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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등법원 2011.7.1.선고 2011노139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에대한준강간등)
사건

2011노139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에 대한준

강간 등)

피고인

A

항소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위성운

변호인

사법연수생 (국선)

원심판결

대전지방법원 2011. 3. 25. 선고 2010고합412 판결

판결선고

2011. 7. 1.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은, 간질 발작을 일으켰거나 그와 유사한 상태에 있던 장애인인 피해자를 도와주려고 부축하여 주었을 뿐 피해자를 껴안으면서 피해자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진 사실이 없고, 강제추행의 고의가 없었다.

2) 법리오해

가) 증인 F, G의 증언 중 주변 목격자들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부분은 전문진 술로서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이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원진술자인 주변 목격자들이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 소정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나) 피해자가 정신지체장에 1급이고 이로 인하여 거동이 용이하지 않는 등의 신체적인 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자가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에대한준강간등)죄를 적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양형부당

원심의 양형(징역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양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0. 9. 27. 19:30경 대전 동구 C에 있는 D 옆 인도에서, 정신지체장애 1급으로 보행기구를 의지하여야만 보행할 수 있는 신체장애를 가진 중증장애인인 피해자 E(여, 22세)이 혼자 의자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 피해자를 강제추행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에게 "집이 없냐"고 말을 걸면서 피해자의 신체 및 정신상의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상태를 이용하여 등 뒤에서 피해자를 껴안고 양손으로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고 주무르는 등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다.

나. 피고인의 변소 및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원심에 이르기까지 비록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일관되게 위 사실오인에 관한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변소를 하였고,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다. 이 법원의 판단

1)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과 엉덩이 부위에 손을 댄 사실(가슴과 엉덩이를 주물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119 구조대원이 곧 도착한다는 말을 듣고서 피고인이 자리를 떠난 사실, 피해자는 피고인의 행동에 대하여 매우 분개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당심의 대전광역시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에 첨부된 119 신고접수내역의 기재를 종합하면, ① 저녁 무렵인 이 사건 당시 장애인인 피해자는 보호자 없이 혼자 D이라는 식당 옆 인도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던 사실, ② 피해자는 장애로 인하여 몸이 부자연스럽게 움직이거나 떨리고, 보행기구에 의존하지 않으면 제대로 보행할 수 없으며, 피해자의 발음을 다른 사람들이 쉽게 알아듣기 어려운 등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실, ③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집이 어디냐"고 묻는 등 말을 걸어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었고, 피고인은 자신의 휴대폰을 피해자에게 주어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한 사실, ① 피해자의 어머니는 피해자의 집이 어딘지에 관하여 "J"이라고 하는 등 피고인과 전화로 대화를 나눈 사실, ⑤ 피고인은 주변 사람들에게 "왜 도와주지 않느냐, 119 신고 좀 하라"고 소리친 사실, ⑥ 지나가던 행인인 F는 피해자의 상태를 보고 "간질환자인데 쓰러졌다"는 내용으로 119 신고를 한 사실, ⑦ 피해자는 예전에 간질 발작을 일으킨 경험이 있는 사실, 8 이 사건 발생장소는 인적이 드물거나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지나다니는 행인들이 상당히 있는 식당 옆 인도로서 대로변이고 공개된 장소이며, 저녁 무렵이긴 하나 그리 늦지 않은 시간이라 사람들 눈에 띄기 쉬운 곳인 사실 또한 인정할 수 있다.

2) 판단

무릇,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등 참조).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서 알 수 있는 이 사건 당시의 시각(저녁 무렵에 간질 발작이나 이와 유사한 상태에 있는 장애인이 보호자 없이 혼자 있는 경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때라고 볼 수 있다), 장소(은밀한 장소가 아니라 공개된 장소여서 추행을 하기에 적절한 장소가 아니다), 피해자의 상태 및 과거 병력, 피고인과 피해자의 대화내용, 피고인이 자신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는 핸드폰을 피해자에게 주어 피해자의 집에 전화하게 한 점, 피고인과 피해자 어머니의 전화통화 내용, 119 신고내용, 피고인이 소리친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가 간질발작을 하거나 간질 발작과 유사하게 볼 정도로 피해자의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을 보고 피해자를 도와주기 위하여 피해자를 부축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피해자가 오해하여 뿌리치는 과정에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신체접촉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있으며,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일부 주변 사람들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제추행하는 것으로 오해하였고, 피고인은 119 구조대원이 곧도착한다는 말을 듣고서 안심하고 위와 같은 오해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119 구조대원 이 도착하기 전에 그 자리를 떠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그와 같은 가능성을 수긍할 만한 상황이 상당히 존재함에도 그 가능성을 배제할 만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에 관한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에 관한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나머지 항소이유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부분 2의 가항과 같은바, 위 2의 다항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이동원

판사오영표

판사이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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