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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5.7. 선고 2019도13764 판결
재물손괴
사건

2019도13764 재물손괴

피고인

A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강균(국선)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 8. 30. 선고 2019노882 판결

판결선고

2021. 5. 7.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타 방법'이란 형법 제366조의 규정 내용 및 형벌법규의 엄격해석 원칙 등에 비추어 손괴 또는 은닉에 준하는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여 재물 등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게 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일시적으로 그 재물을 이용할 수 없거나 구체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포함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921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재물의 효용을 해하는 것인지는, 재물 본래의 용도와 기능, 재물에 가해진 행위와 그 결과가 재물의 본래적 용도와 기능에 미치는 영향, 이용자가 느끼는 불쾌감이나 저항감, 원상회복의 난이도와 거기에 드는 비용, 그 행위의 목적과 시간적 계속성, 행위 당시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앞의 대법원 2007도2590 판결 참조).

2. 제1심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살펴보면 다음 각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해자는 2018. 7. 7.경 서울 노원구 B에 있는 C성북공장 인근 공터(이하 '이 사건 장소'라고 한다)에 피해자가 운행하는 E BMW 차량(이하 '피해 차량'이라고 한다)을 주차하였다.

(2) 피고인은 2018. 7. 7. 13:22경 평소 자신이 굴삭기를 주차하는 이 사건 장소에 피해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가 위 차량을 이동할 수 없도록 차량 앞에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을, 뒤에 굴삭기 크러셔를 바짝 붙여 놓아두었다. 피고인은 당시 피해 차량이나 굴삭기에 자신의 연락처를 남겨놓지 않았다.

(3) 피해자는 2018. 7. 7. 22:00경 피해 차량을 운행하기 위하여 이 사건 장소에 갔다가 차량 앞뒤가 장애물로 막혀있는 것을 확인하고, 장애물을 치우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 차량을 운행하여 빠져나가려고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

(4) 피해자는 112신고를 하여 출동한 경찰관 2명과 함께 장애물을 제거해보려고 하였으나 역시 실패하였고, 2018. 7. 8. 01:00경 차량 운행을 포기하고 이 사건 장소를 떠났다.

(5) 피고인은 2018. 7. 8. 07:10경 이 사건 장소로 가 피해자의 차량 뒤에 놓아두었던 크러셔를 제거하였고, 피해자는 약 17~18시간 동안 피해 차량을 운행할 수 없었다.

3.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위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 차량의 앞뒤에 쉽게 제거하기 어려운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등을 바짝 붙여 놓은 행위는 피해 차량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보기에 충분하다. 비록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 차량 자체에 물리적 훼손이나 기능적 효용의 멸실 내지 감소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이 놓아 둔 위 구조물로 인하여 피해 차량을 운행할 수 없게 됨으로써 일시적으로 본래의 사용목적에 이용할 수 없게 된 이상, 차량 본래의 효용을 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형법 제366조의 '기타 방법으로 재물의 효용을 해한 경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이동원

주심 대법관 노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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