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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0. 5. 28. 선고 2009노3306 판결
[강도살인(인정된죄명:살인)·사체유기][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들 및 검사

검사

장봉문

변 호 인

법무법인 서정 담당변호사 김대웅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1을 무기징역에, 피고인 2를 징역 20년에 각 처한다.

압수된 엘지 휴대폰 1대(LG SB310, (휴대폰 번호 1 생략))를 피고인 1로부터, 삼성애니콜 휴대폰 1대( (휴대폰 번호 2 생략), 증제1호)를 피고인 2로부터 각 몰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해자 공소외 17을 살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1) 직접증거의 부재

원심이 범행도구로 거시한 망치는 발견되지 아니하였고, 범행장소로 인정한 이 사건 창고에서는 피고인 1 또는 피해자의 혈흔이 나오지 않았다. 피고인 1의 범행 관련성을 언급한 피고인 2의 일부 경찰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1은 사체유기에 가담하였다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 1의 살인 범행에 대하여는 아무런 직접증거가 없다.

2) 간접증거에 의한 사실인정 과정에서의 위법

가) 공소외 1, 2, 3, 4 등 피해자 가족들의 진술은 피고인 1과 피해자 사이의 금전거래 사실을 뒤늦게 안 상태에서 한 추측성 발언에 불과하여 믿기 어렵고, 공소외 5의 진술 역시 그 사람됨이나 피고인 1에 대한 평소 감정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없다.

나) 공소외 6의 진술 중 피해자가 피고인 1로부터 매매대금을 받지 못한 것 같다거나 2009. 5. 21. 만났을 때 유독 피해자의 얼굴이 밝아보였다는 부분은 주관적인 평가에 불과하여 어떠한 사실 인정의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고, 공소외 7, 8의 진술 또한 피고인 1의 범행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다) 휴대전화 통화내역 자료에 의하면 2009. 5. 22. 피고인 2와 피해자가 3차례 정도 통화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는 오히려 피고인 2와 피해자가 피고인 1과 무관하게 만나기로 약속하였다고 볼 정황이 될 수 있다. 또한 피고인 1이 평소 잘 알고 있는 국도상의 폐쇄회로 화면에 포착되었다는 점은 피고인 1이 주도면밀한 살해계획을 세운 바 없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부검결과 피해자의 이마와 목 부위의 망치자국이 수직가격에 의한 것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가 서 있는 상황에서 생길 수도 있는 것이므로, 위 상처 형태만으로 피해자가 저항 없이 누워 있는 상태에서 살해당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밖에 원심이 거시한 나머지 간접증거나 정황들도 피고인 1이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점과 관련성이 없거나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한 것들이다.

라) 위와 같이 원심이 거시한 간접증거나 정황들만으로는 피고인 1이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함에도,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 1이 피고인 2와 공모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인정하였다.

(나) 채무면탈을 위해 강도 범행을 공모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1) 피고인 1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 부존재

피고인 1은 피해자로부터 약 1,078,000,000원 상당의 자금을 제공받았으나 그 중 상당 부분은 차용금이 아니라 투자금이고, 차용금은 모두 변제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당시 피고인 1은 피해자에 대하여 아무런 채무를 부담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채무면탈을 위한 강도범행을 공모하였다는 점은 그 자체로서 인정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 1이 피해자에 대하여 이 사건 당시 약 1,664,502,120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잘못 인정하였다.

2) 강도살인죄에 관한 법리오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 1에게 속아 기존 담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 및 근저당권해지를 위한 서류를 교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피해자의 의사에 기한 것이고 다만 그 의사에 하자가 존재할 뿐이어서 재물을 강취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가사 피고인 1이 채무를 면하고자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게는 상속인이 존재하고 그 상속인에게 채권의 존재를 확인할 방법이 확보되어 있으므로, 피고인 1은 일시적으로 채권자 측의 추급을 면한 것에 불과하여 강도살인의 죄책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 1에게 강도살인죄의 성립을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다.

(다) 사체유기의 범행을 공모하고 이에 가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이에 관하여는 19번 국도상의 폐쇄회로 화면에 피고인 1의 차량과 피고인 2의 차량이 나란히 통행하는 장면 및 얼마 후 피고인 1이 피고인 2의 차량에 동승한 장면이 녹화되어 있는 정황과 포크레인 기사 공소외 8이 ‘자신의 집을 피고인 1은 알고 있을 것이지만 피고인 2는 모를 것이다’라는 추측성 진술 외에는 달리 증거가 없는바, 이는 피고인 1의 사체유기 범행을 인정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를 토대로 피고인 1의 사체유기범행을 인정함으로써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잘못을 범하였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 1에게 선고한 형(무기징역)은 과중하다.

나. 피고인 2

(1) 적법한 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 2는 우발적인 시비 끝에 단독으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그 사체를 유기한 것으로서, 피고인 1과 범행을 공모한 적이 없다.

2) 피고인 1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에 대한 모든 채무를 변제한 상태였으므로, 피고인 2가 피해자를 살해한 행위가 피고인 1의 채무면탈을 위한 것으로 인정될 여지가 없다.

3) 가사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 공모하여 피고인 1의 채무면탈을 위하여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게는 상속인이 존재하고 그 상속인에게 채권의 존재를 확인할 방법이 확보되어 있으므로, 피고인들에게 강도살인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원심은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 2에게 강도살인죄의 성립을 인정한 위법을 범하였다.

(나) 양형부당

제반 양형조건에 비추어 원심이 피고인 2에게 선고한 형(무기징역)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당심 제2회 공판기일 이후의 변소 요지

피고인 2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당심 제2회 공판기일 이후부터 종전의 항소이유를 번복하고, 아래와 같이 피해자의 살해 및 사체유기 범행에 전혀 관여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 이는 종전의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범위를 벗어난 주장이기는 하지만, 당심에서 이에 관하여 실질적인 심리가 이루어졌으므로 앞서 본 항소이유와 함께 위 변소에 대하여도 판단하기로 한다.

(가) 이 사건 당일인 2009. 5. 22. 금요일 무주로 가게 된 이유와 경위

1) 피고인 2는 2009. 5. 22. 새벽 피고인 1의 요청으로 위 피고인의 숙소인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재 ○○○모텔로 찾아갔다. 이때 피고인 1로부터 무주에 공사할 일이 있으니 조만간 연락을 주면 무주로 내려가 공사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용돈조로 약 1,500,000원을 받았다.

2) 용돈이 생긴 겸에 출퇴근, 다가오는 현충일의 가족 여행 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그날 차량을 렌트하였는데, 마침 렌트 차량을 인수할 무렵 피고인 1로부터 오늘 바로 무주로 내려가 달라는 부탁을 받고 렌트 차량을 운전하여 곧 무주로 내려간 것이다.

(나) 이 사건 당일 무주행과 피해자와의 관련성

1) 이 사건 당일 낮에 피해자와 2회 정도 전화통화를 나눈 사실은 있으나, 단순한 안부전화였을 뿐 피해자와 무주에서 만날 약속을 한 것은 아니다.

2) 따라서 피고인 2는 피해자가 피고인 1과 함께 무주로 온다는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하였다.

(다) 무주에서의 행적과 매장의 경위

1) 무주에 도착하여 2009. 5. 22. 20:00경 철목리 소재 피고인 1 소유의 빈집으로 가 라면과 커피를 먹은 후 피곤하여 곧 잠이 들었다.

2) 그런데, 다음날인 같은 달 23. 02:00경 피고인 1이 혼자 와서 잠을 깨우더니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따라 나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각자 차량을 운전하여 충북 영동군 학산면 봉소리 소재 압치마을회관 부근으로 가 그곳에 피고인 1의 차량을 세워 두고, 자신의 렌트 차량에 피고인 1을 태우고 왔던 길을 거슬러 가며 대화를 하였는데, 피고인 1은 ‘요즘 일이 안 풀려 점쟁이의 말대로 전북 무주군 부남면 (이하 1 생략) 소재 피고인 2 소유의 경작하지 않는 논에 꽃사슴을 살짝 묻어두었다. 가서 포크레인 기사 공소외 9나 공소외 8에게 부탁하여 더 깊이 묻어 달라’고 부탁하고는 부산으로 떠났다.

3) 피고인 2는 이 말에 따라 먼저 공소외 9를 찾아가 작업을 부탁하였으나 거절당하고, 이어서 공소외 8을 찾아가 부탁하여 위 포장물을 꽃사슴 사체인 줄 알고 깊이 매장하였다. 작업을 마치고는 곧 서울로 올라왔다.

(라) 허위자백의 경위

1) 2009. 5. 24.경 피고인 1의 전화 요청으로 다음날인 같은 달 25. 오전 대구 □□□호텔에서 피고인 1을 만나게 되었다. 그 때 피고인 1은 사실 그날 매장한 물건이 꽃사슴이 아니라 피해자의 사체라고 알려 주면서, 피고인 2에게 ‘무주에 내려가는 날 피고인 1이 피해자를 위 빈집에 데리고 와서는 자신은 부산에 간다며 곧 떠났고, 이후 피고인 2가 우발적으로 피해자와 다투다가 망치로 살해하고 암매장한 것으로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2) 피고인 2는 많이 놀랐으나, 차라리 동생인 피고인 1보다는 자신이 징역을 사는 것이 낫고 우발적인 살인이라면 3년 정도만 고생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승낙하였다. 다만 이때는 시간이 부족하여 구체적인 범행방법까지 꾸미지는 못하고 헤어졌다.

3) 그래서 피고인 2는 범행에 가담한 적이 없고 아무것도 알지도 못하면서 경찰, 검찰, 원심을 거쳐 당심 제1회 공판기일까지 자신이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하였다고 허위 자백을 한 것이다.

