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의 지시로 피해자가 미리 작성하여 둔 은행전표를 이용하여 3억 원을 인출하고서 인출한 현금 및 수표를 피해자에게 건네주었을 뿐이다.

피해자의 진술이 수시로 번복되어 신빙성이 없는 점, 피해자가 절도를 조장하는 듯한 상황을 만들었던 점, 피고인이 기업은행 전표를 작성하지 않았음에도 착오로 직접 작성했다고 하였는데, 이를 토대로 외환은행 전표 2장과 기업은행 전표 1장을 서로 비교한 것은 대상을 잘못 선정한 필적 감정인 점, 피고인이 절취하였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시간적으로도 피고인의 범행이 성립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명의의 통장과 그 아들 H 명의 통장을 절취하지 않았고, 관련 출금전표들을 위조하고 이를 행사하여 은행 직원들을 속여 계좌에서 현금과 수표를 인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금원을 편취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이 주장하며 공소사실을 부인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판결문 제4~6면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에서 피고인의 위 주장과 이에 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판단을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하게 살펴보고, 이에 더하여 다음 각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피해자가 자신에게 3억 원을 인출해오되, 피해자의 아들 H과 피고인의 계좌로 입금하였다가 다시 인출하는 방법에 의하도록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이 자금 세탁 내지 탈세 목적이 있었을 수 있다는 등의 막연하고 추상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