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혼인의 파탄에 관한 쌍방의 책임 유무와 경중을 가리지 아니하고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이유설시만으로 이혼청구를 기각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고의 책임이 피고의 책임보다 더 무겁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원고의 이혼청구는 인용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원심이 원고와 피고의 각 책임의 유무 및 경중을 가려보지도 아니한 채 피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여 원고의 이혼청구를 배척하고 만 것은 민법 제840조 제6호 의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이유를 제대로 명시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기방
피고, 피상고인
피고
사건본인
사건본인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배척하고 채택증거들에 의하여, 원고와 피고는 1985.11.28.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로서 슬하에 2남(사건본인들)을 둔 사실, 원고는 원래부터 처가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었으나 피고의 친정은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으므로 피고는 원고 모르게 돈을 차용하고 원고에게는 친정에서 보낸 것처럼 하여 돈을 제공하여 왔었는데, 피고는 1986.1.경부터 소외 강명희로부터 금 5,000,000원을, 1989.8.초순경부터 소외 김원자로부터 금 17,000,000원을, 1990.1.초순경부터 소외 우노마로부터 금 19,000,000원을 각 차용하는 한편, 원고에게는 1989.4.경부터 1990.12.12.까지 사이에 8회에 걸쳐 곗돈을 탔다거나 친정에서 구해온 돈이라는 등으로 출처를 말하면서 위 차용금 중에서 합계 금 19,050,000원을 교부하였고 나머지 돈은 피고가 소비하였는바, 원고와 피고 모두 종전채무의 변제 또는 주거마련비용 등 공동생활을 유지하는 데 위 차용금을 소비한 사실, 그 후 위 차용금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자 채권자들이 빚독촉을 하였으며 이에 원고는 피고가 자신에게 친정에서 가져왔다고 하면서 준 돈이 친정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차용한 돈이라는 것을 알고 피고를 욕하며 때린 뒤에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를 하였고, 이어 전세보증금을 처분하여 일부 채무변제를 하고 임신 6개월의 피고로 하여금 집을 나가라고 함에 따라, 피고는 원고로부터 금 1,000,000원을 받고 5세의 아들을 데리고 경기 포천에서 셋방을 얻어 가정부, 행상 등의 일을 하며 생활하여 왔으며, 원고를 찾아가 생활비를 달라고 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절하였고 이에 피고는 1991.12.말경 아이들을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성남시 소재 병원에 간호사로 취직하여 혼자 살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기록과 관계 증거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반 등의 위법은 찾아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위의 사실인정에 이어, 사정이 위와 같다면 이 사건 혼인관계가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위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혼청구 및 친권행사자지정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의 이 사건 혼인은 이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여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고의 책임이 피고의 책임보다 더 무겁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원고의 이혼청구는 인용되어야 하는 것 인바( 당원 1991.7.9. 선고 90므1067 판결 ; 1990.3.27. 선고 88므375 판결 각 참조), 원심이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한 후 원고와 피고의 각 책임의 유무 및 경중을 가려보지도 아니한 채 피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여 원고의 이혼청구를 배척하고 만 것은 민법 제840조 제6호 의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이유를 제대로 명시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원심이 확정한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혼인관계가 위와 같이 파탄에 이른데 관하여는 원고의 책임이 피고의 책임보다 더 무겁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므로 원심이 원고의 이혼청구를 배척한 것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논지는 결국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또 피고에게도 그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비록 원고에게 파탄에 관하여 더 무거운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그 이혼청구를 인용하여야 한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임은 소론과 같으나, 논지가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에게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도 이유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