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8가단125250 건물등철거
원고
1. A
2. B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도시와사람
담당변호사 이승태, 백연수, 원소연
피고
1. C
2. D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림
담당변호사 송진경, 김정묵
변론종결
2020. 6. 9.
판결선고
2020. 7. 7.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각 3,629,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20. 2. 26.부터 2020. 7. 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3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각 12,340,5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서울 송파구 E 지상 6층 도시형생활주택 F G동 H호(이하 '원고들 주택'이라 한다)의 소유권을 각 1/2 지분씩 취득한 소유자이면서 원고들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피고들은 원고들 주택의 남동쪽에 위치한 서울 송파구 I 지상 4층 다세대주택(이하 '피고들 주택'이라 한다)의 소유권을 각 1/2지분씩 취득한 소유자들이다.
나. 원고들 주택은 2017. 1. 3. 송파구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았고, 원고들은 2017. 1. 16.부터 원고들 주택에서 거주하였다. 한편, 피고들 주택이 신축되기 전에 피고들 주택부지는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터였는바, 피고들은 2018. 2. 14. 4층 다세대주택의 신축에 착공하여 같은 해 6. 25. 송파구청으로부터 피고들 주택의 사용승인을 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3, 1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들이 피고들 주택을 신축함에 따라 원고들 주택의 일조권, 천공조망권, 사생활이 침해되는 손해 및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일조권 침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토지의 소유자 등이 종전부터 향유하던 일조이익이 객관적인 생활이익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그 인근에서 건물이나 구조물 등이 신축됨으로 인하여 햇빛이 차단되어 생기는 그늘, 즉 일영(日影)이 증가함으로써 해당 토지에서 종래 향유하던 일조량이 감소하는 일조방해가 발생한 경우, 그 신축행위가 정당한 권리행사로서의 범위를 벗어나 사법상 위법한 가해행위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그 일조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해당 토지 소유자의 수인한도를 넘어야 하고, 일조방해행위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는 그 일조방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법적 성질, 가해 건물의 용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가해 방지 및 피해 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의 위반 여부,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6다3586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수인한도의 기준에 관하여는, 우리나라 국토의 특수성과 협소성, 대도시 인구의 과밀화 및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건물의 고층화 경향,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 높이 제한에 관한 건축 관계 법령상의 규정 등을 고려할 때, 동짓날을 기준으로 8시부터 16시까지 사이의 8시간 중 일조시간이 통틀어서(이하 '총 일조시간'이라 한다) 4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 또는 9시부터 15시까지 사이의 6시간 중 일조시간이 연속하여(이하 '연속 일조시간'이라 한다) 2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에는 일단 수인한도를 넘지 않는 것으로, 위 두 가지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일조방해의 경우에는 일단 수인한도를 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4. 9. 13. 선고 2003다64602 판결 이유 참조).
2) 살피건대 이 법원의 주식회사 J에 대한 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피고들 주택의 신축으로 인한 일조시간의 감소는 아래 표와 같은 바, 이에 의하면 원고들 주택은 신축 전에 동지일을 기준으로 총 일조시간이 5시간 3분, 연속 일조시간이 3시간 33분이었고, 신축 후에는 총 일조시간이 2시간 12분, 연속 일조시간이 1시간 8분이 되었는바, 피고들 주택의 신축으로 인하여 총 일조시간이 2시간 51분, 연속 일조시간이 2시간 25분이 각 감소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들 주택은 피고들 주택의 신축으로 말미암아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권의 침해를 받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나. 천공조망권 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인접 토지에 건물 등이 건축되어 발생하는 시야 차단으로 인한 폐쇄감이나 압박감 등 생활이익의 침해를 이유로 하는 소송에서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인지는, 피해 건물의 거실이나 창문의 안쪽으로 일정 거리 떨어져서 그 거실 등의 창문을 통하여 외부를 보았을 때 창문의 전체면적 중 가해 건물 외에 하늘이 보이는 면적비율을 나타내는 이른바 천공율이나 그 중 가해 건물이 외부 조망을 차단하는 면적비율을 나타내는 이른바 조망침해율 뿐만 아니라, 피해 건물과 가해 건물 사이의 이격거리와 가해 건물의 높이 및 그 이격거리와 높이 사이의 비율 등으로 나타나는 침해의 정도와 성질, 창과 거실 등의 위치와 크기 및 방향 등 건물 개구부 현황을 포함한 피해 건물의 전반적인 구조, 건축법령상의 이격거리 제한 규정 등 공법상 규제의 위반 여부, 나아가 피해 건물이 입지하고 있는 지역에 있어서 건조물의 전체적 상황 등의 사정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지역성, 가해 건물 건축의 경위 및 공공성, 가해자의 방지조치와 손해회피의 가능성, 