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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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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2012. 2. 3. 선고 2011노564 판결
[강제집행면탈][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들

검사

강호준(기소), 김봉준(공판)

변 호 인

변호사 구자헌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1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피고인 1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09. 5. 6. 강제집행면탈의 점은 무죄.

피고인 2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1) 사실오인(2009. 5. 6. 및 2010. 6. 30. 강제집행면탈의 점)

피고인 1(대법원판결의 피고인)은, ‘○○○편의점’의 사업자등록은 자신의 숙모 공소외 1 명의로 되어 있던 것을 공소외 1의 건강이 좋지 않아 자신의 처 공소외 2 명의로 변경한 것이고, ‘△△△△△’의 사업자등록 명의를 공소외 3 주식회사에서 공소외 2로 변경할 당시 자신을 상대로 공소외 4가 제기한 민사소송의 1심에서 자신이 승소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이 강제집행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었으며, 더욱이 ‘△△△△△’의 사업자등록은 법인 명의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집행가능성도 없었으므로, 자신에게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하려는 범의가 없었는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선고형량(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2

원심의 선고형량(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1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2009. 5. 6. 강제집행면탈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2005. 3.경 피해자 공소외 4와 게임장 사업을 동업하기로 하고 피해자로부터 2억 원을 투자 받아 그 무렵부터 게임장을 운영하였고, 2005. 9. 30.경 피해자가 게임장 영업에서 손을 떼는 대신 피해자가 투자를 위해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위 피고인이 책임지기로 하여 피해자가 위 게임장 사업에서 탈퇴하게 되었다.

