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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05.10.27. 선고 2005고합522 판결
가.현존건조물방화치사나.현존건조물방화치상다.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야간집단·흉기등상해)라.강도마.존속중상해바.중상해사.사기아.상해자.절도차.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사건

2005고합522 가. 현존건조물방화치사

나. 현존건조물방화치상

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야간 집단 · 흉기 등 상해)

라. 강도

마. 존속중상해

바. 중상해

사. 사기

아. 상해

자. 절도

피고인

A

검사

최관수

변호인

변호사 윤영근(국선)

판결선고

2005. 10. 27.

주문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B의 C신용카드, D신용카드 절취의 점, 피해자 E은행에 대한 각 절취의 점, 피해자 F 의료원에 대한 각 사기의 점, B 명의의 C신용카드, D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각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1997.경 피해자 G을 처음 만나 동거생활을 하다 양가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98. 4. 17.자로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하였으나 위 G이 이삿짐센터 직원으로 일하면서 벌어다 주는 수입이 넉넉하지 못하여 돈 문제로 자주 다툼을 벌이는 등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을 유지해오다 2000. 2. 17.경 위 G과의 사이에서 낳은 피고인의 딸 H(사망 당시 2세)마저 뇌진탕 등으로 사망하고, 피고인도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게 되는 등 정신적 ·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과량 투여시 선행성 건망증(약물의 영향 하에 있을 때 일어난 일은 모두 잊어버리는 증상)을 일으키는 ‘라제팜' 및 혼수상태, 시력불선명, 근육이완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알프람정' 등 피고인 복용의 우울증 치료약(이하 ‘우울증 치료약'으로 약칭함) 수일 분량을 한꺼번에 음료수 등에 몰래 타 주변 인물들에게 먹여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그 틈을 이용하여 상해를 가한 다음 우연한 사고로 피해를 당한 것처럼 가장하여 재해보험금을 타내거나,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를 훔치거나 빼앗아 이를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1. 첫 번째 남편인 피해자 망 G(2002. 3. 25. 사망 당시 27세)을 상대로,

가. 2000. 4. 1. 시간 불상경 서울 도봉구 I 소재 피고인 주거지에서, 피해자 몰래 위 우울증 치료약을 먹여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려 치료 일수 불상의 뇌진탕상 등을 가하고,

나. 같은 달 28. 시간 불상경 위 주거지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려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상 등을 가하고,

다. 같은 해 5. 중순 시간 불상경 위 주거지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옷핀으로 피해자의 우측 눈을 찔러 피해자에게 각막 손상 등의 상해를 가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를 우안 실명의 불구에 이르게 하고,

라. 2001. 6. 1. 시간 불상경 서울 도봉구 J 소재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피해자의 얼굴에 끊는 기름을 부어 치료일수 불상의 안면부화상 등을 가하고,

마. 같은 해 9. 9. 시간 불상경 위 라.항 기재 주거지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위험한 물건인 칼날길이 불상의 주방용 칼로 피해자의 배부위를 찔러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간열상 등을 가하고,

바. 2002. 1. 15. 04:00경 위 라.항 기재 주거지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위험한 물건인 칼날길이 불상의 주방용 칼로 피해자의 배 부위를 찔러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장간막파열로 인한 혈복증 등의 상해를 가하고,

사. 같은 해 2. 3. 22:00 위 라.항 기재 주거지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위험한 물건인 칼날길이 불상의 주방용 칼로 피해자의 배 부위를 찔러 피해자에게 복부등 다발성장천공상 등을 가하고(이후 피해자는 계속해서 사지봉와직염, 횡문근융해증 -일종의 근육이완현상- 등에 시달리다 서울 노원구 K 소재 L병원에서 치료 중 2002. 3. 25. 사망함),

아. 2000. 5. 9.경 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가. 내지 사.항과 같이 고의로 상해를 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계단에서 넘어지는 등 우연한 사고로 피해를 당한 것처럼 허위로 보험사고 신고를 접수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 M 주식회사로부터 같은 날 입원비 명목 등으로 금 34만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2002. 11. 7.경까지 피해자에 대한 상해, 사망재해 보험보상금 명목으로 피해자 M 주식회사로부터 28회에 걸쳐 82,687,243원을, 피해자 N 주식회사로부터 30회에 걸쳐 198,266,337원(총 58회에 걸쳐 합계 금 280,953,580원)을 각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고,