다. 검사( 피고인 1에 대하여)

피고인 1이 주도적인 위치에서 이 사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였고, 범행방법이 극히 잔인함에도, 범행 이후 어떠한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아니한 채 터무니없는 변명만 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유족들이 큰 고통과 슬픔을 겪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 단

가. 공소장변경에 관한 검토 및 판단의 순서

(1)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 제8회 공판기일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도살인 부분을 별지와 같이 교환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당심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이 부분 원심판결은 심판대상이 변경됨에 따라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위 공소장변경은 피고인 1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의 내용을 자세히 밝히고, 채권자인 피해자가 살해됨으로써 피해자 측의 채권추급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거나 현저하게 곤란해졌다는 사정을 보완하는 내용으로서, 앞서 본 피고인들의 주장과 직접 관련된 부분에 실질적인 변경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어서, 피고인들의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는 변경된 공소사실과 관련해서도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 살피기로 한다.

(2) 한편, 피고인 1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의 존부와 그 내용은 이 사건 강도살인범행 성립의 전제이면서 또한 전체 범행의 동기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먼저 이에 관하여 검토하고, 이어서 피고인들이 살인 및 사체유기의 범행을 하였는지에 관한 항소이유를 살핀 다음, 강도살인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나. 피고인 1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의 존부와 내용에 관한 판단

(1) 피고인들과 피해자의 관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 및 당심 증인 공소외 10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 1은 전북 무주군 무주읍 오산리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주위에는 자신을 부동산경매투자, 전문농업경영 등 다방면의 사업에 종사하며 무주 등지에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위 피고인은 키 약 176㎝, 몸무게 약 78kg 정도의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있고, 평소 운동을 즐겨하며 체력관리를 하였다{당심 증인 공소외 10의 법정진술(제5회 공판기일), 증거기록 제1103면}.

(나) 피고인 2는 피고인 1의 형으로서, 2008.경부터 전북 무주군 설천면 길산리에서 거주하다가 2009. 4.경 상경하여 서울 양천구 목동의 월세 방에서 생활하며 같은 구 염창동 소재 ◎◎◎호텔의 대리기사로 근무하였다. 위 피고인은 키 약 170.8㎝, 체중 약 57㎏의 다소 왜소한 체격을 가지고 있고(증거기록 제694면),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다) 피해자는 1960년생의 남자로서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서 거주하였고, 키 약 180㎝, 체중 약 69㎏의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있으며(증거기록 제754면), 평소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공판기록 제311면, 증거기록 제8면, 제532면, 제690면), 운동기구를 이용한 근력운동을 하는 등 건강관리를 하였다(증거기록 제6면).

(라) 피해자는 2008. 봄 무렵 중학 동창인 공소외 5와 공소외 5의 고향친구 공소외 11 등을 통하여 피고인 2를 소개받았다. 당시 피고인 2는 공소외 5 등에게 무주에 많은 토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를 담보로 해서 자금을 대여해 줄 사람을 찾고 있다고 밝힌 터였다. 피해자는 이에 관심을 보이며 공소외 5, 11, 피고인 2 등과 함께 무주로 갔는데, 이때 피고인 2로부터 동생인 피고인 1을 소개받아 토지현황과 개발전망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고, 이후 피고인 1에게 자금을 대여해주며 금전거래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밖에도 피해자는 공소외 5, 11 등과 함께 2008. 여름 무렵에는 피고인 2의 안내로, 2008. 가을 무렵에는 피고인 1의 안내로 각 무주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한편 공부상 연령으로는 피해자가 피고인 2보다 2살 연상이나, 피해자는 평소 피고인 2를 ‘형님’으로 호칭하였다(증거기록 제532면).

(2) 피고인 1과 피해자 사이의 금전거래에 관한 증빙자료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 특히 공소외 1, 2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와 위 조서에 첨부된 피해자 작성의 메모(증거기록 제536-540면) 및 경찰 수사보고에 첨부된 피해자 작성의 노트(증거기록 제34-40면)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해자는 매우 꼼꼼한 성격으로 평소 모든 거래를 거의 금융계좌를 통하여 하고, 그 내역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었다.

2) 피고인 1과의 거래내역에 관하여도, 피해자는 사망 직전까지 이를 메모, 노트 등의 형태로 직접 기재해 두었는데, 여기에는 각 자금대여의 일시, 원금, 이자, 대여조건, 선이자를 공제한 실제 지급액, 담보제공내역 및 담보부동산의 표시, 담보권 실행예정방법, 원리금 상환 현황 등이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또한 그 기재는 금융자료나 부동산등기부 등의 객관적인 자료들과도 그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

3) 더욱이 위 피해자의 메모 또는 노트에는 채무자인 피고인 1의 정확한 이름이 곳곳에 명시되어 있고, 타인과의 거래내역과 혼재됨이 없이 오로지 피고인 1과의 거래내용만이 담겨 있어, 작성자의 보충설명이 없더라도 피고인 1에 대한 피해자의 채권의 존재 및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나) 이에 의하면, 피해자가 남긴 위 메모와 노트의 기재는 그 정확성과 신빙성이 높다고 할 것이므로, 위 증거와 관련 금융자료 및 부동산등기부 등의 기재를 종합하면 피고인 1과 피해자 사이의 금전거래 내용을 넉넉히 파악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3) 피해자의 피고인 1에 대한 금전대여 내용

이와 같은 견지에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 특히 위 메모와 노트 및 관련 금융자료(증거기록 제377-412면, 제719-721면)와 부동산등기부등본 등 부동산 관련자료(증거기록 제162-197면, 제648-662면, 제1020-1104면) 등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해자의 피고인 1에 대한 금전대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2008년도 대여 내역

1) 2008. 5. 20.자 대여(증거기록 제34, 37, 393, 536, 720면)

○ 원금 : 100,000,000원

○ 실제 교부금 : 82,500,000원(2008. 5. 19. 30,000,000원 계좌이체 및 500,000원 수표 지급, 같은 달 20. 52,000,000원 계좌이체, 다만 검사는 위 수표로 지급한 500,000원 부분을 공소사실상의 차용금액에서 누락하였다)

○ 3개월분(2008. 5. 20.부터 같은 해. 8. 19.까지)의 선이자 7,500,000원 등 17,500,000원을 공제

○ 이자 : 월 2.5%(2,500,000원)

○ 변제기 : 2008. 11. 20.

○ 담보 : 2008. 5. 19. 피고인 1 소유의 전북 무주군 설천면 길산리 (이하 2 생략) 대 1654㎡에 관하여 근저당권자 피해자, 채권최고액 107,500,000원으로 된 2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 경료

2) 2008. 7. 17.자 대여(증거기록 제34, 37, 174, 384, 393, 536면)

○ 원금 : 100,000,000원

○ 실제 교부금 : 96,000,000원(2008. 7. 16. 60,000,000원, 같은 달 17. 36,000,000원 각 계좌이체)

○ 1개월 선이자 4,000,000원을 공제

○ 이자 : 월 4%(4,000,000원)

○ 담보 : 2008. 7. 16. 피고인 1 소유의 전북 무주군 적상면 포내리 (이하 3 생략) 전 320㎡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 경료

3) 2008. 8. 7.자 대여(증거기록 제35, 37, 162, 166, 384, 536면)

○ 원금 : 95,000,000원(2008. 8. 7. 계좌이체)

○ 이자 : 월 5%(4,750,000원), 단 첫 달은 월 10,000,000원

○ 담보 : 2008. 8. 6. 피고인 1 소유의 전북 무주군 부남면 고창리 (이하 4 생략) 임야 331㎡, 같은 리 (이하 5 생략) 전 1035㎡, 같은 리 (이하 6 생략) 전 240㎡ 등에 관하여 근저당권자 피해자, 채권최고액 95,0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 경료

4) 2008. 8. 26.자 대여(증거기록 제35-37, 170, 536, 655면)

○ 피해자 소유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이하 7 생략) 답 1508㎡를 담보로 송파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약 300,000,000원을 대출받은 자금으로 대여

○ 원금 : 300,000,000원

○ 실제 교부금 : 277,500,000원(2008. 8. 26. 계좌이체)

○ 위 2008. 5. 20.자 대여금의 제4회 이자 2,500,000원, 2008. 7. 17.자 대여금의 제2회 이자 4,000,000원, 2008. 8. 7.자 대여금의 첫 달 이자 10,000,000원 등 합계 16,500,000원 상당의 이자 및 각종 수수료 등의 비용 6,000,000원 등 총 22,500,000원을 공제

○ 이자 : 피해자의 위 송파농업협동조합에 대한 대출 이자 상당액인 월 2,000,000원을 피고인 1이 부담하기로 함

○ 담보 : 2008. 8. 25. 피고인 1 소유의 전북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 산 (이하 8 생략) 임야 51965㎡ 중 1/2 지분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 경료

5) 2008. 9. 4.자 대여(증거기록 제37, 183, 188, 193, 394, 536면)

○ 원금 : 120,000,000원(2008. 9. 4. 계좌이체)

○ 이자 : 월 4%(4,800,000원)

○ 담보 : 2008. 9. 2. 피고인 1 소유의 전북 무주군 적상면 사산리 (이하 9 생략) 전 307㎡, 같은 리 (이하 10 생략) 전 542㎡, 같은 리 (이하 11 생략) 전 456㎡, 같은 리 (이하 12 생략) 답 757㎡ 중 각 4/5 지분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 및 같은 달 3. 피고인 1의 처 공소외 12 소유의 전북 무주군 무풍면 철목리 (이하 13 생략) 전 1055㎡에 관하여 근저당권자 피해자, 채권최고액 19,0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 각 경료

6) 2008. 9. 29.자 원금 1,000,000원 대여(증거기록 제395면)

7) 2008. 10. 4.자 대여(증거기록 제37-38, 177, 379, 536, 655면)

○ 피해자 소유의 위 방이동 (이하 7 생략) 답 1508㎡를 담보로 송파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약 200,000,000원을 추가로 대출받은 자금으로 대여

○ 원금 : 200,000,000원

○ 실제 교부금 : 193,482,120원(2008. 10. 2. 80,000,000원, 같은 달 3. 80,000,000원, 같은 달 4. 33,482,120원 각 계좌이체)

