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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도3119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인정된 죄명 : 관세법위반)}][공1998.5.1.(57),1257]
판시사항

개정 관세법(1996. 12. 30. 법률 제5194호로 개정된 것) 후의 관세포탈예비범행에 대하여 종전의 가중처벌법규인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97. 8. 22. 법률 제53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구 관세법(1996. 12. 30. 법률 제51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0조 제1항은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포탈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포탈한 세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한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였고, 한편 같은 법 제181조는 "제137조 제1항 및 제2항 또는 제138조의2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물품원가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였는데, 1996. 12. 30. 법률 제5194호로 개정되어 1997. 1. 1.부터 시행중인 개정 관세법구 관세법 제181조를 삭제하는 한편 구 관세법 제180조 제1항을 전면 개정하는 대신 제179조 제2항에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한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이하 생략)."고 규정함으로써 조문체계를 바꿈과 동시에 관세포탈죄를 유형별로 세분화하고 그에 대한 법정형을 각기 달리 정하는 한편 법정형도 대폭 낮추는 것으로 전면 개정되었으나 관세포탈죄의 가중처벌규정인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97. 8. 22. 법률 제53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2항은 개정되지 아니하였고, 다만 개정 관세법 부칙 제8조에 "다른 법령에서 종전의 규정을 인용한 경우에 이 법 중 그에 해당하는 규정이 있는 때에는 이 법의 해당규정을 인용한 것으로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는바, 이는 관세법이 위와 같이 개정된 것과 무관하게 죄질이 무거운 이들 행위에 대하여는 동일한 처벌을 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관세법 개정 후의 관세포탈예비범행에 대하여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을 적용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은 위법하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박용석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피고인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원심이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유죄로 인정한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

즉, 피고인은 중국산 녹두 1,000t을 수입하기로 하였으나, 실제거래가격(동종·동질물품의 거래가격을 기초로 한 과세가격은 톤당 미화 금 700$임)으로 세관에 수입신고를 하면 661.5%의 높은 관세율 때문에 이익이 없어 실제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고하여 수입하기로 마음먹고, 1996. 12. 30. 부산은행 대창동지점에서 마치 톤당 미화 금 402$에 수입하는 것처럼 수입승인을 받아, 1997. 1. 16. 부산항을 통하여 스카이블루호 편으로 제1차 선적분인 녹두 200t반입하여 부산 영도구 소재 일신보세장치장에 보관함으로써 원심판결 별지 계산표 기재와 같이 위 녹두 1,000t에 대한 차액시가 금 1,400,600,000원(국내반입 200t에 대한 차액인 국내도착가격 금 280,120,000원) 상당에 대한 관세 금 1,670,690,750원(국내 반입 200t 차액관세 금 334,138,150원)을 포탈하려고 예비한 것이다.

나.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다. 이러한 관점에서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만으로 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범행을 극력 부인하면서 피고인이 중국에서 장기간 머물면서 스스로 녹두 생산지를 찾아가 공소외 우성규와 함께 품질검사를 한 후 중국 국내의 무역회사를 통하여 농민들로부터 직접 구매하였기 때문에 중간의 유통단계를 거치는 경우에 비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일관하여 변소하고 있는바,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들고 있는 것들 중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내용이고, 원심 증인 조성호의 증언은 제보에 의하여 피고인과 참고인들인 공소외 장준길, 우성규 등을 조사하였으나 피고인의 범행을 인정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여 1997. 3. 13. 피고인 명의로 녹두 200t을 실제로 수출한 중국 대련에 있는 국제전자경제합작공사와 피고인이 당초 수입계약을 체결하였다가 취소한 장홍학의 회사에 실제구매가격을 문의하는 내용의 전송문(수사기록 102쪽)을 보냈으나, 대련의 위 합작공사로부터는 아무런 회신이 없었고, 위 장홍학의 회사로부터는 그 날 회신이 도착하였다는 것이나, 그 회신(수사기록 106쪽)에는 피고인이 구입한 녹두 200t의 구매가격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고, 사법경찰관 직무취급작성의 정준길, 윤수영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진술기재는 위 정준길은 조선족인 자신의 처를 통하여 피고인에게 중국에서 무역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공소외 김기록을 소개하였을 뿐 이 사건 녹두 수입계약에 대하여는 아는 바가 없다는 것이고, 위 윤수영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녹두 200t에 대하여 수입절차를 대행하여 준 사실밖에 없다는 것인바, 결국 위 각 증거들은 어느 것이나 위 범죄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되지 못한다 할 것이고, 그 밖에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아도 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만한 내용을 찾아 볼 수 없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채택 증거들만에 의하여 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그릇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므로(더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수입승인을 받은 것은 중국산 녹두 200t에 한정된 것이므로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예비행위로 인정될 만한 외부적인 준비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관세법(1996. 12. 30. 법률 제51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0조 제1항은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포탈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포탈한 세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한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였고, 한편 같은 법 제181조는 "제137조 제1항 및 제2항 또는 제138조의2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물품원가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였는데, 1996. 12. 30. 법률 제5194호로 개정되어 1997. 1. 1.부터 시행중인 개정 관세법구 관세법 제181조를 삭제하는 한편 구 관세법 제180조 제1항을 전면 개정하는 대신 제179조 제2항에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한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제137조 제1항 및 제2항 또는 제138조의2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이하 '신고'라고만 한다)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입한 자. 2. (···) 신고를 하였으나 당해 수입물품 또는 반송물품과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여 수입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80조 제1항에서 "(···) 수입신고를 한 자 중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한 관세액의 5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세액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과세가격 또는 관세율 등을 허위로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아니하고 수입한 자. 2. 법령에 의하여 수입에 필요한 허가·승인·추천·증명 기타 조건을 구비하지 아니하거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구비하여 수입한 자. 3. 법령에 의하여 수입이 제한된 사항을 회피할 목적으로 부분품으로 수입하거나 주요 특성을 갖춘 미완성·불완전한 물품 또는 완제품을 부분품으로 분할하여 수입한 자"로 규정함으로써 조문체계를 바꿈과 동시에 관세포탈죄를 유형별로 세분화하고 그에 대한 법정형을 각기 달리 정하는 한편 법정형도 대폭 낮추는 것으로 전면 개정되었으나 관세포탈죄의 가중처벌규정인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97. 8. 22. 법률 제53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2항은 개정되지 아니하였고, 다만 개정 관세법 부칙 제8조에 "다른 법령에서 종전의 규정을 인용한 경우에 이 법 중 그에 해당하는 규정이 있는 때에는 이 법의 해당규정을 인용한 것으로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는바, 이는 관세법이 위와 같이 개정된 것과 무관하게 죄질이 무거운 이들 행위에 대하여는 동일한 처벌을 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

따라서 원심이 그 설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범죄행위에 대하여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6항, 제2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개정 관세법 제182조 제2항, 제180조를 적용한 것은 위 법률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정귀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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