2. 두 번째 남편인 피해자 망 O(2003. 2. 12. 사망 당시 29세)을 상대로,

가. 2002. 11. 중순 시간 불상경 서울 노원구 P 소재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해자 몰래 우울증 치료약을 먹여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밀어 넘어뜨려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둔부좌상 및 미골골절상 등을 가하고,

나. 같은 해 12. 14. 시간 불상경 위 주거지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침핀으로 피해자의 우측 눈을 찔러 피해자에게 각막열상의 상해를 가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를 우안 실명의 불구에 이르게 하고(이후 피해자는 계속하여 원인 불상의 화상을 입고, 사지봉와직염 등에 시달리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소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2003. 2. 12. 사망함),

다. 2002. 12. 7.경 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가. 내지 나.항 기재와 같이 고의로 상해를 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화장실에서 미끄러지는 등 우연한 사고로 피해를 당한 것처럼 허위로 보험사고 신고를 접수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 Q 주식회사로부터 같은 달 12.경 입원비 명목 등으로 금 1,119,260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2003. 7. 10.경까지 피해자에 대한 상해, 사망재해 보험보상금 명목으로 피해자 Q 주식회사로부터 3회에 걸쳐 18,778,474원, 피해자R 주식회사로부터 1회 20,049,873원(총 4회에 걸쳐 합계 금 38,828,347원)을 각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고,

3. 2003. 7. 26. 서울 종로구 S 아파트 T호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어머니인 피해자 U(여, 52세) 몰래 우울증 치료약을 섞은 쥬스를 먹여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5시시 주사기 바늘로 피해자의 우측 눈을 찔러 피고인의 직계존속인 피해자에게 외상성 백내장상 등을 가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를 우안 실명의 불구에 이르게 하고,

4. 2003. 11. 2. 21:00경 남양주시 V 아파트 W호 소재 피고인의 위 주거지에서, 오빠인 피해자 X(29세)에게 술 한잔 하자며 우울증 치료약이 들어 있는 술을 먹여, 피해자의 정신 혼미하게 한 뒤 피해자의 양눈에 염산을 넣어 양안각결막화상을 가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를 양안 실명의 불구에 이르게 하고,

5. 2005. 1. 9. 02:00경 제4항의 주거지에서, 위 V 아파트를 팔아 그 대금을 모두 개인용도로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에게 서울에 집을 구해놓았으니 이사를 하자고 거짓말을 하였으나 이사할 날이 가까워 오자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 나게 될 것을 염려하면서 한편으로는 피해자들 앞으로 가입된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피해자 X, 같은 Y(피고인의 친동생, 26세)에게 석류가 눈에 좋다며 우울증 치료약을 섞어 먹여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케잌용 성냥으로 위 X이 자는 방의 이불에 불을 놓아 위 X이 현존하는 주거지의 시가 불상 이불 등을 소훼하고, 이로 인하여 위 X으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수부화염화상 등을, 위 Y으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흡입화상을 각 입게 하고,

6. 2005, 2. 1. 02:00경 남양주시 Z아파트 AA호 피해자 AB(여, 44세)의 주거지에서, 제5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주거지에 불을 놓아 거주할 곳이 없게 되어 피고인의 집에서 가사를 돕던 위 AB의 주거지에 얹혀살다, 위 AB로부터 방을 비워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게 되자 이를 모면하려고 성냥으로 수건에 불을 붙여 그곳 쇼파에 불을 놓아 위 AB가 현존하는 주거지의 가재도구 등 시가 9,000만원 상당을 소훼하고 이로 인하여, 그 곳에서 잠을 자던 피해자 AC(51세)로 하여금 안면부심재성 2도 화상 등을 입게 하여 서울 강남구 AD 소재 AE병원에서 치료 중 위 화상 등으로 인하여 2005. 2. 11.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해자 AB로 하여금 약 11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유독가스흡입손상을, 피해자 U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유독가스흡입손상을, 피해자 AF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유독가스흡입손상을 각 입게 하고,

