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강제집행절차를 통한 소송사기에서 실행의 착수 시기(=집행절차의 개시신청을 한 때 또는 진행 중인 집행절차에 배당신청을 한 때) /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강제집행절차에서, 소송사기의 실행의 착수 시기(=허위 채권에 기한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채무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압류신청을 한 때)
판결요지
강제집행절차를 통한 소송사기는 집행절차의 개시신청을 한 때 또는 진행 중인 집행절차에 배당신청을 한 때에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것이다.
민사집행법 제244조 에서 규정하는 부동산에 관한 권리이전청구권에 대한 강제집행은 그 자체를 처분하여 대금으로 채권에 만족을 기하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에 관한 권리이전청구권을 압류하여 청구권의 내용을 실현시키고 부동산을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귀속시킨 다음 다시 부동산에 대한 경매를 실시하여 매각대금으로 채권에 만족을 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는 당해 부동산에 대한 경매의 실시를 위한 사전 단계로서의 의미를 가지나, 전체로서의 강제집행절차를 위한 일련의 시작행위라고 할 수 있으므로, 허위 채권에 기한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채무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압류신청을 한 시점에 소송사기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것이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과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상승 담당변호사 어수용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하여
업무상횡령죄에서 ‘업무’는 직업 또는 직무와 유사한 의미로서 법령, 계약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관례를 좇거나 사실적이거나를 묻지 않고 같은 행위를 반복할 지위에 따른 사무를 가리키며,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업무뿐 아니라 본래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1375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의 지위,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의 관계,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로부터 위임받은 업무의 내용, 피고인이 이 사건 돈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업무상횡령죄를 적용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업무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나. 사기의 점에 대하여
형법 제347조 의 재산상 이익처분은 그 재산상의 이익을 법률상 유효하게 취득함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그 이익 취득이 법률상 무효라고 하여도 외형상 취득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피전부채권이 법률상으로 유효하지 않고 전부명령이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고 하여도 피전부채권이나 전부명령이 외형상 존재하는 한 재산상 이익취득으로 보아 사기죄로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75. 5. 27. 선고 75도760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허위 내용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 신청을 하고 그 결정을 받은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사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허위 내용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대전 동구 (주소 생략) 토지에 관한 피해자 회사의 대전광역시 동구청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압류신청을 하여 그 압류명령 결정을 받았고, 위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피해자 회사 명의로 경료되면 위 토지에 대하여 경매절차를 진행하고자 하였으나, 피해자 회사의 채권자가 피해자 회사를 통하여 채권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여 미수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신청을 하여 압류명령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그 부동산에 관하여 아무런 권리를 취득하지 않고,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신청과 부동산 자체에 대한 경매신청은 별개의 행위로 보아야 한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압류신청을 한 것만으로는 소송사기의 실행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강제집행절차를 통한 소송사기는 집행절차의 개시신청을 한 때 또는 진행 중인 집행절차에 배당신청을 한 때에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것이다.
민사집행법 제244조 에서 규정하는 부동산에 관한 권리이전청구권에 대한 강제집행은 그 자체를 처분하여 그 대금으로 채권에 만족을 기하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에 관한 권리이전청구권을 압류하여 청구권의 내용을 실현시키고 부동산을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귀속시킨 다음 다시 그 부동산에 대한 경매를 실시하여 그 매각대금으로 채권에 만족을 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는 당해 부동산에 대한 경매의 실시를 위한 사전 단계로서의 의미를 가지나, 전체로서의 강제집행절차를 위한 일련의 시작행위라고 할 수 있으므로, 허위 채권에 기한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채무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압류신청을 한 시점에 소송사기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것이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압류신청을 한 것만으로는 소송사기의 실행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소송사기의 실행의 착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사기미수의 점에 관한 부분은 앞서 본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과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