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0구합1140 이행강제금부과처분취소
원고
A 주식회사
피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
변론종결
2010. 6. 9.
판결선고
2010. 6. 30.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9. 10. 22. 원고에 대하여 한 이행강제금 17,000,00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회사의 승무정지 및 퇴직통보
(1) 택시여객자동차운송업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는, 2005, 9. 7.부터 일용근로계약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일용직 스페어(spare)기사로 근무하던 B에 대하여, 2007. 1. 31.경 복장 위반과 동료 택시기사인 C에 대한 폭행을 이유로 시말서를 작성하게 하고, 사직서 양식에 사직 사유와 사직 일자란을 공란으로 한 채 서명하도록 하여 이를 받아 두었다.
(2) 원고 회사의 택시기사인 D 등이 2007. 6.경 설립한 노동조합(B도 가입하였다)과 원고 회사 사이에 노동조합의 인정 여부 및 근로 조건에 관한 의견 차이로 대립이 발생하던 중, 원고 회사는 2007. 7. 20. 'B이 2007. 7. 6. 배차를 못 받았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욕설을 하고 대표이사가 노동조합의 활동을 방해하였다는 말 등을 하였다'는 이유로 2개월간 승무정지의 징계를 하였다.
(3) B은 2007. 8. 20. 승무정지 기간이 끝난 후 3~4회 정도 배차시간에 출근하여 원고 회사에게 배차를 요구하였으나 배차를 받지 못하자, 2007. 8. 30.부터 2007. 12.경까지 E 주식회사의 택시기사로 근무하는 친구인 F의 휴무시간에 택시를 운전하는 방식으로 택시운전을 하였고, 2008. 10. 1.부터는 G 주식회사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하고 있다.
(4) 원고 회사는 2007. 10. 18. B이 이미 위와 같이 작성·제출한 사직서 및 취업규칙 제38조(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를 사유로 하여 B을 퇴직 처리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하였고, B으로부터 2007. 10. 24. 및 26. 복직 요청을 받았음에도 2007. 10, 29. B에게 퇴직처리하였음을 통보하였다.
[취업규칙] |
제38조 (퇴직)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퇴직으로 한다. 1. 퇴직원을 제출하였을 때 5. 휴직기간이 만료되거나 휴직사유가 소멸된 후 7일 이내에 복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한 경 우 |
나. 부당해고 구제 판정 및 항고소송의 경과
(1) B은 2007. 11. 8. 위 퇴직통보에 대하여 피고에게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08. 1. 3.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위 승무정지 및 퇴직통보(해고)가 부당징계임을 인정함과 동시에, 원고 회사에게 참가인에 대한 원직복직과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가 2007. 10.29. B에게 행한 해고 및 승무정지처분은 부당징계임을 인정한다. 원고는 B을 즉시(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원직에 복직시키고, 승무정 지 및 해고기간 동안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 |
(2) 원고 회사는 이에 불복하여 2008. 2. 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8. 4. 18. 원고 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 (3) 원고 회사는 위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항고소송을 제기하였고, 제1심인 서울행 정법원은 2009. 5. 15. 위 퇴직통보는 부당해고이고, 재심판정은 적법하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서울행정법원 2008구합22174 판결)을 하였고, 제2심인 서울고등법원 역시 2010. 4. 8. 같은 이유로 원고 회사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서 울고등법원 2009두16505 판결)을 하였다. 현재 원고 회사는 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 2010두8218호로 상고를 제기한 상태이다.다. 이행강제금 부과
(1)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2008. 4. 이행강제금 8,000,000원을, 2008. 11. 이행강제금 10,000,000원을, 2009. 5. 이행강제금 13,000,000원을 각 부과하였다.
(2)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도 않고 위와 같이 부과한 이행강제금을 납부하지도 않자 2009. 10. 22. 추가로 원고에게 이행강제금 17,000,000원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9, 20호증, 을 1 내지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 회사는 다음과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1)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이 위법한 이 사건 구제명령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가 B은 단순히 일용근로자에 불과하므로, 그 계약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B과 원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인 점, 원고 회사는 B이 제출한 사직서를 이유로 퇴직통보를 한 것이 아닌 점, 더구나 위 사직서는 B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인 점, B은 승무정지 징계를 받은 후 원고 회사로의 복직의사가 전혀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B에게 퇴직통보를 한 것은 부당해고가 아니다. 따라서 위 퇴직통보가 부당해고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구제명령은 위법·부당하다.나 이 사건 구제명령에서 B에게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명한 부분은, 원고가 B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 상당액의 액수가 특정되지 않아서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은 위법하다.
(2) 원고 회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구제명령을 불이행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구제명령을 불이행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원고 회사는 B에 대한 퇴직통보 이후인 2008. 4.~5.경 일용직인 스페어기사 제도를 폐지하였으므로, B을 원직인 스페어기사로 복직시킬 수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 중 원직복직 명령은 그 이행자체가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는 2009. 6. 3. B에게 복직을 통보하였으므로,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구제명령 중 원직 복직 명령을 불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나 이 사건 구제명령에서 B에게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명한 부분은, 원고 회사가 B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 상당액의 액수가 특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B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이익을 얻었으므로 이를 임금 상당액에서 공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원고 회사로서는 이 사건 구제명령 중 임금 상당액 지급 명령을 즉시 이행할 수가 없다. 따라서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구제명령 중 임금 상당액 지급 명령을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의무 불이행 정도에 비하여 너무 가혹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의 기재와 같다.
