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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다215904 판결
[구상금][미간행]
AI 판결요지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선행사고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되었음에도 자동차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관계 법령이 정한 고장자동차의 표지를 설치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주행차로에 정지해 있는 사이에 뒤따라온 후행차량에 의한 추돌사고가 발생한 경우, 선행차량 운전자에게 선행사고의 발생에 아무런 과실이 없고, 사고 후 안전조치 등을 취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부상 등으로 그러한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가 후행사고를 당한 때에는 후행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선행차량 운전자의 과실을 참작할 여지가 없다.
판시사항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선행사고로 운행할 수 없게 된 자동차가 주행차로에 정지해 있는 사이에 뒤따라온 후행차량에 의한 추돌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선행차량 운전자에게 선행사고 발생에 아무런 과실이 없고 사고 후 안전조치 등을 취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부상 등으로 그러한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가 후행사고를 당한 경우, 후행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면서 선행차량 운전자의 과실을 참작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원고, 상고인

엘아이지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동승)

피고, 피상고인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방효준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선행사고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되었음에도 자동차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관계 법령이 정한 고장자동차의 표지를 설치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주행차로에 정지해 있는 사이에 뒤따라온 후행차량에 의한 추돌사고가 발생한 경우, 선행차량 운전자에게 선행사고의 발생에 아무런 과실이 없고, 사고 후 안전조치 등을 취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부상 등으로 그러한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가 후행사고를 당한 때에는 후행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선행차량 운전자의 과실을 참작할 여지가 없다.

2.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① 피고 부보 선행 택시 운전자가 경부고속도로 3차로의 2차로를 따라 진행하다가 운전상 과실로 원고 부보 승용차를 들이받는(21시 47분 39초) 이 사건 1차 사고를 내어 그 충격으로 위 승용차가 1차로 위에 역방향으로 정차한 사실, ② 그 후 피고 부보 후행 택시 운전자가 같은 도로 1차로를 따라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위 사고지점에 이르러 위 승용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아(21시 48분 01초) 그 충격으로 위 승용차에서 내려 그 뒷부분 중앙분리대 쪽에 서 있던 위 승용차 운전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이 사건 2차 사고를 낸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 부보 승용차가 위 사고지점에 정차하게 된 것은 오로지 선행 택시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것이고, 이 사건 1차 사고로 정차한 후 불과 22초 만에 후행 택시에 의하여 이 사건 2차 사고를 당함으로써 원고 부보 승용차 운전자인 망인으로서는 이 사건 1차 사고 후 안전조치를 취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망인에게 이 사건 2차 사고에 대하여 어떠한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4. 그런데도 원심은, 망인에게 차량을 이탈하기에 앞서 비상등을 작동함으로써 그 후행 차량에 대하여 경고를 발하는 정도의 조치를 기대할 수 있었는데도, 망인은 그러한 정도의 조치도 없이 원고 승용차를 이탈한 상태에 있었고, 망인의 이러한 과실은 이 사건 2차 사고의 발생에 일부 기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아 망인의 과실을 일부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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