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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7도1589 판결
[자동차관리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자동차관리법상 승인이 필요한 ‘튜닝’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부착물을 추가하는 것에 해당하는지와 관계없이 그 행위로 인하여 자동차의 구조·장치가 일부 변경될 것이 필요한지 여부(적극)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손지열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지 않고 피고인 소유인 가변형 트레일러에 냉동컨테이너를 얹고 고정시켜 튜닝된 자동차를 운행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트레일러에 냉동컨테이너가 구조적·용도적으로 결합되어 일체로 사용되었고, 이로 인하여 트레일러의 길이나 높이도 실제적으로 증가하게 되어 냉동컨테이너를 트레일러에 고정하는 것은 자동차에 부착물을 추가하는 것으로 자동차관리법이 규정하고 있는 ‘자동차의 튜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자동차관리법 제2조(정의) 제11호 는 ‘자동차의 튜닝’을 “자동차의 구조·장치의 일부를 변경하거나 자동차에 부착물을 추가하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같은 법 시행령 제8조 (자동차의 구조 및 장치) 및 시행규칙 제55조 (튜닝의 승인대상 및 승인기준)에서 길이, 높이, 총중량 등 승인이 필요한 구조·장치의 변경사항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

따라서 자동차관리법상 승인이 필요한 튜닝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부착물을 추가하는 것에 해당하는 것인지 여부를 떠나 그 행위로 인하여 자동차의 구조·장치가 일부 변경될 것을 필요로 한다고 할 것이다 .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트레일러는 필요에 따라 길이를 늘일 수 있는 가변형 트레일러이고, 이 사건 냉동컨테이너는 길이를 연장한 트레일러에 적재될 수 있는 규모의 것으로서 냉동컨테이너 전면에 냉동장치, 하단에 연료탱크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어 트레일러에서 분리되더라도 독자적으로 작동이 가능하다.

(2) 이 사건 냉동컨테이너는 6개의 잠금장치로 트레일러에 고정되어 있으나 잠금장치를 풀고 냉동컨테이너를 들어 올리면 바로 트레일러에서 분리가 가능하다.

(3) 냉동컨테이너를 트레일러에서 분리하는 데에는 2대의 지게차를 이용하여 3분 10초, 원래대로 합체하는 데에는 4분 30초가 소요된다.

(4) 이 사건 트레일러는 자동차등록 당시부터 트레일러 자체만이 자동차관리법상 검사대상에 포함될 뿐 그 위에 적재된 컨테이너는 검사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5) 냉동컨테이너가 트레일러에 적재되어 있는 것 외에 냉동컨테이너의 적재로 인하여 트레일러 자체의 구조·장치에 어떠한 변경이 가해진 것은 없다.

다. 위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판시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냉동컨테이너가 트레일러에 결합되어 트레일러의 구조·장치에 어떠한 변경이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1) 이 사건 냉동컨테이너는 6개의 잠금장치만 조작하면 수 분 내에 트레일러와 분리·합체가 가능하다. 비록 분리·합체에 지게차가 동원되어야 하나 이는 냉동컨테이너가 사람이 들 수 있는 무게가 아니기 때문이지 분리가 어려울 정도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은 아니다. 6개의 잠금장치 역시 운행 중 냉동컨테이너의 분리·이탈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고정장치일 뿐이고 다른 컨테이너 역시 분리·합체를 위한 기계장치나 고정을 위한 장치가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 사건 냉동컨테이너는 트레일러에 쉽게 분리·합체가 가능한 상태로 적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냉동컨테이너를 분리한 후 앞부분의 냉동장치와 하단 연료탱크로 인하여 이를 통상적인 컨테이너처럼 겹침 방식으로 적재할 수 없다거나 별도의 받침대가 필요하다는 사정은 분리 후 냉동컨테이너를 보관하는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일 뿐 트레일러와 쉽게 분리·합체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와는 무관하다.

(3) 원심은 장기간 냉동컨테이너를 분리하지 않고 사용한 정황을 냉동컨테이너가 이 사건 트레일러에 결합되어 일체로 사용된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냉동컨테이너를 굳이 분리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인 것이지 냉동컨테이너와 트레일러가 서로 결합되어 분리가 어려웠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필요한 경우 피고인은 쉽게 이를 트레일러에서 분리할 수 있다.

(4) 피고인이 이 사건 냉동컨테이너에 등화장치(점멸등)를 설치하였다는 점 역시 피고인이 ○○군수로부터 받은 ‘제한차량운행허가서’ 제7호가 규정한 허가조건에 따라 이를 설치한 것일 뿐 이를 냉동컨테이너와 트레일러가 서로 결합된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5) 트레일러는 그 본래의 용도가 컨테이너를 적재하기 위한 것이므로, 관계 법령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 용량의 컨테이너를 안정되게 적재하기 위해 통상의 컨테이너보다 크게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것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 설령 그러한 과정에서 관계 법령이 정하고 있는 기준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는 해당 법규에 따라 처벌할 수 있을 뿐 그러한 위반행위를 근거로 이 사건 냉동컨테이너의 적재를 자동차관리법상 튜닝이라고 볼 수는 없다.

라. 냉동컨테이너의 적재로 이 사건 트레일러의 구조·장치에 어떠한 변경이 가해졌다고 보기에 어려움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의 튜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고영한 권순일 조재연(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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