다. 첫 번째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구제명령은 행정행위로서 처분청 또는 법원 등 권한 있는 기관에 의하여 취소되기 전까지는 누구든지 그 구속력을 부인하지 못하는 공정력을 가지므로, 설령 이 사건 구제명령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중대 ·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의 하자가 중대 ·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특히, 액수를 특정하지 않은 임금 상당액 지급 명령 부분의 경우, ① 이 사건 구제명령은 그 수범자인 사용자의 행위에 의하여 실현되는 것이므로, 그 내용이 특정 여부에 관하여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는 점, ② 사용자로서는 평균임금을 기초로 하여 이 사건 부당해고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용이하게 산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객관적으로 타당한 임금 상당액의 구체적인 액수는 최종적으로는 당사자 사이의 의사의 합치 또는 민사소송 등을 통하여서만 확정이 가능할 것인 점, ④ 구제명령을 함에 있어서 임금 상당액을 특정하도록 한다면, 임금 상당액을 특정하는 과정에서 구제명령을 발하기까지의 시간이 지연될 우려가 있고, 이는 근로자의 생활고를 잠정적으로 신속·간이 하게 해결하려는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라. 두 번째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직복직 명령 불이행 여부
갑 13, 15 내지 21호증, 을 6 내지 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회사는 종래 일용직 스페어기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2008. 3.경 법제처로부터 '일 · 월 단위 도급택시 영업을 할 경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13조의 명의 이용금지 조항 위반에 해당한다'는 공문을 받은 후 스폐어기사제도가 도급택시 영업과 동일시될 것을 우려하여 2008. 3. 12. 일용직 스페어기사들 중 원하는 자들에 한하여 정규직 택시기사로 전환시키고 일용직 스페어기사제도를 폐지하는 계획을 세우게 된 사실, 원고 회사는 정규직 택시기사로 전환하기를 원하는 일용직 스페어 기사들에게 일정 기한까지 원고 회사가 정한 서류(채용건강진단서, 신규채용자교육수료 증사본 등)를 제출하면 정규직 택시기사로 전환시켜주기로 한 후 2008. 5.까지 위 절차에 따라 일용직 스페어기사제도를 없앤 사실,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구제명령을 받은 후인 2008. 6. 3.경 B에게도 위와 같은 서류의 제출을 요구하면서 '복직에 필요한 서류 일체를 출근일시(2009. 6. 10. 오전 7시)까지 제출하고 반드시 출근하여야 합니다. 만약 필요한 서류 중 1개라도 미제출시에는 출근을 하여도 배차가 보류되며, 2009. 6. 17.까지도 서류가 미제출될 경우에는 복직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퇴직 처리합니다. 다만, 신규채용 교육자수료증은 2009. 10, 31.까지 제출하여야 합니다'라고 통지한 사실, B은 원고가 정한 기한까지 위 서류들을 제출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원고 회사가 비록 B의 원직이었던 일용직 스페어기사제도를 폐지하여 B을 원직에 복직시키지 못하게 되기는 하였으나, 원고 회사가 다른 일용직 스페어기사들 중 원하는 자들을 정규직 택시기사로 전환하여 주었으므로, B이 정규직 택시기사로의 전환을 원하는 이상 정규직 택시기 사직에 복직시키는 것이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는 것인 점, ② B은 형식적인 면에서만 일용직 스페어기사였을 뿐 그 실질은 정규직 택시기사들과 다를 바 없었으므로, B을 정규직 택시기사로 전환시켜주는 것을 신규채용으로 볼 수 없는데도 원고 회사가 B에게 제출을 요구하는 서류들은 모두 신규채용을 전제로 한 것들이어서 단지 위와 같은 서류들이 제출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배차를 거부하는 것은 B의 복직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보이는 점, ③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기보다는 이 사건 구제명령에 대한 항고소송에서 이 사건 구제명령이 취소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단지 원고 회사가 종전의 일용직 스페어기사제도를 폐지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구제명령이 이행불능에 이르렀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원고 회사는 신규 채용이라고 할 수 없는 B을 정규직 택시기사로 당연히 원직복직시켜야 함에도 B이 즉시 제출할 수 없는 서류의 제출을 요구하면서 실질적으로 원직복직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인정된다.
(2) 임금 상당액 지급 명령 불이행 여부
앞서 본 여러 사실관계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가 B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산정하여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②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여 지급받은 임금은 민법 제538조 제2항에 규정된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
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 위와 같은 이익을 공제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45조 소정의 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100)의 한도에서는 이를 이익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직장에 근무하지 못한 해고기간도 10개월에 이르고 있어서 지급할 임금 상당액이 없다고는 보이지 않는 점, ③ 더욱이 원고 회사는 B에게 임금 상당액을 산정하여 지급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사건 구제명령에 대하여 항고소송을 제기하여 그 항고소송을 통하여 이 사건 구제명령이 취소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구제명령 중 임금 상당액 지급 명령도 불이행하였다고 인정된다.
(3) 소결
따라서 피고가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전제에서 한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세 번째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구제명령을 받은 후 2년 이상 경과하도록 이 사건 구제명령을 전혀 이행하지 않은 점,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구제명령에 대한 항고소송을 통하여 이 사건 구제명령이 취소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미 피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의 장제를 위해 3차례에 걸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였으나,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부과된 이행강제금조차 납부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의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원고 회사에게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최재혁
판사황인경
판사민규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