7. 2005. 2. 7. 14:30경 서울 중랑구 AG 소재 피해자 AH(여, 34세)의 거주지에서, 피고인의 남편 G이 AI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같은 병실에 있으면서 알게 된 피해자 몰래 우울증 치료약을 딸기에 섞어 갈아 이를 먹게 하여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항거불능하게 만든 다음 그 곳 방안에 있는 피해자의 가방에서 피해자의 E은행 AJ 신용카드 1장, AK조합현금카드 1장을 빼앗아 가 이를 강취하고,

8. 위와 같이 절취한 위 AH의 카드를 이용하여

가. 같은 날 17:00경 서울 중랑구 AL 소재 피해자 AM조합지점에서, 그 곳에 설치된 현금 인출기에서 위 AH의 AK조합 현금카드로 금 1,953,100원을, E은행 AJ신용카드로 금 1,680,000원을 각 인출하여 가 이를 절취하고,

나, 같은 날 18:00경 서울 서초구 AN 소재 피해자 AO병원 원무과에서, 마치 피고인이 정당한 소지자인 것처럼 위 AH의 E은행 AJ신용카드를 제시하고 이에 속은 그 곳 관리팀장인 AP로 하여금 피고인의 오빠 X의 병원비 명목으로 금 1,200,000원을 결제받게 하는 방법으로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9. 제8항 기재와 같은 일시, 장소에서 제8항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강취한 위 AH의 E은행 AJ신용카드를 각 사용하고,

10. 2005. 4. 3. 21:00경 서울 강남구 AQ 원룸 AR호 피해자 AS의 주거지에서, F 의료원에서 피고인의 아들인 AT(2005. 4. 1. 가와사키 병을 앓다가 폐부종으로 사망함)을 입원 치료받게 하던 중 같은 병실에 입원 중인 공소외 B의 여자친구로 알게 된 피해자와 B의 신용카드를 함께 사용하였음에도, 피해자가 B의 가족들에게 피고인 혼자서 사용한 것처럼 책임을 미루려 하자 이에 화가 나, 피해자에게 다이어트 약이라고 속여 우울증 치료약을 먹게 함으로써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뾰족한 핀으로 피해자 우측 눈을 찔러 피해자에게 안내염의 상해를 가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를 우안 실명의 불구에 이르게 하고,

11. 2005. 4. 5. 13:00경 서울 강남구 AU 소재 AV 병원 AW호실 피해자 AS의 입원실에서, 병문안을 가장하여 들어와 피해자 위 AS의 링겔주사약에 불상의 분홍색 약을 투약하여 피해자의 온몸에 열이 나게 하고 심장발작증세 등을 야기 시키고, 같은 달 6. 13:00경 위 AW호실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심장발작증세 등을 야기시키고, 같은 달 7. 15:40경 위 병원 3층 입원실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심장발작증세 등을 야기시킴으로써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정상적인 생리적 기능을 훼손하는 상해를 각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이 법정에서의 판시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

1. 증인 U, Y, X, AF, AX, AY, AB의 이 법정에서의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

1. 증인 AS의 이 법정에서의 판시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

1.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5, 6회 피의자신문조서 중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1, 2, 3, 4회 피의자신문조서 중 판시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AB, AZ, BA, BB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사법경찰리 작성의 BC, BD, BE, BE, BG, AH, AP, BH, BI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사법경찰리 작성의 압수조서 중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 AH 소유의 AK조합 현금카드 1장, E은행 AJ 신용카드 1장, 일만원권 15장, 오천원권 1장, 일천원권 14장을 각 압수하였다는 취지의 기재

1. 실황조사서, 부검기록, 보험사계약서 및 가입신청서 등 사본, AK조합 통장사본, E은행 통장사본, 영수증, 진료비계산서 매출전표(AO병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의뢰회보 중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각 기재