○ 선이자 5,000,000원 및 설정비 1,517,880원 등 합계 6,517,880원 공제

○ 이자 : 월 5,000,000원

○ 변제기 : 6개월 후

○ 담보 : 2008. 10. 2. 피고인 1 소유의 전북 무주군 무풍면 증산리 (이하 14 생략) 답 1137㎡, 같은 리 (이하 15 생략) 답 2658㎡ 중 각 4/5 지분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 경료

8) 2008. 10. 19.자 대여(증거기록 제39, 181, 536면)

○ 원금 : 8,000,000원(2008. 10. 19. 계좌이체)

○ 담보 : 2008. 10. 10. 위 공소외 12 소유의 전북 무주군 부남면 고창리 (이하 16 생략) 임야 473㎡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 경료

9) 2008. 11. 대여(증거기록 제39, 387, 396, 536면)

○ 원금 : 98,500,000원(2008. 11. 4. 80,000,000원, 같은 달 7. 16,500,000원, 같은 달 27. 1,000,000원, 같은 해 12. 11. 1,000,000원 각 계좌이체)

(나) 2008년도말 기준의 거래 개요

1) 원금 : 합계 약 1,022,500,000원

2) 실제 교부금 : 합계 약 971,982,120원

3) 약정 이자 : 합계 월 약 22,500,000원{월 23,050,000원(= 2008. 5. 20.자 대여금 이자 월 2,500,000원 + 2008. 7. 17.자 대여금 이자 월 4,000,000원 + 2008. 8. 7.자 대여금 이자 월 4,750,000원 + 2008. 8. 26.자 대여금 이자 월 2,000,000원 + 2008. 9. 4.자 대여금 이자 월 4,800,000원 + 2008. 10. 4.자 대여금 이자 월 5,000,000원)에서 2008. 11. 20.부터 감액하기로 한 월 55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액수(증거기록 제38, 537, 538면)}

(다) 2009. 1. 15.자 대여(증거기록 제388면, 제538면, 제659면)

○ 피해자 소유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이하 17 생략) 답 397㎡를 담보로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약 165,000,000원을 대출받아 그 중 아래 원금 대여

○ 원금 : 100,000,000원(2009. 1. 15. 계좌이체)

○ 변제기 : 2009. 1. 20.

○ 담보약정 : 기존 대여금 미납 이자 20,000,000원을 포함한 120,000,000원을 위 변제기인 2009. 1. 20.까지 상환하지 못하면 위 공소외 12 소유의 전북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 (이하 18 생략) 임야 36893㎡ 중 1/2 지분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기로 하고, 피고인 1은 동석한 법무사 사무실 직원에게 위 등기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미리 교부

○ 담보의 실행 : 피고인 1이 위 변제기에 상환하지 못하여 2009. 2. 6.위 부동산 중 1/2 지분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로 2009. 1. 19.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

(라) 2009. 2. 19.자 대여(증거기록 제539면, 제648면, 제652면)

○ 원금 : 150,000,000원

○ 실제 교부금 : 125,000,000원

○ 기존 대여금에 관한 미납이자 20,000,000원 및 비용 5,000,000원 등 합계 25,000,000원 공제

○ 피고인 1이 송파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약 150,000,000원을 대출받음에 있어, 피해자 소유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이하 19 생략) 전 139㎡ 및 같은 구 오금동 (이하 20 생략) 답 162㎡를 물상담보로 제공하여 위 각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95,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는 방식

○ 2008년도 각 대여 및 위 2009. 1. 15.자 대여, 2009. 2. 19.자 대여를 합한 약정이자를 월 25,000,000원으로 새로 정함

(마) 2009. 5.의 대여 내용

1) 피해자는 2009. 5. 22.까지 지금까지의 대여원금을 모두 회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같은 달 6. 피고인 1에게 40,000,000원을 대여하였다(증거기록 제391면, 제539면, 한편 피해자의 위 메모 기재에 의하면 2009. 5. 6.까지의 대여원금이 합계 1,328,000,000원으로서, 위 인정사실에 의한 실제 교부금 합계액 1,236,982,120원과는 차이가 있는데, 이는 대부분 피해자가 선이자 등을 공제하기 전의 원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데서 생긴 차이로 보인다).

2) 이어서 피해자는 같은 달 15.경 본인 소유의 위 방이동 (이하 7 생략) 답 1508㎡를 담보로 제공하고 사채업자로부터 약 300,000,000원을 차용하여 이를 그대로 피고인 1에게 대여하였다(증거기록 제539면, 제655면).

3) 그리고 피해자는 같은 달 18.경에 피고인 1이 송파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약 63,000,000원을 추가 대출받음에 있어, 본인 소유의 위 방이동 (이하 19 생략) 전 139㎡ 및 오금동 (이하 20 생략) 답 162㎡를 다시 물상담보로 제공하여 위 각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81,9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증거기록 제539면, 제648면, 제652면).

4) 또한 피해자는 같은 달 21. 즉 이 사건 전날에는 피해자 소유의 위 방이동 (이하 17 생략) 답 397㎡를 담보로 송파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약 200,000,000원을 대출받아 위 2009. 2. 15.자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대출원리금을 상환하고, 나머지 대출금 등에 의해 피고인 1에게 40,000,000원을 대여하였다(증거기록 제391면, 제539면, 제659면).

(바) 피해자의 피고인 1에 대한 자금대여 내용 결산

위와 같이 피해자는 피고인 1에게 2008년도에 실제 약 971,982,120원을 교부하여 1,022,500,000원을 대여하였고, 2009년도에 실제 약 668,000,000원을 교부하여 693,000,000원을 대여함으로써, 2008. 5.경부터 2009. 5. 21.경까지 합계 약 1,639,982,120원을 실제 교부하여 1,715,500,000원을 대여하였고, 이에 대한 약정이자가 월 약 25,000,000원에 이르렀다. 특히 피해자는 2009. 5. 이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약 보름에 걸쳐 피고인 1에게 합계 약 443,000,000원을 집중적으로 대여하였다.

(4)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전액 변제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관하여

(가) 2008. 5. 20.자 대여금의 변제 여부

피고인 1은 위 대여금채권의 담보를 위하여 피해자 앞으로 설정된 근저당권이 이미 2008. 11. 26. 해지된 점(증제1호증의1)에 비추어 위 대여금은 변제되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피해자의 메모(증거기록 제537면), 노트(증거기록 제38면)의 각 기재(‘2008. 11/20 … 회수하기로 한 1억 원은 몇 달 더 쓰기로 함…’ 등)에 의하면 위 대여금이 변제기인 2008. 11. 20. 및 그 이후 이 사건 발생시까지도 상환되지 아니하였음이 인정된다. 또한 피고인 1의 피해자에 대한 차용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해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던 위 (3)항의 10개 부동산 중 증거에 의해 시가를 확인할 수 있는 9개 부동산의 경우 피해자 앞으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당시의 시가표준액 합계가 약 45,836,153원에 불과한 점(증거기록 제1020면), 원래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는 2순위의 것으로서 이미 근저당권자를 금산신용협동조합으로 한 채권최고액 169,000,000원의 선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기 마쳐져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피고인 1의 요청에 따라 채무변제 이전에 먼저 근저당권설정등기부터 말소해주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이례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피고인 1이 위 대여원금을 변제하였음을 뒷받침할 금융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한 사정까지 종합하면 2008. 5. 20.자 대여금은 아직 변제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된다.

(나) 2008. 7. 17.자 대여금의 변제 여부

피고인 1은 위 대여금을 모두 변제하고 피해자로부터 차용증을 반환받았다고 주장하나, 이에 관한 아무런 근거자료가 없는 반면 위 메모, 노트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 1이 이 사건에 이르도록 위 대여금을 변제하지 아니하였음이 넉넉히 인정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2008. 8. 7.자 대여금의 변제 여부

피고인 1은 위 대여금채권의 담보를 위하여 피해자 앞으로 설정된 근저당권이 이미 2009. 4. 28. 해지된 점에 비추어 위 대여금은 변제되었다고 주장하나, 위 (가)항 및 아래 (사)항과 같은 이유에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2008. 8. 26.자 대여금의 변제 여부

피고인 1은 위 대여금 275,000,000원 중 25,000,000원은 부동산 매매대금으로 받은 것이고, 나머지 250,000,000원은 위 2008. 7. 17.자 및 같은 해 8. 7.자 대여금을 변제받은 다음 그 금액을 다시 송금하여 투자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해자는 피고인 1에게 투자한 것이 아니라 자금을 대여한 것이고, 더욱이 위 자금은 피고인 1의 종전 채무 변제금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약 300,000,000원을 대출받아 마련한 점에 비추어보더라도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2008. 9. 4.자 대여금의 변제 여부

피고인 1은 위 대여금채권의 담보를 위하여 피해자 앞으로 설정된 근저당권이 이미 2008. 11. 26. 해지된 점(증제1호증의2)에 비추어 위 대여금은 변제되었다고 주장하나, 위 (가)항과 같은 이유에서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바) 2008. 10. 4.자 대여금 및 같은 달 19.자 대여금의 변제 여부

피고인 1은 위 각 자금은 대여금이 아니라 투자금이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금원은 대여금이라고 인정되므로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 피고인 1이 피해자에 대한 잔존 채무를 모두 변제하고 2009. 5. 21.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 및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한 서류를 받았는지 여부

1) 피고인 1은 2009. 5. 14.경 피해자에게 잔존 채무의 변제 및 부동산매매대금으로 합계 약 267,000,000원을 지급한 다음, 2009. 5. 21. 16:00경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재 ○○○모텔 603호 위 피고인의 숙소에서 법무사 사무실 직원 공소외 6이 동석한 가운데, 위 전북 무주군 부남면 고창리 (이하 4 생략), 같은 리 (이하 5 생략), 같은 리 (이하 6 생략) 등 3필의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 및 같은 군 적상면 포내리 (이하 3 생략) 토지, 같은 군 부남면 대소리 산 (이하 8 생략) 토지 중 1/2 지분, 위 적상면 사산리 (이하 9 생략), 같은 리 (이하 10 생략), 같은 리 (이하 11 생략), 같은 리 (이하 12 생략) 각 토지 중 각 4/5 지분, 같은 군 무풍면 증산리 (이하 14 생략), 같은 리 (이하 15 생략) 각 토지 중 각 4/5 지분, 위 고창리 (이하 16 생략) 토지 및 위 대소리 (이하 18 생략) 토지 중 1/2 지분 등 10개 부동산에 관한 피고인 1의 처 공소외 12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에 필요한 서류들을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았다고 주장한다.

