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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2.7.19. 선고 2012구합11058 판결
기부금품사용잔액유사사용불승인처분취소
사건

2012구합11058 기부금품사용잔액유사사용불승인처분취소

원고

사단법인 A

피고

행정안전부장관

변론종결

2012. 7. 5.

판결선고

2012. 7. 19.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1. 4. 6. 원고에 대하여 한 기부금품 사용잔액 유사사용 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5. 12. 26. B의 애국애족 정신을 계승하고 애국심을 선양 실천하기 위한 교육의 장이 될 B기념관 건립사업을 목적으로 국가보훈처장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나. 원고는 2006. 5. 4. 피고로부터 구 기부금품모집규제법(2006. 3. 24. 법률 제79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에 따라 'B기념관 건립'을 목적으로 하는 기부금품 모집허가를 받았고, 2008. 4. 3. 과 2009. 2. 12. 및 2009. 12. 24. 피고에게 3회에 걸쳐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이라고 한다) 제4조에 따라 'B기념관 건립'을 목적으로 하는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마친 다음 그 무렵부터 2010. 9. 30.까지 총 3,534,044,302원의 기부금을 모집하였다.

다. 원고는 2009. 4. 22. B기념관 건립 공사를 시작하였는데, 국가보훈처에서는 기념관 건립을 위해 국고보조금 151억 1,980만 원을 지원하였고, 2010. 10. 26. 기념관 준공을 마친 후 이를 개관하였으며, 그 무렵 원고는 국가보훈처장과의 사전 약정에 따라 위 기념관을 국가보훈처에 기부채납하였다.

라. 원고는 B 기념관 건립공사를 하면서 국고보조금을 전부 집행하였고, 원고가 모집한 총 기부금 3,534,044,302원 중 위 기념관의 건립비용 및 기부금의 모집비용 등에 사용하고 남은 잔액은 2011. 1. 27. 기준으로 총 1,506,185,131원(이하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이라고 한다)이다.

마. 원고는 2011. 2. 21. 피고에게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을 B기념관 건립과 유사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재단법인 C에 장학기금으로 기증하겠다"는 내용의 기부금품 사용잔액 사용승인을 신청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용승인 신청'이라고 한다). 이에 피고는 2011. 4. 6. 원고에 대하여 "B기념관 건립을 위해 모집된 기부금품의 사용잔액은 기부금품법 제12조에 따라 기념관 시설보강 등 당초 모집목적과 유사한 용도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불승인'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7호증(갑 1 내지 5호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가 당초 기부금을 모집한 목적인 'B기념관 건립'과 이 사건 사용승인 신청을 하면서 밝힌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의 사용목적인 'C에의 장학기금 기증'은 모두 기부금품법 제4조 제2항 제4호 가목에서 정한 '교육, 문화, 예술, 과학 등의 진흥을 위한 사업'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같은 법 제12조 제2항에 따라 원고의 이 사건 사용승인 신청을 승인하여야 한다.

