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사해행위취소
요지
양도소득세가 고지될 것을 예상하고 수령한 양도대금을 피고1 및 피고2에게 증여한 것은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에 해당함
관련법령
사건
대전지방법원2016가합106760 사해행위취소
원고
대한민국
피고
○○○외 1
변론종결
2017. 07. 06.
판결선고
2017. 08. 17
주문
1. 피고 ○○○과 □□□ 사이에 1억 3,600만 원에 관하여 2012. 7. 25.자로 체결된 증여계약 및 피고 ◎◎◎과 □□□ 사이에 별지 기재와 같이 체결된 증여계약을 각 취소한다.
2. 원고에게, 피고 ○○○은 1억 3,600만 원, 피고 ◎◎◎은 1억 5,900만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계산 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은 2012. 6. 4. 자신 소유의 부산 기장군 장안읍 소재 임야 4,659㎡, 같은 리 임야 4,042㎡, 같은 리 임야 11,600㎡, 같은 리 임야 3,683㎡(이하 '이 사건부동산')을 1,813,750,000원에 양도(이하 '이 사건 양도')하고, 2012. 8. 29.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를 하였다.
나. 원고 산하 대전세무서장은 □□□의 양도소득세 신고에 대하여 2013. 12. 20.부터 2013. 12. 31.까지 양도소득세 실지조사를 실시한 후 2014. 2. 10. □□□에게 이 사건 양도로 인한 2012년 귀속 양도소득세 332,995,930원을 결정・고지하였다. 이 사건 소 제기 당시인 2016. 11. 14. 기준 가산금을 포함한 양도소득세는 총 470,856,200원이다.
다. □□□은 이 사건 양도 이후 2012. 2. 22.부터 2012. 6. 26.까지 6차례에 걸쳐 이 사건 부동산의 양도대금 1,813,750,000원을 자신의 우체국 예금계좌로 수령하였다. 한편, □□□은 위와 같이 수령한 이 사건 양도대금 중 136,000,000원을 2012. 7. 25. 자신의 남편인 피고 ◎◎◎의 형인 피고 ○○○의 은행계좌로 지급하였다. 나아가 □□□은 자신의 우체국 예금계좌에서 2012. 8. 16. 8,000만 원, 2012. 8. 17. 1억 2,000만원 합계 2억 원을 자기앞수표로 출금한 후 그 중 1억 5,900만 원을 별지 기재와 같이 남편인 피고 ◎◎◎에게 지급(이하 위 각 지급행위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지급행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본안 전 항변
피고들은, 원고 산하 세무서장이 2013. 12.경 □□□에 대한 양도소득세 세무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미 이 사건 각 지급행위를 알게 된 이상 이 사건 소는 원고가처분행위를 안 날로부터 1년이 지난 2016. 11. 14. 제기된 것으로서 제척기간이 경과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채권자취소권 행사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취소원인을 안 날'이란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의 요건을 안 날, 즉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것 즉, 그에 의하여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으며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 것을 요한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다40286 판결 참조). 한편, 국가가 조세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때에, 제척기간의 기산점과 관련하여 국가가 취소원인을 알았는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세채권의 추심 및 보전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체납자의 재산 처분에 관한 등기・등록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공무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세무공무원이 체납자의 재산 처분행위 사실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와 체납자에게 사해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인식한 때에 이로써 국가도 그 시점에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5다247707 판결).",살피건대,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산하 세무서장이 2013. 12. 20.부터 2013. 12. 31.까지 □□□에 대한 양도소득세 조사를 실시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양도소득세 조사는 양도소득세 체납이 시작된 2014. 3. 이전에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조사 당시 이 사건 각 지급행위에 대하여 조사가 이루어지거나 피고들에 의하여 이 사건 각 지급행위에 대한 소명이 이루어진 바 없는 점, 2015. 11. 26.경 비로소 체납 양도소득세에 대한 추적조사가 시작되기 이전까지 □□□에 대하여 별도의 추적조사가 이루어진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15. 11. 26.경 체납 추적 조사를 시작하기 이전까지 이 사건 각 지급행위에대하여 알지 못하였다가 위 2015. 11. 26.로부터 체납추적조사를 위한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시점에 □□□이 원고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할 것이며, 원고의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1년이 경과하기 이전인 2016. 11. 14.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들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피보전채권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 이전에 발생된 것이어야 한다. 살피건대, 양도소득세 조세채권 성립시기는 과세표준이 되는금액이 발생한 달 말일(국세기본법 제21조 제2항 제2호)이므로, 원고의 □□□에 대한 조세채권은 2012. 6. 30. 성립하여 원고가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각 지급행위 이전에 성립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에 대한 조세채권은 사해행위의 피보전채권이 된다.
나. 사해행위 및 사해의사
1) 이 사건 증여계약의 성립
가) 채무자가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로 송금한 금전에 관하여 증여계약이 성립하였다고 하려면, 무엇보다도 우선 객관적으로 채무자와 다른 사람 사이에서 그와 같이 송금한 금전을 다른 사람에게 종국적으로 귀속되도록 '증여'하여 무상 공여한다는 데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 관한 증명책임은 위와 같은 송금행위가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사해행위임을 주장하는 채권자에게 있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다30861 판결 참조).
