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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9.7.25. 선고 2019노967 판결
살인부착명령보호관찰명령
사건

2019노967 살인

2019전노76(병합) 부착명령

2019보노29(병합) 보호관찰명령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

A

항소인

검사

검사

윤원기(기소), 서봉규(공판)

변호인

변호사 권태섭(국선)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4. 5. 선고 2018고합632, 2018전고31(병합), 2019보고3(병합) 판결

판결선고

2019. 7. 25.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사건 부분

원심이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에게 선고한 형(징역 14년)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

특히 양형기준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은 특별양형인자 중 가중요소인 '반성 없음', '계획적 살인 범행'이 적용되어 권고형량의 범위는 가중영역인 징역 15년 이상, 무기징역 이상이 적용되어야 한다.

나. 부착명령 및 보호관찰명령청구사건 부분

피고인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부착명령 및 보호관찰명령청구를 모두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사건 부분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범행의 요지는, 피고인이 약 5년간 사실혼 부부로 지낸 피해자에게 7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하였다가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다음날 아침 화장실에서 잠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피해자의 목을 양손으로 눌러 질식시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다.

2) 먼저 양형기준의 권고영역을 가중영역으로 적용하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검사는 이 사건 범행에 특별양형인자 중 가중요소인 '반성 없음' 또는 '계획적 살인 범행'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형기준상 '반성 없음'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범행에 대하여 아무런 후회나 죄책감을 표시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비록 범행 직후에는 피해자의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아니하였으나, 현재는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양형기준상 '계획적 살인 범행'이란 ㉮ 범행도구의 사전 준비 및 소지, ㉯ 사전 공모, ㉰ 피해자 유인, ㉱ 증거인멸의 준비, ㉲ 도주계획의 사전 수립, ㉳ 그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것을 계획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범행이 '반성 없음'이나 '계획적 살인 범행'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다음으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서 선고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사람의 생명은 국가와 사회가 보호하여야 할 가장 존귀한 가치로 이를 침해하려는 행위는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피고인은 5년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 온 피해자를 목을 졸라 살해하였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가능성이 크다. 피고인은 범행 후 보험금이나 피해자의 통장에 관심을 두고, 장례식장에서 휴대전화 게임을 하는 등 사실혼 배우자를 잃어서 슬퍼하거나 진정으로 범행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아니하였다. 피해자의 유족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 이상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고인은 국내에 입국한 이후 처벌전력이 없다. 이상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양형요소들과 함께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 및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 형량범위 (징역 10년 ~ 16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적정한 것으로서 그 형량이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부착명령 및 보호관찰명령청구사건 부분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장래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검사의 부착명령 및 보호관찰명령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① 피고인은 2001년경 대한민국에 입국한 이래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자와 사실혼 관계로 지내는 5년 동안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 등 피고인에게 폭력적 성향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②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ORAS-G) 결과 피고인의 재범위험성은 총점 6점으로 '낮음' 수준에 불과하고(최고 30점 중 12점 이상인 경우 '높음'으로, 7~11점인 경우 '중간'으로, 6점 이하인 경우 '낮음'으로 평가),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결과 피고인의 재범위험성은 총점 18점으로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었다(최고 40점 중 25점 이상인 경우 '높음'으로, 7~24점인 경우 '중간'으로, 6점 이하인 경우 '낮음'으로 평가).

③ 청구전조사서의 '처분의견'란에는 '전자장치 부착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기재되어 있기도 하다.

④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불화로 인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여 다시 살인범죄를 저지를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⑤ 피고인에게 장기간의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어느 정도 재범방지 및 성행교정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이 법원의 판단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제21조의2 제3호에 규정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라 함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 또는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가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살인범죄의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피부착명령청구자 또는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그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므로 판결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도2289, 2012감도5, 2012전도51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과 함께, 피고사건에 대하여 원심이 선고하고 이 법원이 유지하는 형기의 길이(징역 14년), 그 밖에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다시 살인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형두

판사 김승주

판사 박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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