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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8.10.2. 선고 2018고합545 판결
준유사강간
사건

2018고합545 준유사강간

피고인

A

검사

엄영욱(기소), 조도준(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심평

담당변호사 박수연, 이민우

판결선고

2018. 10. 2.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3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7. 10. 4. 06:30경 서울 강남구 B에 있는 C호텔 D호에서 졸피뎀의 영향으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 E(가명, 여, 19세)의 하의를 벗기고 오른손 중지에 콘돔을 끼운 뒤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여 피해자를 유사강간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증인 E의 법정진술

1. 피고인이 작성한 진술서

1.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내사보고(사건 발생현장 조사), 내사보고(성폭력 증거채취 응급키트 감정 결과 회신 관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은 사실은 인정하나, 당시 피해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다. 2.단

가.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합리성이 없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고(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도1335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의심'이라 함은 모든 의문, 불신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경험칙에 기하여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파악한 이성적 추론에 그 근거를 두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으며(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도1335 판결,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도974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등 참조),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도362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등 참조).

나.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이 이를 알면서도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집어넣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2017. 10. 4. 새벽에F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놀고 있던 중 어느 순간부터 기억이 나지 않고, 정신을 차려 보니 C호텔에서 속옷만 입은 상태로 누워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이 사건 범행 당시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C호텔 CCTV 영상, 피해자 혈액 감정 결과 등 객관적 증거들이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는 사건 당일 11:00경 위 호텔에서 깨어난 다음 자신이 속옷만 입은 상태로 혼자 누워있어 성폭행을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 사건 범행을 신고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그 신고 경위에 의문스러운 사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과 그 변호인은, 피해자의 진술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진술이 이뤄지고 있으므로 그 신빙성을 배척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조사자의 질문에 따라 피해자가 수동적으로 대답하는 과정에서 진술이 구체화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한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2) 내사보고(사건 발생현장 조사)1)에 포함된 C호텔 내외부 CCTV 영상 캡쳐 사진 및 피해자가 투숙한 위 호텔 D호실의 출입 내역에 의하면2), 2017. 10. 4. 06:23경 C호텔 1층 주차장에 피고인과 피해자가 탑승한 택시가 들어오고, 피고인은 택시 조수석에서 하차한 뒤 뒷자리에 있던 피해자를 내린 뒤 홀로 호텔 안으로 들어간 사실, 피고인이 호텔 안으로 들어가 있는 동안 피해자는 호텔 주차장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등을 댄 채 누워있었던 사실, 피고인은 위 호텔 직원 G에게 D호 객실 키와 일회용품을 받은 다음 G과 함께 호텔 주차장으로 나가 주차장 바닥에 누워있던 피해자를 안아 들고 06:27 경 위 호텔 D호에 입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 사실에서 알 수 있는 피해자가 C호텔에 도착할 당시의 상태, 입실 과정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당시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할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이 퇴실한 후 약 5분 후에 객실 문을 열어봤던 것을 두고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피해자가 객실의 문을 열 때에도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사정만으로 피해자가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

