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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88945 판결
[부당이득금반환][공2015상,589]
판시사항

[1]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9조 제3항 에 따라 보험회사 등과 의료기관 사이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관한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기 위하여는, 의료기관이 보험회사 등에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지급의사와 지급한도에 관한 통지를 받을 것을 필요로 하는지 여부(적극)

[2] 보험회사가 의료기관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청구에 대하여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9조 제1항 에 따른 심사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진료수가를 지급한 경우, 의료기관에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그것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인정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왕증에 대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자동차손배법’이라 한다) 제12조 제1항 , 제2항 , 제19조 제1항 , 제3항 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자동차손배법 제19조 제3항 에 따라 보험회사 등과 의료기관 사이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관한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기 위하여는, 의료기관이 보험회사 등에서 자동차손배법 제12조 제1항 에 따라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지급의사와 지급한도에 관한 통지를 받을 것을 필요로 한다.

[2]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자동차손배법’이라 한다) 제12조 제1항 에 따라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지급의사와 지급한도에 관한 통지를 받은 의료기관에서 자동차손배법 제12조 제2항 에 따라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지급청구를 받은 보험회사 등이 그때부터 60일 이내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분쟁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의료기관이 지급청구한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보게 되어 있으므로, 보험회사가 의료기관의 진료수가 청구에 대하여 심사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진료수가를 지급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급청구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기준을 부당하게 적용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의료기관에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고, 비록 그것이 당초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인정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왕증에 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원고, 피상고인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피고, 상고인

의료법인 성세의료재단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얼 담당변호사 최영식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자동차손배법’이라 한다) 제12조 제1항 은 “보험회사 등은 보험가입자 등 또는 제10조 제1항 후단에 따른 피해자가 청구하거나 그 밖의 원인으로 교통사고 환자가 발생한 것을 안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교통사고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에 해당 진료에 따른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지급의사 유무와 지급한도를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은 “ 제1항 에 따라 보험회사 등으로부터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지급의사와 지급한도를 통지받은 의료기관은 그 보험회사 등에게 제15조 에 따라 국토해양부장관이 고시한 기준에 따라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19조 제1항 은 “보험회사 등은 제12조 제2항 에 따른 지급청구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기준을 부당하게 적용한 것으로 판단되면 그 지급청구일부터 60일 이내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분쟁심의회에 그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 은 “ 제12조 제2항 에 따른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지급청구를 받은 보험회사 등이 제1항 의 기간에 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그 기간이 끝나는 날에 의료기관이 지급청구한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각 규정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자동차손배법 제19조 제3항 에 따라 보험회사 등과 의료기관 사이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관한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기 위하여는, 의료기관이 보험회사 등으로부터 자동차손배법 제12조 제1항 에 따라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지급의사와 지급한도에 관한 통지를 받을 것을 필요로 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통지를 받은 의료기관으로부터 자동차손배법 제12조 제2항 에 따라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지급청구를 받은 보험회사 등이 그때부터 60일 이내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분쟁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의료기관이 지급청구한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보게 되어 있으므로, 보험회사가 의료기관의 진료수가 청구에 대하여 위와 같이 심사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진료수가를 지급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급청구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기준을 부당하게 적용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의료기관에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고, 비록 그것이 당초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인정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왕증에 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2.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교통사고로 제1심 공동피고 1이 피고 의료법인 성세의료재단이 운영하는 성민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고 원고가 피고 병원에 진료수가로 10,070,450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피고 병원에 위와 같이 진료수가를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병원 사이에 자동차손배법 제19조 제3항 에 의한 합의가 성립된 것이 아닌지와 관련하여, 원고가 피고 병원에게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하여 자동차손배법 제12조 제1항 의 통지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와 같은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당사자가 어떠한 법률효과를 주장하면서 미처 깨닫지 못하고 그 요건사실 일부를 빠뜨린 경우에는, 법원은 그 누락사실을 지적하고 당사자가 이 점에 관하여 변론을 하지 아니하는 취지가 무엇인지를 밝혀 당사자에게 그에 대한 변론을 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 당사자가 부주의 또는 오해로 인하여 증명하지 아니한 것이 분명하거나 쟁점으로 될 사항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명시적인 다툼이 없는 경우에는 법원은 석명을 하고 증명을 촉구하여야 하며, 만일 당사자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거나 예상하지 못하였던 법률적 관점을 이유로 법원이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려는 경우에는 그 법률적 관점에 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그와 같이 하지 아니하고 예상 외의 재판으로 당사자 일방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하는 것은 석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위법을 범한 것이 된다( 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2다60207 판결 ,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5170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 병원에서는 위와 같이 교통사고 환자인 제1심 공동피고 1을 치료한 후 원고에게 그 진료수가로 10,936,750원을 청구하였는데 원고가 그중 10,070,450원을 지급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자동차보험회사인 원고가 교통사고 환자를 치료한 피고 병원의 청구에 응하여 진료수가를 지급하였다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미 자동차손배법 제12조 제1항 에 의한 통지 등 절차가 이루어져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기록에 의하면 원심에 이르기까지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서는 교통사고 피해자인 제1심 공동피고 1의 상병이 기왕증에 해당하는지 여부나 피고들이 기왕증에 해당함을 인식하였으면서도 수술을 행한 것인지 여부 등에 관하여만 다투어졌을 뿐, 자동차손배법 제19조 제3항 의 적용요건으로서의 제12조 제1항 의 통지 요부 등에 관하여는 전혀 다투어진 바 없었고, 원심도 피고들에게 이에 관하여 의견을 진술하도록 하거나 위 통지 수령 사실의 증명을 촉구하는 등으로 석명권을 행사한 바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가 피고 병원에 대하여 자동차손배법 제12조 제1항 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같은 법 제19조 제3항 에 의한 합의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피고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법률적 관점을 이유로 청구의 당부를 판단함으로써 피고들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한 것이어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석명의무를 위반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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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8.31.선고 2012나1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