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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법원 2008.4.11.선고 2007구단907 판결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사건

2007 구단 907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원고

김○○

소송대리인 변호사

피고

인천보훈지청장

변론종결

2008. 3. 28.

판결선고

2008. 4. 11.

주문

1. 피고가 2005. 3. 31. 원고에 대하여 한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주문과 같다(다만 소장 청구취지의 “2005. 4. 4.”은 “2005. 3. 31.” 의 오기로 보인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9. 8. 9. 공군에 입대하여 군 복무를 하던 중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여 국군 광주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2001. 9. 22. 의병전역을 하였다는 이유로 2004. 9. 24.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정신분열증이 군 공무수행과 관련하여 발병하였음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병상일지상 입대 전 대인관계 기피증상 등의 기록이 확인되며 의학자문결과 정신질환은 일반적으로 선천성, 기질성으로 분류되는 질환으로서 특별한 외상력 등 발병원인 확인이 불가한 경우 군 공무수행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2005. 3. 31.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1, 2의 각 기재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사유와 관계법령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가족들 가운데에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사람이 전혀 없고, 원고 자신도 입대 전에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이 건강한 정신과 신체로 군대에 입대하였으나, 00 1포대 유선 정비병으로 근무하던 중 상급자들로부터 여러 차례 가슴과 다리를 구타당하고 단체 집합시 홀로 머리를 박고 군화발로 차이는 폭행 등을 당하여 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았고 그 충격으로 정신분열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 발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갑 2호증의 1, 갑 3 내지 6호증, 갑 7호증의 1 내지 3, 을 3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이○○, 박○○의 각 증언, 이 법원의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보완)촉탁결과와 ○○ 정신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1) 원고의 입대 전 상황

원고는 1978. 10. 5.생으로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9. 8. 9. 공군에 지원 입대하였는데, 원고의 입대 전의 건강상태는 양호하였고, 군 입대를 위한 징병신체 검사에서도 아무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당시 재학 중이던 ○○ 전문대학교의 1학년 평균 성적이 B학점 이상이어서 공군 입대 당시 학과시험을 면제받기도 하였다. 원고는 평소 성격이 수줍음을 많이 타고 내성적이며 겁이 많은 편이기는 하였어도 대학생활을 하면서 교회 유치부 교사로 활동하기도 하고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도 하는 등 대인관계가 원만한 편이었다(고등학교 3학년 때의 종합생활기록부에 따르면 원고는 '자기 일에 성실하며 긍정적 사고를 지니고, 운동에 관심이 많고 협동 정신이 투철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2) 원고의 입대 후 상황 및 현재의 상태

(가) 원고는 공군에 입대하여 기초 군사훈련 및 통신 주특기교육을 마치고 1999. 12. 초순경 충남 서천에 있는 ①0 대대에 유선 정비병으로 배치를 받아 근무를 시작하였는데, 부대 배치를 받은 직후부터 원고가 매우 긴장되어 있고 대답도 느리다는 이유로 다른 부대원들보다 빈번하게 고참병들로부터 원고의 얼굴과 가슴, 정강이 등을 주먹과 군화발 등으로 구타당하였고, 주 5-6회 이상 한 번에 20 내지 30회씩 폭행을 당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이를 견디다 못해 집으로 전화를 해서 탈영하고 싶다는 말까지 하는 일도 있었다.

(나) 원고는 자대 배치 후 한 달 정도 지나서부터 갑자기 목소리가 커지거나 비명을 지르고 다른 사람이 부르면 갑자기 관등성명을 댔으며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다른 부대원에게 물어보고하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였는데, 점점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원고는 보직이 변경되어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나, 화장실에서 라면을 먹고 오랫동안 머물며 성경책을 보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외박을 나와서는 자신이 군대에서 찍은 사진을 찢으며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하였으며, 부대에 복귀하기 몇 시간 남지 않은 시각에 집으로 전화를 하여 부대에 들어가기 싫다는 말을 반복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식당에서 다시 시설대 발전반으로 보직이 변경되었으나, 원고가 병장이 된 2001. 3.경까지도 고참병들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일이 계속되었고, 부대 내에서 집단으로 따돌림을 당하였으며, 병장이 된 이후에는 후임병으로부터도 무시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다) 원고는 2001. 초부터는 상관의 명령 지시를 따르지 않고 반항을 하며 소대장에게 대들고 유리창을 깨고 아랫사람을 구타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2001. 6. 15.경 김포에 있는 ○○ 정신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당시 비합리적인 사고, 부적절한 행동, 관계망상, 피해망상, 환청 등으로 정신분열병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얻었다.

