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원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원 담당변호사 박종수)
피고
서초세무서장
변론종결
2012. 1. 27.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0. 7. 13. 원고들에게 한 별지1 기재 상속세 부과처분을 각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은 2009. 4. 22. 망 소외인(이하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재산을 상속받고, 2009. 10. 28. 피고에게 총상속재산가액을 3,655,188,452원으로 상속세 신고를 하여 상속세 181,771,890원을 납부하였다.
나. 피고는 2010. 4. 1.부터 2010. 5. 31.까지 원고들에 대한 상속세 조사를 실시하고, 피상속인이 주식회사 아세아텍(구 아세아종합기계주식회사, 이하 ‘아세아텍’)을 통해 ○○교회에 기부를 요청한 아세아텍의 주식 370,318주(이하 ‘이 사건 주식’)가 상속재산에 해당됨에도 원고들이 이에 대한 상속세 신고를 누락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주식의 평가액을 1,519,318,000원으로 산정하여 상속재산에 가산하는 등 총상속재산가액을 5,347,363,498원으로 평가하고, 2010. 7. 13. 원고들에게 신고가액과 평가액과의 차이에 대한 신고불성실가산세 65,155,787원과 납부불성실가산세 30,603,111원을 가산한 상속세 500,561,959원을 별지1 기재와 같이 추가로 경정·고지(이하 ‘이 사건 처분’)하였다.
다.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10. 8. 27.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위 청구는 2011. 6. 28.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나. 인정사실
1) 피상속인은 2001년경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하여 보유하고 있던 중, 2003. 3. 4. 및 2008. 2. 19. 아세아텍에 증권거래카드와 도장을 포함하여 다음과 같은 취지의 각서와 주식기부증서(이하 ‘이 사건 주식기부증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주식 및 이와 관련한 모든 재산상 권리를 아세아텍이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 후 대구광역시 소재 ○○교회에 기부하여 주시기 바라며, 주식기부증서를 제출합니다.
2) 아세아텍은 2009. 9. 29. 기업공개를 목적으로 유가증권신고를 하였고, 이 사건 주식이 2010. 1. 22.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자(공모가 1주당 4,100원) 2010. 2. 27. 이 사건 주식기부증서를 근거로 피상속인의 증권거래카드를 이용하여 이 사건 주식을 ○○교회의 유진투자증권(구 서울증권) 계좌(계좌번호:(계좌번호 생략))에 입고하는 방식으로 기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2,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이 사건 주식이 상속재산에 포함되는지 여부
피상속인이 작성한 이 사건 주식기부증서에는 ‘아세아텍이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 후’ 이 사건 주식을 ○○교회에 기부해 줄 것이 기재되어 있는바,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이라는 장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사실을 부관으로 하고 있으므로, 위 주식기부증서는 피상속인의 정지조건부 증여 의사표시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수증자인 ○○교회는 이 사건 주식기부증서가 작성되었다고 하여 피상속인 또는 아세아텍에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이전청구권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고, 상속이 개시된 후 아세아텍이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2010. 1. 22. 이후에야 비로소 이 사건 주식을 이전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다{이는 ○○교회가 아세아텍에 대표자 및 소속증명서(갑 제4, 5호증)를 제출함으로써 피상속인의 증여의사를 수락하여 증여계약이 성립했다고 보아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피상속인이 사망한 2009. 4. 22. 당시 이 사건 주식은 여전히 피상속인의 재산이므로, 원고들은 정지조건부 의무를 부담하는 이 사건 주식을 상속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민법 제149조 참조).