1. 각 수사협조의뢰에 대한 회신{(진료기록 사본 7부), (BJ 정신과의원 A 진료일자 처방 전 등 사본), (G 의무기록지)}, 각 수사보고{(BK 정신병원 의사 BF), (봉와직염, 가와 사키병 관련 보고), (AC 의무기록 사본), (의무기록 사본 검토, 범행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약물성분 검토보고), (AS 의무기록 사본), (U, X, AS 안구감정소견서), (압수수색영장 집행결과), (피의자 명품매장 구매현황), (피의자 진술 녹음 녹화 시디), (피의자 A 현주건조물방화예비검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5형제24338호 기록 사본), (A 모 U의 BL병원 안과치료내역), (X 진료기록), (AS 주치의 BM 상대 수사), (C 진료차트 및 A 처방전), (A 가족 보험금 지급내역), (G 보험금 지급내역), (X 보험금 지급내역), (U 보험금 지급내역), (Y 보험금 지급내역), (O 보험금 지급내역)} 중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각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형법 제164조 제2항, 제1항(현주건조물방화치사의 점, 무기징역형 선택), 형법 제164조 제1항(각 현주건조물방화치상의 점, 각 유기징역형 선택),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형법 제257조 제1항(각 흉기 휴대상해의 점), 형법 1258조 제3항, 제2항(존속중상해의 점), 형법 제258조 제2항, 제1항(각 중상해의 점), 형법 제333조(강도의 점), 형법 제347조 제1항(각 사기의 점, 각 징역형 선택), 형법 제257조 제1항(각 상해의 점, 각 징역형 선택), 형법 제329조(절취의 점, 징역형 선택), 여신전문금융업법 제70조 제1항 제4호(강취한 각 신용카드 사용의 점, 각 징역형 선택)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와 피해자 AB, AF에 대한 현주건조물방화치상죄 상호간에 대하여는 형이 더 중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피해자 X, Y에 대한 현주건조물방화치상죄 상호간에 대하여는 범정이 더 무거운 X에 대한 현주건조물방화치상죄에 정한 형으로 각 처벌)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1호, 제50조(형이 가장 중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에 정한 무기징역형으로 처벌)