(라) 원고는 2001, 6.경 국군 광주병원 정신과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아도 증상의 변화가 없자 2001. 9. 22. 의병 전역하였다. 원고는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외래치료를 받다가 2003. 3. 11.경부터 김포○○ 정신병원에서 외래치료를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였는데, 현재 환청, 피해망상, 관계사고, 긴장, 환청 행동, 대인관계 회피, 사회적응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망상형 (편집성) 정신분열병'으로 진단되고 있다. 한편 원고의 가족 중에서 정신질환자가 있다는 자료는 없다.

(3) 의학적 소견

(가) 정신분열증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

정신분열증의 정확한 발병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고 그 원인에 대하여는 다양한 학설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현재의 일반적인 견해는 생물학적 요인(유전적 요인), 신경생화학적 요인(도파민, 세로토닌, 글루타메이트 등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신경해부학적 요인, 신경생리학적 요인, 정신면역학적 요인), 심리사회학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 뇌의 질환이라는 점에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한편, 정신의학, 생태학, 유전학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신분열증 환자는 이 장애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태어나 발병에 취약점을 가지고 있어 성장하면서 어떠한 다른 인자가 개입하게 되는 시점에 그 증상이 나타나 정신분열병이 발병하는데, 정신분열증이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연령은 남자는 15세부터 25세 사이, 여자는 25세부터 35세 사이이다.

(나) 국군광주병원의 의무조사보고서 결과 원고의 현진단명은 “비정형적 정신병이고, 병력은 “군 입대 전 학교생활은 거의 집과 학교만 다니고 친구관계도 거의 없이 혼자 지내는 일이 많았다고 함. 말도 횡설수설하고 행동도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지능수준이 낮은 것으로 판단됨(고등학교 생활기록부상 지능지수가 81로 경계선 정신지체 수준임). 군 입대 후에 부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거의 업무에 열외상태였고 경계근무만 서고 있었다고 하며 주로 혼자 지내며 횡설수설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함, 현증세는 “고함. 탄약고 초소 근무 중 유리창을 깨는 일이 발생했는데 당시 원고는 초소 내에서 어머니 신음소리를 들었다고 하여 환청 등의 정신병적 상태가 의심되어 본원 입실함. 면담시 횡설수설하는 등 사고장애가 의심되고 주로 혼자 지내는 등 향후 부대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의 주치의인 00 정신병원 의사 최OO 의 견해

원고는 군 입대 전까지 평균지능의 소유자로 다니던 동양공전 2학년 1학기를 마칠 때까지 평균 B학점을 취득하여 공군지원 필기시험을 면제받은 사실과 군사훈련 및 특기교육을 무사히 마친 사실 등으로 미루어 보아 자대 배치되어 선임병 가혹행위 (보호자 및 환자 진술) 받기 전까지는 정신병적 상태가 아닌 정상범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병전 성격이 내성적 성격이라는 이유와 지능이 낮다는 이유로 원고의 정신분 열증이 발병했다고 단정할 의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바, 가혹행위와 왕따 등 군대생 활에서 온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스트레스가 주요 발병원인으로 보여진다.

의병제대 후 현재까지 통원치료 과정에서도 '누군가 나를 괴롭힌다'는 피해망상과 환청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일을 할 때도 스스로 결정을 못하고 부모에게 허락을 받는 행동 등 군대생활의 억압적 분위기를 시사하는 증세 등을 나타내는 것을 볼 때 군 생활에서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판단되며, 심리검사 결과도 과도하게 긴장, 경직되어 있고 자기 주장을 못하지만 평균 수준의 지능(IQ 96)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군 생활 중 받은 고도의 스트레스를 내성적인 원고가 감당하지 못한 결과 정신분열증이 발병된 것으로 판단된다.

