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8다204114 사용료
원고피상고인
고려해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담당변호사 심재두 외 4인
피고상고인
인천항만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예헌
담당변호사 김재승 외 4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2. 6. 선고 2017나46440 판결
판결선고
2021. 12. 16.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항만시설 사용료 대납경비 지급 여부에 관한 재량이 있는지 여부 등(상고이유 제1, 3점)
원심은, 입법목적과 취지, 관련 규정의 체계와 내용,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의 항만시설 사용료 징수업무에 관한 위임 또는 사무관리의 측면이 있다는 사정 등을 이유로 구 항만공사법 시행령(2017. 6. 20. 대통령령 제281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3조 제3항은 해양수산부령에 대납경비청구권의 내용과 절차를 구체화하도록 수권하는 규정일 뿐, 피고를 비롯한 항만공사에 대납경비 지급 여부에 관한 재량을 부여하는 규정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화주들을 대리하여 항만시설 사용 신고를 하면서 화주들의 항만시설 사용료를 일괄하여 대납하는 것이므로, 원심이 대납경비 지급 청구에 관한 사항을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 또는 사무관리에 준하여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구 항만공사법 시행령 제13조 제3항은 피고에게 대납경비 지급 여부에 관한 재량을 부여하는 규정이 아니라는 원심판결을 수긍할 수 있으므로, 그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2. 법률유보원칙 등의 위반 여부(상고이유 제2점)
가. 구 항만법(2019. 1. 15. 법률 제162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항만의 지정·개발·관리·사용과 재개발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구 항만법 제1조), 항만공사법은 일정한 무역항에 항만공사를 설립하여 항만시설의 개발과 관리·운영에 관한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항만공사법 제1조). 위와 같은 입법목적, 관련 규정의 내용과 체제 등을 종합하면, 구 항만법과 항만공사법은 항만시설의 개발과 관리·운영에 관하여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항만공사법이 특별히 정하지 않은 사항에 관해서는 일반법인 구 항만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견지에서 항만시설 사용료 대납경비청구권에 관한 항만법령과 항만공사법령의 규정을 살펴보면, 구 항만공사법 시행령 제13조 제3항은 항만공사법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은 새로운 제도를 시행령 단계에서 비로소 도입하는 창설적 규정이 아니라 항만공사의 경우에도 구 항만법 제30조 제5항에 따른 항만시설 사용료 대납경비청구권제도가 당연히 적용된다는 것을 주의적 · 확인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원심이 항만공사법 제30조 제1항을 구 항만공사법 시행령 제13조 제3항의 위임근거규정이라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구 항만공사법 시행령 제13조 제3항이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하여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결론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률유보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은 없다.
3. 항만시설 사용료 대납경비 청구를 기한 내에 하여야 하는지 여부(상고이유 제4점)
항만시설 사용료 대납경비 지급 제도의 입법 취지와 관련 규정의 내용과 체제 등을 종합하면, '대납경비를 지급받으려는 자는 매월분의 대납경비를 다음달 20일까지 공사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정한 항만공사법 시행규칙 제11조 제2항은 해상화물운송사업자와 항만공사 상호간의 업무편의를 위해 대납경비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개월마다 정산하도록 하려는 취지이다. 이것이 다음달 20일이 지나면 해당 월의 대납경비청구권을 더 이상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려는 것은 아니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은 항만공사법 시행규칙 제11조 제2항이 대납경비청구권 행사를 제한하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항만공사법 시행규칙 제11조 제2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노정희
주심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이흥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