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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대구지법 1988. 5. 12. 선고 88노283 제1형사부판결 : 상고
[절도등][하집1988(2),341]
판시사항

신분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의 제시를 요구받고 타인의 운전면허증을 내어 보인 것이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되는 아니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공문서부정행사죄는 그 사용목적이 특정된 공문서의 경우에 그 사용명의자 아닌 자가 그 사용명의자인 것으로 가장하여 그 사용목적에 따른 행사를 하여야 성립한다 할 것이므로, 신분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 제시를 요구받고 타인의 운전면허증을 자신의 것인 것처럼 가장하여 이를 제시하였다 하더라고 이는 운전면허증 본래의 사용목적에 따른 행사라 할 수 없어 공문서부정행사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 중 5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압수된 운전면허증 1개(증 제1호)를 피해자 공소외 1에게 환부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문서부정행사의 점은 무죄

이유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원심판시 제1의 절도죄에 관하여, 이는 피고인이 술에 취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그러한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저지른 것인데도 원심은 이를 전혀 간과하였고, 둘째,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들은 피고인이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 살다가 술에 취하여 일시적으로 마음을 잘못 먹어 저지르게 된 것으로 이를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 정상에 비추어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의 양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먼저 심신장애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히 조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당시 술에 취하여 사물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던가 또는 그러한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님이 명백하므로 위 심신장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음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1987.12.11. 09:00경 경북 상주군 함창읍 구향리 소재 함창 우시장 사무실에서 원심판시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이 절취한 한우를 매도함에 있어 우시장 중개인 공소외 2로부터 신분의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 제시를 요구받고 피고인이 원심판시 범죄사실 제2항과 같이 습득, 소지하고 있던 경북도지사 명의의 경북 영풍군 이산면 (상세번지 생략) 공소외 1의 자동차운전면허증(증 제1호)을 상수 축산업협동조합 직원 공소외 3에게 제시, 자기를 공소외 1이라고 속이고 그로 하여금 공소외 1(다만, 공소외 3의 착오로 유 ○○라고 오기하였다)을 매도인으로 하는 가축매매증명서를 작성케 함으로써 사실증명에 관한 공문서인 위 자동차운전면허증(증 제1호)을 부정 행사하였다라고 하는 점에 관하여 원심은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한 다음 이에 대하여 형법 제230조 를 적용 피고인을 공문서부정행사죄로 처단하였다.

그런데 형법 제230조 소정의 공문서부정행사죄는 그 사용목적이 특정된 공문서의 경우에 그 사용명의자 아닌 자가 그 사용명의자인 것으로 가장하여 그 사용목적에 따른 행사를 하여야 성립한다 할 것인 바, 운전면허증은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공문서로서, 그 본래의 사용목적이 자동차를 운전할 때에 이를 소지하고 운전중에 경찰공무원으로부터 그 제시를 요구받으면 이를 제시하는 데 있는 것일 뿐 그 소지자의 신분의 동일성을 증명하는 데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위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피고인의 공소외 2로부터 신분의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의 제시를 요구받고 가축매매증명서를 발급하는 공소외 3에게 이를 제시했다 해서 이것이 곧 위 운전면허증의 사용목적에 따른 행사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 점에서 위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인데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처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공문서부정행사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위법하여 유지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하는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은 아니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절도 및 점유이탈물횡령의 점에 대하여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이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피고인의 판시 소위 중 제1의 절도의 점은 형법 제329조 제2의 점유이탈물횡령의 점은 형법 제360조 제1항 에 각 해당하는 바, 각 그 소정형 중 징역형을 선택하고, 위 수개의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이므로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에 의하여 형이 보다 무거운 판시 절도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을 한 형기 범위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하고, 형법 제57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 중 50일을 위 형에 산입하며 압수된 운전면허증 1개(증 제1호)는 판시 점유이탈물횡령행위로 취득한 장물로서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33조 제1항 에 의하여 이를 피해자 공소외 1에게 환부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문서부정행사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서 본 바와 같은 바, 이는 위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종욱(재판장) 장희석 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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