1. 미결구금일수 산입

양형 이유

피고인은 한때 보험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어 보험 사정에 밝다는 점을 이용하여 남편인 G 명의로 보험을 가입한 후 G에게 자신이 복용하는 우울증 치료약을 다량 먹여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 상태에서 칼로 복부를 수회 찌르고 끓는 기름을 얼굴에 붓거나 옷핀으로 피해자의 눈을 찌르는 등 2년이 넘는 기간 지속적으로 상해를 가하고 이를 이유로 수십 차례에 걸쳐 합계 2억 8,0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내고 결국에 G이 2002. 3. 25. 합병증으로 사망하자(1항 범죄사실), G의 장례를 치른 직후 나이트클럽에 놀러가서 만나게 된 O과 2002. 5.경부터 동거를 시작하고, 그때부터 몇 달 지나지 않아서부터 O에게도 앞서와 동일한 수법으로 밀어 넘어뜨리거나 핀으로 눈을 찌르는 등 여러 차례 상해를 가하여 이로 인하여 O이 병원에 입원하자 단독으로 혼인신고를 하여 법률상 배우자로서의 자격을 갖춘 후 위 상해를 이유로 3,8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냈으며, 결국에 O마저 2003. 2. 12. 합병증으로 사망하자(2항 범죄사실), 이번에는 친정집으로 들어와 피고인의 어머니 U의 우측 눈을 주사기 바늘로 찔러 실명케 하고(3항 범죄사실) 피고인의 오빠 X의 양쪽 눈에 염산을 넣어 실명케 한 후(4항 범죄사실), 역시 이를 이유로 U 앞으로 보험금 6,600여만 원, X 앞으로 보험금 2억원여원(다만, X의 경우에는 X 앞으로 나온 보험금 중 8,000여만 원만 피고인이 소비한 것으로 보인다)을 타냈다. 또한 피고인은 가족들이 거주하는 V아파트를 매도한 매도대금을 마음대로 써버려 새 집을 구할 돈이 없자 이를 가족들에게 숨기기 위하여 위 아파트에 불을 지르기로 하고, 범행 전날 밤 자신의 아들 AT은 가사를 돕는 AB의 집에 미리 맡겨 화를 면하게 하는 반면 어머니, 오빠, 남동생에게는 우울증치료약이 다량 포함된 쥬스를 마시게 하여 불이 나더라도 자신을 방어할 능력을 상실하게 한 채 새벽시간에 불을 질렀고(5항 범죄사실), AB가 위 V아파트의 화재로 오갈 데 없게 된 피고인의 가족들에게 자신의 집에서 잠시 머무를 수 있도록 호의를 베풀어 주었음에도 가까운 시일 내에 방을 비워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AB의 집에 불을 질러 그 결과 AB의 남편 AC가 사망케 함으로써 한 가정이 가장을 잃고 파괴되었다(6항 범죄사실). 나아가 피고인은 병원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을 뿐인 피해자 AH, AS에게도 앞서와 동일한 방법으로 우울증 치료약을 먹여 이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다음, AH를 상대로 카드를 강취하거나(7내지 9항 범죄사실), 대단치 않은 이유로 앙심을 품고 AS의 오른쪽 눈을 찔러 실명 시켰는데, AS는 이제 겨우 20대 중반의 나이어린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눈의 망막이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내려 시력을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10항 범죄사실). 그런데, 피고인은 위와 같이 편취한 보험금 등을 친구와 어울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찜질방에서 피부관리를 받거나 명품 매장에서 옷을 구매하는데 대부분 써버린 것으로 보이고(피고인은 경찰과 검찰에서 사실은 몇 년 전부터 마약에 중독된 상태였고, 수억원에 달하는 마약값을 충당하느라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하였으나, 마약반응 시약검사 결과 피고인에게는 마약 복용 경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의 이 사건 범행으로 신체 건강한 젊은 남성이었던 전남편 두명이 눈이 실명되고 여러 가지 합병중에 시달리다가 단기간에 사망하였고, 한 집안의 가장인 AC가 화재로 사망하였으며, 피고인의 어머니 U, 오빠 X, 사회에서 알게 된 AS가 시각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등의 끔찍한 결과가 발생하였음에도, 범행을 뉘우치는 기색이 없이 오히려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의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이 법정에서도 실신하는 척할 뿐이어서 개전의 정이 매우 미약해 보이며, 현재까지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변제하거나 합의한바 전혀 없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방법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피고인의 반사회적인 악성, 피해자들과 그 유족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육체적 · 정신적인 고통의 정도를 고려하여 보면 범죄와 형벌의 균형이나 범죄의 일반예방적인 견지에서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은 20대 후반의 젊은 여성으로서 이 사건 이전까지는 전과가 없었던 점, 피고인은 고등학교 졸업 직후 판단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가출하여 망 G과 동거하다가 결혼하게 되었는데, 그 후 성격차이,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한 과정에서 딸마저 사망하자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던 중 이 사건 범행을 처음으로 저지르게 되었고 의외로 손쉽게 보험금을 타게 되자 이후 걷잡을 수 없이 범행에 빠져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편취한 보험금 중 상당 부분은 피해자들의 치료비로 지출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경력, 성행,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등 형법 제51조의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에, 피고인에게 아직은 교화 ·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보이고, 피고인이 수형 기간 동안 이 사건 범행의 피해자들과 그 유족 등에게 참회하고 자신을 스스로 돌아볼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되어, 그 생명을 빼앗는 극형의 선고만은 면하도록 하여 피고인에게 주문과 같은 형을 선고한다.