2) 먼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 특히 공소외 6에 대한 경찰 및 검찰 각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공소외 6 작성의 진술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당시 피해자는 등기신청을 대행할 법무사 사무실의 직원 공소외 6에게 ‘소유권이전을 해 주면 피고인 1이 채무를 해결해준다고 하니 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 1의 말을 믿고 서류 일체를 주는 것으로서 등기절차를 진행하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 실제로 이날 피고인 1과 피해자 사이에 현금이 오가지는 아니한 사실, 당시 공소외 6은 매매계약서의 매매대금도 기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 1로부터 등기용 서류를 받아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공소외 6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조서의 기재 중 당시 피고인 1과 피해자 사이에 금전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으로 생각했다는 부분은 그 내용 자체가 진술인의 주관적 판단에 관한 것일 뿐이어서 위 사실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여기에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당시 피고인 1은 피해자에 대하여 원금 1,700,000,000원 이상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점, 피고인 1 측에게 소유 명의가 환원되는 부동산들의 가액은 피고인 1의 채무액수에 턱없이 부족하여 담보로서의 가치가 미미한 점, 피해자는 2009. 5. 22.까지 피고인 1로부터 위 채무 전액을 변제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서 사채까지 얻어가며 같은 달 들어서만 약 443,000,000원을 집중적으로 대여한 점(따라서 이 무렵 피고인 1이 보유한 금원의 상당 부분은 피해자로부터 대여받은 자금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피고인 1이 주장하는 자금의 출처에 관한 금융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한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 1의 변제약속을 믿고 채무변제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먼저 위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거나 소유 명의를 환원해 주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5) 소결론

위와 같이 이 사건 당시 피고인 1은 피해자에 대하여 실제 교부한 금원만으로도 합계 약 1,639,982,120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인정되는바(실제 채무는 검사가 공소사실에서 적시한 금액을 초과하지만 일단 검사가 계산한 방식에 따라 실제 교부한 금액만을 기준으로 한다), 이 점을 다투는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뒤에서 판단하는 바와 같이 당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강도살인의 공소사실은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살인죄의 성립만을 인정하면서 피고인 1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의 존부 및 그 액수는 범행의 동기에 관한 요소로 평가하였는바, 가사 이 사건 발생 이전에 피해자에 대한 채무 중 가령 그 담보를 위한 근저당권이 2008. 11.경 말소된 같은 해 5. 20.자 대여 및 같은 해 9. 4.자 대여에 관한 채무의 일부가 변제되었다고 보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채무들은 피고인 1의 전체 채무 중 일부에 불과하여 이 사건 발생 당시 피고인 1이 피해자에 대하여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사정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당심의 판단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다.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 가담 여부에 관한 판단

(1) 판단의 방법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의 심증이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해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않는 한 간접증거에 의해 형성되어도 되는 것이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갖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 아래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그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그것들에 의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되, 다만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범죄사실을 입증하는 경우에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해서 피고인들이 모두 범행 가담 자체를 부인하고 있고, 목격자의 진술 등 이에 관한 직접증거도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결국 이 부분 판단은 위 법리와 같이 간접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들의 종합적 증명력을 검토하는 방법에 의할 수밖에 없다.

(2) 인정사실 및 정황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 및 당심 증인 공소외 7, 12, 13, 10, 8, 14, 15의 각 법정진술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정황을 인정할 수 있다.

(가) 2009. 5. 22. 이전 피고인 1의 행적

1) 피고인 1은 2009. 5. 12.경 서울로 올라와 이 사건 발생일인 같은 달 22.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재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머물렀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방이동에서 보냈다(증거기록 제44면, 제228면, 제612면). 위 ○○○모텔은 올림픽공원 경륜장과 같은 동에 있고, 오금동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와도 멀지 않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은 이 사건 발생 전날인 2009. 5. 21. 16:00경 위 ○○○모텔 603호실에서 법무사 사무실 직원 공소외 6이 동석한 가운데 피해자를 만나, 위 부동산에 관하여,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 및 피고인 1의 처 공소외 12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에 필요한 서류들을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았다.

(나) 2009. 5. 22. 무주 출발 이전 피고인 2의 행적

1) 피고인 2는 2009. 5. 22. 02:10경, 최근까지 서울 ◎◎◎호텔에서 함께 일하다가 택시기사로 근무하는 공소외 7( 휴대폰 번호 3 생략)을 전화로 불러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그의 택시를 타고 같은 날 03:18경 위 ○○○모텔로 피고인 1을 찾아갔다. 이때 피고인 2는 가진 돈이 20,000원뿐이라면서 택시요금이 27,000원에 이르자 요금계산기를 꺼버리고 공소외 7에게는 요금으로 20,000원만 지급하였다.

2) 피고인 2는 위 모텔 객실에서 피고인 1을 만난 후 같은 날 09:00경 위 모텔을 나와 다시 공소외 7을 불러 그가 운전하는 택시에 탑승하고는 함께 승용차 렌트를 알아보자고 부탁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2는 그 며칠 전부터 공소외 7 등에게 무주 땅 약 20,000평을 팔기로 해서 무주에 내려가야 되므로 그랜저급의 승용차를 렌트할 예정이고, 단 무주에 내려갈 때는 동생과 함께 갈 것이라고 몇 차례 말한 적이 있었다.

3) 피고인 2는 공소외 7과 함께 청량리, 서교동 등 소재의 렌트업체를 방문하였으나 마음에 드는 차량이 없거나 절차상 번거롭다는 등의 이유로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고, 이에 공소외 7이 다음에 렌트하자고 제안하기도 하였으나, 피고인 2는 나온 겸에 일을 마치자면서 결국 부천 소재 ◇◇렌트카에 연락하여 (차량번호 1 생략) 토스카 승용차를 1개월간 렌트하기로 하고 같은 날 13:00가 넘어 ◎◎◎호텔 앞에서 위 렌트차량을 인수하였다.

4) 피고인 2는 공소외 7에게는 동생인 피고인 1로부터 약 1,380,000원을 받았다면서 그 중에서 렌트비용 700,000원을 지급하였고 공소외 7에게는 용돈 조로 100,000원을 주었는데, 실제로 렌트비용으로 지급된 액면 500,000원권 자기앞수표는 그 전날인 2009. 5. 21. 피고인 1에 의해 인출된 것이다. 한편 피고인 2는 공소외 7에게 그날 무주에 땅을 보러 올 사람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당심 증인 공소외 7의 법정진술(제4회 공판기일)}.

(다) 2009. 5. 22. 서울 출발 및 무주 도착 전후 피고인들과 피해자의 통화 내역

1) 이 무렵까지 피고인 1은 방이동에 계속 있으면서, 2009. 5. 22. 10:28경, 10:35경 및 12:55경 공소외 6( (휴대폰 번호 4 생략))과 통화하여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 및 공소외 12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밟도록 재촉하였다.

2) 한편 피해자는 과거 공소외 5에게 피고인 1이 이자를 연체한다면서 이에 따른 고민을 밝힌 적도 있었는데(공판기록 제307면), 사건 당일 09:00경 처 공소외 1에게 돈을 받으러 간다고 말하며 집을 나선 후, 과거 거래관계에 있었던 공소외 16( (휴대폰 번호 5 생략))을 구리시 인근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함께 하였다(증거기록 제690면).

3) 그런데 피고인 1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사건 당일 12:58경 피고인 2에게, 13:02경 피해자에게 각 전화를 하였고, 이어서 13:18경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있는 피고인 2와 구리시 수택동에 있는 피해자 사이에 통화가 이루어졌다. 또한 피고인 1은 같은 방이동에서, 사건 당일 14:26경 피고인 2에게, 14:27경 피해자에게, 14:31경 및 14:33경 다시 피고인 2에게 각 전화를 하였는데, 곧이어 14:34경 서울 양천구 강서동에 있는 피고인 2가 남양주시에 있는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두 사람 사이에 통화가 이루어졌다.

4) 이와 관련하여 공소외 16은 이 사건 후 피해자의 처 공소외 1에게 당시 피해자가 밝은 목소리로 전화 상대방에게 ‘형님 그럼 이따가 만나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고(증거기록 제532면), 수사기관의 전화문의에 대하여는 당시 피해자가 ‘무주에 땅도 있고 돈도 받을 것이 있어서 무주로 간다, 누군가와 같이 가는데 무주에서 9시에 또 다른 사람을 만난다, 받을 돈이 액수가 크니까 전부터 같이 하자고 했던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690면).

5) 이후 피고인 2는 위 렌트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사건 당일 15:00경 서울 강서구 화곡7동에서, 15:41경 서울 양천구 목4동에서, 16:39경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서, 16:51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17:03경 서울 서초구 양재7동에서 각 피고인 1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어서 17:12경 서울요금소를 통해 경부고속국도 하행선에 진입하였다. 피고인 2는 사건 당일 17:26경 피고인 1로부터 전화를 받은 후, 17:28경 용인시, 18:59경 대전 동구 대청동을 거쳐 19:24경 대진고속국도 무주요금소를 통과해 무주에 도착하였다. 이어서 피고인 2는 무주요금소로부터 약 36㎞ 떨어진 전북 무주군 무풍면 철목리 (이하 21 생략) 소재 피고인 1 소유의 빈집(이하 ‘이 사건 공가’라고 한다)에 사건 당일 20:30경 이전에 도착하여 렌트 차량을 주차시켰다. 피고인 2는 이어서 사건 당일 20:48경 공소외 7에게 전화를 하였으나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고, 21:00경에는 무주로 내려오는 피고인 1로부터 전화받은 것을 끝으로, 얼마 후 휴대전화의 전원을 껐다. 그리고 위 렌트 차량은 적어도 다음 날인 2009. 5. 23. 토요일 00:59경까지는 이 사건 공가에 그대로 주차되어 있었다.