2) 원고들의 주장 및 판단
가) 상속세과세가액 불산입 규정이 적용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10. 2. 18. 대통령령 제220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상증세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주식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 알지 못한 경우와 같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상속세 신고기한 내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상속인이 이 사건 주식기부증서를 아세아텍에 보관하게 한 것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상증세법’) 제16조 가 규정한 ‘종교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하는 자에게 출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거나, 같은 법 제17조 가 규정한 ‘종교를 목적으로 하는 신탁을 통하여 공익법인 등에 출연’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조세에 관한 법률의 해석에 관하여, 그 부과요건이거나 감면요건을 막론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두988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주식이 상증세법 제16조 의 적용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같은 법 제67조 규정에 의한 상속세 신고기한 내에 출연되어야 할 것이고, 원고들의 상속세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 2009. 4. 22.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월이 지난 2009. 10. 31.이라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주식은 위 상속세 신고기한을 지난 2010. 2. 27.에야 ○○교회에 이전되었고, 원고들이 이 사건 주식의 존재를 몰랐다는 사정은 상증세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에서 규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사건 주식은 상증세법 제16조 제1항 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또한, 피상속인으로부터 수탁받은 아세아텍이 공익신탁의 법정요건을 규정한 신탁법 제65조 , 제66조 에 따라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공익신탁을 인수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어, 이 사건 주식이 상증세법 제17조 제1항 의 적용 대상이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실질과세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피상속인이 증여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을 이전하기 전에 사망하였으므로 계약 이행 중인 사인증여에 해당하고, 원고들이 실질적으로 상속받지 않은 재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질과세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효력이 생기는 증여( 민법 제562조 )라 할 것인데, 피상속인이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정지조건부 증여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상속이 개시된 날에는 위 정지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으므로, 피상속인 사망 당시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증여가 이행 중이라거나 피상속인의 의사표시를 사인증여로 해석할 수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주식은 원고들의 상속재산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이 실질과세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주식가액 산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은, 이 사건 주식을 상속재산가액에 포함해야 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주식의 가액은 아세아텍이 ○○교회에 위 주식을 기부할 즈음인 2010. 2. 22.을 기준으로 평가한 1,212,791,450원(=3,095원×370,318주)이라고 주장한다.
상증세법 제63조 제2항 제1호 는 “기업공개를 목적으로 금융위원회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 내에 유가증권신고를 한 법인의 주식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에 의하여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상증세법 시행령 제57조 제1항 은 “위 기간은 평가기준일 현재 유가증권신고 직전 6월부터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최초로 주식 등을 상장하기 전까지의 기간을 의미하고, 당해 주식 등은 공모가격과 평가기준일 전후 2월의 평균종가 또는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에 의한 가액 중 큰 가액으로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세아텍이 2009. 9. 29.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유가증권신고를 하였고, 이 사건 주식이 2010. 1. 22.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었으며, 당시 아세아텍 발행 주식의 공모가격은 1주당 4,100원이고 피고는 위 공모가격을 기준으로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같은 시행령 제57조 제1항 은 공모가격과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에 의한 가액 중 큰 가액으로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평가기준일인 상속개시일 전후 2월 동안은 상장되지 않았으므로 평균종가를 산정할 수 없다), 이 사건 주식에 대하여 상증세법 시행령 제54조 에 따른 평가액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하더라도, 공모가격이 더 큰 가액이면 공모가격을 기준으로 한 이 사건 처분은 그 자체로 적법하고, 더 작은 가액이면 원고들에게 불리하지 않으므로 위법하다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아세아텍이 이 사건 주식을 실제로 기부한 날의 가액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가산세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들은 이 사건 주식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는바, 그 가액을 상속재산가액에 포함하지 않은 점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 중 가산세 부과 부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세법상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 및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납세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 납세 등 각종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개별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되는 행정상의 제재로서 납세자의 고의, 과실은 고려되지 않는 반면, 이와 같은 제재는 납세의무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서 그를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거나 그 의무의 이행을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세법상 의무의 불이행에 대하여 부과되어야 한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두1662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상증세법 제67조 에서 상속세 신고기한을 6개월로 정한 것은 상속개시 후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파악하고 이를 신고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사숙고 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인 점을 고려하면, 피상속인이 2001년경부터 보유하고 있었던 이 사건 주식의 존재 여부를 원고들이 파악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주식을 상속재산으로 신고하지 않은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