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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공2012하,1250]
판시사항

[1] 증인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항소심이 뒤집을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피고인이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을 갑에게 교부·매매하거나 갑과 함께 투약하였다고 하여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제1심 증인 갑의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2] 피고인이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을 갑에게 교부·매매하거나 갑과 함께 투약하였다고 하여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제1심 증인 갑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원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갑의 제1심 법정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데도, 제1심이 갑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면서 이미 고려했던 정황과 공소사실의 핵심 사항에 관한 갑의 진술의 신빙성에는 영향이 없는 사정들만으로 제1심 증인 갑의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우리 형사소송법은 형사사건의 실체에 대한 유죄·무죄의 심증형성은 법정에서의 심리에 의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을 수 있고 증명 대상이 되는 사실과 가장 가까운 원본 증거를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하며 원본 증거의 대체물 사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바, 이는 법관으로 하여금 법정에서 직접 원본 증거를 조사하는 방법을 통하여 사건에 관하여 신선하고 정확한 심증을 형성할 수 있게 하는 한편 피고인에게 원본 증거에 관하여 직접적인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소송절차를 주재하는 법원으로서는 형사소송절차의 진행과 심리과정에서 법정을 중심으로, 특히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조사가 이루어지는 원칙적인 절차인 제1심의 법정에서 위와 같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이 충분하고도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원래 제1심이 증인신문절차를 진행한 뒤 그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된다. 이에 비하여, 현행 형사소송법상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에 대한 항소심의 신빙성 유무 판단은 원칙적으로 증인신문조서를 포함한 기록만을 그 자료로 삼게 되므로, 진술의 신빙성 유무 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진술 당시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을 신빙성 유무 평가에 반영할 수 없다는 본질적인 한계를 지니게 된다.

여기서 앞서 본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위와 같은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 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8도4449 판결 등 참조).

2.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① 2009. 8. 중순 12:00경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 공소외 1의 집에 택배로 1회용 주사기에 들어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 이하 ‘필로폰’이라고 함) 약 0.2g을 무상으로 배달시켜 공소외 1에게 필로폰을 교부하고, ② 2010. 2. 초순 23:00경 대구 달서구 장기동 소재 홈플러스 앞 노상에 주차된 피고인의 차 안에서 공소외 1로부터 필로폰 3작대기 약 2.5g을 100만 원에 매수하고, 바로 공소외 1과 함께 각자 필로폰 약 0.1g씩을 1회용 주사기에 집어 넣고 생수로 희석한 후 각자의 팔 혈관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투약하고, ③ 2010. 4. 중순경 공소외 2의 부탁을 받은 공소외 1로부터 필로폰을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공소외 1이 공소외 2로 하여금 필로폰 매수대금 250만 원을 피고인에게 송금하자 그로부터 3일 후인 2010. 4. 중순 19:00경 대구 소재 북부정류장에서 공소외 1로 하여금 피고인이 강릉에서 버스수화물편으로 보낸 필로폰 약 8g이 든 화물을 찾게 하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매매하였다는 것이다.

나.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제1심은, 공소외 1에 대한 증인신문을 거쳐 그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이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반면에 원심은 공소외 1의 진술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유일한 증거라고 하면서도 공소외 1을 다시 증인으로 신문하지 아니한 채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마친 증거들과 원심에서 추가로 증거로 채택한 공소외 3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제1심은 그 판결에 공소외 3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도 유죄의 증거로 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면 이에 관한 증거조사 및 증거채택을 하지 않았다)에 기초하여, ① 공소외 1이 수사기관 및 제1심 법정에서 한 진술이 일부 공소사실의 범행장소 또는 범행시기에 관하여 일관성이 없는 점, ② 공소외 1이 피고인을 비롯하여 다른 사람들을 제보하는 대신 이 사건 공소사실로 기소되지 않는 등의 선처를 받은 점, ③ 피고인이 체포된 직후 채취된 피고인의 소변 및 겨드랑이 털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되지 아니한 점 등의 사정만을 근거로 하여 공소외 1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그러나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공소외 1의 제1심 법정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기 위해서는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공소외 1의 제1심 법정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원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공소외 1의 제1심 법정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할 것인데,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제1심이 공소외 1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함에 있어 이미 고려했던 정황들의 일부이거나( 공소외 1의 제1심 법정진술 내용을 보면 원심이 추가로 증거조사한 공소외 3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의 내용도 제1심에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핵심적인 사항에 관한 공소외 1의 진술의 신빙성에는 영향이 없는 사정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제1심의 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으로 내세울 만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원심이 공소외 1의 제1심 법정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은 조치를 수긍하기 어렵다.

라.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판단을 함에 있어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여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상고이유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신영철 민일영(주심)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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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남부지방법원 2010.11.10.선고 2010고단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