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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2016. 1. 13. 선고 2015가합2027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원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유한) 정률 담당변호사 나세근)

피고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플러스 담당변호사 탁인상)

변론종결

2015. 10. 7.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1에게 1,114,511,220원, 원고 2, 원고 3에게 각 10,000,000원, 원고 4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4. 7. 13.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로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2, 원고 3은 원고 1의 부모이고, 원고 4는 원고 1의 누나이다.

나. 원고 1(아래에서는 다른 원고들과 구별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고’라고만 한다)과 피고가 회원으로 소속된 ○○○○조기축구회는 2014. 7. 13. 오전 8:30경 계룡시 △△면 소재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회원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축구경기를 하였는데, 당시 원고와 피고는 서로 다른 팀으로서, 원고는 골키퍼를, 피고는 오른쪽 공격수를 각 맡았다.

다. 위 축구경기 후반전이 시작되어 20분 정도가 지난 무렵 원고가 속한 팀의 골문 방향으로 공이 날아오자, 골 에어리어(GOAL AREA) 내에 있던 원고가 골을 쳐내기 위해 골이 오는 방향(원고의 좌측 후방)으로 다이빙을 하여 착지하던 중, 페널티 에어리어(PENALTY AREA) 부근에 있다가 위 공을 향해 이동하던 피고와 충돌하였다(그 충돌의 구체적인 내용은 뒤에서 본다. 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목척수 손상, 외상성 추간판 파열, 전방 척추 인대 손상 등의 상해를 입고, 2015. 1. 11. 사지마비를 이유로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증인 소외 1(대판: 소외인), 소외 2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당시 센터링된 공이 원고와 피고가 터치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원고를 향해 달려가다 발생한 것으로, 센터링된 공을 골키퍼가 지키고 있는 골문에 넣기 위해 골문을 향해 달려가는 경우 진행하는 전방에 누가 어떠한 상태로 경기를 하는지를 살펴서 타인에게 부상을 입히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여야 하고, 원고가 다이빙을 하여 공중에 떠있는 상태여서 작은 힘으로도 원고가 균형을 잃고 지면에 추락하여 부상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지면을 달리고 있는 피고가 이를 피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오히려 원고를 향하여 계속 달려 나감으로써 원고에게 축구경기 중 통상 입을 수 있는 상해에 비하여 매우 중한 상해를 가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축구경기 중 상대방 선수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 등을 위반하여 발생한 것으로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1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 및 위자료로 1,114,511,220원(= 일실수입금 286,292,970원 + 기왕치료비 17,343,708원 + 향후치료비 115,422,077원 + 보조구비 16,822,320원 + 개호비 628,630,145원 + 위자료 50,000,000원), 위자료로 원고 2, 원고 3에게 각 10,000,000원, 원고 4에게 5,000,0000원을 각 지급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사고는 원고와 피고가 서로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축구경기의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내재적 위험의 범위 내의 우발적 사고이고, 피고가 축구경기 상 어떠한 주의의무도 위반하지 않았다.

3. 판단

가. 운동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경기자 등이 다칠 수도 있으므로, 경기규칙을 준수하면서 다른 경기자 등의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신의칙상 주의의무인 안전배려의무가 있다. 그런데 권투나 태권도 등과 같이 상대선수에 대한 가격이 주로 이루어지는 형태의 운동경기나 다수의 선수들이 한 영역에서 신체적 접촉을 통하여 승부를 이끌어내는 축구나 농구와 같은 형태의 운동경기는 신체접촉에 수반되는 경기 자체에 내재된 부상의 위험이 있고, 그 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위험은 어느 정도 감수하고 경기에 참가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유형의 운동경기에 참가한 자가 앞서 본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는 해당 경기의 종류와 위험성, 당시 경기진행 상황, 관련 당사자들의 경기규칙의 준수 여부, 위반한 경기규칙이 있는 경우 그 규칙의 성질과 위반 정도, 부상의 부위와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되, 그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였다면 이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1다66849 판결 ).

나. 이 사건을 보건대,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소외 1, 소외 2의 각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사고 당시 골키퍼인 원고는 다이빙을 하여 공을 쳐내려고 하고, 공격수인 피고는 공을 잡기 위해 공을 향해 가던 중이었고, 충돌 당시 공은 다이빙 한 원고의 머리 위를 지나 원고의 좌측 방향으로 날아가서, 결국 원·피고 모두 공을 잡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공 경합 상태는 축구경기에서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의 신체적 접촉 역시 통상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인다(이런 점에서 ‘피고가 공을 선점하려는 행위 자체가 무리한 것이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한편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원고 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간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축구경기가 진행되던 축구경기장은 초등학교 내에 있는 경기장으로 보통 규격의 축구경기장보다 작은 데다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보통 규격 상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에서 골대까지 약 11m 정도임), 피고는 40대 후반으로 조기축구회 회원 중에서도 축구경기시 반응이 느린 편에 속하였고, 반면 원고는 20대 초반으로 순발력이 뛰어나고 민첩하였던 점,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공중에서 하강하고 있었던 데다가 원·피고의 체격(원고: 175cm, 몸무게 55kg, 피고: 키 178cm, 몸무게 90kg 이상) 차이가 현저하여 작은 충격에도 원고가 중심을 잃고 튕겨져 나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빠른 속도로 돌진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갑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1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3) 설령 피고가 공을 향해 달려오면서 가속력으로 인하여 몸을 멈추지 못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공을 향해 달려간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정상적인 공 경합 상태에서 선점을 하기 위한 행동으로, 골키퍼인 원고와 부딪힐 것이 명백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수에게 골키퍼와 부딪힐 수도 있다는 추상적인 가능성을 염두하고 공을 선점하기 위한 행동(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멈추라고 하는 것은 축구경기의 성질상 기대하기 어렵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충돌 순간을 피하지 못한 것만으로는 피고의 행위가 경기규칙에 위반된다거나 위법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

다. 위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의 행위를 축구경기에 있어서의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상해 결과가 축구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통상의 상해에 비하여 중하다는 우연한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 없으며, 달리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만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중석(재판장) 박희정 김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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