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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 2005. 2. 17. 선고 2004나1664 판결
[건물명도][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맹준호)

피고, 피항소인

피고

변론종결

2005. 1. 20.

주문

1. 제1심 판결 중 다음에서 인도를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소외 2(주민등록번호 : 생략)로부터 금 3,542,263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을 인도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제1, 2심을 합하여 그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인도를 명하는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을 명도하고, 2003. 5. 20.부터 위 부동산의 명도완료일까지 월 금 75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인도청구부분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고 한다)은 원고의 소유인데, 피고가 이를 점유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렇다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주택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주택은 소외 2로부터 공사를 수급받아 새시 및 방화문 설치공사를 시행한 7동의 다세대주택 건물 중 하나인데, 소외 2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공사대금이 아직 남아 있으므로 이를 지급받을 때까지는 이 사건 주택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2)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2, 4호증, 을 1호증, 을 3호증의 2, 을 4호증, 을 7호증의 2, 을 9,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서울 은평구 갈현1동 (각 지번 생략) 지상의 토지 소유자를 대표하는 소외 1은 2002. 2. 1. 소외 2에게 위 각 대지상에 7동의 다세대주택(총 56세대)을 재건축하는 공사(이하 ‘재건축공사’라고 한다)를 도급주었다.

(나) 피고는 2002. 7.경 소외 2로부터 재건축공사 중 창호와 기타 잡철부분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하도급받았는데, 그 공사대금의 지급에 관하여는 현금으로 50%를, 완공된 주택으로 50%를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

(다) 피고는 2003. 5.경 소외 2로부터 하도급받은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하였는데, 당시까지 소외 2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은 금 1억 1천만 원이었고, 피고와 소외 2는 나머지 공사대금에 관하여 2003. 6. 19. 서울 은평구 갈현1동 (지번 생략) 지상에 신축된 빌라(제4동) 301호와 302호를 피고에게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하였으나, 소외 2는 위 대물변제약정을 이행하지 않았다.

(라) 원고는 2003. 4. 25. 위 재건축공사가 이루어진 부지상에 신축된 주택 중의 하나인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소외 3 등과 공유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가, 2003. 12. 3. 다른 공유자들의 지분을 모두 이전받아 이를 단독소유하게 되었다.

(마) 한편, 피고는 소외 2로부터 총 공사대금 중 267,387,000원 중 금 157,387,000원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자 2003. 5.경부터 이 사건 주택을 점유하기 시작하였고, 2003. 5. 13. 재건축조합장인 소외 1에게 공사대금채권에 기하여 이 사건 주택을 포함한 7세대의 주택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한다는 통지를 하였으며, 피고는 당심 변론 종결일 현재 나머지 주택에 대한 점유는 상실하고, 이 사건 주택만을 점유하고 있는데, 이 사건 주택에 대한 공사대금은 합계 금 3,542,263원이다.

(3) 판단

(가) 피보전채권의 발생 여부

주택건물의 신축공사를 한 수급인이 그 건물을 점유하고 있고, 또 그 건물에 관하여 생긴 공사대금채권이 있다면, 수급인은 그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건물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다16219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 2로부터 하도급받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아직 변제받지 못한 공사대금채권이 잔존하고 있고, 소외 2에 대한 위 공사대금채권은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생긴 채권에 해당하며, 피담보채권의 채무자 아닌 제3자 소유의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피담보채권과 유치물 사이의 견련성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는 소외 2에 대한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가사 피고가 소외 2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공사대금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미 현금으로 지급받은 공사대금을 제외한 나머지 공사대금은 서울 은평구 갈현1동 (지번 생략) 지상에 신축된 빌라(제4동) 301호와 302호로 대물변제받기로 하였으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공사대금채권은 특정물인 위 각 부동산에 대한 인도청구권 내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으로 바뀌었고,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주택에 대하여 유치권을 포함한 어떠한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2는 피고와 나머지 공사대금에 관하여 2003. 6. 19. 서울 은평구 갈현1동 (지번 생략) 지상에 신축된 빌라(제4동) 301호와 302호를 피고에게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하였으나, 위 대물변제약정은 이행되지 않았는바, 우선 을 3호증의 2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위 약정의 취지는 소외 2가 2003. 7. 30.까지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완제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다만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위 각 부동산에 대한 대물변제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한데, 소외 2는 위 약정에서 정하여진 기한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비록 피고와 소외 2 사이에 위와 같은 대물변제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약정이 현실로 이행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의 소외 2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이 위 약정으로 인하여 소멸되었다거나, 대물변제받기로 한 위 각 부동산에 대한 인도청구권 내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으로 전화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불법 점유 여부

