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소송사건번호
수원지방법원-2015-구합-66432 (2016.05.31)
제목
명의자 앞으로 주식에 대한 명의개서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면 그 명의자에게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는 없음
요지
과세관청이 주식의 명의신탁에 관하여 이를 증여로 의제하여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에 따른 증여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주주명부가 작성된 사실 및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르게 명의개서된 사실을 증명하거나, 주주명부가 작성되지 아니한 사실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에 주식 등의 소유자 명의가 실제 소유자와 다르게 기재된 사실을 증명하여야 함
관련법령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
사건
2016누48883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원고, 항소인
박AA
피고, 피항소인
○○세무서장
제1심 판결
수원지방법원 2016. 5. 31. 선고 2015구합66432 판결
변론종결
2016.11.16.
판결선고
2016.12.07.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5. 1. 6. 원고에 대하여 한 2012년 귀속 증여세 ○○○원(가산세 포함)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박CC은 2012. 12. 24. 장KK으로부터 비상장법인인 주식회사 DD(이하 'DD'라 한다)의 주식 250,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를 대금 5억원에 양수하면서, 원고 명의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변호사인 박CC의 동생으로서 박CC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이 사건 주식의 양수에 관하여 박CC에게 양수인 명의를 빌려주었다.
다. DD가 2012, 2013년도 소득에 대한 법인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을 신고하면서 제출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및 주식・출자지분 양도명세서에는 원고가 2012.12. 24.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하였다가 2013. 12. 19. 양도한 것으로 기재되었다.
라. 피고는 원고를 양수인으로 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주식의 양수를 구 상속세 및증여세법(2013. 1. 1. 법률 제116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속세및증여세법'이라 한다) 제45조의2 제1항에 의하여 증여로 의제되는 명의신탁이라고 판단하고, 2015. 1. 6. 원고에게 2012년 귀속 증여세 ○○○원(가산세 포함)을 결정・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5. 3. 3.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2015. 6. 15.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7호증, 을 제9, 10, 12,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과세요건의 증명에 관하여
1)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는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에 관하여 제1항 본문에서"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토지와 건물을 제외한다)에 있어서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그 재산의 가액을 명의자가 실제 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제3항에서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주주명부 또는 사원명부가 작성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법인세법 제109조 제1항 및 제119조의 규정에 의하여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한 주주 등에 관한 서류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 제3항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에 주식 등의 소유자명의를 실제 소유자와 다르게 기재하여 조세를 회피하려고 하였더라도 주주명부나 사원명부 그 자체가 없어 명의개서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 본문을 적용할 수 없었던 문제점을 보완하여 그러한 경우에도 증여세를 과세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이와 같은 입법 취지와 위 제3항이 그 적용대상을 '주주명부 또는 사원명부가 작성되지 아니한 경우'로 명백히 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주주명부가 작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설령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에 주식의 소유자 명의가 실제 소유자와 다르게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명의자 앞으로 주식에 대한 명의개서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면 그 명의자에게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두11099 판결).
한편, 과세요건사실의 존부 및 과세표준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이 증명할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두9935 판결), 과세관청이 주식의 명의신탁에 관하여 이를 증여로 의제하여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에 따른 증여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 본문의 요건으로서 주주명부가 작성된 사실 및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르게 명의개서된 사실을 증명하거나, 같은 조 제3항의 요건으로서 주주명부가 작성되지 아니한 사실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에 주식 등의 소유자 명의가 실제 소유자와 다르게 기재된 사실을 증명하여야 한다.
3)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7호증의 기재만으로는 DD의 주주명부가 작성되어 원고 명의로 명의개서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위 사실 또는 DD의 주주명부가 작성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비록 DD의 주식・출자지분 양도명세서(을 제10호증)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을 제13호증)에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의 소유자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 본문은 물론 같은 조 제3항을 적용하여서도 원고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조세회피의 목적에 관하여
1)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의 입법 취지는 명의신탁제도를 이용한 조세회피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한다는 차원에서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데 있으므로, 명의신탁이 조세회피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음이 인정되고 그 명의신탁에 부수하여 사소한 조세 경감이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와 같은 명의신탁에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3. 10. 17. 선고 2013두977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주식을 명의신탁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명의자에게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두546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갑 제3, 7, 9호증, 을 제4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김PP, 최WW의 각 증언, 제1심 법원의 DD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주식의 명의신탁은 조세회피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을 뿐만아니라, 위 명의신탁에 부수하여 조세 경감이 생긴다고 보기도 어렵다. 설령 조세 경감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매우 사소한 것에 불과하여, 박CC에게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가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이 점에서도 위법하다.
