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울산지방법원 2020.10.22. 선고 2019구합7953 판결
과징금부과처분취소
사건

2019구합7953 과징금부과처분취소

원고

김의사(가명)

부산 해운대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

피고

울산광역시 중구보건소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장**

변론종결

2020. 9. 24.

판결선고

2020. 10. 2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9. 9. 4. 원고에 대하여 한 18,000,000원의 과징금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울산 중구에서 '00 치과의원'이라는 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치과의사이다.

나. 울산지방검찰청 검사는 2019. 8. 31. 원고 및 위 병원에 근무하던 치과위생사 김근무(가명)에 대하여 '원고가 2019. 6. 11. 이 사건 병원을 방문한 환자 장환자(가명)의 왼쪽 위 어금니 일부에 대하여 위 병원에 근무하던 치과위생사 김근무로 하여금 레진 충전을 하게 함으로써 위 김근무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였고, 원고는 위 김근무가 의료법을 위반하도록 교사하였다'라는 취지의 의료법 위반 피의사실을 인정한 후, 다만 '초범이고, 원고가 환자를 직접 관찰하여 치료방법을 결정하였으며, 김근무의 레진 충전행위 후에도 원고가 다시 환자의 치아 상태 등을 확인하여 위험성이 비교적 크지 않았던 점, 이 사건으로 행정처분을 받게 되는 점, 원고가 잘못을 뉘우치며 재발 방지를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하여 각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다. 이에 피고는 2019. 9. 4. 원고에게 구 의료법(2019. 8. 27. 법률 제16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7조 제1항, 제64조 제1항 제2호, 제66조 제1항 제5호, 제67조 제1항, 제87조, 제91조에 의하여 업무정지 45일에 갈음하는 과징금 18,000,000원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별표 1 제6호는 치과위생사로 하여금 임시 충전의 업무 등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는바, 원고가 치과위생사 김근무에게 레진충전 행위(이하 '이 사건 의료행위'라 한다)를 지시하였더라도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이하 '제1주 장'이라 한다).

2) 가사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한 위험성이 없었고, 원고는 이전에는 한 번도 의료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으며, 원고는 이 사건 처분 외에도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이하 '제2주장'이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제1주장에 관한 판단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항은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종사자는 무자격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6호는 치과위생사는 치아 및 구강질환의 예방과 위생 관리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면서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별표 1 제6호의 가목 4)에서 임시 충전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앞서 살펴본 이 사건 의료행위는 레진충전 행위로서 그 성질상 위에서 규정한 '임시' 충전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고, 의료행위로서 의료인이 수행하여야 할 업무에 속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별표 1 제6호가 치과위생사로 하여금 임시 충전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더라도, 이 사건 의료행위가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제2주장에 관한 판단

가)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7. 19. 선고 2006두1929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의료인의 업무는 일반 국민의 생명 ·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의료법 규정은 더욱 철저히 준수되어야 한다.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의료법이 정한 질서의 유지에 있고 이 사건 처분으로 침해되는 원고의 이익과 비교하더라도 그 공익의 정도가 작지 않다.

②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는 추상적 위험으로도 충분하므로,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해서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7도19422 판결 등 참조). 의료법령이 의료행위를 의료인만이 행하도록 하고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행위의 위법성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③ 이 사건 처분은 구 의료법 제68조에 따라 산정된 업무정지 기간을 바탕으로, 구 의료법 제67조의 위임을 받은 구 의료법 시행령(2019. 10. 8. 대통령령 제301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별표 1의2]이 정한 부과기준에 따라 이루어졌다.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그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④ 관련 형사사건에서 검사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여 원고의 의료법위반 피의사실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음을 이유로 위 행정처분기준의 면허자격 정지 기간에 최대 감경률인 1/2을 적용하여 그 업무정지 기간(45일)을 기준으로 그에 갈음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정재우

판사김정성

판사노민식

별지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