이후 위 피고인은 2007. 8. 30. 피해자로부터 제주지방법원에 약정금 등 청구소송을 제기당하여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상태에 이르게 되자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서귀포시 (주소 생략) △△△△△ 건물 내 위 피고인이 운영하던 ‘○○○편의점’ 사업자등록이 위 피고인의 숙모인 공소외 1 명의로 되어 있던 것을 2009. 4. 30. 제주세무서에 폐업신고를 한 후, 2009. 5. 6. 위 피고인의 처 공소외 2 명의로 새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편의점’과 관련된 재산의 소유관계를 불명하게 함으로써 재산을 은닉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편의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자는 피고인 1이므로, 단지 그 사업자등록이 위 피고인 명의로 된 적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에 의하여 강제집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사업장 내의 유체동산의 경우 사업자 명의인이 누구인지 여부가 점유자를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되는 점 등에 비추어 실질적인 거래행위 없이 사업자 명의를 변경하는 것 자체만으로 사업장 내의 유체동산의 점유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도록 하는 행위가 되며, 이러한 행위가 피해자로부터 소송을 제기당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면 위 피고인에게 강제집행을 면탈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형법 제327조 에 규정된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의 재산의 ‘은닉’이라 함은 강제집행을 실시하는 자에 대하여 재산의 발견을 불능 또는 곤란케 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재산의 소재를 불명케 하는 경우는 물론 그 소유관계를 불명하게 하는 경우도 포함하지만( 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3도3387 판결 참조), 피고인이 사업자등록 명의를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소유관계를 불분명하게 하였다고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된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1이 운영하여 온 ‘○○○편의점’에 관하여 2001. 10. 25. 개업 당시부터 위 피고인의 숙모인 공소외 1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다가, 2009. 4. 30. 폐업신고가 된 후, 2009. 5. 6. 위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 2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된 사실이 인정되나, 이와 같이 위 피고인의 숙모 명의로 되어 있던 사업장등록을 위 피고인의 처 명의로 변경한 것으로 인하여 위 편의점에 있는 유체동산의 소유관계가 더 불분명하게 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위와 같은 사업자등록 명의의 변경이 공소외 4로 하여금 위 피고인의 재산을 발견하기 어렵게 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2010. 6. 30. 강제집행면탈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① 피고인 1이 ‘△△△△△’이라는 상호의 일식당 및 한식당(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을 운영해 왔는데, 이 사건 식당에 관하여 2001. 11. 1. 개업 당시 위 피고인이 운영하는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되었다가, 2010. 4. 30. 위 피고인의 처 공소외 2 명의로 신규 사업자등록이 된 점, ② 공소외 4는 2007. 8. 30. 위 피고인을 상대로 이 법원 2007가합2080호 로 약정금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2009. 7. 9. 청구기각판결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하여 2010. 6. 9. 위 피고인으로 하여금 공소외 4에게 2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하는 판결을 선고받은 점(위 항소심 판결은 2010. 9. 30. 상고기각되어 같은 해 10. 4. 확정되었다), ③ 위와 같이 공소외 2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할 당시 위 항소심 사건은 변론종결 후 판결선고기일이 지정되어 있는 상태였으며,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인 2010. 6. 30. 위 피고인이 위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의 사업자등록에 관하여 폐업신고를 한 점, ④ 위 피고인은, 퇴직금 체불로 벌금이 부과되고, 법인으로 운영하다 보니 법인세와 소득세로 이중 과세가 되어서 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변경하였다고 변명하나, 그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면, 위 피고인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변경할 수도 있었을 것이어서 위 변명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⑤ 위 피고인은 검찰에서, 위 피고인의 명의로(“저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는 것을 이용하여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것을 걱정한 공소외 2의 요구에 따라 공소외 2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변경하게 되었다고도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294면), 위 피고인 스스로 공소외 3 주식회사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있고, 한편 이 사건 당시 위 △△△△△ 건물에 주식회사 제주은행 앞으로 채권최고액 97억 5,000만 원인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위 피고인은 주식회사 미래상호저축은행에 대하여 상당한 금액의 채무도 있었기 때문에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남아 있었다고 하더라도 추가 대출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의 위 진술도 믿기 어려운 점, ⑥ 공소외 4는 경찰에서, 이 사건 식당의 사업자등록이 공소외 2 명의로 되어 있어서 그 식당 내의 유체동산에 대하여 압류집행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고 진술한 점, ⑦ 이 사건 당시 관련 형사사건에서 자신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는 위 피고인의 변명과 달리 공소외 4가 피고인들을 공무상표시무효죄 등으로 고소한 시기는 이 사건 이후인 2010. 9. 14.이었던 점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유체동산에 관한 압류절차의 경우 집행관은 채무자 또는 채권자가 점유하고 있거나, 점유자인 제3자가 압류를 승낙하여 목적물을 제출한 경우 그 목적물을 압류할 수 있고( 민사집행법 제189조 제191조 ), 특히 채무자가 점유하고 있는 유체동산이라면 그것이 진실로 채무자의 소유에 속하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일단 그 물건을 압류할 수 있으며, 영업장에 있는 유체동산의 경우 사업자등록 명의가 점유자를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되는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 1이 민사소송의 항소심 판결 선고를 전후하여 패소 판결이 선고·확정될 경우에 대비하여 강제집행을 면탈하고자 사업자등록 명의를 자신이 운영하는 공소외 3 주식회사에서 공소외 2로 변경함으로써 이 사건 식당에 있는 유체동산의 소유관계를 불분명하게 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 2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2도 피고인 1에 대한 채권자들 중 한 사람으로서 그 채권의 확보를 위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 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범행은 공정증서에 채권액을 실제 채권액보다 1억 원이나 더 기재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적법한 권리 실현을 방해한 것으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 위 피고인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점, 그 밖에 위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정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결과,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위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2009. 5. 6. 강제집행면탈 부분은 위 피고인의 항소가 이유 있어 파기되어야 하는바, 위 부분과 위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결국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그 전부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위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며, 피고인 2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피고인 1에 대하여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 제3면 1행부터 4행까지의 “○○○편의점 사업자 명의가 피고인의 숙모인 공소외 1로 등록되어 있던 것을 2009. 4. 30. 제주세무서에 폐업신고한 후, 2009. 5. 6. 피고인의 처 공소외 2 명의로 새로이 사업자등록 신고를 하고, 같은 건물 내 피고인이 운영하던”을 삭제하고, 같은 면 6, 7행의 “△△△△△과 ○○○편의점에”를 “△△△△△에”로 고쳐쓰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27조 , 제30조 (공동 강제집행면탈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327조 (단독 강제집행면탈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이유 중 피고인 1에게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1에 대한 양형이유

피고인 1에게 같은 종류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위 피고인이 공소외 4에게 채무를 일부 변제한 점 등 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각 범행은 자신이 운영해 온 식당의 사업자등록 명의를 변경하여 유체동산의 소유관계를 불분명하게 하고, 특정 채권자로 하여금 공정증서에 채권액을 실제 채권액보다 1억 원이나 더 기재하게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적법한 권리 실현을 방해한 것으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피고인이 주도적 또는 단독으로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점, 그 밖에 위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정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결과,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09. 5. 6. 강제집행면탈의 점의 요지는 위 제2의 가. (1)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2의 가. (1)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오현규(재판장) 신동헌 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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