구와 흡수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들이 주위적으로 청구하는 것만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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