3) 피해자의 성폭력 증거채취 응급키트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혈액 및 소변에서 졸피뎀 및 카르복시페닐졸피뎀이 검출되었는데, 졸피뎀은 스틸녹스정 (상품명) 등의 성분으로 불면증 등에 사용되는 신경안정제로 두통, 졸음, 현기증, 우울 등의 이상반응이 있으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는 점, 피해자는 피고인을 만나기 이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술집에서 소주와 맥주를 각 반병씩 마셨고, 피고인을 만나기 전 클럽에서도 5잔3) 정도 술을 마시기도 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당시 졸피뎀 및 알코올 성분의 영향으로 항거불능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4) 피고인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피고인은 2017. 10. 3.4) 06:30경 서울 강남구 B에 있는 C호텔 D호 내에서 불상의 이유로 정신을 잃어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의 하의를 벗기고, 자신의 오른손 중지에 콘돔을 끼우고 피해자의 음부에 넣는 방법으로 유사강간 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고(수사기록 200쪽), 범행 동기에 대해 '술 마시고 성적 충동으로 인해서 잘못을 저질렀다. 모텔에 누워있는 여성을 보고 성적 충동이 생겼다. 순간 성관계를 가지려는 생각도 했지만 크게 문제될 까봐 시도하지 않았다. 대신 손가락을 음부에 넣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손가락에 콘돔을 끼고 여성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었다. 손가락을 넣을 때 콘돔을 낀 이유는 평소에 깔끔한 성격이어서 위생을 생각해서 그랬다. 크게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한 이유는 그 당시에 성관계를 하면 큰일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뉴스나 인터넷에서 본 게생각이 났고 질 속에 손가락을 넣었다고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라고 구체적으로 자필 기재하였으며,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이 임의성 없이 이뤄진 것이라고 볼 만한 자료도 발견되지 않아 피고인의 검찰 자백은 신빙성 있다. 피고인의 검찰 진술은 당시 피해자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아 성관계를 가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정도의 상태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음부에 손가락을 삽입하는 정도로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는 것인바, 피고인은 피해자가 어떠한 원인으로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인지는 몰랐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피해자의 상태가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5) 피고인은 피해자의 동의하에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의하에 성적 접촉을 하였다면 6만 원의 모텔비를 지불하고 피해자와 모텔 객실에 들어간 피고인이 피해자의 옷을 벗긴 다음 단순히 음부에 손가락만을 삽입한 정도로 성적 접촉을 그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앞서 본 피고인의 검찰 진술과 같이 피해자의 상태가 비정상적임을 인식한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 두려워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삽입하는 정도의 성적 접촉만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6) 피고인은 피해자가 당시 성적 접촉을 허락하는 취지의 언동을 하였다고도 주장하나, 피해자는 이를 허락하였는지에 대하여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그러한 취지의 언동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졸피뎀의 영향으로 항거불능 상태가 계속되었던 피해자가 성적인 의사결정 능력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서 한 것으로 보이고, 스스로 걷지 못하는 상태의 피해자를 위 호텔 객실로 들고 간 피고인도 피해자의 언동이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이 아니라 성적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정도의 항거불능 상태에서 나온 것임을 능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1. 공개명령,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이 성폭력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 대한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만으로도 피고인의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의 나이, 직업, 가족관계, 사회적 유대관계, 이 사건 범행 내용 및 경위, 그 밖에 공개 및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기대되는 이익 및 범죄 예방 효과와 그로 인한 불이익 및 예상되는 부작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 및 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 15년

2.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일반적 기준 > 강간죄(13세 이상 대상) > 제1유형(준유사강간)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 ~ 5년

※ 서술식 양형기준의 적용: 성년 유사강간은 형량범위의 상한과 하한을 2/3로 감경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 8월 ~ 3년 4월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검찰에서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 자백하다가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이 사건 범행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성적 불쾌감을 받은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피고인이 졸피뎀 성분이 담긴 약물을 피해자가 섭취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를 항거불능 상태에 빠트린 것으로 볼 만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피고인의 지인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지능, 환경, 범행 전후의 정황 등 기록 및 공판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를 다소 하회하여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연학

판사김준영

판사장유진

주석

1) 증거목록 순번 3번

2) 변호인은 CCTV 영상에서 나타난 시간과 C호텔 D호 객실의 출입에 따른 시간이 상이하므로 위 객실 출입 내역에 따라 피고

인과 피해자의 객실 출입시간을 특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C호텔에 설치된 CCTV 기기가 '동작감지 방식'으로 녹화

가 이뤄져 촬영일시가 현출되지 않는데 비해, C호텔 D호 객실에 대한 객실사용내역은 기계적, 전자적으로 기록되고 있고 이

는 피고인이 C호텔 요금을 계좌이체 방식으로 지불한 시간과도 일치하고 있으며 달리 그 정확성을 의심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출입 내역에 따라 피고인과 피해자의 객실 입·퇴실 시간을 특정함이 타당하다.

3)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사이다를 따르는 컵보다는 세로로 짧고, (입구가) 넓은 잔이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50쪽).

4) 이는 2017. 10. 4.의 오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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