(라)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정신과 전문의 이○○의 견해

원고의 의식은 명료하고, 지남력, 기억력, 계산능력, 주의집중 등과 일반적 지적 능력은 정상상태이나, 항상 매우 긴장된 모습을 보이고, 피해망상과 관계사고가 의심되며, 사고가 경직되어 있고 군대에서 대화를 하듯 “네, 그렇습니다. 괜찮습니다.” 등 경직된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

임상심리검사 결과, 본래 지적능력(평균수준)에 비하여 현재 지능(IQ 96)이 유의하게 저하되어 있지 않고, 다만 인지기능에서 단기주의력, 주의집중력, 인과추리력 등이 상당히 저하되어 있으며 특히 추상적 사고력이 유의하게 낮아서 사고가 상당히 구체적이며 경직된 상태이다. 비언어성 지능검사로 추정한 원고의 지능은 ‘91로 보통 수준의 인지기능을 보이고 있고, 원고에 대한 뇌자기공명촬영이나 뇌 양전자 단층촬영 검사, 뇌파검사 결과 이상 소견이 없고 정상소견이기 때문에 뇌의 신경해부학적 이상을 시사하는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환청, 피해망상, 관계 사고, 긴장 등의 증상이 군 생활 이후 발생하여 이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 기능의 저하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원고는 ‘망상형(편집성) 정신분열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군대에서의 특수한 환경, 상급자의 구타, 폭행, 폭언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으로 정신병적 장애를 보일 수도 있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특성을 가진 경우 그러한 스트레스에 의해 정신분 열병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고의 정신분열병 발병 원인을 군에서의 스트레스 상황, 혹은 생래적, 기질적 원인의 단일의 원인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두 가지 모두 유발요인 중의 하나일 수 있으며, 군에서의 폭행, 구타, 폭언 등도 증상 유발 요인 중의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

라. 판단

(1)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공상군경)에서 말하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중 상이(공무상의 질병을 포함한다)'라 함은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뜻하므로, 위 규정이 정한 상이가 되기 위하여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이 직접의 원인이 되어 부상 또는 질병을 일으킨 경우는 물론 기존의 질병이 교육훈련이나 직무수행으로 인한 과로나 무리 등이 겹쳐서 재발 또는 악화된 경우에도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두3331 판결, 2006. 1. 26. 선고 2005두6379 판결 등 참조), 교육훈련과 부상·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군인 등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0두4538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고가 징병신체검사 및 공군 지원시 신체검사에도 정상 판정을 받았고 공군에 학점우수자로 학과시험 없이 지원입대하였으며 무사히 공군진주 기본훈련소교육과 통신교육을 마친 후 자대에 배치된 점, 가족들 역시 현재까지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거나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자료가 없는 점, 원고는 원래부터 내성적인 성격 탓에 계급에 따라 명령과 복종으로 이루어지는 상하위계질서, 엄격한 규율 및 통제, 폐쇄적인 병영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데, 자대배치 후 원고가 너무 긴장되어 있고 대답이 느리다는 이유로 다른 부대원들보다도 빈번하게 고참병들로부터 폭언과 구타를 당하여 그 과정에서 더욱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그 무렵부터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였던 점, 사람의 지능은 지능지수에 따라

정신지체, 경계성지능, 정상지능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원고의 지능은 현재도 IQ 96으로 정상지능에 속하고, 정신지체 및 경계성 지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지능지수뿐만 아니라 사회적응능력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므로 지능지수 자체만으로는 정신지체나 경계성 지능으로 보지 아니하는데, 원고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교회 유치부 교사도 지내고 자동차운전면허증을 취득하기도 할 만큼 대인관계가 원만한 편이었고,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종합생활기록부에 따르면 '자기 일에 성실하며 긍정적 사고를 지니고, 운동에 관심이 많고 협동정신이 투철하다'고 기록되어 있는 점, 원고는 '누군가 나를 괴롭 힌다'는 피해망상과 환청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일을 할 때도 스스로 결정을 못하고 부모에게 허락을 받는 행동을 보이며 군대에서 대화를 하듯 “네, 그렇습니다. 괜찮습니다.” 등 경직된 모습이 지속되고 있고, 항상 매우 긴장된 모습을 보이는 등 군대생활의 억압적 분위기를 시사하는 증세 등을 나타내고 있는 점, 심리사회적인 요인도 정신분열증의 발병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고 원고는 당시 정신분 열증이 발병되기 쉬운 연령인 점, 원고는 상시 영내에 거주하는 사병으로서 군 복무 중에 받은 각종 스트레스 외에는 정신분열증 발병원인이 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었던 점 등의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원고의 정신분열증은 성격상 정신적으로 취약한 원고가 군 입대 후 병영생활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고참병들로부터의 심한 구타와 폭언, 부대원들로부터의 따돌림 등을 당하는 데에 대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하여 정신질환적 소인이 악화되어 비로서 발병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정신분열증은 군 공무수행과의 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어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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