6) 한편 피고인 1은 위와 같이 사건 당일 17:26경 무주로 내려가는 피고인 2와 통화한 다음, 방이동에서 피해자의 주거가 있는 오금동으로 이동하면서 17:49경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였는데, 그 직후인 17:53경 피해자는 무주로 내려가던 피고인 2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였다. 피고인 1은 본인의 (차량번호 2 생략) 벤츠 승용차에 피해자를 태우고 이동하여 사건 당일 18:22경 동서울요금소를 통과해 중부고속국도 하행선에 진입하였고, 18:50경 이천시, 19:35경 충북 청원군, 21:00경 충남 금산군을 거쳐 21:17경 무주요금소를 통해 무주에 도착하였다.

7) 피해자는 평소 외박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날 무주행은 사전에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무주로 가는 도중 사건 당일 18:56경 처 공소외 1과, 21:05경 모 공소외 2와 각 통화를 하여 행선지까지 밝히지는 않으면서 시골에 일이 있어 오늘 집에 못 갈 것 같다고 하였다. 피고인 1과 피해자가 무주에 도착한 지 얼마 후 이들의 휴대전화도 모두 전원이 꺼졌다.

(라) 2009. 5. 23. 무주 출발 때까지 피고인들과 피해자의 행적

1) 이후 다음 (마)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는 다음날인 2009. 5. 23. 02:49경 이전에 살해되어 그 사체가 포장되었다. 피해자의 무주 도착 후의 행적을 알 수 있는 통화내역, 폐쇄회로 화면 등의 자료는 밝혀진 것이 없다.

2) 피고인들의 경우도 각자 무주에 도착한 다음부터, 피고인들이 각자의 차량을 나란히 운전하여 2009. 5. 23. 02:49경 19번 국도 오산삼거리 부근을 무주 방면에서 영동 방면을 향하여 1초 간격으로 통과하는 장면이 폐쇄회로 화면에 포착될 때까지는 그 행적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

3) 위 오산삼거리를 지난 얼마 후 피고인들은 충북 영동군 학산면 봉소리 소재 압치마을회관 부근에 도착하여 피고인 1의 벤츠 승용차를 그곳에 주차시킨 다음 피고인 2의 렌트 차량에 피고인 1이 동승하여 왔던 길을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여 같은 날 02:58경 위 19번 국도 학산면 봉소리 부근을 영동 방면에서 무주 방면으로 통과하였다. 그후 피고인들은 다시 19번 국도를 무주 방면에서 영동 방면으로 진행하여 위 압치마을회관 앞에 도착한 후, 피고인 1은 위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여 계속 영동 방면으로 이동하고, 피고인 2는 다시 무주 방면으로 이동하여 같은 날 03:54경 19번 국도 위 봉소리 부근을 통과하였다.

4) 피고인 1과 헤어진 피고인 2는 같은 날 04:00경 전북 무주군 부남면 가당리 (이하 22 생략)에 거주하는 포클레인 기사 공소외 9의 집에 찾아가 매장할 물건이 있다면서 포클레인으로 땅을 파달라고 부탁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5) 이후 피고인 2는 위 렌트 차량으로 이동하여 같은 날 04:59경 위 부남면 부당초등학교 부근을 통과한 다음 05:45경까지 전북 무주군 무주읍 용포리 및 인접한 충남 금산군 부리면 현내리 등을 진행하면서 피고인 1에게 약 8회에 걸쳐 전화통화를 시도하였으나 피고인 1의 휴대전화 2대 모두 전원이 꺼져 있어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자 피고인 2는 같은 날 06:20경 피고인 1에게 “ 공소외 9가 안된다고 해서 내가 처리하고 간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6) 피고인 2는 같은 날 06:40경 공소외 9의 집과는 차량으로 약 5-7분 거리의 충남 금산군 부리면 현내2리 (이하 24 생략)에 거주하는 포클레인 기사 공소외 8을 찾아갔다. 피고인 2는 자신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공소외 8에게 피고인 1의 형이라고 소개하며 본인 소유의 위 부남면 (이하 1 생략) 토지 인근 일명 ‘원골’에 있는 산소 옆에 소나무 한 그루만 심으려고 하니 포클레인 작업을 해달라고 부탁하였으나, 공소외 8로부터 예정된 작업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오늘 급하게 외국에 나가야 되어 시간이 없다면서 끈질기게 부탁하여 겨우 승낙을 얻었다. 그런데 피고인 2는 위 (이하 1 생략) 현장으로 가면서는 공소외 8에게 ‘사실은 소나무가 아니라 점쟁이의 말에 따라 산소 옆에 사슴을 묻으려 하고, 누군가 이미 약간 묻어 놓았는데 더 깊이 묻으려 하니 물건을 묻은 옆쪽을 파달라’고 요청하였다. 공소외 8은 이에 따라 얕게 매장된 파란색 박스 같은 물건 옆을 따라 약 2m 깊이의 구덩이를 파 주었다. 이때 피고인 2는 매장을 도와주려는 공소외 8을 막으며 ‘다른 사람이 보면 부정 타니 고개를 돌리고 있으라’고 요구하였다. 피고인 2와 공소외 8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같은 날 07:30경이었고, 08:10경 작업이 마무리되었는데, 당시 피고인 2는 검은색 지퍼가 달린 트레이닝복 같은 상의와 검정색 하의를 착용하고 있었다. 다음 (마)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파란색 박스 같은 물건은 피해자의 사체를 포장한 것이다.

7) 한편 피고인 1은 위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고 영동 방면으로 계속 진행하여 영동을 지나 같은 날 04:31경 황간요금소를 통해 경부고속국도 하행선으로 진입하였고, 07:56경 노포요금소를 통해 부산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위 매장을 마친 피고인 2는 위 렌트 차량을 운전, 국도를 거쳐 같은 날 08:51경 추부요금소를 통과해 대진고속국도 상행선에 진입한 다음 08:59경 대전을 거쳐 경부고속국도로 들어서 11:16경 서울요금소를 통과하여 서울에 도착하였다.

8) 영상분석결과 피고인들이 2009. 5. 22. 서울을 출발하여 무주요금소에 진입할 당시에 착용하였던 옷과 다음날 각 부산과 서울에 도착할 당시에 착용하였던 옷은 서로 다른 것이다.

(마) 피해자의 사체 상태와 부검결과 및 범행 현장

1) 다음 (바)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경찰 제3회 피의자신문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고 그 사체를 위 (이하 1 생략) 토지에 매장하였다고 진술함에 따라{피고인들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등은 증거능력이 없는 관계로 다음과 같은 다른 증거에 의한다. 이하 같다. 당심 증인 공소외 14의 법정진술(제8회 공판기일), 원심 제5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2의 진술기재(공판기록 제533면, 경찰 자백시 피해자와 말다툼하다 망치로 때려 피해자를 살해하고 원골저수지 쪽으로 가서 사체를 묻었다고 진술하였다는 취지이다)} 경찰에 의해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피해자의 사체는, 옷이 모두 벗겨진 채로 검정 비닐로 양쪽 손목이 뒤로 묶여져 있고 양쪽 발목도 묶여져 웅크린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비닐 2장으로 머리와 등 부위가 각각 싸여진 다음, 청색 비닐봉지 약 46장으로 다시 온몸이 겹겹이 둘러 싸여 있었다. 또 그 상태에서 이불가방 2개를 겹쳐 사체를 넣고 이어서 녹색텐트 2개로 둘러싼 다음 노끈을 겹겹이 둘러가며 묶는 등 피해자의 사체는 상당히 견고하고 밀봉된 상태로 포장되어 있었다.

2) 피해자의 사체 부검 결과, 피해자는 직경 약 4.5㎝의 망치로 추정되는 둔기로 강하게 타격당하여 이마를 포함한 얼굴에 5곳, 머리 부위에 7곳 등 12개의 좌열창상을 입었고, 기타 목, 좌측 가슴, 우측 어깨, 등, 음부 등의 5곳 이상에도 가격을 당하였으며, 둔기가격에 의한 머리뼈골절과 뇌손상이 직접 사인으로 밝혀졌다. 각종 독극물은 검출되지 아니하였으나 피해자의 혈중알콜농도가 0.326%로 판명되었는데, 혈중알콜농도가 0.35%를 넘으면 호흡곤란, 의식불명, 체온강하 및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는 점에 비추어보면 피해자의 혈중알콜농도는 이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피해자의 사체에서는 아무런 저항흔이 발견되지 아니하였고, 이마 부위의 큰 좌열창과 목 부위의 골절 자국은 피해자가 누워 있는 상태에서 둔기를 수직으로 내리쳤을 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3) 이 사건 공가는 2층의 건물과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당은 주변의 집들에 개방되어 있고, 건물은 주거용인 2층과 창고인 1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사건 당시 위 창고에는 과거 피고인 2 등이 어묵 제조판매업을 할 때 사용하던 기계와 그 속에 많은 비닐 봉지가 있었다(당심 증인 공소외 12의 당심 제4회 공판기일에서의 진술). 한편 2009. 6. 2. 경찰의 현장 검증 당시 1층 창고에는 피해자의 사체를 포장한 것과 유사한 종류의 천막, 비닐하우스용 비닐이 담긴 두루마리 등이 있었고, 수도꼭지도 갖추어져 있었으며, 바닥에는 물과 모래를 뿌린 흔적이 있었다. 이때 바닥과 의자 등에서 혈흔 같은 미약한 흔적이 발견되었으나 결국 혈흔으로 확인하지는 못하였다.