무죄 부분

1. 피해자 B의 C신용카드, D신용카드 절취의 점, 피해자 E은행에 대한 절취의 점, 피해자 F 의료원에 대한 각 사기의 점, B 명의의 C신용카드, D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각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은 2005. 3. 중순경 서울 동대문구 소재 F 의료원 중환자실 면회자 보관함에서, 피고인의 아들인 AT을 치료하면서 알게 된 피해자 AS(여, 24세)의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위 AS의 남자친구인 피해자 B의 D신용카드 1장, C신용카드 1장을 꺼내어 가지고 가 이를 절취하고,

나. 위 F 의료원에 설치된 피해자 E은행의 현금자동지급기에서,

(1) 2005. 3. 21. 10:23경부터 같은 날 10:26 경까지 위 B의 C카드를 이용하여 4회에 걸쳐 현금서비스 명목으로 합계 금 2,500,000원을 인출하여 가 이를 절취하고,

(2) 2005. 3. 30. 23:00경부터 같은 날 23:02경까지 위 B의 D신용카드를 이용하여 3회에 걸쳐 현금서비스 명목으로 합계 금 2,000,000원을 인출하여 가 이를 절취하고,

다. 피해자인 위 F 의료원에서, 피고인의 아들 AT의 병원비를 결제하면서 마치 피고인이 정당한 소지자인 것처럼 그곳 성명불상의 담당자에게,

(1) 2005. 3. 21. 10:30경 위 B의 C카드를 제시하고 이에 속은 위 담당자로 하여금 병원비 명목으로 금 2,400,000원을 결제하게 하는 방법으로 동액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2) 2005. 4. 1. 16:54경 위와 같은 방법으로 위 B의 D카드로 병원비 명목으로 금 1,315,720원을 결제하게 하는 방법으로 동액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3) 같은 달 2.경 위와 같은 방법으로 위 B의 D카드로 병원비등 명목으로 2회에 걸쳐 합계 금 1,343,000원을 결제하게 하는 방법으로 동액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라. 위 나, 다.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위 나, 다.항 기재와 같이 도난된 위 B의 신용카드를 각 사용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경찰 및 검찰(다만, 검찰 제5, 6회 피의자신문 제외), 이 법정에서 일관되게 “피고인은 2005. 3.경 이전에 피고인의 주거지인 V아파트를 팔고 받은 매매대금 중 쓰고 남은 돈 약 950만원과 같은 해 2. 중순경 피고인이 거주하려고 BN 원룸을 얻었다가 아들 AT의 병간호를 위하여 3. 8.경 방을 빼면서 돌려받은 보증금 500만원을 합하여 약 1400여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가방에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2005. 3. 15.경 AS로부터 남자친구인 B의 병원비를 급히 계산하여야 하는데 금방 변제하겠으니 1,000만원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빌려주었고, 그 후 AS는 그에 대한 채무변제조로 B의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피고인에게 현금을 건네주거나 피고인으로 하여금 직접 B의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피고인의 아들 AT의 병원비를 결제하여 채무에 충당하도록 하여 이에 따랐던 것이고, AS 몰래 위 신용카드를 절취하여 임의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3. 판단

가.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거나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AS의 경찰, 검찰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과 피고인의 검찰 제5회, 제6회 피의자신문에서의 자백 진술, 각 수사보고{(신용카드거래내역 B), (CCTV 사진 및 매출전표)}' 등이 있다.