(2) B기념관은 2010. 10. 26. 원고의 기부채납으로 국유재산이 되었는데, 국유재산의 시설보강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국유재산법에 따라 일반회계의 부담으로 해결하여야 하므로, 원고로서는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을 B기념관의 시설보강 등에 사용할 수 없고, 오히려 그와 같이 사용하는 행위가 기부금품법에 위배되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이를 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첫 번째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과 을 1 내지 8호증(을 1, 3호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원고의 이 사건 사용승인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기부금품법 제12조 제2항에 따라 이를 승인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 ① 'B기념관'이 건립된 후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는 등으로 교육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념관의 건립을 통해 나타나는 B에 대한 승모, 선양, 역사의식의 고취 등 여러 효과 중 하나에 불과할 뿐 원고가 당초 기부금을 모집한 목적인 'B기념관 건립' 사업이 그 자체로 기부금품법 제4조 제2항 제4호 가목에서 정한 '교육, 문화, 예술, 과학 등의 진흥을 위한 사업'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기부금품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3조 제2항 제5호에서는 "기부금품법 제4조 제2항 제4호 아목에 따라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하려는 자의 경우 모집된 금품으로 하려는 사업에 대한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기부금품 모집등록추천서를 첨부하여 등록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07. 9. 3. B기념관 건립을 목적으로 기부금품 모집등록 신청을 하면서 보훈사무를 관장하는 국가보훈처장의 추천서를 첨부하여 제출하였으며, 그 후 국가보훈치에서는 기념관 건립을 위해 국고보조금 151억 1,980만 원을 지원하기까지 한 점, ③ 기부금품법 제4조 제2항 제4호 아목은 기부금품 모집등록이 가능한 사업 중 하나로 '그 밖에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을 규정하고 있는데, 비록 기부금품법 시행령에서 모법의 위임에 따라 '그 밖에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기부금품을 자유로이 모집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상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권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점과 기부금품법에서 기부금품의 모집을 등록제로 규정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입법의 미비를 이유로 기부금품법 제4조 제2항 제4호 아목에 근거한 기부금품 모집등록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모두 종합해 보면, 'B기념관 건립' 사업은 기부금품법 제4조 제2항 제4호 아목에서 정한 '그 밖에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의 사용목적인 'C1)에의 장학기금 기증'을 통한 장학사업은 같은 호 가목에서 정한 '교육진흥 사업'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B기념관 건립'사업과 'C에의 장학기금 기증'을 통한 장학사업은 기부금품법 제12조 제2항에서 정한 '모집금품을 사용하려는 용도가 당초의 모집목적과 같은 사업(제4조 제2항의 구분에 따른 사업을 말한다)'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당초의 기부금 모집목적인 'B기념관 건립' 사업과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의 사용목적인 'C에의 장학기금 기증'을 통한 장학사업이 모두 기부금품법 제4조 제2항 제4호 가목에서 정한 '교육, 문화, 예술, 과학 등의 진흥을 위한 사업'에 속한다고 보는 경우에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사용승인 신청에 대하여 기부금품법 제12조 제2항에 따른 승인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기부금품법 제12조 제1항에서는 원칙적으로 기부금품의 모집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면서, 예외적으로 '모집된 기부금품을 그 목적에 사용하고 남은 금액이 있는 경우 (제2호)'를 당초의 모집목적과 유사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그 취지는 모집된 기부금품의 잔액이 기부자의 의사에 따라 투명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건전한 모집제도의 정착에 기여하도록 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규정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부금품법 제12조 제2항에서 규정한 '제1항 단서에 따라 모집금품을 사용하려는 용도가 당초의 모집목적과 같은 사업(제4조 제2항의 구분에 따른 사업을 말한다)에 해당되는 경우'란 '모집금품을 사용하려는 용도가 제4조 제2항의 구분에 따를 때 형식적으로 당초의 모집목적과 같은 호(제4조 제2항 제4호의 경우 같은 목)에 속하는 사업에 해당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예컨대, 제4조 제2항 제4호 가목에서 '교육, 문화, 예술, 과학 등의 진흥을 위한 사업'이라고 규정하여 그 성격이 다른 여러 사업을 동일한 목에서 예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보면, 형식적으로 같은 목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위 가목에 속한 여러 사업 간 유사한 용도로의 사용승인 신청에 대하여 반드시 이를 승인하여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당초의 모집 · 사용계획서의 내용, 기부자의 의사 및 당초의 모집목적과 달리 모집금품을 사용하려는 용도와 그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제1항 단서에 따라 모집금품을 사용하려는 용도가 당초의 모집목적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에 해당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B기념관 건립' 사업과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의 사용목적인 'C에의 장학기금기증'을 통한 장학사업은 그 사업의 내용과 성격이 다를 뿐만 아니라, 기부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기부자는 B의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는 물리적 실체로서 기념관을 건립하는 데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할 목적으로 기부한 것으로 보일 뿐 당시 기부자에게 C(기부 당시에는 그 명칭이 'F'이었다)에 장학기금을 기증하여 대한민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하는 것을 지원할 목적으로 기부할 의사까지 있었다고 추단하기는 어려우므로, 'B기념관 건립' 사업과 'C에의 장학기금 기증'을 통한 장학사업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두 번째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당초 기부금을 모집한 목적인 'B기념관 건립' 사업과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의 사용목적인 'C에의 장학기금 기증'을 통한 장학사업이 기부금품법 제12조 제2항에서 정한 '제1항 단서에 따라 모집금품을 사용하려는 용도가 당초의 모집목적과 같은 사업(제4조 제2항의 구분에 따른 사업을 말한다)'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기부품금법 제1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원고의 이 사건 사용승인 신청에 대하여 승인 여부를 결정할 재량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사실과 을 1 내지 8호증(을 1, 3호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이를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가) 기부금품법 제12조 제1항에서 원칙적으로 기부금품의 모집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면서 예외적으로 '모집된 기부금품을 그 목적에 사용하고 남은 금액이 있는 경우(제2호)'를 당초의 모집목적과 유사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규정한 것은 모집된 기부금품의 잔액이 기부자의 의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그 사용용도가 변경된 후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의 기부자는 B의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는 물리적 실체로서 기념관을 건립하는 데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할 목적으로 기부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당시 기부자에게 C에 장학기금을 기증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하는 것을 지원할 목적으로 기부할 의사까지 있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

(나)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이 약 15억 원에 달하게 된 것은 국가보훈처에서 기념관 건립을 위해 국고보조금을 지원하였기 때문이고, B 기념관을 준공일에 맞춰 서둘러 준 공하느라 그 시설이나 전시물의 보강이 필요한 상태이다.

(다) 피고는 당초의 모집 사용계획서의 내용, 기부자의 의사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이 B기념관 시설 및 전시물 보강 등 기념관 건립과 가장 유사한 용도에 우선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하였는바, 이러한 처분사유가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라) B기념관이 2010, 10. 26. 원고의 기부채납으로 국유재산이 되기는 하였으나, 원고로서는 그 사용목적을 지정하여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을 기탁하는 방법으로 B기념관시설 및 전시물 보강 등에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을 사용하도록 할 수 있고, 그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기부금 잔액을 사용하는 행위가 기부금품법에 위배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태준

판사안승훈

판사곽상호

주석

1) 원고의 초대 위원장인 D은 2003. 3.경 자신의 호(E)를 붙여 F를 설립하였는데, F의 명칭이 2010. 12.경 C로 변경된 것이다.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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