원고는, 이 사건 주택은 2003. 4. 1. 준공된 이래 원고 및 소외 1에 의해 이미 점유, 관리되고 있었는데, 피고는 2003. 4. 하순경부터 같은 해 5. 중순경 사이에 원고나 소외 1의 허락 없이 이 사건 주택의 현관잠금장치를 3회에 걸쳐 임의로 교체하면서 무단으로 이 사건 주택을 점유하기 시작하였고, 따라서 이 사건 주택에 대한 피고의 점유는 불법점유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적법한 유치권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 5호증, 갑 9호증의 2, 갑 10,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제1심 증인 소외 1과 당심 증인 소외 4의 각 증언은 을 14호증의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5, 당심 증인 소외 6의 각 증언에 비추어 이를 믿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을 14호증의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5, 당심 증인 소외 6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03. 5. 11.경 이 사건 재건축공사의 현장부장인 소외 5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포함한 다른 주택의 하자보수 요청을 받고 이를 위해 분양사무소 실장이었던 소외 7로부터 이 사건 주택 및 다른 주택의 열쇠를 교부받아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점유를 개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주택을 무단으로 점유하였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유치권의 행사 범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 2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주택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물건의 인도를 청구하는 소송에서 피고의 유치권 항변이 인용되는 경우에 법원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의 변제와 상환으로 그 물건의 인도를 명하여야 하므로( 대법원 1969. 11. 25. 선고 69다1592 판결 참조), 이 사건 주택으로 담보되는 피담보채권액의 확정절차가 필요한바, 피고는 소외 2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나머지 공사대금 전액을 피담보채권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유치권은 어떤 물건이나 유가증권으로 인하여 생긴 채권을 가진 채권자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점유하고 있다는 우연한 사정에 기하여 민법상 인정되는 법정담보물권으로서,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의 소유자가 반드시 당해 채권관계의 채무자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특히 유치물의 소유자가 제3자인 경우에는 그 제3자의 희생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점에 비추어, 비록 채권자가 적법한 권원에 기하여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행사범위는 공평의 원칙상 당해 채권과 유치권자가 점유하고 있는 특정한 물건과의 견련성이 인정되는 범위로 엄격히 제한될 필요성이 있는 점, 민법 제320조 는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문언 자체의 해석에 의할지라도 타인 소유의 특정한 물건을 점유하고 있는 자는 그 특정한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에 대하여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이 사건 주택은 구분건물로서 다른 55세대의 주택과는 구별되어 독립한 소유권의 객체가 되는 특정한 부동산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독립한 특정물로서의 이 사건 주택을 담보로 성립하는 피고의 유치권은 피고가 시행한 이 사건 공사에 대한 나머지 공사대금 전부에 해당하는 금 157,387,000원이 아니라, 피고가 점유하고 있는 이 사건 주택에 대하여 시행한 공사에 대한 공사대금 3,542,263원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주택에 대한 공사대금 3,542,263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이 사건 주택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2. 금원청구부분

가.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먼저, 피고가 아무런 권원 없이 이 사건 주택을 불법으로 점유함에 따라 이 사건 주택의 소유자인 원고는 월 차임 상당의 손해를 입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주택을 점유하기 시작한 2003. 5. 20.부터 명도완료일까지 월 금 75만 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적법한 점유권원인 유치권에 기하여 이 사건 주택을 점유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피고의 점유를 불법점유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부당이득청구부분에 대한 판단

원고는 선택적으로, 피고의 점유가 유치권에 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주택을 실제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이상 점유기간 동안의 사용이익에 해당하는 월 차임 상당의 금원은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유치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주택을 계속하여 점유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이를 사용·수익함으로써 실질적인 이득을 얻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가 이 사건 주택을 점유하고 있음으로 인하여 소유자인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에게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월 차임 상당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인도를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여 피고에게 그 인도를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부동산표시 생략)]

판사 이근윤(재판장) 이준철 권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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