(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피고인들의 태도와 변소

1) 이 사건 수사는 2009. 5. 24. 10:00경 피해자의 처 공소외 1이 경찰에 피해자의 가출을 신고하면서 시작되었으나, 피해자의 가족들은 경찰 신고 이전부터 피해자가 금전문제 등과 관련하여 피고인 1 등에 의하여 변을 당한 것이 아닌지 의심 하였다. 이에 따라 피해자의 가족들이 2009. 5. 23.경 피고인 1의 무주 주거로 찾아가 피고인 1의 처 공소외 12를 만났는데, 이때 공소외 12는 남편이 일본에 갔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증거기록 제258면). 또한 피해자의 조카사위 공소외 3이 2009. 5. 23. 21:09경 피고인 1에게 전화하여 피해자의 행방을 물었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 1은 ‘피해자는 서울에 있지 않느냐, 나도 행방을 모른다’며 전날 피해자를 태우고 함께 무주로 간 사정을 전혀 언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된 후 2009. 5. 25. 오전 피고인들은 대구 □□□호텔에서 만났다. 피고인 2는 위 렌트차량을 운전하여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같은 날 17:10경 부천 ◇◇렌트카 영업장에 들러 렌트 차량의 네비게이션을 교체하였다.

3) 피고인들은 다음날인 2009. 5. 26. 각 긴급체포되었는데, 당시 피고인 1의 왼손 등에는 피부가 깊게 찢어진 상처가 있었고(증거기록 제224면), 피고인 2의 오른쪽 집게손가락에는 피부가 다소 벗겨진 듯한 상처가 있었다(증거기록 제225면).

4) 피고인 1은 경찰 수사를 거쳐 다음과 같이 검찰 수사 및 원심과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를 살해하고 그 사체를 유기하였다는 혐의를 부인하였다.

가) 피고인 1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대부분의 중요 질문에 관하여진술을 거부하였는데, 피고인 1이 그나마 답변한 사항의 요지는, ① 피고인 2가 무주에 온다는 것도 몰랐고 무주로 내려가기 전 피고인 2와 연락한 적도 없으며, ② 적상면 펜션에서 부산으로 가는 통상의 경로는 무주요금소를 거쳐 대진고속국도와 남해고속국도를 이용하는 것인데, 사건 당일은 특별한 이유 없이 위 통상 경로와 달리 황간요금소를 통해 경부고속국도를 이용하였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 수사 도중인 2009. 6. 19.경 경찰로부터 같은 해 5. 23. 새벽 오산삼거리 및 충북 영동군 학산면 봉소리 지점에서의 피고인들의 차량 통행내용에 관한 수사보고가 추송되었다.

나) 피고인 1은 2009. 7. 8.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는, 이 사건 공가에 사건 당일 자정 무렵 도착하여 잠시 머무르다가 나와 같은 해 5. 23. 01:30-01:40경 적상면 펜션에 도착하였고, 그곳에서 50분 내지 1시간 쉬다가 부산으로 출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피고인 1은 2009. 9. 28. 원심 제4회 공판기일에서는, 손등의 상처는 경찰에 체포된 후 알게 된 것으로서 손톱깎이로 손톱정리를 하다가 긁혀 살이 나온 것을 손톱깎이로 깎아내며 생겼고 별로 깊지도 않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 이어서 2009. 10. 9. 원심 제5회 공판기일에서는 기존의 진술을 대체로 유지하면서도, ① 무주요금소를 나와 근처에 있는 적상면 펜션으로 향하다가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방향을 돌려 이 사건 공가로 향하면서 약 1시간이 소요되어 같은 해 5. 22. 자정 전에 이 사건 공가에 도착하였고, ② 약 35-40분 거리에 있는 적상면 펜션에서 약 2시간 머물다가 부산으로 출발하였으며, ③ 영동 방면으로 가는 도중 오산삼거리 부근에서 피고인 2가 경적을 울리며 따라오기에 압치휴게소 부근에서 차량을 세우고 피고인 2의 렌트 차량을 타고 오던 길을 따라 가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이후 피고인 1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비슷한 취지의 변소를 하고 있다.

4) 한편 피고인 2는 다음과 같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그 진술의 내용이 크게 변화하였다.

가) 피고인 2는 경찰 수사 초기에, ① 2009. 5. 22. 피해자가 전화하여 땅 문제로 의논할 것이 있으니 같은 날 21:00경 무주요금소에서 만나자고 하여 렌트한 차량으로 무주로 내려갔고, ② 이 사건 공가의 창고 문이 잠겨 있어 렌트 차량에서 쉬다가 무주요금소 부근으로 가 보니 피해자가 피고인 1과 함께 와 있었으며, ③ 피해자가 서울 땅을 팔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으나 그런 사람을 구할 수 없다고 답변한 후 피고인 1로부터 용돈 1,500,000원을 받아 이들과 곧 헤어졌고, ④ 이후 무주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같은 달 23. 06:00경 서울로 출발했으며, ⑤ 같은 날 06:20경 ‘잘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피고인 1에게 보낸 적이 있는데 이는 공소외 7에게 보낸다는 것이 잘못 전송된 것이라는 취지로(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2009. 5. 23. 06:20경 피고인 1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 공소외 9가 안된다고 해서 내가 처리하고 간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피고인 2는 경찰 수사 초기 단계, 아직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잘됐다’는 것이었다고 진술하며 그 해명을 시도한 것이다) 진술하였다{원심 제5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2의 진술기재(공판기록 제532-533면, 경찰 수사 초기 자백을 하기 전에 위와 같이 진술한 적이 있다는 취지이다)}.

나) 그런데 피고인 2는 통화내역, 폐쇄회로 화면 등을 토대로 계속 추궁을 받자, 경찰 제3회 피의자신문조서 이후부터 ① 피해자가 땅 문제로 상의할 것이 있다고 하여 약속을 정하고 렌트 차량으로 먼저 이 사건 공가에 도착하여 기다리던 중 피고인 1과 함께 온 피해자를 만났고, ② 이전에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 200,000원 때문에 시비가 되어 피해자와 마당에서 다투다가 피해자의 손에서 망치를 빼앗아 피해자의 머리 이마 부위를 내리쳤고, 그 후에도 피해자가 삽을 휘두르며 공격하기에 망치를 마구 휘둘러 결국 피해자가 머리를 맞아 쓰러졌으며, ③ 곧 피해자가 사망한 것을 확인하고 옷을 다 벗긴 다음 옆에 있던 검정색 비닐봉지에 옷을 모두 넣고, 반듯이 사체를 눕혀 검정색 비닐봉지로 발목 복숭아뼈 부분을 묶고 사체를 엎드린 자세로 뒤집은 다음 양손을 뒤로 잡아서 다시 검정색 비닐봉지로 손목을 묶었고, 그렇게 양손, 양발을 묶어 무릎을 꿇은 자세처럼 된 후, 하늘색 비슷한 천막 2개를 바닥에 깔고 그 천막 위에 파란색, 흰색 비닐봉지를 피가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굉장히 많이 깔아, 그 위에 사체를 옮긴 다음 머리 위쪽으로 천막 테두리를 올려 묶어 사체를 포장하였고, ④ 그 후 렌트 차량 트렁크에 포장한 사체를 싣고 원골 저수지 근처로 가서 삽으로 대충 묻은 다음 지나가는 포클레인 기사에게 부탁해 다시 땅을 더 깊이 파서 매장하였으며, ⑤ 이후 피해자의 옷과 신발 등은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휴게소 휴지통에, 범행 도구인 망치는 길가에 버렸다고 진술함으로써, 자신이 우발적인 이유로 피해자를 단독으로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하였다고 밝혔다. 피고인 2의 위와 같은 진술은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되기 이전에 나온 것으로서, 위 진술에 따라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하여 매장된 피해자의 사체를 발굴하였다{당심 증인 공소외 14의 법정진술(제8회 공판기일), 원심 제5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2의 진술기재(공판기록 제533-534면, 경찰 자백시 위와 같은 내용으로 진술하였다는 취지이다)}

다) 그런데 피고인 2는 경찰 제6회 피의자신문 당시 종전의 진술과 달리 피고인 1도 살해 현장에 있었고 사체유기에는 가담하였다고 밝혔다{당심 증인 공소외 14의 법정진술(제8회 공판기일)}. 그러나 이후부터는 피고인 1과의 관련을 다시 부인하였다.

라) 피고인 2는 검찰 및 원심에서는, ① 경찰에서 진술한 바와 같이 과거에 빌린 돈 문제로 시비가 되어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맞으나 피고인 1은 피해자를 데려다 준 후 부산에 간다며 곧 이 사건 공가를 떠나 범행에 관여한 것이 없고, ② 자신은 피고인 1이 무주에 오는 줄도 몰랐고 내려오는 길에 피고인 1과 연락한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피고인 1의 이 사건 범행 관련성을 부인하였다. 그리고는 경찰에서 한 때 피고인 1이 범행현장에 있었다고 한 것은 어차피 피고인 1은 살인죄로 처벌될 것이 아닌 반면 자신은 처벌이 더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경찰관의 회유 때문에 한 허위진술이라고 주장하였다. 한편 피고인 2는 2009. 6. 12. 검찰 제3회 피의자신문까지는 렌트비 700,000원은 대리운전으로 번 돈이고 같은 해 5. 22. 새벽에 피고인 1을 찾아간 적이 없다고 진술하다가, 위 일시에 ○○○모텔을 방문하였음이 확인되는 폐쇄회로 화면에 의해 추궁당하자 그 이후부터는 ○○○모텔에서 피고인 1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피고인 1 몰래 훔쳐왔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하였다.