가해자 측이 해의를 가졌는지 유무 및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09다40462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들 주택의 신축으로 인하여 원고들 주택의 천공율이 20.21%에서 0.34%로 줄어든 사실(감정서 62쪽), 피고들 주택의 신축으로 인하여 원고들 주택의 조망등급은 A-에서 A-로 그대로 유지된 사실(감정서 65쪽)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들 주택이 신축되었을 당시 건축법령이나 관련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② 피고들 주택의 신축으로 인해 원고들 주택의 천공율이 감소하기는 하였으나 조망등급은 그대로 유지되었던 점, ③ 원고들 주택과 피고들 주택은 모두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피고들 주택이 지역 특성이나 인근 건물의 상황 등에 비추어 이례적인 위치에 신축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들 주택의 높이가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 넘는 높이가 아니며, 원고들 주택의 높이 보다 낮은 점, ④ 원고들이 누린 조망이익은 피고들의 부지가 과거에 공영주차장으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누렸던 반사적 이익에 불과한 것이고, 달리 원고들이 조망하고 있는 경관이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음이 객관적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천공조망권 침해는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피고들 주택의 신축으로 인하여 수인 한도를 넘는 시야차단으로 인한 폐쇄감이나 압박감 등의 생활이익 침해도 발생하였다. 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사생활 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들 주택이 신축되면서 원고들 주택의 거실 창과 피고들 주택과의 거리는 2.31m로 측정되었고, 사생활 침해등급은 1등급으로 평가된 사실(감정서 72쪽)이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9호증의 5, 6, 을 제5호증의 각 영상에 의하면 원고들 주택과 마주하는 피고들 주택 벽에는 거실 창이 아니라 조그만 채광창들만 설치되어 있는 사실, 채광창의 바깥쪽으로는 차면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사실, 특히 원고들 주택 내부를 볼 수 있는 바로 맞은 편에는 피고들 주택의 채광창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위 사생활 침해등급은 차면시설의 설치를 반영하지 않은 점, 건물의 고층화·밀집화가 심화되고 있는 도시거주형태를 고려하여야 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 주택의 신축으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사생활 침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손해액의 범위
1) 손해액
일조권 침해에 따른 재산상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세대의 시가 하락분이라고 할 것이고, 이 법원의 주식회사 K에 대한 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일조권 침해로 인한 시가하락분은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12,116,000원이다.
2) 책임의 제한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 즉 ① 원칙적으로 토지 소유자는 소유권의 범위 내에서 소유 토지를 자유롭게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소유권은 가능한 한 보호되어야 하며, 사유재산권의 보호와 환경이익의 보호는 모두 상호간에 합리적인 조화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가치에 해당하는 점, ②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어느 한 당사자에게 일조이익 등을 절대적으로 보장하기는 곤란한 점, ③ 종전에 원고들 주택이 누리던 일조권은 피고들 주택의 부지에 건물이 설치되어 있지 않던 우연한 사정에 의해 얻게 된 반사적 이익이라고 볼 수 있는 점,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주변 건물들의 현황에 비추어 원고들이 원고들 주택 옆에 피고들 주택과 같은 건물이 신축될 것이라는 것이 예상가능했던 점, ⑤ 피고들 주택이 신축되기 전에 원고들이 원고들 주택에 거주한 기간은 약 1년 5개월 정도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은 5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마. 위자료
쾌적한 주거환경을 영위함에 있어서 일조의 확보가 갖는 중요성에 비추어 일조침해가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상태에서 거주해 온 원고들은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와는 별도로 피고들 주택의 신축으로 인한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침해로 일상생활을 함에 있어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앞에서 인정한 재산상 손해의 전보만으로는 완전히 치유되기 어렵다고 할 것인바,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일조권 침해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의 액수를 정함에 있어서는 원고들 건물의 일조 침해의 정도, 원고들의 거주 기간, 원고들의 소유 형태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의 액수는 총 12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바.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각 3,629,000원[= 7,258,000원{= 재산상 손해 6,058,000원(= 12,116,000원 × 0.5) + 위자료 1,200,000원} × 원고들의 각 1/2 지분]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0. 2. 26.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7. 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 남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