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에게 원단 1벌당 50,000원으로 계산하여 대금을 지급하려고 하였다고 스스로 인정하였음에도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로부터 무상으로 협찬받은 것이라고 변명하는바 피고인의 위 변명은 허위라고 봄이 상당하고, 또한 비록 피고인에게 변제능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원단을 납품해 주면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하는 적극적인 기망행위를 하여 피해자로부터 13,860,000원 상당의 원단을 편취한 것으로 단순 차용금 사기 사건과는 그 유형을 달리하는바,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의사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편취고의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여러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들, 특히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이 사건 한복 원단 공급 약정은 별도의 계약서 없이 구두로 체결된 사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원단 공급을 요청한 다음날인 2012. 3. 26. 피고인과 피고인의 처가 함께 피해자의 사무실로 찾아갔는데도 여전히 서면 계약서는 작성되지 않은 사실, 이 사건 원단에 관한 매출내역서가 여러 번에 걸쳐 작성되었으나 모두 원단의 단가가 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원단의 구체적인 단가와 공급량에 대하여 서로 다툼이 있었던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고,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이 사건 원단 가액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여 13,860,000원 정도로 피고인이 운영하는 한복 제조업체의 규모나 운영기간, 매출액 등에 비추어 볼 때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