마) 피고인 2는 원심 판결 이후 2010. 1. 6. 당심 제1회 공판기일까지도 종전의 입장을 유지하였고, 항소이유서의 기재도 같은 취지였다. 그런데 피고인 2는 2010. 1. 27. 당심 제2회 공판기일 이후 앞서 항소이유의 요지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이 종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3) 검토

(가) 피고인 1이 피해자 살해 및 사체유기의 범행을 하였는지

다음과 같은 이유와 근거를 종합하면 피고인 1은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하는 이 사건 범행을 주도하였다고 판단된다.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피고인 1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에 대하여 최소한 약 1,639,982,120원에 이르는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반면, 구체적인 수입원이 뚜렷하지 않은 등 이를 제대로 변제할 수 있는 능력이나 방법이 없었고, 이와 같은 상태가 수개월간 지속되어 피해자에게 약속한 변제시한인 이 사건 당일 즉 2009. 5. 22.이 되어도 특별한 해결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② 반면 피해자는 피고인 1로부터 이 사건 발생일인 2009. 5. 22.까지 기존 채무 원금을 전액 변제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이를 조건으로 2009. 5.에만 피고인 1에게 약 443,000,000원을 대여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본인 재산을 담보로 사채자금까지 사용하는 등 무리한 조치를 감수하였으므로, 약속한 2009. 5. 22.까지 채무를 변제받지 못할 경우 피해자가 상당한 반발과 함께 강도 높은 대응조치를 취할 것임이 충분히 예상되었다고 할 것이고, ③ 피고인 1이 이 사건 전날 채무변제를 해 줄 것 같은 태도를 보이며 피해자로부터 근저당권말소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까지 먼저 교부받은 상태여서 피고인 1로서는 더 이상 피해자에 대한 채무의 해결을 늦출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인바,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1로서는 피해자를 살해함으로써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거액의 채무에서 벗어나고, 자신에게 닥쳐올 수 있는 곤경을 피하려는 동기 또는 유인이 충분히 존재하였다고 판단된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피고인 형제들 모두와 동행하거나 만날 약속을 하고 무주로 내려왔고, 특히 피고인 1에 대해서는 채무를 변제받는다는 매우 중요한 용무가 있어 동행한 것이므로 무주 도착 후 채무변제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피고인 1이 혼자 주거지나 적상면 펜션 등으로 떠나도록 내버려두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이고, ② 피해자는 피고인 1과 함께 무주에 도착한 2009. 5. 22. 21:17경부터 피고인들의 차량운전 모습이 폐쇄회로 화면에 잡힌 같은 달 23. 02:49경까지 5시간 남짓한 사이에 살해당한 것이 명백하고 또한 위 폐쇄회로 화면에 포착될 당시 피고인의 사체가 피고인들의 차량 중 어느 한 곳에 실려 있었던 것도 분명하다고 보이는바, 피고인 1은 두 시점 모두 피해자 또는 그 사체와 함께 있은 것으로서 위 피고인과 무관한 인물에 의해 피해자가 살해되었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볼 것이다.

3) 또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당일 피해자와 피고인 2 사이에 이루어진 3차례 통화마다 그 직전에 피고인 1이 피해자와 피고인 2 양측에 먼저 통화를 한 점, 피고인 1은 피고인 2의 서울 출발, 무주 이동상황, 무주도착 등의 상황 때마다 전화통화를 한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피고인 1은 사건 당일 피해자와 피고인 2의 이동상황을 파악하고 통제하였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1은 피고인 2를 새벽에 모텔로 오게 하여 비용까지 지급하며 차량을 렌트하도록 지시하였다고 볼 것이니,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1은 이 사건 범행을 미리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였음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4)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은 수사 초기 피해자의 행방을 묻는 피해자 가족들의 질문에 대하여 피해자와 사건 당일 무주에 동행한 사실을 감추는 등 무성의한 답변을 하고, 무주요금소를 나와 이 사건 공가에 도착한 시각, 적상면 펜션에 도착한 시각과 머문 시간 등 사건 당일 행적에 관한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통화내역이나 차량 통행기록 등 객관적인 증거가 발견될 때마다 이들 자료에 맞추어 진술 내용을 계속 변경하였는데, 이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꾸미려는 전형적인 시도들이라고 판단된다.

5) 기타 무주에 도착한 후 피고인들과 피해자의 휴대전화 전원들이 모두 곧 꺼진 점, 피고인 2가 공소외 9로부터 작업부탁을 거절당하자 8회에 걸쳐서 다급하게 피고인 1에게 통화를 시도하였고, 이어서 피고인 1에게 위와 같이 사체처리에 관하여 보고하는 듯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피고인 1이 무주로 내려갈 때 입은 옷과 부산에 도착할 때 입은 옷이 서로 다른 점, 피고인 1의 손등에서 발견된 상처의 내용과 정도 등과 같은 정황도 피고인 1이 살인 및 사체유기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였음을 뒷받침한다.

(나) 피고인 2가 피해자 살해 및 사체유기의 범행에 가담 하였는지

다음과 같은 이유와 근거를 종합할 때 피고인 2는 피고인 1과 공모하여 피해자의 살해와 사체유기 행위에 모두 가담하였다고 판단된다.

1) 피고인 2는 종전의 수사기관 및 원심에서 한 자백은 허위로 이루어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2는 사체가 발견되기 전 경찰 제3회 피의자신문에 이르러 본인의 살해행위를 처음 인정하면서 망치로 피해자의 이마와 머리 부위를 수회 가격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부검결과 밝혀진 범행도구 및 가격 부위와 거의 일치한다. 더욱이 피고인 2가 최초 가격 부위로 진술한 이마는 피해자에게 발생한 가장 큰 상처의 하나로서 살해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제대로 알기 어려운 내용이다.

또한 피고인 2가 묘사한 사체의 모습 즉, 옷을 벗긴 채 손목을 뒤로 묶고 발목을 묶어 웅크린 자세로 만든 다음 피가 흐르지 않도록 다량의 비닐 봉지와 천막 등을 사용하여 감쌌다는 내용은 살해와 사체유기 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그 주요 취지에서 실제의 모습과 너무나 일치한다.

피고인 2는 대구 □□□호텔에서 피고인 1로부터 들은 내용에 본인의 추측을 더한 것이라고 변소하나, 단지 타인으로부터 들은 내용만으로 이와 같이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부분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거나 추측하여 진술한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고, 더욱이 위 피고인 스스로 당시 시간이 촉박하여 구체적인 범행방법을 꾸밀 여유까지는 없었다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2) 다음으로 피고인 2의 변소와는 달리 위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피해자와 무주에서 만날 약속을 하였다고 판단된다. 즉,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공소외 7에게 며칠 전부터 무주 땅 20,000평을 팔기 위해 무주로 내려갈 일이 있다고 말해왔고, 사건 당일에는 그날 무주에 땅을 보러 올 사람이 있다고 말한 점, 피해자가 사건 당일 피고인 2와 통화하며 ‘형님 그럼 이따가 만나요’라고 말했으며, 공소외 16에게 ‘무주에 땅도 있고 돈도 받을 것이 있어서 간다, 누군가와 같이 가는데 무주에서 9시에 또 다른 사람을 만난다’라는 취지로 말한 점, 피고인 2가 원래 원했던 차종을 바꾸면서까지 굳이 당일 차량을 렌트하려고 하였고 차량을 인수하자마자 곧바로 무주로 내려간 점, 도중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 1 및 피해자와 계속 연락을 유지한 점, 무주에 도착한 후 피고인 1로부터 마지막 전화를 받은 얼마 후 휴대전화의 전원을 끈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보면 피고인 2는 사건 당일 피고인 1의 계획하에 이루어진 피해자와의 약속을 위하여 무주로 가게 된 것임이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무주에 도착하자 곧 잠이 들었다는 피고인 2의 변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경찰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하였다고 시인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위 피고인은 처음에는 본인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다가 경찰관으로부터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받으며 본인 진술의 비합리성을 추궁당하자 혐의 일부를 인정한 것으로서, 진술의 과정이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은 피고인 2의 모습은 단지 피고인 1의 부탁을 받아 본인과 무관한 죄를 뒤집어쓰기로 마음먹은 사람의 진술 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공범과 계획적 살인을 한 범죄자가 자신의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공범과의 공모를 부인하는 것은 자신의 죄책을 가볍게 하려는 것으로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할 것이지만, 비록 형제지간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죄 없는 사람이 오로지 타인을 위하여 자신과 관련 없는 죄책, 특히 살인과 같이 중한 죄의 책임을 대신 지려 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수긍하기 어렵다. 더욱이 수사 및 제1심을 거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도 적법한 항소이유서 기간이 도과하도록 본인에게 아무런 죄가 없음을 주장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전후 사정에 비추어보면 피고인들은 수사망이 좁혀져 오자 대구 □□□호텔에서 의논하여 일단 혐의를 부인하되 증거상 완전히 부인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면 피고인 2가 자신의 우발적인 단독범행이라고 진술하여 혼자 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인 2가 종전까지 범행관련성을 극구 부인하다가 제3회 경찰피의자신문에 이르러 위와 같이 번복을 하게 되었다고 봄이 더 자연스럽다.

4) 그리고 앞서 본 이 사건 범행의 수단, 방법, 즉 피해자가 머리, 얼굴 등에 12곳의 좌열창상을 당하면서도 사체에 작은 저항흔조차 없었다는 점, 이마와 목 부위에 수직가격의 흔적이 뚜렷하다는 점, 피해자의 사체 혈중알콜농도가 0.326%에 이른다는 점, 사체의 포장 방법이 대단히 치밀하고 견고하며 이를 범행장소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곳에 가매장까지 해 두었다는 점 등에 비추어본다면, 이 사건 살해와 사체유기의 범행은 단독범에 의해 실행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2는 이 사건 각 범행에 직접 가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5) 그밖에 피고인 2가 공소외 9, 8에게 포클레인 작업을 의뢰할 때 보인 비정상적인 태도와 정황, 공소외 9로부터 부탁을 거절당하자 피고인 1에게 8회에 걸쳐 계속 통화를 시도하다가 위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피고인 2의 경우도 무주로 내려갈 때 입은 옷과 서울로 올라올 때 입은 옷이 서로 다른 점 등의 사정도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 공모하여 이 사건 살해 및 사체유기의 범행에 가담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4) 소결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간접사실이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판단하면, 피고인 1이 피해자에 대하여 원금 약 1,700,000,000원 이상에 이르는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면서 이를 변제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그 채무를 면하고자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해자를 무주로 유인하여 그 저항을 완전히 제압한 다음 망치 등으로 이마와 머리를 가격, 살해하고, 사체를 포장하여 매장하였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위 각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라. 강도살인 부분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1의 피해자 공소외 17에 대한 차용금채무 약 1,664,502,120원 상당을 면탈하기 위하여, 담보로 제공된 각 부동산의 소유권을 피고인 1의 처 공소외 12 앞으로 다시 이전해 주고 근저당권을 말소해 주면 곧바로 채무를 변제할 것처럼 피해자를 속여, 그로부터 등기 관련 서류를 되돌려 받아 소유권이전등기 및 근저당권말소등기를 마침으로써 유일한 법적 채무증빙자료를 없애 채무 전액이 변제된 것 같은 상태를 만들고 피해자를 살해하여 피고인 1의 피해자에 대한 위 채무금 지급을 면하였다.

