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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53275, 53282 판결
[양수금][미간행]
판시사항

농지개량조합의 조합장이 수급회사의 대표이사 등과 통정하여 허위의 공사도급계약서를 작성한 후, 수급회사가 농지개량조합에 대한 위 계약상의 공사대금채권 중 일부를 은행에 양도한 데 대하여 이의를 유보하지 않고 승낙을 한 경우, 허위의 공사도급계약서 작성에 의한 공사도급계약 체결과 그 공사대금채권의 양도에 대한 승낙은 구 농지개량조합법 제24조 제8호 에 의하여 조합 총회의 의결을 얻어야 하는 일련의 '예산 외에 조합의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에 해당하므로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건호)

피고,피상고인

농업기반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류용현)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소외 사천농지개량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 한다)이 주식회사 유덕(이하 '유덕'이라 한다)과 사이에 체결한 적법한 공사도급계약에 기한 공사대금채무가 합계 4억 20,059,000원(′98 산전지구 공사대금 1억 96,523,000원 + ′98 내구지구 공사대금 2억 23,536,000원)에 불과한 상태에서, 소외 조합의 조합장인 소외 1이 유덕의 대표이사인 소외 2, 유덕의 실질적 사주인 소외 3과 통정하여 허위의 공사도급계약서 2통을 작성하여 유덕에 대하여 소외 조합이 실제보다 훨씬 많은 합계 42억 29,346,000원의 공사대금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양 가장한 후, 그 중 10억 원의 채권을 유덕이 원고 중소기업은행(이하 '원고 은행'이라 한다)에 양도한 데 대하여 소외 1이 소외 조합의 조합장으로서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지 아니하고 승낙한 사실 등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소외 1의 채권양도의 승낙은 소외 조합이 당초의 적법한 공사도급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채무를 초과한 10억 원 상당을 원고 은행에 지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므로, 조합원이나 국고의 부담을 초래하게 되어 구 농지개량조합법(1999. 2. 5. 법률 제5759호로 제정되어 2000. 1. 1. 시행된 농업기반공사및농지관리기본법에 의하여 폐지) 제54조 제2항 에서 정한 사업계획과 수지예산의 변경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그 채권양도의 승낙은 위 법 제24조 제54조 에 따라 농지개량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비로소 효력이 발생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인데, 소외 1의 채권양도의 승낙에 관하여 농지개량조합 총회의 의결이나 농림부장관의 승인이 없었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그 채권양도 승낙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관계 법령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와 같은 허위의 각 공사도급계약서 작성에 의한 공사도급계약 체결과 그 공사대금채권 양도에 대한 승낙을 소외 조합 총회의 의결을 얻어야 하는 일련의 '예산 외에 조합의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로 보아, 이에 대해 소외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 그 공사도급계약과 채권양도의 승낙이 무효라는 취지로 판시하지 아니하고, 그 채권양도 승낙에 대한 소외 조합 총회의 의결이 없어 채권양도 승낙이 무효라고만 판시한 점과 이러한 '예산 외에 조합의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이 무효인 근거로서 조합장의 대표권 행사에 대한 법률상의 제한 사유인 소외 조합 총회의 의결을 얻지 않은 것 외에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점까지 든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할 것이지만, 원고들이 그 공사대금 채권을 그 각 채권양수에 의하여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결론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으로 인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구 농지개량조합법 제24조 , 제54조 및 장래의 공사대금채권 양도의 승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은 나아가, 소외 1의 그 채권양도 승낙은 당초 소외 조합과 유덕이 체결한 적법한 공사도급계약상 공사대금인 합계 4억 20,059,000원의 범위 내에서는 수지예산의 변경을 초래하거나 예산 외에 조합의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므로 그 한도 내에서는 유효한 것이라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원칙적으로 그 전부가 무효이고 그 법률행위가 가분적이거나 목적물의 일부를 특정할 수 있으며 그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 한하여 나머지 부분이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그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소외 1의 그 채권양도 승낙이 가분적이거나 목적물의 일부를 특정할 수 있는 법률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우선, 원심이, 그 채권양도 승낙은 가분적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 채권양도 승낙이 목적물의 일부를 특정할 수 있는 법률행위(준법률행위의 취지로 보인다)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것은 결국 그 10억 원의 채권양도 승낙이 당초 소외 조합과 유덕이 체결한 적법한 공사도급계약상 공사대금인 합계 4억 20,059,000원의 채권양도에 대한 승낙으로서 유효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보이는바(이는 또한 유덕이 원고 은행에게 양도한 그 10억 원의 공사대금 채권에 당초 소외 조합과 유덕이 체결한 적법한 공사도급계약상 공사대금인 합계 4억 20,059,000원의 채권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금전채권의 일부 양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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