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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6다224350 판결
[부당이득금][미간행]
판시사항

[1]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체결한 보험계약의 효력(무효) 및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지를 직접적으로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경우, 보험계약자의 직업과 재산상태 등 제반 사정에 기초하여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갑이 을 보험회사 등 다수의 보험회사와 약 2개월 동안 총 7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입원치료 등을 이유로 을 회사 등으로부터 보험금을 받았는데, 을 회사가 보험계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보험료가 갑의 소득 수준에 비추어 비정상적이거나 과다한 금액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갑에게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이 있다고 추인하기에 부족한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엠지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면 담당변호사 성재영 외 4인)

피고, 상고인

소외 1의 소송수계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태형)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에 대한 보충의견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 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이다. 이러한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게 하는 것은 보험계약을 악용하여 부정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사행심을 조장함으로써 사회적 상당성을 일탈하게 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파괴하며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희생을 초래하여 보험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지를 직접적으로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 적어도 보험계약자의 직업과 재산상태, 다수 보험계약의 체결 시기와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와 성질,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에 기초하여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 .

2. 원심은 아래 사정에 근거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은 소외 1이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체결한 것으로 민법 제103조 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보험계약을 비롯한 보험계약 총 7건의 월 보험료 579,192원은 소외 1에게 과다한 금액으로 보인다. 소외 1은 2009. 2. 20.부터 2009. 4. 30.까지 약 2개월 동안 이 사건 보험계약을 비롯하여 총 7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단기간 내에 유사한 담보를 포함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소외 1은 2009. 6. 9.부터 2015. 2. 10. 사이에 1,628일을 입원하여 보험금 586,400,863원을 받았는데, 소외 1의 입원횟수와 입원기간은 상당히 잦고 길며 받은 보험금은 지나치게 과다한 것으로 보이고, 입원치료의 적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들이 발견된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

(1) 소외 1은 소외 2와 사실혼 관계에 있었고, 소외 2는 모 소외 3 또는 여동생 소외 4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이라는 상호로 식육 도소매업체를 운영하면서 소외 4 명의의 계좌를 사용하였다. 위 계좌의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무렵 잔액이 수백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월 보험료 합계 579,192원이 소외 1이나 소외 2의 소득 수준에 비추어 비정상적이거나 과다한 금액이라고 보기 어렵다.

(2) 소외 2의 언니 소외 5는 동양생명보험 주식회사의 보험설계사이고, 소외 1이 소외 5와 지인인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총 7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소외 1이 2009. 2. 20. 동양생명보험 주식회사와 체결한 △△△△ △△△△△ △△ 보험계약(월 보험료 206,250원)과 2009. 3. 11. 아이엔지생명보험 주식회사와 체결한 종신보험 표준형 20년납 보험계약(월 보험료 165,612원)은 모두 주계약이 종신보험으로서 보장적 성격 외에 저축적 성격도 동시에 가지고 있고, 위 2건의 월 보험료 합계 371,862원이 총 7건 전체의 월 보험료 579,192원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무렵 언론에서 2009. 4. 1.부터 의료실비보험의 보험료가 인상되고 보장내용이 축소될 전망이라고 보도되었다. 원심이 ‘소외 1이 단기간 내에 유사한 담보를 포함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것에는 의문이 있다.

(3) 소외 1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인 2009. 6. 9. 최초로 □□□□병원에서 ‘순환계 합병증을 동반한 인슐린-의존 당뇨병’ 진단을 받아 입원치료를 받았고, 이후 주로 당뇨병과 그에 따른 합병증 등 내과질환으로 입원치료나 수술을 받았다. 이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를 살펴보더라도, 외과질환에 관한 자료만 있을 뿐 내과질환과 관련하여 입원치료나 수술이 불필요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나. 이러한 보험계약자의 직업과 재산상태, 다수 보험계약의 체결 시기와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와 성질,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소외 1에게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이 있다고 추인하기에 부족하다.

그런데도 원심이 소외 1에게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이 있다고 추인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이 민법 제103조 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다수의 보험계약 체결로 인한 민법 제103조 위반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피고들의 상고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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