나. 먼저, AS의 진술에 대하여 보건대, AS는 경찰, 검찰 및 이 법정에서 “A으로부터 1,000만원을 빌린 적이 전혀 없고, 오히려 2005. 3. 19. 11:46경부터 11:49경까지 B의 BO은행 AJ카드로 3회(70만원씩 2회, 10만원 1회)에 걸쳐 150만원을, 같은 해 3. 21. 09:24경 B의 E카드로 50만원을, 같은 날 09:25경 B의 BO은행 AJ카드로 50만원을 현금서비스 받아 합계 250만원을 빌려주었는데, A은 위와 같이 자신이 B의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을 때 옆에 서서 카드의 비밀번호를 보아 두었다가 몰래 카드를 절취하여 사용하였음이 틀림없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사법경찰리 작성의 BC, BP, BQ에 대한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AS의 BO은행, BR은행 각 거래내역서(수사기록 제6책 제3권 921, 923쪽), C카드 청구서 조회(수사기록 제6책 제3권 929쪽), BS(AS 어머니) BT단체 통장 내역서(수사기록 제6책 제3권 935쪽), 수사보고(피의자 진술녹음 녹화 시디)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04. 12. 16. 공소외 BC에게 피고인 가족들이 주거하던 남양주시 V아파트를 9,500만원에 매도하고 2005. 1.초경 그 매매대금을 수령한 후 피고인 혼자서 보관하면서 소비해왔기 때문에, AS를 처음 만나게 된 2005. 3.초경에는 피고인의 주장대로 위 매매대금 중 일부가 현금으로 남아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또한 피고인은 2005. 2.경 실제로 서울 중랑구 BN건물 BU호를 임차하여 잠시 거주하였다가 AT의 입원으로 방을 비우고 나온 것으로 보여 이때 돌려받은 보증금도 현금으로 보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 ② AS가 보관하고 있었던 공소외 B의 카드 4장은 2005. 3. 19. 11:46경부터 11:49경까지 BO은행 AJ카드로 3회에 걸쳐 150만원이, 같은 달 21. 09:24경 E카드로 50만원이, 같은 날 09:25경 BO은행 AJ카드로 50만원이(AS는 이 시점까지의 인출액 합계 250만원은 자신이 피고인에게 빌려준 것이고, 뒤에서 보는 인출액 합계 450만원은 피고인이 카드를 절취하여 임의로 인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날 10:23 경부터 10:26경까지 C카드로 4회에 걸쳐 250만원이, 같은 달 30. 23:00경 D카드로 3회에 걸쳐 200만원이 각 현금서비스로 인출되었는데, AS가 자신의 카드도 아닌 남자친구 B의 카드로 250만원을 현금서비스까지 받아서 빌려줄 만큼 피고인에게 호의적이라면 피고인으로서는 AS 몰래 카드를 절취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AS에게 돈을 더 빌려달라고 부탁해보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 AS로부터 돈을 빌린 지 약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AS의 가방에서 카드를 절취하여 임의로 현금서비스를 받았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고, 위 각 현금 인출이 시간적으로 매우 연속되어 있으며 카드 종류별로 액수가 분산되어 골고루 인출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뒤에 인출된 450만원을 앞서 인출된 250만원과 구분하여 피고인에 의하여 임의로 인출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③ AS는 2005. 4. 3. 자신의 BO은행 AJ카드로 370만원을 현금서비스 받아 자신의 계좌에 일단 입금시킨 후 원래 가지고 있던 30만원을 합한 400만원과 자신 명의의 BR은행 계좌에 있던 7만원 합계 407만원을 피고인의 계좌로 보내주었는데, 이에 대하여 AS는 수사기관에서 “B의 허락 없이 카드를 사용하여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 마음에 걸려서 일단 제 돈으로라도 카드대금을 입금하고 싶었는데, 직장 때문에 낮에는 은행에 갈 수 없어 피고인의 계좌로 돈을 보내면 피고인이 은행에 가서 카드대금을 입금시키기로 한 것이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지만, B의 C카드의 결제일은 매월 25일인데 결제일이 22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돈을 빨리 변제하라고 독촉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카드로 현금서비스까지 받아서 피고인의 계좌에 입금시킨 후 피고인으로 하여금 카드대금을 입금시켜달라고 부탁하였다는 것은 이례적이고, 더구나 AS는 B의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피고인에게 빌려준 것은 250만원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훨씬 초과하는 407만원을 보낸 이유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AS는 피고인에게 407만원을 보낸 이유에 대하여 검찰에서 진술하기를 “A에게 B의 카드로 현금서비스 받아 빌려준 370만원에다가 A과 동대문으로 쇼핑갔을 때, A으로부터 빌린 30 여만원을 합하여 407만원을 보낸 것이다(수사기록 제6 책 제3권 725쪽)"라고 하다가 검사로부터 250만원을 현금서비스 받아 빌려준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추궁을 받자, “A과 제가 그 동안 B의 카드를 사용한 영수증을 대조해보니까 370만원을 현금서비스 받아서 빌려준 것 같아서 송금한 것인데, 250만원을 잘못 계산한 것이다(수사기록 제6책 제3권 915쪽)"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다}, 오히려 위 407만원은 피고인의 주장대로 AS가 피고인에게 빌린 1,000만원에 대한 일부 변제명목으로 송금한 것일 가능성도 있는 점, ④ AS는 2005. 3. 28. 피고인과 함께 동대문에 있는 피시방에서 그동안의 B 명의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조회해본 적이 있으므로 3. 21.자 C카드의 사용내역이 모두 조회었을 텐데도, 당시 피고인에게 어떠한 항의를 한 바 없는 점(수사기록 제6책 제3권 723쪽), ⑤ AS는 B의 카드 4장을 보관하면서 임의로 사용하여 B의 가족들로부터 카드대금에 대하여 추궁을 받는 입장이고, 피고인과 관계없이 스스로 사용한 부분만도 약 400만원이나 되어 AS의 어머니가 위 금액을 대신 변제하기도 한 점(수사기록 제6책 제3권 936쪽)」 등에 비추어 보면 AS의 경찰 및 검찰, 이 법정에서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다. 다음으로 피고인의 자백 진술에 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AS와 관련된 혐의에 대하여 경찰, 검찰 제4회 피의자신문 당시까지는 범행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다가, 제5회, 제6회 피의자신문시에는 이를 자백하였는바, 그 자백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는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 여부의 점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12. 8. 선고 99도214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검찰 자백의 신빙성을 검토해 본다.