① 원고는 '장KK이 TTT 주식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김PP의 알선으로 박CC으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김PP이 박CC에게 TTT 주식회사의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 DD를 TTT 주식회사의 자회사로 편입하고 박CC을 TTT 주식회사의 고문변호사로 위촉할 것이라고 하면서, 다만 박CC이 이 사건 주식의 취득으로 DD의 주주로 될 경우 모회사의 고문변호사 지위와 자회사의 투자자로서의 지위가 충돌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주식의 명의만을 다른 사람 명의로 하자고 제안하였고, 박CC이 그러한 제안에 따라 원고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바, ㉠ 박CC은 김PP의 알선으로 장KK에게 5억 원을 대여하게 된 것일 뿐, DD 또는 TTT 주식회사와의 관계에 있어 변호사 고문계약 체결의 동기 외에는 별다른 경제적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 제1심 증인 김PP, 최WW의 각 증언이 모두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므로, 이 사건 주식의 명의신탁이 조세회피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다는 원고의 주장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② DD는 2007년 설립 이후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양수한 2012. 12. 24. 당시에는 DD의 2012년 사업연도 결산회계가 이루어지기 이전이어서 이익잉여금을 알 수 없었으므로, 박CC이 향후 배당소득을 기대하고 종합소득세 누진세율에 따른 조세를 회피하기 위하여 이 사건 주식을 원고 명의로 명의신탁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③ 설령 박CC이 DD의 향후 사업 실적을 예상하여 배당소득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세금경감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거나, 그 경감되는 세액이 사소한 금액에 불과하다.
즉, 구 소득세법(2013. 1. 1. 법률 제116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소득세법'이라 한다) 및 소득세법 제14조 제3항 제6호에 의하면 배당소득의 경우 2012. 12. 31.까지는 4천만 원, 그 이후부터는 2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종합소득에 합산하여 누진세율에 따라 과세되고 그 이하에 대하여는 위 각 법률 제127조에 따라 누진세율이 아닌 고정세율로 과세되므로, 박CC이 이 사건 주식을 양수한 후 DD가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배당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배당금이 2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그 초과분에 한하여 종합소득에 합산됨으로써 누진세율에 따른 조세 경감의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그런데 DD의 2011년 사업연도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8,709만 원에 불과하여 이를 모두 배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배당받게 될 금액은 463만원[=8,709만 원 × 250,000주(이 사건 주식수) ÷ 4,700,000주(DD의 총 주식수), 만 원 미만 내림. 이하 같다]이어서 위 배당소득은 종합소득에 합산되어 과세되지 않으므로 종합소득세의 누진세율에 따른 조세 경감 문제가 발생될 여지가 없다.
또한, DD의 2012년 및 2013년 사업연도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각 4억3,344만 원, 4억 4,778만 원이므로 이를 모두 배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배당받게 될 금액은 각 2,305만 원[= 4억 3,344만 원 × 250,000주 ÷ 4,700,000
주], 2,381만 원[= 4억 4,778만 원 × 250,000주 ÷ 4,700,000주]이어서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각 305만 원, 381만 원이고, 이에 관하여 박CC에게 적용되는 종합소득세율(35%)과 원고에게 적용되는 종합소득세율(15%)을 고려할 때 경감되는 세액은 각 61만 원[= 305만 원 × (0.35 - 0.15)], 76만 원[= 381만 원 × (0.35 - 0.15)]이므로, 사소한 조세 경감이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
④ 피고는 장KK이 박CC으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하면서 연 15%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그에 따른 이자 7,500만 원을 원고의 종합소득에 포함시키는 경우에는 박CC의 종합소득에 포함시킬 경우에 비하여 누진세율에 따른 조세 회피가 발생하고 따라서 박CC에게 이 사건 주식의 명의신탁에 따른 조세회피 목적이 인정된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주장하는 7,500만 원의 예상 소득은 박CC과 장KK 사이의 5억원의 금전소비대차계약에 부수된 이자 지급 약정에 따라 이 사건 주식의 명의신탁과 무관하게 박CC에게 발생될 성질의 것이므로, 이를 근거로 이 사건 주식의 명의신탁에 의하여 조세가 회피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결론을 달리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