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이른바 1인회사에 있어서 1인 주주가 회사에 대한 횡령죄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회사에 대하여 별도의 가수금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이 이미 성립한 업무상횡령죄에 영향이 있는지 여부(소극)
[2] 비용의 허위계상 또는 과다계상의 방법으로 공금을 정식경리에서 제외한 뒤 그 금액 상당을 손금으로 처리한 경우, 법인세에 대한 조세포탈죄의 죄책을 면하기 위한 요건
[3] 용역공급을 받은 사업자가 그 가액을 과다계상하여 매입세액을 공제받은 경우 그에게 부가가치세 포탈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함에 필요한 인식의 내용
참조조문
[1] 형법 제355조 제1항 , 제356조 [2]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 제3호 , 형사소송법 제307조 , 제308조 [3] 조세범처벌법 제9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도2330 전원합의체 판결 (공1984, 227) 대법원 1984. 9. 25. 선고 84도1581 판결 (공1984, 1761) 대법원 1988. 7. 26. 선고 88도936 판결 (공1988, 1171) 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4도7585 판결 [2] 대법원 1989. 10. 10. 선고 87도966 판결 (공1989, 1702)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도5459 판결 (공2002하, 2136)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도2569 판결 (공2002하, 2632) [3] 대법원 2001. 2. 9. 선고 99도2358 판결 (공2001상, 676)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한별 담당변호사 강래혁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에 관하여
이른바 1인 회사에 있어서도 행위의 주체와 그 본인은 분명히 별개의 인격이며 1인 회사의 주주가 회사 자금을 불법영득의 의사로 사용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하고, 불법영득의 의사로써 업무상 보관중인 회사의 금전을 횡령하여 범죄가 성립한 이상 회사에 대하여 별도의 가수금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금전을 사용할 당시 이미 성립한 업무상횡령죄에 무슨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4도758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건설회사에서 시공하는 공사를 하도급건설업체들로 하여금 하도급받아 시공하도록 하면서 그 공사대금을 과다계상하였다가 과다계상분을 돌려받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다음 판시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그 판단에 불법영득의 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점에 관하여
가. 법인세 포탈 부분
법인세법에 의하면 법인이 사업집행상의 필요에 의하여 비용을 지출한 경우 손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항목 및 그 용인한도액은 법정되어 있으므로, 비용의 허위계상 또는 과다계상의 방법으로 공금을 정식경리에서 제외한 뒤 그 금액 상당을 손금으로 처리한 경우, 그 금액이 전부 회사의 사업집행상 필요한 용도에 사용되었더라도, 그 용도를 구체적으로 밝혀 그것이 손비로 인정될 수 있는 항목이고 손금 용인한도액 내의 전액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조세포탈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도256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 법인세 포탈 행위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그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부가가치세 포탈 부분
용역을 공급받은 사업자가 관할 세무서장에게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 및 납부세액을 신고, 납부함에 있어서 공급가액을 과다계상하여 공급자로부터 받은 과다계상된 세금계산서를 제출하고 매입세액을 공제받은 경우, 그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은 행위자에게 조세범처벌법 제9조 소정의 조세포탈죄의 고의가 있다고 하려면 과다계상된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다는 인식 이외에 공급자가 과다계상된 분에 대한 매출세액을 제외하고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 및 납부세액을 신고, 납부하거나 또는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매출세액 전부를 신고, 납부한 후 과다계상된 분에 대한 매출세액을 환급받는 등으로 과다계상된 분에 대한 부가가치세의 납부의무를 면탈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기가 과다계상분에 대한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국가의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 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도1955 판결 , 2001. 2. 9. 선고 99도2358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건설회사가 공급가액을 과다계상한 세금계산서를 하도급건설업체들로부터 교부받아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한편, 하도급건설업체들에게 과다계상한 공급가액을 기초로 산출된 부가가치세액을 지급한 사정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과다계상된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결과적으로 국가의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피고인에게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만연히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부가가치세 포탈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데에는 부가가치세 포탈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
다. 직권판단
(1) 원심은 판시 제2의 범죄에 대하여 포괄하여 개정 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제2호 , 제2항 ,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 제3호 를 적용하여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어 2006. 3. 30. 시행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신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제2호 에 의하면, 구법의 같은 조항에서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 제3호 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 ‘연간 포탈세액 2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던 것이 신법에서는 ‘연간 포탈세액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만 가중처벌하도록 해당 조항이 개정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연간 포탈세액이 5억 원에 미달하는 판시 제2의 범죄의 경우 이를 신법에 의하여 처벌할 수 없고 단순히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 제3호 를 적용하여야 할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이 부분에 관한 원심판결은 법령의 적용을 잘못한 것이 되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에서 말하는 ‘연간 포탈세액 등’은 각 세목의 과세기간 등에 관계없이 각 연도별(1. 1.부터 12. 31.까지)로 포탈한 또는 부정 환급받은 모든 세액을 합산한 금액을 의미하고( 대법원 2000. 4. 20. 선고 99도3822 전원합의체 판결 , 2007. 2. 15. 선고 2005도954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조세범처벌법 제9조의3 은 같은 법 제9조 에 규정하는 포탈범칙행위의 기수시기는 납세의무자의 신고에 의하여 부과징수하는 조세에 있어서는 당해 세목의 과세표준에 대한 정부의 결정 또는 조사결정을 한 후 그 납부기한이 경과한 때, 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조세에 있어서는 그 신고·납부기한이 경과한 때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각 연도별 포탈한 또는 부정 환급받은 세액을 산정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각 호 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않고 과세기간을 기준으로 포탈세액을 산정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각 호 를 적용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판시 각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점에 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위 각 죄는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