피고인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든지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등 애매한 태도를 취한 나머지 범죄사실과는 달리, 유독 AS와 관련된 부분에 대하여는 경찰에서부터 검찰 제4회 AS와 대질 신문, 제5회 피의자신문 중반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부인을 하다가 검찰 제5회 피의자신문 도중에 갑자기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면서 진술을 거부하다가 갑자기 모든 범행을 자신이 한 것이라고 시인하겠으니 제5회 피의자신문조서에 자신이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기재된 부분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위 조서에 서명, 날인을 거부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제5회 피의자신문을 다시 받게 되었고, 이때부터는 “피의자가 AS에게 현금 1,000만 원을 빌려 주었다는 것도 거짓말이고, 사실은 AS 몰래 B의 신용카드를 훔쳐서 사용한 것이란 말인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예. 그렇습니다”라고 자백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 애매한 태도를 취하였던 나머지 범죄사실에 대하여도 모두 자백하고, 나아가 지금까지 전혀 조사되지 않았던 부분, 즉 이미 사망한 피고인의 딸 BV, 아들 AT 역시 모두 자신이 죽게 한 것이라고 하면서 “제가 오늘 말한 것이 사실입니다. 법정에 가서도 오늘 말한 대로 진술할 테니까 앞으로 더 이상 조사를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라고 진술하였고, 약 한달 후에 이루어진 제6회 피의자신문에서도 "제가 한 범행을 모두 인정하니, 저한테 아픈 기억을 되살리지 않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더 이상 범행 기억을 가지고 이 세상에 살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차라리 저에게 사형을 구 형해주십시오”라고까지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 법정에 이르러서부터는 AS 부분에 대하여 경찰 및 검찰 4회 피의자신문 당시까지와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면서 범행을 다시 부인하였다.

위에서 살펴본 피고인의 자백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갑작스럽게 이 부분(피고인이 B의 신용카드를 AS 몰래 절취하여 사용하였다는 부분)을 자백하게 된 아무런 동기를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구속된 상태로 11회의 경찰 피의자신문, 5회의 검찰 피의자신문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자 그 과정에서 심신이 지치고 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만으로도 중형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되자, 모든 것을 포기하는 심정으로 이 부분까지 곁들여 포괄적으로 허위 자백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고, 피고인의 자백 내용은 앞서 위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객관적 사정, 즉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는 AS가 오히려 2005. 4. 3, 피고인에게 407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난 은행 거래내역서, AS가 2005, 3. 28. 피고인과 함께 동대문에 있는 피시방에서 그 동안의 B 명의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조회해본 적이 있음에도 당시에는 피고인에게 별다른 항의를 한 바 없다는 사실 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그 진술내용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

라. 그 밖에 각 수사보고{(신용카드거래내역 B), (CCTV 사진 및 매출전표)}를 포함하여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위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BP와 B의 경찰 진술조서는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

마.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이충상

판사 위인규

판사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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