나) □□□이 피고 ○○○에게 지급한 금원에 관한 증여계약이 체결되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들은 □□□이 피고 ○○○에게 지급한 1억 3,600만 원은 전세 계약 체결을 위한 전세보증금을 지급한 것에 불과하여 위 금원 상당액이 피고 ○○○에게 증여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피고들의 주장 내용과는 달리, □□□과 피고들은 2013. 12.에 이루어진 양도소득세 조사 과정에서는 위 1억 3,600만 원이 아닌, □□□이 2012. 8. 16.과 8. 17.에 걸쳐 우체국 예금계좌에서 인출한 수표를 전세보증금의 출처라고 진술하였던 점, □□□은 이 사건 양도가 이루어지고 납세의무가 성립한 시점인 2012. 6. 30.부터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위 금원을 피고 ○○○에게 지급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피고 ○○○에게 1억 3,600만 원을 지급한 것은 증여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 다음으로, □□□이 피고 ◎◎◎에게 지급한 금원에 관한 증여계약이 체결되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들은 □□□이 피고 ◎◎◎에게 지급한 1억 5,900만원 중 5,900만 원은 피고 ◎◎◎이 □□□과의 공동사업을 위한 금원을 지급받은 것이고, 1억 원은 이 사건 양도 당시 발생한 중개수수료를 피고 ◎◎◎이 지급하기 위해 지급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울산에서 '한우○○'이라는 상호로 사업을 영위하다가 이 사건 양도 이전 시점인 2012. 3. 30. 폐업한 사실, 이후 2013. 5. 15. 피고 ◎◎◎ 명의로 대전에서 '돈 ○○ 집', '○○소○○돈'이라는 상호로 개업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 ◎◎◎에 대한 지급행위는 2012. 9. 16.부터 2013. 1. 30.에 이르기까지 이루어진 것이어서 위 각 사업체의 운영시기와 겹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은 이 사건 양도로인한 양도소득세 납부의무가 발생한 이후 체납처분을 회피하기 위하여 기존에자신이 운영하던 것과 동일업종의 식당을 남편인 피고 ◎◎◎ 명의로 개업하여 위 사업자금 명목으로 피고 ◎◎◎에게 5,900만 원을 증여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피고 ◎◎◎은 □□□으로부터 지급받은 금원 중 1억 원은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해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 ◎◎◎과 □□□은 2013. 12.에 이루어진 양도소득세 조사 과정에서는 위 1억 원을 전세보증금으로 지급하였다고 소명하였던 점, 피고 ◎◎◎이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중개수수료에 대한 약정서나 중개수수료의 지급시기, 수령일, 수령인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금원 역시 피고 ◎◎◎에게 증여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라) 한편, 채무자의 법률행위가 통정허위표시인 경우에도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인데, 설사 피고들의 주장대로 □□□의 이 사건 각 지급행위가 □□□과 피고 ◎◎◎의 전세보증금, □□□이 피고 ◎◎◎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업체의 운영자금 및 이 사건 양도로 인하여 □□□이 부담하게 된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경우 위 각 지급행위는 종국적으로는 □□□에게 귀속되어야 할 금원이 □□□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피고들에게 분산지급된 것으서, 이는 채무자인 □□□이 원고를 해할 것을 알면서 양도소득세 납부의무를 회피하기 위하여 피고들과 통모하여 허위로 증여의 외관을 현출시킨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된다는 결론은 동일하다.
2) 채무초과 상태의 초래
채무자가 연속하여 수개의 재산처분행위를 한 경우에는 각 행위별로 그로 인하여 무자력이 초래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사해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일련의 행위를 하나의 행위로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이를 일괄하여 전체로서 사해성이 있는지 판단하게 되고, 이 때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처분의 상대방이 동일한지, 처분이 시간적으로 근접한지, 상대방과 채무자가 특별한 관계가 있는지, 처분의 동기 내지 기회가 동일한지 등이구체적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다779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은 이 사건 양도로 인하여 지급받은 금원을 자신의남편과 남편의 동생인 피고들에게 분산하여 지급하였는데, 증여의 당사자가 □□□과 피고들로서 동일하고, 이 사건 각 지급행위가 시간적으로 근접한 시점에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증여계약은 일괄하여 전체로서 사해성이 있는지판단함이 상당하다. 그런데, 갑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2012. 7. 25. 피고 ○○○에게 금원을 1억 3,600만 원을 증여할 당시 □□□의 적극재산(부동산 및 예금)의 합계는 308,405,149원으로서 이 사건 양도로 발생한 당시까지의 양도소득세 상당액인 332,995,930원이 적극재산 합계액을 초과하여 채무초과 상태가 되었고, 그와 같이 초래된 채무초과 상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이처럼 채무자가 타인에 대한 증여를 통하여 채무초과 상태를 초래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사해행위가 되고, 채무자인 □□□의 사해의사도 인정된다.
다. 소결
따라서 □□□과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증여계약은 취소되어야 하고 그 원상회복으로서 원고에게, 피고 ○○○은 1억 3,600만 원, 피고 ◎◎◎은 1억 5,900만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모두 인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