(2)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가) 강도살인죄가 성립하려면 먼저 강도죄의 성립이 인정되어야 하고, 강도죄가 성립하려면 불법영득 또는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형법 제333조 후단 소정의 이른바 강제이득죄의 성립요건인 '재산상 이익의 취득'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재산상 이익이 사실상 피해자에 대하여 불이익하게 범인 또는 제3자 앞으로 이전되었다고 볼 만한 상태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채무의 존재가 명백할 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상속인이 존재하고 그 상속인에게 채권의 존재를 확인할 방법이 확보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록 그 채무를 면탈할 의사로 채권자를 살해하더라도 일시적으로 채권자측의 추급을 면한 것에 불과하여 재산상 이익의 지배가 채권자측으로부터 범인 앞으로 이전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강도살인죄가 성립할 수 없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도1098 판결 등).

(2) 살피건대, 피고인 1이 피해자에 대하여 이 사건 범행 당시 최소한 약 1,639,982,120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는데, 그 채무를 면탈하고자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해자로부터 종전에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들을 돌려받는데 필요한 서류들을 교부받은 후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피해자는 매우 꼼꼼한 성격으로 평소 모든 거래를 거의 금융계좌를 통하여 하고 그 내역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었고, ② 피고인 1과의 거래 내역에 관하여도, 피해자는 피살 직전까지 이를 메모, 노트 등의 형태로 직접 기재해 두었는데, 여기에는 각 자금대여의 일시, 원금, 이자, 대여조건, 선이자를 공제한 실제 지급액, 담보제공내역 및 담보부동산의 표시, 담보권 실행예정방법, 원리금 상환 현황 등이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③ 또한 그 기재는 금융자료나 부동산등기부등본 등의 객관적인 자료들과도 그 내용이 거의 일치하고 있고, ④ 위 피해자의 메모 또는 노트에는 채무자인 피고인 1의 정확한 이름이 곳곳에 명시되어 있고, 타인과의 거래 내역과 혼재됨이 없이 오로지 피고인 1과의 거래 내용만이 담겨 있어, 작성자의 보충설명이 없더라도 피고인 1에 대한 피해자의 채권의 존재 및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⑤ 피해자가 피고인 1로부터 제공받은 담보의 가치가 채권액에 비하여 그렇게 높지 아니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앞서 본 증거들, 특히 공소외 1, 2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등에 의하면, ⑥ 피해자에게는 상속인으로 처 공소외 1과 아들 공소외 18, 19가 있는 점, ⑦ 위 노트나 메모는 공소외 1 등 상속인들이 그 존재를 잘 알고 있어 이 사건 수사단계에서 공소외 1 등에 의하여 어렵지 않게 제출된 점, ⑧ 피해자는 피고인 1에 대한 자금대여를 대부분 은행계좌를 통하여 했고, 한편 2009년 들어 피해자 본인의 부동산을 피고인 1이 대출받음에 있어 물상담보로 제공한 2건의 내역은 부동산등기부등본에 명백히 나타나는 점, ⑨ 이에 따라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위 노트, 메모 및 금융자료와 부동산등기부등본 정도만으로 피해자의 피고인 1에 대한 채권내역과 액수를 파악한 점, ⑩ 위 근저당권말소등기 및 공소외 12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부동산들을 비롯한 피고인 1 측의 부동산에 관하여, 이 사건 이후 피해자의 상속인들이 청구금액 1,670,002,120원의 가압류신청을 하여 위 신청이 인용된 점(증제1호증의1, 2)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경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 1의 채무의 존재가 명백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상속인이 존재하고 그 상속인에게 채권의 존재를 확인할 방법이 확보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하다고 할 것이어서,비록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속여 등기 관련 서류를 되돌려 받은 후 피해자를 살해하고 위 서류들을 이용해 소유권이전등기 및 근저당권말소등기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시적으로 채권자측의 추급을 면한 것에 불과하여 재산상 이익의 지배가 피해자측으로부터 피고인 1 앞으로 이전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이를 강도살인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밖에 달리 이 부분 강도살인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피고인들의 강도살인의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의 법리오해에 관한 위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다만, 이 사건 강도살인의 공소사실에는 살인죄의 공소사실이 포함되어 있고, 피고인들에 대하여 살인죄의 성립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들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으며, 위와 같이 이 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한 살인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파기 후 이에 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3. 결 론

위와 같이 원심판결 중 강도살인죄 부분에는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또한 피고인들의 법리오해의 항소도 이유 있는바, 위와 같이 파기의 대상이 되는 강도살인의 점과 나머지 원심 판시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리하여 피고인들에게 하나의 판결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인들 및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1항 부분을 아래와 같이 변경하고, 원심판결 증거의 요지란에 “1. 당심 증인 공소외 7, 12, 13, 10, 8, 14, 15의 각 법정진술”을 추가하고, “1. 공소외 9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를 “1. 공소외 9 작성의 진술서”로 변경하는 외에는 모두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1. 살인

피고인 1은 2008. 5. 19.경부터 2009. 5. 21.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공소외 17(남, 48세)로부터 적어도 약 1,639,982,120원을 차용하였는바, 형제 사이인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살해하여 피고인 1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지급을 면하기로 공모하였다

그리하여 피고인 2는 2009. 5. 22. 03:20경 서울 송파구 방이동 (이하 23 생략)에 있는 ○○○모텔 603호실에서 피고인 1로부터 범행자금 약 130만 원을 교부받아 같은 날 14:00경 ‘ ◇◇렌트카’로부터 (차량번호 1 생략) 토스카차량을 1달간 렌트하기로 하고 서울 강서구에 있는 ◎◎◎호텔 앞에서 토스카차량을 인수하면서 위 범행자금 중에서 70만 원을 렌트비로 지불하고, 이어서 토스카차량을 운전하여 같은 날 20:30경 전북 무주군 무풍면 철목리 (이하 21 생략)에 있는 피고인 1 소유의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빈집(이하 ‘이 사건 공가’라고 한다)에 도착한 뒤 피고인 1과 피해자를 기다렸으며, 피고인 1은 2009. 5. 22. 피고인 1 소유의 (차량번호 2 생략) 벤츠차량에 피해자를 태운 채 이 사건 공가를 향해 출발하여 같은 날 22:00경 이 사건 공가에 도착하였다.

이후 피고인들은 그때부터 다음날 01:00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공가 2층에서, 피해자에게 술을 먹여 만취하게 하고 피해자를 1층 창고로 데려간 다음, 그곳에 있던 망치(머리직경 약 4.5㎝)로 번갈아 가면서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을 약 12회, 목, 좌측 가슴, 우측 어깨, 등, 음부 등을 약 5회 이상 때려, 피해자로 하여금 머리뼈 골절 및 뇌손상 등으로 사망하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250조 제1항 , 제30조 (살인의 점, 피고인 1에 대하여는 무기징역형, 피고인 2에 대하여는 유기징역형 선택), 각 형법 제161조 제1항 , 제30조 (사체유기의 점)

1. 경합범가중

가. 피고인 1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1호 , 제50조 (더 중한 죄인 살인죄에서 무기징역형을 선택하였으므로 다른 형을 과하지 아니함)

나. 피고인 2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이 더 무거운 살인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위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1. 몰수

양형의 이유

1. 피고인 1

이 사건 범행은 채권자인 피해자를 살해하여 채무를 면해보고자 미리 치밀한 계획을 세운 다음 채무를 변제할 것처럼 피해자를 유인하여 망치로 얼굴과 머리를 10여회 이상 잔혹하게 가격하여 살해하고, 죄증을 인멸하고자 그 사체를 견고하게 포장하여 매장한 사안으로서, 대단히 치밀하고 대담하며 잔혹한 범죄이고, 그 동기도 극히 불량하다.

이 사건 피해자는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참혹한 모습으로 생명을 잃었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의 유족들이 겪게 될 고통과 절망은 비할 데가 없다.

그럼에도 위 피고인은 처음부터 당심의 종결에 이르기까지 별 뉘우침도 없이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위 피고인에게는 지금까지 많은 시간과 기회가 있었으나 위 피고인은 끝까지 이를 외면하였는바, 과연 위 피고인에게 교화개선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는지에 대하여 이 법원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생명형의 선택은 극히 신중하여야 할 것인바, 비록 현재 시점에서는 교화와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보이지만 위 피고인에게 남은 시간과 기회마저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된다.

이와 같은 견지에서, 그리고 위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지능, 이 사건 범행의 동기, 경위, 수단, 방법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모습 등 양형의 요소가 되는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위 피고인을 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함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므로, 위 피고인에 대하여 무기징역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2. 피고인 2

이 사건 범행의 치밀함, 대담성, 잔혹성의 측면은 위 피고인에게도 똑같이 해당한다.

또한 위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진술을 번복하고 입장을 바꾸었으나, 이는 모두 목전의 이해관계를 따른 것일 뿐 한 번도 진실한 반성의 모습을 나타냈다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피고인에 대해서도 중형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범행 가담의 정도가 공범보다는 낮다고 판단되고, 그 밖에 여러 양형의 요소들을 종합할 때 위 피고인에 대해서는 교화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징역 20년의 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도살인의 점의 요지는 위 2. 라. (1)항의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2. 라.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위 살인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이에 관하여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태종(재판장) 김일연 김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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